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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94812197 |
|---|---|
| 쪽수 | 352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자연/과학 > 과학일반
“2024년, 스톡홀름 노벨위원회는 AI가 과학의 중심에 섰음을 증명했다!”
지금, 전 세계 연구실에서 벌어지는
AI 과학 혁명의 경이롭고도 생생한 기록
우리는 이미 이해하지 못하는 과학의 결과를 아무 의심 없이 사용하며 살아간다. 약은 효과가 있고, 물질은 제 기능을 하며, 예측은 맞아떨어진다. 다만 왜 그런지는 아무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답은 있는데, 이유는 없다.
2024년 10월, 스톡홀름 노벨위원회는 과학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었음을 두 번의 충격적인 발표로 공증했다. 인공 신경망 이론의 대부들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바로 다음 날, 그 이론의 결정체인 AI 시스템 ‘알파폴드(AlphaFold)’의 개발자들에게 노벨 화학상이 수여됐다. 이 두 사건은 결코 별개의 우연이 아니었다. 이는 마치 물이 얼음으로 변하듯, AI가 컴퓨터 과학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화학·생물학·물리학을 비롯한 모든 기초 과학의 심장부로 침투해 근본적인 기둥, 즉 상전이(相轉移)가 되었음을 노벨위원회가 공식적으로 선언한 순간이었다.
이제 인류는 AI를 더 이상 단순한 기술적 도구로 볼 수 없다. ‘인간 계산원’의 시대는 막을 내렸고, ‘실리콘 두뇌’가 주도하는 새로운 지적 문명 앞에 서 있다. 그러나 이 혁명은 강력한 효율성 뒤에 하나의 치명적인 역설을 남겼다. 알파폴드는 50년간 풀리지 않던 단백질 접힘 문제를 해결했지만, 그 추론 과정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침묵한다. AI는 최적의 답을 제시하지만, 우리는 그 답이 도출된 이유와 근거를 인간의 언어로 완전히 설명하지 못한다. 과학은 원래 이해하는 학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해하지 못해도 올바른 과학이 등장했다. 이것이 우리가 직면한 ‘블랙박스 문제’의 실체다. 작가는 무스타파 술레이만이 『더 커밍 웨이브』에서 던진 ‘AI를 어떻게 통제하고 관리할 것인가’라는 물음을 넘어 ‘AI가 지식의 심장부에 도달했을 때 과학적 발견의 과정 자체는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라는 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이에 답하려면 우리는 먼저 분명히 인정해야 한다. AI가 단순한 분석 도구를 넘어, 스스로 논문을 읽고 가설을 세우며 실험을 설계하는 ‘공동 과학자’로 진화했다는 사실이다. AI와 로봇이 결합된 자율주행 실험실이 잠들지 않고 돌아가는 시대, 인간 과학자의 역할은 더 이상 이전과 같을 수 없다.
그러나 이 강력한 ‘새로운 불’은 어두운 그림자도 드리운다. 설명 없는 정답으로 작동하는 블랙박스는 과학적 지식의 투명성과 신뢰를 위협한다. 선의로 개발된 새로운 물질과 기술이 악의적인 이중용도 문제로 전환될 위험 역시 피할 수 없다. AI가 모든 정답을 찾아 주는 시대에 인간에게 남겨진 가장 중요한 역할은 더 많은 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이 책은 15년 이상 최적화 컨설팅 현장을 지켜보며 AI의 기술적 깊이와 지적 역설을 동시에 목격해 온 작가의 성찰과 함께 AI를 기초 과학의 파트너로서 조명한 국내 최초 교양과학서다. 역사적인 AI의 상전이 순간을 포착하고, 인류의 지적 탐험 규칙이 어떻게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기록한다. 더불어 AI가 몰고 온 강력한 지식 앞에서 우리는 어떤 윤리적 나침반을 가져야 하는지를 묻는다. AI가 답을 찾는 시대, 인간으로서 우리는 무엇을 질문해야 하는가. 그 질문의 출발점이 이 책에 있다.
한편, 이러한 변화는 과학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최근 대한민국 인공지능 기본법 제정 논의가 본격화되며, AI의 활용과 통제, 책임과 윤리에 대한 사회적 기준 역시 새롭게 정립되고 있다.
이 책은 기술의 가능성을 넘어, 제도와 윤리가 함께 설계되어야 하는 이유를 짚는다. AI가 지식의 심장부에 도달한 지금, 우리는 무엇을 이해하고 어디까지를 신뢰할 것인가. 과학과 정책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독자는 새로운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목 차]
프롤로그: 스톡홀름에서 온 두 번의 연락
제1부. 새로운 과학 패러다임의 여명
제1장. 인간 계산원에서 실리콘 두뇌로
제2장. 알파폴드 모멘트: 생명의 코드를 풀다
제3장. 알파게놈: 생명의 악보를 읽다
제4장. 물질의 도서관: GNoME이 재창조한 재료과학
제2부. AI 망원경: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다
제5장. 우주를 보는 새로운 눈: 외계 행성과 암흑 물질 탐사
제6장. 태양의 분노 예측: AI 태양물리학의 부상
제7장. 지구 규모 디지털 쌍둥이: 기상·기후 예측의 재창조
제3부. AI와 순수과학의 만남
제8장. 분자를 설계하는 21세기 연금술
제9장. 펀서치: 수학의 성벽을 넘은 인공지능
제10장. 투명한 용기에 담긴 항성: 핵융합로의 AI 파일럿
제4부. 스스로 판단하고 질문하는 기계
제11장. 클라우드 공동 과학자: 읽고, 추론하고, 가설을 세우는 AI
제12장. 과학의 눈을 뜨다: 멀티모달 지능·시각적 추론 시대
제13장. 완전 무인 실험실: 아이디어에서 실험까지
제14장. 루프 속의 인간: 과학자의 역할 재정의
제5부. 우리가 얻은 새로운 불
제15장. 정답은 있는데 설명이 없는 세계
제16장. 선한 의도로 만든 위험한 설계도
제17장. 다음 지평선을 향하여
에필로그: 지도의 끝, 그 너머의 세계
[본 문]
‘노벨 화학상,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와 존 점퍼 선정’
전통적인 실험실의 화학자가 아닌, AI 개발자들의 이름이 화학상 명단에, 그것도 가장 윗줄에 올라와 있었다. 수상 이유는 그들이 개발한 AI 시스템 ‘알파폴드AlphaFold’가 생물학자들의 50년 묵은 난제이자 생명의 미스터리였던 ‘단백질 접힘 문제’를 단숨에 해결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컴퓨터 코드가 시험관을 이긴 것이다. _p.10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 역시 처음부터 AI의 거대한 가능성을 제대로 알아보지는 못했다. 2016년,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세계 최강의 바둑 기사 이세돌 9단을 꺾었을 때, 나는 그저 화면 앞에서 입을 다물지 못하고 감탄하는 수많은 구경꾼 중 하나였다. 물론 인간의 고유한 성역이라 여겨졌던 ‘직관’과 ‘창의성’의 영역인 바둑에서 기계가 인간을 압도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나는 그것을 여전히 인간이 만들어 놓은 ‘안전한 놀이터’ 안에서 벌어진, 아주 멋지고 화려한 ‘기술적 쇼’라고 생각했다. _p.11
우리는 생명의 설계도를 가졌으나 그것이 어떤 형태로 구현되는지는 오랫동안 알지 못했다. 동일한 성분의 분자들이 전혀 다른 운명을 맞는 이유는 단백질이 스스로를 접는 방식에 있었다. 반세기 동안 난공불락이었던 이러한 난제를 인공지능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해답을 풀기 시작했다. 이는 생명 이해의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알파폴드 모멘트’의 장엄한 서막이다. _p.41
우리는 생명의 설계도를 읽고 있다고 믿어 왔지만, 그 대부분은 외면해 왔다. 단백질을 만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쓸모없다’고 여겨졌던 유전체의 98%에는 사실 생명의 작동 원리가 숨어 있었다. 이제 한 인공지능이 그 침묵의 의미를 읽어 내기 시작한다. 외면해 온 98%를 다시 읽는 순간이다. _p.60
‘알파폴드 모멘트’는 일각의 우려처럼 인간 지성의 종말을 고하는 장송곡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과 기계가 긴밀하게 협력하여, 인류의 발견 속도를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새로운 과학 르네상스의 시작을 알리는 웅장한 신호탄이었다. _p.59
알파게놈과 함께하는 이 새로운 여정은 단순히 암이나 난치병을 고치는 기술적 진보를 넘어설 것이다. 이것은 인류가 ‘생명’이라는 거대한 신비의 본질에 한 걸음 더 깊숙이 다가가는 장대한 지적 서사가 될 것이다. 바야흐로 우리는 생명의 책을 펼쳐 놓고도 겨우 글자 몇 개를 더듬거리며 읽던 ‘문맹’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책 전체의 문맥과 깊은 의미를 유창하게 이해하고 해석하는 ‘유전체 문해력’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_p.79
유기화학자의 연구실은 언뜻 보면 유리 플라스크와 복잡한 기계들이 가득한 과학의 공간처럼 보이지만, 그 본질은 수백 년 전 도자기를 빚던 고독한 장인의 공방과 다르지 않다. 그들이 의지하는 도구는 눈에 보이는 실험 기구들이 아니다. 수년간의 혹독한 훈련을 통해 뼈에 새긴 지식, 수없는 실패를 거듭하며 체득한 날카로운 직관, 결정적인 순간에 번뜩이는 영감. 화학자는 오직 이 보이지 않는 세 가지 도구에 의지해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낸다. _p.151
이제 우리 인간에게 남겨진, 가장 중요해진 역할은 명확하다. 이 지치지 않는 창의적 알고리즘에게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지, 그가 쏟아 내는 무한한 가능성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고 선택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깊은 지혜와 통찰력이다. 이미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온 새로운 시대는 그렇게, 우리에게 ‘답’이 아닌 ‘질문’의 무게를 다시금 깨닫게 한다. _p.181
이러한 변화는 우리에게 AI의 존재 의미를 다시 쓸 것을 요구한다. AI는 더 이상 우리가 시키는 지루한 계산을 대신해 주던 빠르고 충실한 계산원이 아니다. 또한, 산더미 같은 데이터 속에서 우리가 놓친 패턴을 찾아주던 유능한 연구 조교에 머무르지도 않는다. AI는 이제 복잡하고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현실의 한복판에서, 우리와 나란히 어깨를 맞대고 조종간을 함께 잡은 존재다. _p.195
결국 클라우드 속에 존재하는 이 공동 과학자는 인간 과학자를 대체하여 실험실 밖으로 몰아내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을 가장 인간다운 역할, 본연의 자리로 되돌려 놓는다. 수백만 편의 논문을 뒤져 지식을 모으고 연결하는 고되고 지루한 ‘지적 노동’을 기계에 일임함으로써, 인간은 비로소 호기심을 마음껏 발휘하고, “왜?”라는 더 깊고 본질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되었다. _p.216
과학의 종말을 논하기엔 너무나 섣부르다. 아니, 상황은 오히려 정반대다. 진정한 발견의 시대는 결코 저물지 않았다. 우리는 이제 막 인공지능이라는 전례 없는 차원의 돋보기와 망원경을 들고, 무한한 가능성이 출렁이는 바다를 향해 다시 한번 힘차게 닻을 올렸을 뿐이다. _p.318

“AI는 인간의 지식과 발견의 정의 자체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인공지능이 일자리와 사회를 어떻게 바꿀지를 다룬 책은 이미 넘쳐난다.
이 책은 과학이라는 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2024년 10월, 스톡홀름에서 날아온 두 번의 뉴스가 전 세계 과학계를 뒤흔들었다. 첫째 날, ‘인공 신경망’이라는 다소 괴상한 개념을 처음 제안했던 이론가들이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인간의 뇌를 흉내 낸 수식과 구조가 과학으로 인정받은 순간이었다. 그런데 진짜 충격은 다음 날 찾아왔다. 그 이론으로 만들어진 AI 시스템 알파폴드 개발자들이 노벨 화학상을 받은 것이다. 물리학자가 아닌데도 노벨 물리학상을 받고, 화학자가 아닌데도 노벨 화학상을 받는 놀라운 일이 연속으로 벌어진 셈이다. 그렇지만 이는 우연이 아니다. 노벨위원회는 이 전례 없는 선택을 통해 이렇게 선언했다.
“AI는 이제 컴퓨터 공학을 넘어, 과학 그 자체를 바꾸고 있다.”
이 사건은 흔히 ‘알파폴드 모멘트’라 불린다. AI가 50년 동안 인류를 괴롭혀 온 단백질 접힘 문제를 불과 며칠 만에 풀어 버린 순간이다. 마치 물이 어느 임계점을 넘으면 얼음으로 변하듯, 그날 이후 과학은 완전히 새로운 시대로 넘어갔다. 인류의 지식은 미지의 상전이를 시작했다.
“AI는 더 이상 인간의 도구가 아니다.
우리와 함께 미지를 탐험하는 새로운 지성이다.”
“이것이 정답이다.”
2020년, 단백질 접힘 구조를 예측하는 생화학계의 수십 년 난제가 AI 시스템 알파폴드에 의해 단숨에 해결됐다. 이 문제는 인류의 지성으로는 끝내 풀 수 없으리라 여겨지던 영역, 이른바 ‘신의 영역’으로 불렸다. 과학자들은 기적처럼 등장한 해답에 환호했다. 그러나 그 환호는 오래가지 않았다. 곧 하나의 섬뜩한 질문이 뒤따랐다.
“왜 이 구조가 정답인가?”
알파폴드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예측을 내놓았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계산은 끝났지만, 설명은 없었다. 정답은 있는데, 이해는 없는 세계. 이 거대한 지적 역설이 바로 이 책이 파고드는 출발점이다. 이러한 AI의 침묵은 단순한 기술적 한계가 아니다. 이는 과학의 작동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우리는 수십억 년의 진화를 몇 초로 압축하는 엄청난 힘을 손에 넣었지만, 그 힘이 어디서 어떻게 나오는지는 들여다볼 수 없다. 마치 내부를 볼 수 없는 블랙홀처럼, 지식의 중심부가 텅 비어 있는 느낌이다.
이 블랙박스는 이미 과학의 모든 현장에서 기적과 불안을 동시에 만들어 내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의 GNoME(Graph Networks for Material Exploration) 프로젝트를 보자. 이 AI는 인간 과학자가 평생을 바쳐도 다 발견하지 못할 220만여 신소재를 한꺼번에 예측했다. 실험실에서 하나씩 확인하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핵융합 에너지도 마찬가지다. 태양보다 뜨거운 1억 도의 플라스마를 인간은 직관으로 다룰 수 없다. 그런데 AI는 가능하다. 그 결과, 인류가 수천 년간 꿈꿔 온 무한 청정에너지가 갑자기 ‘이론’에서 ‘현실 후보’로 이동했다.
이쯤 되면 분명해진다. AI는 인간의 직관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 즉 블라인드 스폿 너머에서 새로운 법칙을 찾아낸다. 나아가 수많은 논문을 읽고, 스스로 가설을 세우는 ‘공동 과학자’로 진화하고 있다. 이제 과학자의 역할은 답을 찾는 데서 벗어나, AI가 쏟아 내는 수많은 결과 속에서 어떤 질문이 중요한지를 선별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AI 과학자 시대, 우리가 답해야 할 질문
이 강력한 힘에는 피할 수 없는 위험이 뒤따른다. AI가 슈퍼 항생제를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은 치명적인 독성 물질 역시 설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것이 바로 과학자들이 우려하는 ‘이중용도 문제’다. 인류를 구할 수 지식이 같은 방식으로 인류를 위협할 수도 있다. 고대 신화에서 불을 얻은 대가를 치렀듯, 이 새로운 불 또한 아무런 책임 없이 다룰 수는 없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긴장감의 중심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기술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 혁명 속에 흩어진 사건과 개념을 하나로 꿰어 낸다. 그리고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AI는 우리가 ‘안다’고 여겨 온 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라는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AI가 모든 정답을 내놓는 시대에, 인간에게 남은 가장 중요한 능력은 질문이다. 이 책은 그 질문을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를 안내하는 나침반이 되어 준다.
이러한 흐름은 각국의 정책과 제도 변화로도 이어진다. 우리 역시 대한민국 인공지능 기본법을 통해 AI의 안전성과 책임성, 산업 경쟁력을 함께 확보하려는 방향을 모색 중이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기술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를 넘어, 이해하지 못하는 지식을 우리는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가를 묻는다. 법과 제도가 AI의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지금, 과학의 본질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AI가 과학의 심장부로 들어온 역사적 전환을 목도하라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AI라는 새로운 파트너가 지금, 전 세계 연구실에서 과학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그 경이롭고 때로는 두려운 변화의 과정을 생생하게 담았다.
1부 ‘새로운 과학 패러다임의 여명’에서는 이 변화를 하나의 상전이로 설명한다. 수백 년 동안 과학은 인간의 이해와 설명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이제 그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인간 계산원’의 시대는 저물고, ‘실리콘 두뇌’가 지식 생성의 주체로 등장했다. AI는 더 빠른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세계를 해석하는 존재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새로운 지능은 무엇을 보고 있는가.
2부 ‘AI 망원경: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다’에서는 AI가 인간의 감각과 직관이 닿지 않는 영역을 어떻게 드러내는지를 보여 준다. AI는 방대한 우주 데이터 속에서 외계 행성의 미세한 흔적과 암흑 물질의 신호를 걸러낸다. 지구에서는 디지털 트윈을 통해 복잡한 기상과 기후 시스템을 재구성한다. 이제 AI 없이는 우주의 구조도, 지구의 미래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AI의 역할은 관측에만 머물지 않는다.
3부 ‘AI와 순수과학의 만남’에서는 AI가 창조의 영역으로 어떻게 진입하는지를 다룬다. AI는 원하는 기능을 가진 분자를 설계하며, 과거에는 상상에 가까웠던 ‘분자 설계’를 현실로 만든다. 수학에서는 기존 인간의 직관이 미처 닿지 못한 새로운 해법의 경로를 제시한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핵융합 발전이 있다. AI는 1억 도에 달하는 플라스마를 제어하며, 인류가 오랫동안 꿈꿔온 ‘병 속에 담긴 별’을 다루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이는 AI가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물리적 문제까지 다루는 단계에 도달했음을 보여 준다. 이러한 능력은 AI의 지위를 근본적으로 바꾼다.
4부 ‘스스로 질문하는 기계’에서는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공동 과학자’로 진화하는 과정을 추적한다. AI는 방대한 논문을 학습하고, 스스로 가설을 세우는 단계에 이르렀다. 로봇 팔과 결합된 ‘잠들지 않는 실험실’은 인간의 개입 없이 실험을 반복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인간 과학자의 역할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제 인간은 모든 답을 직접 찾는 존재가 아니라, AI가 제시하는 수많은 가능성 중에서 가장 의미 있는 질문을 선택하는 존재, 즉 ‘루프 속의 인간’으로 재정의된다. 그러나 이처럼 강력한 지적 도약에는 반드시 균열의 가능성이 함께한다.
5부 ‘우리가 얻은 새로운 불’에서는 이 놀라운 과학 혁명이 던지는 윤리적 문제를 정면으로 조명한다. 설명할 수 없는 블랙박스는 과학적 지식의 신뢰를 흔든다. AI가 설계한 유용한 물질과 기술은 언제든 ‘선한 의도로 만들어진 위험한 설계도’가 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이중용도 문제다. 답을 찾는 능력이 향상될수록 그 답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책임도 무거워진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이 모든 변화 앞에서 인간이 취해야 할 태도에 관해 묻는다. AI의 창시자들조차 실존적 위험을 경고하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새로운 나침반이 필요하다. 이 책은 AI가 만들어 낸 결과를 찬양하거나 두려워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그 대신 이렇게 질문한다.
답을 찾는 기계 앞에서 인간은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가. 이 책은 그 질문을 피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간다. 그리고 미래 과학의 지평선 너머로 나아갈 용기를 독자에게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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