[목 차]
1부. 아주 힘들어야 한다, 그러나 죽지 않아야 한다
33일 | 알래스카 순록 사냥의 출발
35, 55, 혹은 75 | 편안함의 세계를 벗어나다
0.004퍼센트 | 본능적이며 진화적인 게으름
800개의 얼굴 | 편안함에 잠식된 인류
18미터 | 자연의 일부로 회귀하다
50 대 50 | 죽지 않을 정도의 고생은 인간을 더 강하게 만든다
50, 70, 혹은 90 | 살아서 돌아오기 위한 준비
150명 | 도시인의 불행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
163킬로미터 | 홀로 있음과 건강의 상관관계
시속 110킬로미터 | 북극에서의 첫날
2부. 따분함을 즐겨라
11시간 6분 | 디지털기기에 빼앗긴 시간
20분, 5시간, 3일 | 자연은 천연 신경안정제다
열두 군데 | 고요의 스트레스 완화 효과
3부. 배고픔을 느껴라
-4,000칼로리 | 배고픔의 재발견
12~16시간 | 배고픔이 우리를 건강하게 만든다
4부. 매일 죽음을 생각하라
멀쩡한 다리 셋 | 순록 사냥
12월 31일 23시 59분 33초 | 부탄의 죽음 성찰 문화
20분 11초 | 죽음을 직면하다
5부. 짐을 날라라
45킬로그램 | 역사상 가장 나약한 인류
23킬로그램 | 운반 본능을 깨워라
80퍼센트 | 감금된 인간
에필로그
81.2년 | 혹독한 불편함이 수명을 늘린다
감사의 말
[본 문]
오늘날 현대인들이 더 긴 수명과 더 나은 삶을 누리고 있으며, 더 많은 돈을 벌고, 이전의 모든 시대와 비교했을 때 살해당하거나 굶주림에 처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말한다. 미국에서 가장 가난하다는 사람도 이전의 모든 세대에 비하면 더 부자랍니다! 보세요! 이 수치와 데이터와 그래프가 실제로 세계가 더 나아졌다고 말하지 않습니까? 확실히 세상은 더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있다. 우리 선조는 날마다 수많은 불편함에 맞닥뜨리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맞닥뜨릴 필요가 없었던 불편함들도 있었다. 즉, 오늘날 현대 문명이 직면한 가장 절박한 문제들, 수많은 이들의 삶을 더 건강하지 못하게, 더 불행하게, 더 왜소하게 만들고 있는 문제들 말이다. 현대 의학 덕분에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오래 살고 있지만 정작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적지 않은 시간을 약물과 기계에 의존한 채 살아간다. 생존 기간은 길어졌으나 건강한 삶은 짧아졌다. _38쪽, 〈0.004퍼센트: 본능적이며 진화적인 게으름〉
물론 편안함과 편리함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지표인 ‘행복하고 건강한 삶’이라는 측면에서 우리를 늘 진보시키지만은 않았다. 점점 과도하게 편안하고 풍족함이 넘치는 환경에만 머물렀던 우리의 지난날은 아무도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 이제 인류는 심오하고 깊이 있는 경험을 할 기회가 극히 제한되었다. 마땅히 겪어야 할 경험들은 더 이상 우리의 삶과 아무 관련이 없어졌다. 이는 의심할 여지없이 인간을 변화시켰고, 그 방향이 늘 최선은 아니었다. _40쪽, 〈0.004퍼센트: 본능적이며 진화적인 게으름〉
우리는 능선을 따라 야영지로 향했다. 서쪽에서 날아온 연기가 태양을 가리면서 적갈색 음영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살아 있구나’ 하는 느낌이 밀려든다. 내 앞에 완전히 새로운 삶이 놓여 있음을 깨달았던 금주 초기 며칠 동안보다도 훨씬 더 강렬한 느낌이었다. 마음은 더 고요해져 있었고, 몸은 더 쓸모 있는 것이 되어 있었다. 부산스럽기만 한 현대 생활의 주파수보다 몇 배 높은 야생의 리듬 속에 나는 어느새 동조되어 있었다. _59쪽, 〈18미터: 자연의 일부로 회귀하다〉
“미리 아셔야 할 건 네바다 원정보다 훨씬 더 가혹하고 위험할 거라는 겁니다.”
“알겠습니다. 근데 얼마나 더 가혹하고 위험할까요”
“20배요.”
“아, 그럼 됐어요. 50배라고 할까 봐 겁이 났거든요.”
“어…. 50배가 될 수도 있어요. 70배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90배.”
90배? 맙소사. 그렇다, 나는 스물한 개 이상의 공훈 배지를 받은 최우수 보이스카우트 단원, 이글 스카우트Eagle Scout다. 하지만 살인적인 추위, 성난 야생동물, 방심을 절대 불허하는 지반에서 살아남기, 비상용 화덕 만들기, 임시 대피소 짓기, 지혈대 만들기, 각종 상황에 맞는 적절한 매듭 묶기 같은 것들은 대학 시절 에반윌리엄스 할인 버번을 발견한 뒤로 쥐도 새도 모르게 기억에서 사라져 버렸다. 매듭 묶기? 나는 신발끈도 겨우 묶는다. 여섯 살 아이 수준으로 말이다. _93쪽, 〈50, 70, 혹은 90: 살아서 돌아오기 위한 준비〉
“착륙하기가 좀 빡빡한 곳이에요. 꽉 잡으세요.” 돌풍이 기체를 뒤쪽으로 밀어붙인다.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내가 지금 이렇게 생겨 먹은 비행기를 타고 수백 미터 상공을 시속 160킬로미터 이상으로 날아가고 있다니, 조금 있으면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하다는 땅에 떨어지게 된다니, 수백만 년에 걸친 인류 진화의 역사가 위험을 피해야 한다고 속삭이고 있음에도 위험을 넘어 지옥을 즐기고 있다니. 그것은 분명 스트레스였다. 하지만 종류가 달랐다. 그것은 해방시키는 스트레스였다. _134쪽, 〈163킬로미터: 홀로 있음과 건강의 상관관계〉
우리가 디지털 미디어에 넘겨주고 있는 11시간 6분의 주의력은 공짜가 아니다. 이 시간은 모두 집중 모드 상태에서 소비된다. 이런 집중 상태를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고 있는 상황이고, 비집중 모드를 쉬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유해보자. 휴대전화, 티브이, 컴퓨터 등등에 정신을 빼앗기고 있을 때는 한 가지 운동을 반복하고 또 반복할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뇌에서 막대한 양의 에너지가 소비된다. 결국 주의력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지친다. 현대의 삶은 우리의 뇌를 혹사하고 있다. _158쪽, 〈11시간 6분: 디지털기기에 빼앗긴 시간〉
오늘도 파릇파릇한 수재 개발자들이 행동설계연구실에 모여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앱에 더 오래 머물도록 유도할 것인지를 연구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더 많은 광고를 보게 하려고 말이다. 게다가 그들은 일을 어마무시하게 잘한다. 가령, 트위터의 알림이나 인스타그램의 ‘좋아요’는 사용자가 앱을 열자마자 불과 몇 초 안에 뜨도록 되어 있다. 이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그 짧은 기다림은 마치 슬롯머신의 바퀴가 맞춰지길 기다리는 시간과 동일하다. 사람들을 계속 앱으로 돌아오도록 만드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활용한 것이다. 실리콘 밸리의 천재들은 빅테이터를 통해 어떤 트릭이 우리를 끌어들일지 정확히 알고 있으며, 나 같은 얼간이는 그들의 전략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_167쪽, 〈11시간 6분: 디지털기기에 빼앗긴 시간〉
초가공식품은 어디서나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값싼 항불안제와도 같다. 신경안정제가 그렇듯이, 그 효과가 사라지고 나면 스트레스는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다. 그래서 약을 한 알 더 삼키거나 정크 푸드를 더 먹어줘야 한다. 부작용? 체중 증가, 심장병, 심장마비, 암, 고혈압, LDL 콜레스테롤 증가, 2형 당뇨, 만성 피로, 우울증, 골관절염, 통증, 수명 단축 등등등 _247쪽, 〈-4,000칼로리: 배고픔의 재발견〉
문제는 감자가 아니라 우리가 감자를 다루는 방식이다. 감자뿐만 아니라 자연에서 온 모든 음식의 문제는 ‘우리’에게 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자연식을 도파민을 폭발시키는 음식으로 변형시키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감자를 작은 스틱이나 칩 형태로 잘라 뜨거운 기름에 튀긴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감자의 50퍼센트가 감자튀김, 감자칩, 기타 가공 감자 제품에 사용된다. 아니면 감자를 삶아서 으깬 다음 버터와 크림을 섞는다. 그런 다음 구워서 버터와 사워크림, 그리고 미국 남부에서는 치즈와 기름진 고기 소스까지 추가한다. 이렇게 하면 음식의 에너지 밀도가 급격히 상승한다.
“다시 말해서, 그건 더 이상 감자가 아니에요. 그저 폭식 그릇이 되었을 뿐이죠.” _259쪽, 〈-4,000칼로리: 배고픔의 재발견〉
우리는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다가 피곤하거나 지루해지면 앉아서 쉰다. 아니면 시원한 음료나 정수기 물을 마신다. 또는 스마트폰의 노래를 바꾼다. 정해놓은 시간, 거리, 세트와 반복 횟수가 끝나면 사우나에 들어가 앉는다.
오늘 당장 먹을 것을 위해 애쓰던 시절로 돌아가자는 얘기가 아니다. 우리의 편안한 세상은 위대하다. 하지만 편안함으로 기울어진 결과, 우리의 신체는 도전받을 일이 거의 없고, 그 대가로 건강과 강인함을 잃어가고 있다. _358쪽, 〈45킬로그램: 역사상 가장 나약한 인간〉
“우리는 모든 것을 살균하고 소독합니다. 그런데도 더 자주 아프고, 부러지고, 쓰러집니다. 면역 체계가 실제로 무엇이 해롭고 뭐가 그렇지 않은지를 판단하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인체의 면역 체계는 “엉클어지고” 말 것이다. 면역 체계가 엉클어지면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예를 들면, 안전해야 할 땅콩 같은 음식에 대해 과도한 방어 작용이 일어난다. 음식 알러지는 가장 위생적인 국가들의 시민들 사이에서 불균형적인 분포를 보여주고 있다. 2세 미만 유아의 10퍼센트가 일정 정도의 땅콩 알러지를 겪고 있으며, 입원 사례는 지난 10년간 두 배로 늘었다. _418쪽, 〈81.2년: 혹독한 불편함이 수명을 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