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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님

    • 황석영 저
    • 창비
    • 2001년 06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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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36433413
    쪽수262쪽
    크기A5(148mm X 210mm, 국판)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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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황석영이기에 가능한 또 한번의 처절한 영매술이다. 신들린 사람처럼 그가 불러낸 귀기의 허깨비들은 기실 역사의 산 귀신이었으니, 책장을 덮자 방금 긴 악몽에서 깨어나기라도 한 듯 너무도 생생한 분단 반세기의 처절한 영혼이 여기 숨쉬고 있다. 황석영이기에 가능한 또 한번의 큰 현실이다. 반쪽 섬에 갇혀 또다른 반쪽을 철저히 적대시했던 사시의 망막을 걷어내고 철조망을 훌쩍 넘던 그 발걸음으로 북녘의 숨은 역사까지 끌어안으니, 화해와 통일을 향한 ''우리화''된 민족현실의 큰 악수가 여기 숨쉬고 있다. 황석영이기에 가능한 또 한번의 멋진 문학적 뒤집기이다. 손쉬운 현실배제의 유희주의, 기법주의로 치닫는 최근의 경향 속에서 낯익은 리얼리즘으로부터 이탈하면서도 그것을 더 큰 리얼리즘으로 일구어내는 우리네 옛 기법의 멋진 서사적 성채가 여기 숨쉬고 있다.

    임규찬 / 문학평론가, 성공회대 교수

    목차

    [목 차]

    1. 부정풀이
    2. 신을 받음
    3. 저승사자
    4. 대내림
    5. 맑은 혼
    6. 베 가르기
    7. 생명돋움
    8. 시왕
    9. 길 가르기
    10. 옷 태우기
    11. 넋반
    12. 뒤풀이

    출판사 서평

    방북과 해외체류, 5년간의 복역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오래된 정원}으로 작단에 복귀하며 독서계에 커다란 화제를 불러왔던 작가 황석영(黃晳暎, 1943년생)의 신작 장편소설 [손님]이 출간되었다. [손님]은 2000년 10월부터 2001년 3월까지 {한국일보}에 연재된 소설을 단행본 출간을 위해 새로이 손본 것이다.

    미국 브루클린에 사는 류요섭 목사는 고향방문단 일행으로 북한에 가게 되는데, 요섭의 방북을 며칠 앞두고 갑자기 그의 형 류요한 장로가 숨을 거두고 그 며칠 사이 요섭은 알 수 없는 꿈과 환영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요섭은 유품으로 남은 수첩에서 요한 형이 박명선이란 여인을 만나기로 했다는 메모를 발견하고 그녀를 찾아 로스앤젤레스로 향하지만, 양로원에서 홀로 살아가는 박명선은 류요한 장로에 대한 깊은 원한을 풀지 않고 동생 요한에게도 냉대로 일관한다. 결국 아무 소득도 얻지 못한 요한은 화장하고 남은 형의 뼛조각 하나를 챙겨넣은 채 평양으로 떠나기 위해 비행기에 오르는데, 홀연 망자의 유령이 나타나 고향으로 가는 그와 동행하게 된다.

    요섭은 초현실화 속에 걸어들어온 듯 멍한 기분으로 평양에서 며칠을 머물다가 고향인 황해도 신천 찬샘골로 향하고, 그러는 동안에도 형의 헛것은 그와 하나가 되었다 둘이 되었다 하면서 50여년 전 과거의 아슴한 기억으로 그들을 불러들인다. 요섭은 형이 북에 남기고 온 아들 단열과 해후하는 한편, 고향땅에 세워진 '학살박물관'을 참관하며 당시 생존자의 증언을 듣는다. 한국전쟁 당시 '미제'에 의해 자행된 양민학살사건의 흔적이 고스란히 보존된 그곳에서 요한은 당시 기독청년이던 형과 연관된, 1950년 인천상륙 이후의 끔찍했던 45일간의 기억을 떠올리고는 몸서리치며 눈물 짓는다. 미군에 의해 저질러졌다지만 사실은 우익기독세력에 의해 자행된 학살만행. 서로를 죽이고 죽던 검은 유령들이 요섭에게 떠올라 저마다 그때를 이야기한다. 요한과 요한의 아내, 두더지 삼촌과 이찌로, 이렇게 산자와 죽은자 들의 해원이 시작되는데……

    작가도 밝히듯이 이 소설에서 '손님'이란 주체적 근대화에 실패한 우리에게 외부에서 이식된 '기독교'와 '맑스주의'를 가리킨다. 작가는 1950년 황해도 신천 대학살사건을 배경으로 이땅에 들어와 엄청난 민중의 희생을 강요하고 씻을 수 없는 상흔을 남긴 이 두가지 이데올로기와 그 소용돌이에 휩쓸렸던 인간군상들의 원한과 해원을 그려냄으로써, 이제야 겨우 냉전의 얼음이 녹기 시작한 한반도에 화해와 상생의 새 세기가 열려나가기를 희망한다. {손님}은 황석영만이 경험할 수 있었던 방북취재, 대작가의 선 굵은 서사구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늘 새로운 형식을 추구하는 실험정신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특히 {손님}은 형식적인 면에서 황해도 진지노귀굿의 얼개을 차용하여 작가가 새로이 구성한, 리얼리즘의 틀을 깨고 나온 리얼리즘이라 할 만하다.


    황석영이 말하는 [손님]

    [손님]을 쓰게 된 동기에 대하여

    내가 방북했을 때 저쪽에서 방문 코스와 스케줄을 협의해왔는데 다른 방북자들도 그랬겠지만 나름대로 선택을 하거든요. 나는 만주에서 태어나 외가인 평양에서 몇년 살다가 삼팔선을 넘었으니까 한번도 본적지에는 가보지 못했어요.

    하여튼 황해도 신천(信川)을 방문했는데 매우 암울하고 북한의 다른 지역에 비해서 낙후된 인상을 받았어요. 신천에는 '미제 양민학살 기념관'이 있고 군(郡) 전역에 걸쳐서 학살장소를 보존하고 있어서 더욱 어두웠습니다. 안내원이 격앙된 어조로 전쟁시기의 미군의 만행에 대하여 치를 떨며 설명하고 그 물적 증거물들을 보여주는 식이었지요. 남한에서의 좌우대립에 의한 농촌공동체의 파괴에 대하여 어릴 적부터 지겹도록 듣고 보아온 나로서는 분노보다는 죽은이들의 신발이라든가 옷가지, 또는 머리카락 따위 물건들의 생생한 보존과 인형으로 만들어놓은 참상의 실감나는 재현 등에 소름이 끼쳤어요. 더구나 끔찍한 것은 전 군민의 4분지 1에 해당하는 3만 5천여명을 학살했다는 것이지요. 몇번의 방문 중에 알게 되었지만 황해도에는 본토박이들이 많이 살지 않는다고 합니다. 함경도나 평안도에서 이주시킨 사람들이 많았어요. 북한에서 월남자가 가장 많이 나온 지역이라는 겁니다. 미군은 남한에서도 그랬고 북한지역의 곳곳에서 양민학살을 저질렀지만 이 지역에서만은 머무를 시간이 없이 곧바로 만주의 국경지대를 향하여 북진했고, 중국군이 참전하자 일제히 후퇴했다고 전사(戰史)에 나와 있어서 이건 무엇인가 좀 이상하다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베를린에 돌아가자마자 여러가지 자료를 뒤지기도 하고 황해도 지역에서 월남한 해외동포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자료에 의하면 황해도에는 봉건시대부터 토착 대지주가 별로 없었지요. 북에서는 유일한 곡창지대인데 대지주가 별로 없었다는 게 잘 이해가 안 가지요. 조선시대부터 황해도는 토질이 좋은데다 토반세력은 형성되지 않아 일찍부터 궁방전(宮房田)이 많았습니다. 따라서 궁에서 온 하급아전들과 지방 마름〔舍音〕들이 지주 역할을 대신했습니다. 일찍이 다산 정약용은 곡산군수로서 목격한 황해도의 백성들이 일년에 여덟 가지, 많게는 열 가지 이상의 부역을 지고 있어, 남도에서 아전의 수탈과 폐해가 가장 심한 전라도보다 더하다고 탄식할 정도였지요.

    일제가 들어오면서 궁방전은 곧 국유화되거나 동양척식회사를 비롯한 일제의 경제기관에 흡수되었어요. 구한말 식민지시대에 이르면 이들 관리인 계층이 중농층을 이루게 되는데 우리가 잘 알다시피 북선지방 사람들은 과거에 응시할 수 없었고 신분상승을 하려면 기껏해야 향시나 보고 실직(實職)이 아닌 직함으로 지방에서 행세깨나 할 정도였지요. 그러므로 이들은 진충보국(盡忠報國)에 적극적으로 나서거나 개화하여 신지식을 받아들이거나 했습니다. 안중근이나 김구 같은 이들의 배경이 그렇지요. 식민지시대 북선에서 개화 지식인은 두 가지 상반된 길을 걸었습니다. 하나는 기독교를 통해서, 다른 하나는 당시의 선진사상인 사회주의를 통한 개화였지요. 사실 이들의 뿌리는 하나였던 셈입니다.

    해방이 되어 항일빨치산 세력이 북한정권의 실세가 되었고 겨우 두어달 동안에 토지개혁이 이루어지는데, 남쪽에 미군정이 있는데다 시간도 없었으며 또한 전투경험은 많지만 현장 당활동이나 교육경험이 없는 그들로서는 지방에서 여러가지 무리를 빚게 됩니다.

    열정이 넘치는 반면에 교조적인 젊은 당원들은 평양은 물론이고 신의주나, 함흥, 원산 등지에서 기독교로 대표된 민족 부르주아지들의 저항에 부딪칩니다. 더구나 당의 이론가들은 거의가 소련에서 교육받고 자라나 조선의 실정을 모르는 스딸린주의자들이었습니다. 토지개혁을 담당할 요원들은 모두가 이른바 기본계급이라고 하는 빈농층이나 머슴 같은 이들이었어요. 이들은 오랫동안 어느 지방 한 동네에서 대를 이어 살아왔기 때문에 인정상이나 도리상 계급투쟁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수도 있었겠지요. 복잡한 공산주의 이론보다는 '적개심'이 가장 효과적인 교육수단일 수가 있었습니다.

    베트남이나 중국의 경우, 토지개혁 과정을 착근(着根)이라고 하여 노련한 당일꾼이 하방해서 마을의 농군 집에 기거하며 농사일을 도와주면서 의식화하여 농민 스스로가 토지개혁의 주체로 나서게 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경우 그런 여유와는 거리가 있었겠지요.

    물론 이러한 조급성은 북한정권의 책임도 있겠지만 당시의 급박한 국제정세와 분단의 탓일 수도 있습니다. 초창기 북한정권의 종교에 대한 정책도 이러한 조급성과 일맥상통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조만식이나 그와 비슷한 기독교계의 지도자들이나 지방 향신층으로 이루어진 교계의 장로들을 포용하지 못했고, 이들 상반된 세력은 토지개혁에의 저항, 주일날 대의원선거의 강행과 불참, 그리고 테러와 체포, 처형으로 맞대결하게 되지요.

    사회주의와 기독교는 철천지원수의 이데올로기로 변하고 전쟁 전까지 형성된 지하교회는 일종의 지하조직으로 되었던 겁니다. 백색테러로 유명한 서북청년단이나 한독당 또는 반공청년단의 정신적 근거가 사실은 기독교, 그중에서도 개신교와 깊게 관련되어 있거든요.

    나는 베를린에서 장벽이 무너지고 세계사가 격변하는 현장에 있으면서 더욱 확신하게 된 생각이 있었지요. '나는 내 방식으로 세계를 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현실주의적 생각을 동아시아적 형식에 담는다'는 생각입니다.

    망명지를 뉴욕으로 옮긴 뒤에 통일운동 활동으로 알게 된 신천 출신 어느 목사에게서 '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자료를 통해 가졌던 의구심이 옳은 것으로 드러난 겁니다. 진실은 그 끔찍한 학살이 '우리들끼리' 이루어졌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내면적인 죄의식과 두려움이 지금도 그치지 않는 광적인 증오의 뿌리가 되었던 셈입니다. 북이 이 사건을 '미제'라는 원인제공자에게 돌린 것은 자신들 체제의 봉합과 해소를 위해서였을 겁니다.

    [손님]은 한국전쟁시기 서로 죽고 죽이던 저러한 악몽의 45일을 몽환적으로 드러내는 한판의 해원(解怨)굿입니다. 사실 '손님'은 천연두의 민속적 별명이기도 합니다. 천연두는 17세기에 서양에서 코친차이나(베트남 남부)를 통하여 중국의 양쯔강 이남을 휩쓸고 동북지방을 거쳐서 압록강을 건너 조선에 들어왔습니다. 특히 병자호란 뒤부터 조선에 창궐해서 풍토병이 되다시피 했지요. 백성들은 그것이 서병(西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호구별성(胡寇別星)이라고 불렀습니다. 호구는 오랑캐, 별성은 궁 지키는 수문장 같은 무서운 존재이므로 말 그대로 외국 병정을 말합니다. 천연두의 다른 별명인 '마마'라는 말도 당상관 이상의 무섭고 높은 이에게 붙이는 경칭이라는 점에서 천연두를 얼마나 무서워했는지 알 수가 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의 천연두 자료를 찾아보면 각 시대마다 목차가 끝없이 나타나서 어느 자료를 뒤져야 할지 모를 정도입니다. 마을마다 수호신처럼 서 있는 장승이나 돌 무더기 따위도 무슨 이정표가 아니라 사실은 바로 외방에서 들어올 손님 귀신을 막자는 것이랍니다.

    [손님]의 형식에 대하여

    과거의 리얼리즘 형식은 보다 과감하게 보다 풍부하게 해체해서 재구성해야 됩니다. 삶은 놓친 시간과 그 흔적들의 축적이며 그것이 역사에 끼여들기도 하고 꿈처럼 일상 속에 흘러가버리기도 하지요. 역사와 개인의 꿈같은 일상이 함께 현실 속에서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관과 객관이 분리되어서도 안되고, 화자는 어느 누군가의 관점이나 일인칭 삼인칭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 각자의 시점에 따라 서로를 교차하여 그려서 완성시켜줄 수 있을 겁니다. 한 인물과 사건을 두고도 모든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생각과 시각의 다양성으로 수를 놓듯이 말이지요. 객관적인 서술방법도 삶을 그럴싸하게 그린다고 할뿐이지 삶을 현실의 양태대로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삶이 산문에 의하여 그대로 재현되는 것이 아니라면, 삶의 흐름에 가깝게 산문을 회복할 수는 없을까 하는 것이 나의 형식에 관한 고민입니다. 우리 민담이 그런 점에서는 화자를 통하여 시간의 흐름을 전형화해서는 현실과 직접 대립하지도, 그렇다고 피해가지도 않으면서 고통과 비애를 넘어서지요. 나는 민담의 자연스러운 서사성의 비밀은 과거는 물론 현재까지도 소멸해가는 삶을 중간 이야기꾼을 통하여 본래의 모양대로 복원한 데서 온다고 보는 것입니다. 덧붙이고 싶은 것은 민담이나 서사무가(敍事巫歌)가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옛날 틀' 그대로 가져오거나 줄거리를 빌리는 것이 아니라 그 형식의 본질을 살펴보아야겠다는 겁니다.

    {손님}은 '황해도 진지노귀굿' 열두 마당을 기본 얼개로 하여 씌어졌습니다. 나는 이 작품을 과거로 떠나는 '시간여행'이라는 하나의 씨줄과, 등장인물 각자의 서로 다른 삶의 입장과 체험을 통하여 하나의 사건을 모자이끄처럼 총체화하는 '구전담화'라는 날줄로 서로 엮어서 한폭의 주단을 짜듯 하였습니다. 지노귀굿은 망자(亡者)를 저승으로 천도하는 전국적 형식의 '넋굿'입니다. 지방에 따라서 진오귀, 오구, 지노귀 등으로 불립니다. 아직도 한반도에 남아 있는 전쟁의 상흔과 냉전의 유령들을 이 한판 굿으로 잠재우고 화해와 상생의 새세기를 시작하자는 것이 작자의 본뜻이기도 합니다.
    2001년 5월 황석영

    저자 소개
    저자 : 황석영 (Hwang, Sok-yong / 黃晳暎)

    1943년 만주 장춘에서 태어나 동국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고교 재학중 단편소설 「입석 부근」으로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수상했고, 단편소설 「탑」이 197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작품으로 『객지』 『가객』 『삼포 가는 길』 『한씨연대기』 『무기의 그늘』 『장길산』 『오래된 정원』 『손님』 『모랫말 아이들』 『심청, 연꽃의 길』 『바리데기』 『개밥바라기별』 『강남몽』 『낯익은 세상』 『여울물 소리』 『해질 무렵』 『철도원 삼대』, 자전 『수인』 등이 있다. 1989년 베트남전쟁의 본질을 총체적으로 다룬 『무기의 그늘』로 만해문학상을, 2000년 사회주의의 몰락 이후 변혁을 꿈꾸며 투쟁했던 이들의 삶을 다룬 『오래된 정원』으로 단재상과 이산문학상을 수상했다. 2001년 ‘황해도 신천 대학살사건’을 모티프로 한 『손님』으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프랑스, 미국,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등 세계 각지에서 『오래된 정원』 『객지』 『손님』 『무기의 그늘』 『한씨연대기』 『심청, 연꽃의 길』 『바리데기』 『낯익은 세상』 등 여러 작품이 번역 출간되었다. 『손님』 『심청, 연꽃의 길』 『오래된 정원』이 프랑스 페미나상 후보에 올랐으며, 『오래된 정원』이 프랑스와 스웨덴에서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해질 무렵』으로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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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uest
    • 2001.10.25

    황석영의 "손님"은 이 땅에 언제인가 '손님'으로 찾아와 지금껏 '주인'의 행세를 하고 있는 미국이란 나라, 그리고 그들 아래에서 주인의 주체성을 잃어버리고 '손님'의 눈치를 보기에 여념이 없는 우리네 슬픈 현실이 먼저 떠올려지는 소설이다. 물론 저자는 본서에서 "손님"을 이 땅에 찾아온 기독교와 맑시즘이라는 두 가지 거대 이데올로기를 지칭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땅의 '주인' 이데올로기라 할 수 있는 무교(巫敎)의 최대 종교제의인 '굿'의 형태를 빌어 소설을 풀어나가고 있는 것이리라. 이데올로기의 꼭두각시가 되어 형제와 이웃간에 서로 정죄하고 이념의 차이로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행태를 저질렀던 해방이후 우리네 민족의 아픈 과거를 두 '손님'인 이데올로기의 맹점으로 본다. 또한 우리네 주체적 종교행위인 굿의 하나인 황해도 '진지노귀굿'의 12마당을 소설의 기본 틀로 삼고 산자와 죽은자 서로간의 화해를 향해 작가는 하나하나 풀어간다. 여기에서 저자는 각각의 등장인물의 경중을 떠나 그들 각각의 시각에서 풀어나감으로써 '손님'의 희생자들이 되었지만 결국 작품에서는 각자 '주인'의 역할을 하게 하는 재미난 문학적 기법을 사용하고 있음이 눈에 띈다. 굿의 진정한 목표는 이 땅의 조화와 우주의 화해에 있다. 산자와 산자간, 산자와 죽은자간, 죽은자와 죽은자간의 한을 풀고 진정한 화해를 이루는 것이 바로 굿이 지향하는 궁극점이다. 이런 면에서 작가는 각기 '손님'의 희생자들인 등장인물들의 화해를 향해 글을 풀어간다. 굿이 산자와 죽은자 서로간의 화해를 지향하고 있기에, 그의 작품 역시 죽은자와 산자의 자유로운 연출을 통해 이들의 화해를 향해 나아간다. 하지만 굿에서 화해의 가장 커다란 도구인 카타르시스가 작품 중에는 적게 등장하는 것이 아쉬운 점이기도 하다. 아마도 문제에 대한 통찰력을 독자들에게 주고자 함에 저자가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리라. 또한 카타르시스가 약한 이유는 아직 우리사회가 그런 카타르시스를 통한 화해를 산출하기에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음을 작가가 반영한 것일 수도... 저자가 가장 말하고 싶어하는 것은 바로 '손님'에게 주체성을 빼앗겨 버린 '주인'의 잘못을 꼬집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또한 여기에서 더욱 발전시켜 현실 속의 우리네 삶에서 우리네가 '손님'에게 '주인'자리를 내주고 있음을 돌아보게 하고자 함이 아닐까? 특히, '손님'인 미국이 오히려 우리의 '주인'이 된 현실에야... 본서는 또한 인간이 어디까지 몰락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서로간의 복수의 끝이 결국 어디인지를 떠올려준다. 지금의 현실에선 더욱 그런 반성을 하게 한다. 끔찍한 테러와 그의 보복이란 명목으로 또 다른 형태로 아니 더욱 무자비한 형태로 가해지고 있는 미국의 공격, 이러한 폭력 앞에 과감히 반대하기보다는 오히려 우리의 영원한 '손님'인 미국의 눈치를 보며, 전쟁에 동조를 공언한 전년도 노벨 평화상 수상자, 또한 세상의 '주인'을 자처하는 우리네 '손님'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전쟁을 외치는 우리네 백성들, 그리고 자신들의 대립구도에 종교라는 허울을 이용하는 정치인들, 그리고 그 종교의 맹목성에 함몰되어 통찰력을 상실한 많은 종교인들. 이러한 모든 것이 결국은 나를 '손님(어떤 손님이던 간에)'에게 내주고 나 자신을 상실한 수많은 '주인'들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닐는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슬픈 현실이 단순히 테러가 그 시발점이 아니라, 테러를 일으킨 그 생존현실에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통찰력을 상실하고 그저 눈에 보이는 데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은 결국 우리가 '손님'에 나를 맡겨버리는 것이 아닐까? 결국 저자는 우리네 삶에서 우리들이 '손님'에 나를 빼앗기지 않고 진정한 '주인'을 찾아가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사용자 평점
      5
      • guest
      • 2001.08.29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내가 감명깊게 읽은 책 [장길산]을 쓴 황석영에 글과 책을 찾던중 엄마가 권해주신 책이다. 마침 국어독후감 방학숙제도 있고 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작가가 베를린에 체류하던 시절에 사실상 세계적인 냉전체제 손님의 주배경이 되는 황해도의 신천은 작가의 원래 원적이고, 친구의 모친에게서 전쟁당시의 황해도 사정을 자세히 들을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손님>은 정말 흥미진진하지 않을 수 없다. 책 안에 주인공들의 이북말투는 뇌와 눈과 손을 한꺼번에 묶어버리는 매력이 있다. 그 신비로움에 끌리게 된다. 이 책은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볼 때 끌리던 매력보다 더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또 한장 한장을 넘길 때마다 추리소설이나 공포소설에서나 느껴지는 한쪽에 실린 기대감과 긴장감은 언제 어느때나 지루하지 않다. 사실 처음 부분은 조금 재미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처음에는 인물소개나 청소년들이 싫어하는 문장들이 많은것 같다. 또 너무 복잡하다.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안가서인것 같다. 하지만 내 관점으로 봤을 때 이 처음부분은 인내를 가지고 어느 책이나 그렇듯 계속 읽을수록 점점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손님의 특별한 면 * <손님>은 다른책들이 가질 수 없는 특별한 장점이 있다. 그것은 어느 누군가의 관점이나 일인칭, 삼인칭으로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 각자의 여러 가지 시점을 서로 교차하여 그려서 소설을 완성시켰다. 다른 소설에서는 주인공만의 시점 아니면 어느 특정한 인물의 입장, 시점만으로 고정시켜놓아 소설을 전개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다. 분명히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약간 변형된 이런 장르에 책들도 많이 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고, 앞으로 내가 살아가면서 글을 쓸 때 많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중간중간이나 끝부분에서는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역사를 바탕으로 하는 소설이기 때문이다. 인민군이나 산속에 숨어살던 양민을 창고에 가두고 기름을 붓고 불을 던지거나 수류탄을 마구 던져 죽인다. 그리고 아이들은 창고에 가두어 물 한 방울 안주고 굶어 죽여 버린다. 양심이 있어 먹을것을 준다고 해도 시궁창의 물 한 바가지나 퍼준다. 또 간부나 높은 신분에 있는 사람들은 빨개 벗겨서 총살시키거나 코에 철사를 꽂고서 빨개 벗겨 끌고 돌아다닌다. 그리고는 처참하게 생매장 시켜버린다. 내 말만 듣고서는 정말 잔인스러운 소설이 되 버리지만 이 책 내용전개상 이런것들을 안 보고 넘어갈수가 없다. 북한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지라 무척 잔인한 것은 사실이지만 숨은 교훈들이 많아 좋다. 조금 잔인하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북한의 생활상이나 전쟁 당시 상황을 알고 싶은 친구들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

        사용자 평점
        5
        • guest
        • 2002.04.16

        강제적으로 허리가 반으로 잘린 국토에서 반세기를 살고 있는 민족. 한쪽에선 한강의 기적을 이루며 자본주의 역사에 화려하게 편승했고, 다른 한쪽에선 끊임없는 투쟁과 자아비판을 통해 아무도 무너뜨릴 수 없는 강대한 성을 쌓아올린 나라. 대한민국. 그 비극에 대해서 우리 세대는 어쩌면 의도적으로 망각하며 살아온 걸지도 모르겠다. 지난 80년대 이산가족의 눈물겨운 만남을 보며 그것이 이데올로기가 빚어낸 아픔임을 생각하며 흘린 눈물보다는, 오랜 기간동안 헤어져있던 친지를 만난다는 감정으로부터 흘려야 했던 눈물이 더 많은 세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 노래 부르면서도 막상 통일에 대해 물으면 아무말도 하지 못할 우리. 그 희미해짐 만큼이나 부인할 수 없는 현실, 우리는 그 안에서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끝나지 않을 전쟁, 자본주의의 승리를 이야기하면서도 끊임없이 유지해야 되는 긴장, 강력한 군대. 그런 우리에게 처음부터 이데올로기의 논쟁이 살아숨쉬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런 우리 세계에 처음부터 절대적 ‘선’이라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그들은 우리 사회에 주인 아닌, 한낱 손님에 불과했다. 원치 않게 열린 대문을 보고, 덥썩 자기 집 안마당이라도 되는 마냥 들어온 그대들. 그대들이 우릴 울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울음소리는 여전하고, 그 아픔으로 얼룩진 상처는 아마도 아마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아픔이 그대로 베어나오는 글이다. 억지로 고개저어 부인치 아니하고, 황금빛 미래를 약속치 아니하는 진실됨, 그의 글이 빛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지배계층에 편승해 절대적 선으로 여겨지던 기독교와 자본주의, 그리고 체제 경쟁 속에서 남한사회에선 도태를 넘어선 거부 만이 가능했던 맑시즘. 그 두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우린 허리가 휘어지도록 일했나보다. 그 안에서 우린, 우리가 주인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던 것 같다. 북한에서 만난 핏줄에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은근슬쩍 상대방을 떠보며, 자신의 체제가 잘났음을, 나의 행위가 정당했음을 이야기하는 그 대화는 서로 벽을 바라보고 있음을 확인하기 위함일지도 모르겠다. 육신없이 고향땅을 밟아 영원히 죄사함을 얻을 수 있을까. 이유없이 그저, 자신과는 다를 것이라는 생각하에 너무도 쉽게 사람 목숨을 끊어놓았던 공산당과 기독교청년회. 내가 쏜 총에 맞고 죽어가는 사람 앞에서 총을 한번 더 쏘는 것과 기도를 하는 것, 그 두 행위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 두 행위중, 어떤 것이 사함이고 어떤 것이 성스러움일까. 내겐 하지만 작가가 설정한 그 두 손님은 왠지 모르게 주가 아닌 듯 하다. 아니, 이 이야기에 제대로된 주인, 제대로된 손님은 아마 없을지도 모른다. 방북을 한 이나, 북녘땅에 살고 있는 이, 그들 모두 자신의 삶의 주인이라 이야기할 순 없을 것이다. 반가움 보다 앞서는 이데올로기의 지배, 끊임없이 출몰하는 넋, 그 혼들의 싸움… 그 어느 누구도 주인일 수 없고, 그 어느 누구도 손님일 수 없는 세상. 우리는 그 주체부재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것이리라. 그 이중성 속에서 나는 갈등한다. 일방적으로 드리워진 절대적 진리의 굴욕을 뛰어넘어, 내게 손님이고자 하는 기독교와 맑시즘, 나의 밥상 머리에 손님이 둘 앉았다. 나는 그 두 손님에 대해 제대로 대접해 돌려보내고픈 주인이고 싶다. 손님은 언젠가 돌아가기 마련이니, 너무 정들 필요도, 너무 미워할 필요도 없는데, 우린 그 어느 누구도 제대로 된 주인일 수 없는 그런 존재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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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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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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