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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참 좋아(큰글자책)

    • 이은소 저
    • 새움출판사
    • 2026년 10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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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70801986
    쪽수228쪽
    크기기타 규격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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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서로 사랑하면서도 그 사랑을 숨기고 감추며 불안해한다. 남자가 남자를, 여자가 여자를 좋아한다고 주위의 사람들은 수군거린다.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한 우리 사회의 단면이다.

    이 소설은, '준영'이라는 예민한 십대 후반의 게이 소년과 단짝 여자 친구인 '소우주'의 우정과 사랑, 성장의 이야기이다. 준영이가 커밍아웃을 하는 과정, 그 뒤의 가혹한 후폭풍, 그런 친구를 보듬는 '소우주'의 마음이 따뜻하고 절실하게 다가온다.

    목차

    [목 차]

    작가의 말
    서울 광장 무지개
    원 투 쓰리 플라이
    젠장, 숨이 콱
    입춘에 내리는 비
    뽀뽀는 생크림처럼
    위대한 광대
    퀴어 나이트
    나는 죄인입니까
    내 손 잡고 가
    길을 잃고서
    어른이 되면
    크고 부드러운 손
    날씨가 참 좋아
    이반 일반 나란히 행진

    [본 문]

    택시를 탔다.
    준영이의 머리가 내 어깨 위로 힘없이 떨어졌다.
    준영이가 눈을 감았다. 김준영. 내 친구. 내 소중한 친구 김준영.
    내 소중한 게이 친구 김준영은
    그렇게 내게 짠한 가슴이 되었다.

    ***

    누군가의 목소리가 우리의 발목을 붙잡았다. 차마 그 사이를 뚫고 나갈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형, 저 새끼 호모라면서요? 와 대박!”
    “야, 말도 마. 날 좋아한대. 아 토 나와.”
    하건우의 목소리였다. 준영이의 눈과 얼굴이 붉어졌다.
    “진짜 역겹다.”
    “더러운 새끼, 그 새끼 눈길만 와도 역겨워.”
    “그 새끼 안 되겠네. 그런 새끼하고 몇 년을 한동네서 같이 살고, 한 학교에 같이 다니고, 한 교회에 같이 다녔잖아요.”
    “나는 그 새끼하고 운동하고, 샤워까지 같이 할 뻔했잖아.”
    “아 토 쏠려.”
    “어쩐지 그 새끼가 나를 보던 눈빛이 끈적끈적하더라니까, 아 더러워!”
    더 이상 듣고 있을 수가 없어서, 더 이상 준영이에게 상처를 입힐 수 없어서, 나는 본당 문을 세게 밀고 나왔다.

    ***

    너 혹시 하건우를 좋아하는 거 아니야,라고 묻고 싶었지만 물을 수 없었다.
    “응……. 그렇지만 좋아하지 않으려고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해. 그 사람 입장에서는 끔찍이 여길 만큼 나쁜 일일 테니까.”
    “좋아하는 마음이 뭐가 나빠? 싫어하는 마음이 나쁜 거지.”
    준영이가 잠시 나를 바라보았다.
    “고마워. 난 네가 나를 피하고 멀리할까 봐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
    준영이의 이마에 초승달처럼 주름이 졌다가 사라졌다. 준영이는 안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준영이의 미소가, 준영이의 안도가 나를 더 슬프게 했다.
    준영이는 왜 타인에게 이해를 구하며 살아야 할까.
    준영이는 왜 타인의 이해에 고마워해야 할까. 준영이는 나처럼, 보통 사람들처럼,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뿐인데.

    ***

    “네가 게이인 게 괜찮냐고!”
    “괜찮지 않아.”
    “…….”
    괜한 걸 물어봤다. 내가 대화를 잇지 못하고 미적거리고 있을 때, 준영이가 말했다.
    “부모님도 걱정되고, 누나들도 걱정되고……. 또 내가 아우팅, 그러니까 게이라는 사실을 들키게 될까 봐 불안하고, 또 내가 게이라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부모님이며 친구들이며 선생님이며 또 나를 좋아하던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게 될까 봐 무서워.”
    준영이에게 미안했다. 준영이는 늘 웃는 얼굴로 이렇게 불안해 하고 있었는데 무서워하고 있었는데,
    나는 한 번도 준영이의 두려움을 눈치채지 못했다.

    ***

    소주야, 나는 여전히 여리고, 약하고, 불안해. 실수하고, 좌절하고, 상처받기도 해. 여전히 내 맘대로 안 되는 것들 투성이야. 하지만 살아 있기를 잘 했어. 지난 주말에는 내 남자인 친구들, 애럼과 라저가 결혼했어. 두 사람은 이제 법 앞에서 부부로 인정받았어. 살아 있으면, 살아가다 보면 나도 그들처럼 내 존엄을 인정받는 날이 올거야. 살아서 그날을 꼭 볼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믿어.

    추천사

    편집자의 말

    “여러분, 날씨가 참 좋아요!”

    오늘 날씨, 정말 좋은가요? ‘날씨가 좋다’라는 말은 성소수자들끼리 ‘사랑한다’라는 말 대신에 쓰는 은어라고 합니다.

    이 책을 만들며 두 개의 장면이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첫 번째는 방콕에서입니다. 화장실에 들어가려는데 남자(남성화한 여성)가 불쑥 나왔습니다. 분명 여자화장실이었지요. 처음에는 조금 당황했지만, 자주 접하며 익숙해졌습니다. 길거리에서, 카페에서 동성의 남자, 여자 연인들이 다정한 시간을 보냅니다. 흔한 일입니다.

    두 번째는 한국의 공항에서였습니다. 이른 시간, 외진 모퉁이 계단을 지날 때였습니다. 그 계단 아래에서 두 남자가 머리를 맞대고 울고 있었습니다. 본문 중에 성소수자 주인공의 옷깃만 스쳐도 ‘토 쏠려, 역겨워’ 읽어내기 어려운 장면들이 나옵니다. 고통스러웠습니다. 더불어 그분들의 부모님과 형제자매도 떠올렸습니다.

    동성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우리나라는 여전히 추운 것 같습니다.
    이 책이 추운 계절을 녹이는, 소중한 불씨가 되어주길 기원합니다.

    출판사 서평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데
    왜 이해를 구해야 할까


    서로 사랑하면서도 그 사랑을 숨기고 감추며 불안해한다. 남자가 남자를, 여자가 여자를 좋아한다고 주위의 사람들은 수군거린다.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한 우리 사회의 단면이다. 이 소설은, '준영'이라는 예민한 십대 후반의 게이 소년과 단짝 여자 친구인 '소우주'의 우정과 사랑, 성장의 이야기이다. 준영이가 커밍아웃을 하는 과정, 그 뒤의 가혹한 후폭풍, 그런 친구를 보듬는 '소우주'의 마음이 따뜻하고 절실하게 다가온다.

    혈액형을 선택할 수 없는 것처럼, ‘성 정체성도 타고나는 것’이라고 소설은 이야기한다. 성 소수자의 사랑의 방식 또한, 다양한 사랑의 방식 중 한 가지일 뿐이라고 역설한다. 다르다고, 틀렸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의 폭력적인 언사를 읽으면서, 우리는 어쩌면 스스로를 돌아볼 수도 있다.

    특히 이 소설은 ‘교실 안의 성소수자’를 다뤘다는 점에서도 의미있다. 성 정체성으로 고민하는 청소년들, 그 불안하고 고통스러운 마음이 절절하고 아프게 그려졌다. 주인공이 커밍아웃을 한 뒤 가해지는 물리적 폭력, 성소수자이기에 앞서 아직 어른으로 채 성장하지 못한 여린 십대에게 쏟아지는 언어폭력은, 차마 읽어내기가 어렵다. 성소수자를 자식으로 둔 부모님의 가혹한 고통도 생생하게 느껴진다.

    나아가 남자가 남자를 좋아한다고 놀리는 학생의 말에, ‘상담 선생님 좀 만나봐야겠네’ 무심코 받아넘기는 선생님의 말도, 교실 안의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내색하지 않으며 같이 웃었을 성소수자 학생,이 교실 안에 있다는 것도.

    사랑의 모습은 다양하다
    숲을 이루는 나무들처럼, 무지개 빛깔처럼


    세상 끝에 서있는 사람에게 손 내미는 ‘한 사람’은 구원자와 같을 것이다. 준영에게 소우주는 그런 존재이다.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할 때, 그래서 막다른 선택을 하려고 할 때, 이해한다고, 있는 그대로의 너를 좋아한다고 말해주는 소우주가 있어서 준영은 살아나갈 수 있었다. 내 소중한 게이 친구 준영,으로 받아들이며 지지하고 사랑하는 소우주의 모습은, ‘토 쏠린다’며 경멸하는 주변의 인물들과 무척 대비된다. 우리도 학창시절에는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였던 적이 있었을 것이다. 있는 모습 그대로 누군가를 좋아했던, 날씨가 참 좋았던 날들의 투명한 웃음처럼.

    현실에 은폐된 문제점들을 ‘위트와 웃음’으로 끌어올리는, 작가 이은소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어디가 아파서 왔소, 마음부터 들여다보리다,의 전작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tvn 드라마 방영), 남한 중학교 교사로 잠입하여, 규칙도 예의도 협동도 모르는 아새끼들과 씨름하는, 『학교로 간 스파이』도 녹록지 않은 사회 문제들을 잘 풀어내고 있다.

    저자 소개
    저자 : 이은소

    이은소 작가는 카카오페이지 장르소설 공모전에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으로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수상작은 현재 TV 드라마로 방영 중이다. 그 외에도 『학교로 간 스파이』, 『왕의 무사 귀인별』을 출간했다. 이번에 출간된 『곳비 꽃비』는 작가의 역사에 대한 지극한 관심과 인간을 향한 믿음 위에 세워졌다. 선과 악으로 명백히 구분되지 않는 인간의 다채로운 면모는 시대적 한계 속에서 그 깊이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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