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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낡은 풍경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 김규섭 인문기행 수필집

    • 김규섭 저
    • 정은출판
    • 2026년 09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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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58245407
    쪽수2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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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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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시간이 멈춘 길 위에서 건져 올린 삶의 안부와 다정한 위로”

    “35년 공직의 발걸음으로 더듬어 낸 아늑하고 깊은 인문 기행 수필집”

    지나쳐 갈 때는 무심했던 옛길과 빛바랜 모퉁이가 어느 날 문득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옵니다. 빠른 속도로 달아나는 세월을 멈출 수는 없지만, 말없이 자리를 지켜온 풍경 속에는 여전히 우리가 잊고 지낸 삶의 순리와 다정한 위로가 머물러 있습니다.

    《어느 낡은 풍경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는 35년간 공직의 현장에서 지역 구석구석을 누벼온 김규섭 작가가 발걸음으로 더듬어 낸 아늑하고 깊은 인문 기행 수필집입니다.

    천년의 세월을 건너온 마애불의 희미한 미소, 충신들을 품어준 구백 년 고목 압각수의 그늘, 거친 성벽과 길모퉁이의 빛바랜 신작로까지… 누군가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는 풍경일지 모르나, 저자에게는 언제나 삶의 지혜를 건네오는 다정한 이웃이었습니다. 안심사 대웅전의 구부러진 기둥에서 존재의 미학을 얻고, 백석정 하얀 바위 앞에서 비움의 순리를 깨닫듯, 세월이 묻은 42곳의 인문 공간에서 건져 올린 사유의 기록들은 고단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특히 이 책은 디자이너인 딸이 아버지와 함께 현장을 거닐며 담아낸 사진과 따뜻한 디자인이 더해져 완성되었습니다. 아버지가 가슴으로 품어온 다정한 문장 위로 딸의 감성적인 프레임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읽는 이의 마음에 따스한 온기와 잔잔한 여운을 살포시 남깁니다.

     

    “기록은 지나간 시간을 가두는 것이 아니라, 사라져가는 것들을 되살려 내일로 이어주는 통로입니다” 한 지역의 고즈넉한 풍경을 넘어 시대를 관통하는 숭고한 정신과 따뜻한 삶의 안부를 담아낸 이 다정한 기록들은, 번잡한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다정한 벗이자 깊은 쉼표가 되어줄 것입니다.

    빛바랜 길 위에서 건져 올린 시간과 인문, 그리고 삶의 다정한 이야기 속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목차

    [목 차]

    들어가는 글 4

    나가는 글 286

    부록 288

     

    1부 길을 열다

    하얀 바위에 새긴 무욕의 흔적 _ 백석정 15

    천년의 세월을 건너온 눈 맞춤 _ 정하동 마애비로자나불좌상 21

    충신들을 품은 구백 년의 고목 _ 압각수 27

    돌로 쌓은 성벽 마음으로 세운 요새 _ 상당산성 33

    단 한 번도 굽히지 않은 기개 _ 단재 신채호 39

    반역의 땅에 피어난 충절의 향기 _ 표충사 47

    거친 세월이 빚어낸 무던한 마음 _ 순치명 석조여래 입상 53

     

    2부 결을 걷다

    바람에 맞서지 않는 지혜 _ 우암산 62

    초가 주막에 깃든 간절한 이들의 기도 _ 신대교회 67

    달빛 머문 뜨락에서 나를 묻다 _ 월리사 73

    탯줄에 묻은 군주의 고독 _ 영조 태실 79

    사진 없는 이름 대륙을 깨우다 _ 검은 정순만 85

    호수 위에 띄운 선비의 가르침 _ 문의향교 91

    명심산 자락에 묻힌 백제의 잔영 _ 신봉동 고분군 97

     

    3부 머물러 보다

    철통 서른 단에 새긴 간절한 발원 _ 용두사지 철당간 105

    낮게 엎드린 굴뚝 이웃을 보듬다 _ 과필헌 고가 111

    홍익인간, 그 오래된 약속의 메아리 _ 은적산 단군성전 117

    벼랑 끝에서 만난 자유의 소리 _ 현암사 123

    두 선비가 정자에 남겨둔 풍류 _ 지선정과 월송정 129

    찢어진 항서를 다시 붙인 외로운 정승 _ 지천 최명길 135

    시공을 버텨낸 검은 돌꽃의 위로 _ 계산리 오층석탑 141

     

    4부 ㅁㅏ음을 씻다

     

    자연 그대로를 품은 소박한 절 _ 안심사 149

    무심히 흐르는 것이 어디 물뿐이랴 _ 무심천 155

    느림의 미학이 머무는 고개 _ 상봉재 옛길 161

    웅대한 뜻을 품고 소박한 그늘에 머물다 _ 신항서원 167

    붓과 목탁 대신 칼을 든 결단 _ 청주성 전투의 세 영웅 173

    침묵으로 그려낸 바보산수의 울림 _ 운보 김기창 179

    서라벌의 달빛을 품었던 또 하나의 서울 _ 청주 서원경 187

     

    5부 뿌리를 찾다

    불멸의 가르침 금속에 새기다 _ 직지 195

    시린 어깨 안아주는 넉넉한 품 _ 부모산 201

    빛바랜 비석에 흐르는 따뜻한 숨결 _ 남계 경연 207

    미륵의 미소, 녹슬지 않는 삶의 나침반 _ 용화사 213

    굽은 나무가 지켜낸 오백 년의 그늘 _ 연제리 모과나무 219

    공민왕이 머문 자리 칠백 년의 기다림 _ 망선루 225

    번개처럼 기습하고 들녘처럼 인고하다 _ 청암 한봉수 231

     

    6부 ㄷㅏ시 길을 묻다

    훈민정음의 새벽을 깨운 물 _ 초정약수 241

    소박함이 익어가는 도량 _ 보살사 249

    낮은 성벽에 머문 마한의 옛 자취 _ 정북동 토성 255

    시대를 쪼아 혼을 빚은 예술가 _ 정관 김복진 261

    빌딩 숲 사이에 멈춰 선 시간 _ 탑동 오층석탑 269

    흔들리는 잎새인가 뿌리 깊은 나무인가 _ 보한재 신숙주 275

    빛바랜 풍경이 새겨 놓은 마지막 기억 _ 기록의 미학 281



    [본 문]

    어둠이 이슥해지면, 상당산성은 또 다른 운치를 품는다. 달빛 아래 드러나는

    한남금북정맥(漢南錦北正脈)의 능선과 도심의 야경을 보노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누가 내게 상당산성의 으뜸가는 풍경을 물어온다면 동장대에 부는 바람과 산성 너머로 지는 노을 그리고 당신과 마시는 막걸리 한 잔이라고 답을 하겠다. 천년의 바람이 불어와 노을에 젖은 성벽을 어루만진다. 그 달빛 머금은 바람을 안주 삼아 들이켜는 막걸리 한 잔에, 가슴을 짓누르던 옛 세월의 시름은 어느덧 가벼운 취기가 되어 바람 속으로 흩어진다..

    <돌로 쌓은 성벽 마음으로 세운 요새 _ 상당산성>(37p)

     

    936년 2월 21일, 단재는 모진 옥고 끝에 뇌일혈과 동상, 영양실조로 세상을 떠났다. 서슬 퍼런 지조로 당당히 버티며,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 위해 단 한 번도 절개를 굽히지 않았던 민족의 큰 별은 그렇게 지고 말았다. 타협을 거절하고 돌아누운 차가운 감옥 바닥, 그곳에서 홀로 마주했을 그의 마지막 숨결을 떠올려 본다. 식어가는 몸으로 오직 조국의 독립만을 염원하며 견뎌냈을 고독한 시간들. 지조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생(生)마저 아낌없이 바친 투사의 마지막 모습은 시공을 넘어 오늘날 우리에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단 한 번도 굽히지 않은 기개 _ 단재 신채호>(42p)

     

    옛날 사람들이 걸었던 이정골 마을 길을 걷노라면, 마치 오래된 과거 속을 거니는 듯하다. 깊은 산과 너른 들판, 마을 곳곳에 숨어 있는 정겨운 풍경들. 그 속에서 이정골 사람들의 삶도 영글어 왔다. 돌아보면 삼백여 년 전, 청나라 연호 ‘순치’를 몸에 새겨야 했던 시절은 강대국에 주권을 빼앗긴 채 숨죽여 살아야 했던 민초들에게 한없이 시린 겨울이었을 것이다. 그 척박한 벌판에 서서 민초들의 슬픔을 말없이 품어 안았던 순치명 석불의 단단한 미소는 오늘도 이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어떤 바람에도 꺾이지 말라며, 다 잘될 거라며 가슴 깊이 묵직한 위로를 건넨다.

    <거친 세월이 빚어낸 무던한 마음 _ 순치명 석조여래 입상>(56p)

     

    불어오는 바람이 산속의 풀꽃들을 모로 눕힌다. 풀꽃들은 알고 있다, 바람이 불 때는 옆으로 비스듬히 서 있어야 한다는 것을. 불어오는 바람에 맞서기보다는 바람 따라 이리저리 흔들려야 넘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능선을 따라 구불구불 오르고 내리는 산길은 굽이마다 낯선 인생의 길이다. 봄비 내리는 연둣빛 산길도 걸어보고, 칼바람 추운 겨울 산길도 걸어봤다. 삶의 늪에서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우리네 욕망도 이 산이 견뎌온 천 년의 풍파에 비하면 결국은 지나가는 바람이라는 것을 세월의 고비마다 잊고 살았다.

    <바람에 맞서지 않는 지혜 _ 우암산>(64p)

     

    복음이란 무엇인가. 축복의 말씀이 아니던가. 어두워진 마음에 평안을 얻고 싶다면 갯버들 물오른 까치내 물길 따라 신대교회 고즈넉한 품속을 걸어보자. 굳이 뭔가를 얻으려 애쓰지 않아도 좋다.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붉은 벽돌의 오래된 예배당이 아니라 그곳에 깃들어 있는 누군가의 간절했던 첫 마음이기 때문이다. 햇살이 무량하게 쏟아진다. 흙살 부드러운 교회 앞마당에 제비꽃이 살며시 고개를 든다.

    <초가 주막에 깃든 간절한 이들의 기도 _ 신대교회>(70p)

     

    저자 소개
    저자 : 김규섭

    대학원에서 정책학을 전공하고,

    청주시 문화유산과장을 거치며 35년간

    공직의 길을 걸었습니다.

     

    돌아보면 늘 지역의 역사와

    문화의 현장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던

    시간이었습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화려한 기록보다

    이름 없는 돌멩이와 굽은 나무가 들려주는

    침묵의 이야기에 마음이 머뭅니다.

     

    지식을 나열하기보다는

    시간의 숨결을 조심스레 받아 적는

    ‘낮은 곳의 기록자’로 남고 싶습니다.

     

    저서로는 2020년에 펴낸

    수필집 『새벽을 사랑하는 남자』가 있습니다.

     

    E-mail : yukss656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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