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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종애사

    • 이광수 저
    • 새움출판사
    • 2026년 0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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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70801481
    쪽수5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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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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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단종, 죽음으로 살다”

     

    이 시대의 언어감각으로 되살려 낸 근대문학의 정수

    최고의 자질을 갖추고 왕위에 올랐던 세종의 손자 단종. 그러나 단지 어리다는 이유로 자신의 삼촌인 수양대군(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길에 오른다. 결국 영월 청령포에서 비참한 죽임을 당하는데, 이는 조선 왕조 500년 역사상 왕에게 일어난 가장 비극적인 일이다.

     

    “단종대왕의 비참한 운명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인류의 눈물을 자아내는 비극이 될 것”이라 이야기하며 신문에 연재했던 이광수의 이 소설에는 궁중의 법도와 술책, 권력의 광기와 피비린내, 내치와 외치의 전략과 음모가 한데 뒤엉겨 있다.

    나아가 그런 치세와 처세 속에서도 죽음으로써 지킨 인정과 의리가 펄펄하게 살아 있다.

    세조의 치세 속 간신의 대명사가 된 한명회와 신숙주, 절개의 상징이 된 성삼문과 박팽년… 그리고 김종서, 정인지… 우리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시대를 살다 간 다양한 사람들의 민낯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사후 100년이 지나 복위된 단종처럼, 500년이 지난 오늘날 수많은 역사 드라마와 영화의 원형이 된 단종의 삶과 죽음은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애달픈 우리의 이야기이다.

    목차

    [목 차]
      

    작가의 말

    편저자의 말

     

    세종대왕, 문종대왕의 유언

    나라를 잃다

    충신들의 죽음

    단종대왕, 죽음으로 살다


    [본 문]
      

    홍씨는 그 비상 한 봉지를 품에 품고 수측 양씨에게 먹일 기회를 엿보았다. 순빈은 그래도 사람을 죽인다니까 벌벌 떨고 겁을 내어서, 아무리 양씨가 밉더라도 목숨은 죽이지 말고 세자를 호리지만 못하게 하기를 원하였다. 홍씨는 속으로 픽 웃으면서도 네, 네, 하였다.

    “이애, 그 약을 먹이면 어떻게 되느냐?” 하고 순빈이 물을 때에 홍씨는 “이것을 먹으면 낯바닥과 온 몸뚱이가 푸르뎅뎅해진다고 합니다” 하고 대답했다.

    “살빛이?”

    “네.”

    “그러면 미워지겠지?”

    “낯바닥이 죽은 년의 낯바닥같이 되면 그년을 누가 거들떠보기나 하겠습니까.”

    순빈은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 p.44-45

     

    “지금 공경(公卿)으로 있는 사람 중에는 쓸 만한 사람이 없을까?”

    “우의정 김종서 하나요. 하지만 김종서는 호랑이니까…… 호랑이는 길드는 법이 없소이다. 정분이 있으나 무해무익하니 말할 것 없고, 혹 인연이 있으시거든 정인지를 끌어 보시지요. 첫째, 정인지는 명나라 대관 중에 안면이 넓고 집현전에도 최항 이하로 당여(黨與, 같은 편 사람들)가 있으니 끌어 둘 만하외다.”

    “정인지가 내게로 끌릴까?” 하는 수양대군의 말에 권람은 웃으며 “인지는 절개보다도 부귀를 중히 여기는 사람이외다” 하였다. 수양대군도 고개를 끄덕끄덕하였다.

    --- p.96-97

     

    그렇지만 한명회는 전혀 선악을 변별하는 양심이 없었다. 그에게는 오직 욕심과 그 욕심을 채우려는 한량없는 꾀가 있을 뿐이었다. 어느 놈의 돈을 먹으리라 하면 반드시 먹었고, 어느 계집을 내 것으로 만들리라 하면 반드시 만들었다. 그래서 정보의 서매(庶妹)가 자색이 있는 줄을 알고는 곧 정보와 친한 체하여 마침내 그 서매를 첩으로 얻었다. 그것도 석 달 안에. 그러고는 충신 정몽주의 손녀를 첩으로 삼았노라고 아는 사람들에게 제 분수에 맞지 않는 말을 지껄여 댔다. 썩은 선비들이 충신이라 떠들고 종사(宗師)라고 존중하는 정몽주의 손녀를 첩으로 삼아 그 이름을 짓밟는 것이 유쾌하였던 것이다. 누구나 도덕적 양심만 떼어 놓으면 상당히 꾀가 나오는 법이지만 한명회의 계교는 실로 무궁무진하였다. 그는 체면이라든지 선악이라든지 인정이라든지 따위를 전혀 돌아볼 줄 모르기 때문에 아무런 짓이라도 목적을 위해서는 가리지 않았다.

    --- p.104-105

     

    “가자, 활시위를 떠난 살이 다시 돌아오는 법은 없다” 하고 수양대군은 소리쳤다.

    “나으리, 아니 됩니다. 이러시다가는 대사는 안 되고 봉변만 당할 것입니다” 하고 송석손, 유형, 민발이 수양대군의 소매를 붙들어 만류하였다.

    수양대군은 마침내 흥분이 극도에 달하였다. 평소에 저마다 앞장설 듯이 큰소리치던 자들이 정작 일을 시작할 때가 되자 모두 겁들이 나서 슬슬 꽁무니를 빼는 것이 심히 밉고 분하였다.

    “비켜라! 너희들일랑 가서 관사(官司)에 일러바쳐라. 내가 억지로 너희들더러 따르라는 것은 아니어. 나를 따르기 싫은 놈들은 가. 대장부가 죽으면 나라를 위하여 죽는 것이야. 나 혼자 갈 테니, 놓아라 놓아!” 하고 수양대군은 벽에 걸린 활을 떼어 어깨에 메고 칼자루에 손을 대며 “어느 놈이나 고집만 세어 갈팡질팡하다 기회를 놓치게 하는 놈이 있으면 우선 참할 터이니 그리 알아라” 하고, 옷을 붙드는 송석손?유형?민발 등을 발길로 걷어차고 노기가 등등하여 중문으로 뛰어 나섰다.

    이때에 부인 윤씨는 조금도 겁냄이 없을뿐더러 도리어 가기를 권하는 듯이 손수 갑옷을 내어다가 입혀 주었다.

    --- p.153-154

     

    “좌상이 지금 나더러 왕위에서 물러나라 그 말이야” 하고 왕은 옥좌에서 벌떡 일어났다. “나더러 부왕께서 전하여 주신 왕위를 버리란 말이야? 그것이 대신이 할 말이야? 그것이 어느 성경현전에 있는 신하의 도리야? 정인지의 목에는 칼이 들어갈 줄을 몰라?”

    왕은 용안이 주홍빛이 되고 발을 굴렀다.

    “숙부가 이제 정인지를 시켜 이런 말을 하게 한단 말이냐? 누구 없느냐? 이리 오너라! 역신 정인지를 금부로 내려 가두고 전교를 기다리라 하여라! 난신적자를 하룬들 살려 둔단 말이냐. 요망한 늙은것이 오늘따라 가장 충성이 있는 듯하기로 무슨 소리를 하는고 하였더니, 언감생심 그런 소리를 한단 말이냐. 이놈! 네가 선조의 녹을 먹고 고명하심을 받았거든 이제 이심을 품으니 천의가 없으리란 말이냐! 누구 없느냐? 이 역신을 끌어내는 놈이 없단 말이냐!” 하는 왕의 두 눈에서는 원통한 눈물이 흘렀다.

    --- p.368-369

     

    슬픈 일, 괴로운 일이 끊일 새 없이 뒤대어 오는 이 인생에서는 한 가지 슬픔이나 분함을 오래 가지고 가기도 어려운 일이다. 새로운 슬픔과 분함이 들어와서는 낡은 그것들을 아주 잊어버리게 할 지경은 아니라 하더라도 기운이 약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그렇지만 한번 민심에 깊이 박혔던 슬픔이나 분함은 결코 영영 사라져 버리는 것은 아니다. 언제까지라도, 마치 생나무에 난 생채기와 같이 세월이 갈수록 껍질은 비록 성한 것처럼 되더라도 속으로는 더욱 언저리가 커가고 깊어 가는 것이다.

    --- p.519

    출판사 서평



    “이 책을 읽지 않고 ‘조선’을 이야기할 수 없다”

    “조선인의 마음, 조선인의 장점과 단점이 이 사건에서와 같이 분명한 선과 색채와 극단적인 대조를 가지고 드러난 것은 역사 속에 유일무이할 것이다” _ 저자 이광수

     

    위의 말과 더불어 그는 단종대왕의 비참한 운명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인류의 눈물을 자아내는 비극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 이 책은 단종대왕이 그의 삼촌 수양대군(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영월 청령포로 유배되어 결국 죽임을 당한, 조선 왕조 500년 역사상 가장 슬프고 애달픈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책에는 궁중의 법도와 술책, 권력의 광기와 피비린내, 내치와 외치의 전략과 음모가 한데 뒤엉겨 있고, 그런 치세와 처세 속에서도 죽음으로서 지킨 인정과 의리가 펄펄하게 살아 있다.

    비운의 왕 때문에 의분을 머금고 죽은 이가 사육신(死六臣)을 필두로 일백이 넘고, 세상에 뜻을 끊고 평생을 강개한 눈물로 지낸 이가 생육신(生六臣)을 필두로 일천에 이른다 하였다. 역사의 파란과 상처를 날것으로 품고 있는 단종의 이야기는, 그리하여 모든 역사 드라마와 영화의 원형(DNA)이 되었다.

     

    역사책에서는 계유정난(癸酉靖難)이라 부르지만, 이 사건이 가져온 파장은 실로 엄청났다.

    이후 조정을 온통 검붉은 피로 물들게 했던 단종복위 사건을 비롯하여 그 후의 중종반정, 인조반정, 이괄의 난, 경종 독살 미수사건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사극을 보다보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궁금증이 있다. 저 드라마의 대본은 과연 누가 썼을까, 저 장면의 시나리오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하는 의문 등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런 호기심이 말끔히 풀린다. 이 소설과 같은 앞선 작업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 소설은 춘원 소설의 문체 그대로가 아니다. 1928년부터 1929년까지 〈동아일보〉에 연재된 원작 소설을 현대의 독자들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그리하여 작품의 원형과 본뜻을 훼손시키지 않는 선에서 문장 대부분을 현대의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다듬었다.

    우리 시대의 언어 감각으로 되살아난 『단종애사』, 기존 독자에게도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 :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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