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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는 조각의 시(푸른사상 산문선 62)

    • 조미희 저
    • 푸른사상
    • 2026년 09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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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30824536
    쪽수200쪽
    크기B6(127mm X 188mm, 사륙판)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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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서울이라는 무대 위에서 삶을 영위해 나간 한 시인의 수채화 같은 기록

    조미희 시인의 첫 산문집 『나라는 조각의 시』가 푸른사상 산문선 62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이 걸어온 시간과 이웃들과의 이야기를 섬세하면서도 시적인 언어로 펼쳐놓았다. 일반적으로 서울이란 도시를 잿빛과 삭막한 공간으로 말하지만, 시인은 미숙한 자기를 키워낸 거대하고 따듯한 요람이라고 밝힌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둥지를 지어 살아가고, 사람들과 연대하며 치유의 꽃을 피우는 무대라고 노래한다.

    목차

    [목 차]

    ■ 작가의 말

     

    1  엄마가 지게를 버린 날

    엄마가 지게를 버린 날 / 넓은 마당 사람들 / 완성되지 않은 사랑 이야기 / 음력 11월 16일 / 크리스마스의 해프닝 / 술빵의 시간 / 사건의 지평선 / 병풍과 언니, 그리고 김수영 / 닭 이야기 / 청명, 하늘 아래 나를 펼쳐놓은 날

     

    2  나라는 조각의 시

    나라는 조각의 시 / 이십 대라는 문장 / 겨울의 두 소녀 / 마포 / 선유도 공원의 산책 / 봄눈 / 그해 여름에 깃든 것 / 어느 날의 단상 / 빈집 / 비 오는 날 욕심 흘려보내기

     

    3  길도 마음도 서툴러도 괜찮아

    길도 마음도 서툴러도 괜찮아 / 옛집 투어 / 무화과나무집 / 골목 / 햇빛이 집 안으로 쏟아지는 기쁨 / 가을에 / 도시의 나무들처럼 / 떨어지는 것들에 대하여 / 네가 나간 빈자리

     

    4  사라지는 구전과 버려진 의자

    나날들 / 사랑이라는 이름의 헌신 / 빗방울이 창을 두드릴 때 / 미련 / 그해 여름 / 여백 / 꿈꾸던 시절 / 눈 / 열두 번째 이사 / 경계 / 사라지는 구전과 버려진 의자



    [본 문]

    그해 여름 지독한 뙤약볕이 내리쬐던 날이었다. 엄마는 결심했다. 이대로 시골에서 썩어갈 순 없다고, 엄마의 공모자는 일곱 살배기 나의 언니였다. 첫 번째 시도는 수포로 돌아갔지만, 두 번째는 달랐다. 이번마저 실패하면 더 나아갈 방도가 없었다. 평생 이렇게 살거나 서울로 올라가 남편과 살거나 한 가지 방법을 선택해야 했다.
    “물 길러 다녀올게요.”
    평소처럼 무심하게 지게를 짊어진 엄마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렸다. (14쪽)

    하지만 글 쓰는 이는 한 발 더 들어가 보는 사람인 것 같다. 이미 들어가 있거나 들어가다가 넘어진 사람의 무릎을 조금 다정히 바라보는 사람, 그래서 그 상처의 상황을 다른 이에게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거, 한 사람이 알고 두 사람이 알고 우리가 알 수 있는 공동체의 삶을 지향하고 어깨를 함께 두르는 사람이 되는 거, 옷에 묻은 얼룩이 토마토소스인지 커피인지 김칫국물인지 알아서 척척 세탁해 주는 전문 세탁소 사장은 되지 못하지만, 사회의 부조리함을 함께 풍자해 줄 수 있는 재치 있는 이웃쯤은 돼야 하지 않을까. (73~74쪽)

    스물아홉이든 육십이든 어른이 된다는 건 다 어려운 일이다. 끝없이 견뎌왔건만 더 견뎌내야 할 일들이 늘 남아 있다. 녀석은 나가서 홀로서기를 하느라 버겁고 그 모습을 지켜보며 이제 더는 내가 붙잡을 수 없는 세계로 녀석이 가버렸다는 것, 이제 예전의 울타리 안의 세계로 돌아올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저녁 어둠이 찾아오듯 마음의 빈 구멍으로 녀석이 찾아온다. 그건 환영과도 같아 말할 수 없는 이상한 슬픔의 빛깔이다. 마치 노을의 아름다움과 슬픔을 함께 느끼는 묘한 쓸쓸함이다. 어른이 돼가는 녀석과 늙음의 길로 접어들며 자연스럽게 하나둘 곁에서 떠나보내야 하는 순간들이 내 앞에 버티고 서 있다. (149쪽)

    출판사 서평

    저자 소개
    저자 : 조미희

    2015년 『시인수첩』 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자칭 씨의 오지 입문기』(아르코창작기금 수혜, 문학나눔 도서 선정) 『달이 파먹다 남긴 밤은 캄캄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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