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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르몬토프 서사시선

    • 미하일 유리예비치 레르몬토프 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26년 09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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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43027689
    쪽수545쪽
    크기B6(127mm X 188mm, 사륙판)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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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레르몬토프는 19세기 전반기 러시아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약 30편의 서사시를 통해 자유를 갈망하지만 어디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하는 인간의 고독과 운명을 그려 냈다. 레르몬토프 서사시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수련 수도사〉와 〈악마〉 외 〈자유의 마지막 아들〉, 〈죽음의 천사〉, 〈고백〉, 〈이즈마일 베이〉, 〈하지 아브레크〉, 〈대귀족 오르샤〉, 〈몽고〉, 〈황제 이반 바실리예비치, 젊은 오프리츠니크와 용감한 상인 칼라시니코프에 대한 노래〉, 〈탐보프 재무관의 부인〉, 〈도망자〉,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를 실어 그의 작품 세계를 확연히 드러냈다.

    목차

    [목 차]

    자유의 마지막 아들

    죽음의 천사

    고백

    이즈마일 베이

    하지 아브레크

    대귀족 오르샤

    몽고

    황제 이반 바실리예비치, 젊은 오프리츠니크와 용감한 상인 칼라시니코프에 대한 노래

    탐보프 재무관의 부인

    도망자

    수련 수도사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

    악마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본 문]

    1.

    사랑이라…! 믿고 사랑한

    모든 걸 파묻은 사람에게

    지상에서 제2의 지복이

    무엇인지 당신이 알까!

    그 행복은 사랑보다 더 확실하고,

    눈물과 피만을 원한다.

    다른 행복이 죽을 때,

    그 안에 사람들을 위한 위로가 있지.

    그 안에 범죄의 쾌락이 있고,

    그 안에 내 영혼의 지옥과 천국이 있지.

    그 지복은 우리에게 언제나 있고, 변치 않아.

    우리를 괴롭히거나 얼러 주지…

    아니, 나는 단 한 시간의 복수를 위해

    맹세컨대, 우주도 바치리라!

    • - 〈하지 아브레크〉 중에서

     

    2.

    안녕히 계세요. 신부님… 손을 주세요.

    어르신도 느끼지요, 내 손은 뜨겁습니다.

    이 열정은 젊은 시절부터

    가슴속에 숨어 살았습니다.

    그러나 이를 달랠 길 없습니다.

    이 열정은 감옥을 태우고

    또다시 정해진 순서에 따라

    모든 이에게 고통과 안식을 주시는

    분에게로 되돌아가겠지요…

    그러나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인가요? 천국,

    구름 너머의 거룩한 그곳에서나

    내 영혼이 안식처를 찾게 되겠죠…

    오! 내가 어린 시절 뛰놀던

    가파르고 어두운 절벽 사이의

    몇 분을 나는 천국과 영생과도

    바꿀 수 있는데…

    • - 〈수련 수도사〉 중에서

     

    3.

    난 당신이 한밤의 고요함 중에

    귀를 기울이던 그 영혼,

    당신의 영혼에 속삭이던 그 생각들의 주인,

    당신이 막연하게 이해하던 그 슬픔의 주인,

    당신이 꿈에서 보았던 바로 그 형상이오.

    나는 시선 하나로 희망을 죽이는 자,

    나는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자,

    나는 내 지상 노예들에게 주는 천벌,

    나는 인식과 자유의 황제,

    나는 하늘의 원수, 나는 자연의 재앙이오.

    그러나 보시오, 나는 당신의 발 앞에 무릎을 꿇었소!

    나는 사랑의 조용한 기도,

    지상의 첫 고통,

    나의 첫 눈물을

    당신을 위해 가져왔소.

    • - 〈악마〉 중에서

     

    출판사 서평

    러시아 낭만주의의 아름다움은 물론 그 안에 깃든 불안, 모순까지 담은 레르몬토프 서사시의 정수

     

    미하일 레르몬토프는 19세기 전반기 러시아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시인이다. 1828년부터 1841년까지 약 30편의 서사시를 남긴 그는 낭만주의적 상상력과 러시아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현실 인식을 결합하며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만들어 갔다.

    레르몬토프의 서사시는 푸시킨과 바이런의 영향에서 출발한다. 19세기 유럽 낭만주의가 문명과 도시의 현실에서 벗어난 이국적인 세계에 주목했듯, 러시아 낭만주의 작가들은 제국의 동쪽 국경에 자리한 캅카스로 시선을 돌렸다. 어린 시절 캅카스를 직접 경험했던 레르몬토프에게 이곳은 단순한 이국적 공간이 아니었다. 거대한 자연과 낯선 풍습이 공존하는 캅카스는 문명과 야만, 자유와 억압, 개인과 공동체가 충돌하는 세계로 그의 작품을 관통한다.

    초기의 작품들에는 특히 잔혹한 관습과 그것에 얽매인 인간이 중요한 문제로 등장한다. 〈하지 아브레크〉와 〈도망자〉에서는 피의 복수를 강요하는 관습이 개인의 삶을 짓누른다. 주인공들은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려 하지만 가족과 공동체를 지배하는 규율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 세계와 그 세계의 법에 저항하는 개인이라는 구도는 이후 레르몬토프 서사시 전체로 이어진다.

    레르몬토프는 또한 초월적인 존재와 지상의 여인 사이의 사랑을 꾸준히 다루었다. 〈죽음의 천사〉와 그가 오랜 시간에 걸쳐 개작한 〈악마〉가 대표적이다. 〈죽음의 천사〉에서는 인간의 사랑을 통해 고독에서 벗어나려는 초월적 존재가 등장하지만, 사랑은 완전한 구원을 가져다주지 못한다. 사랑을 통한 구원의 실패는 인간과 초월적 존재 사이의 간극과 고독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이러한 문제는 자유와 독립을 추구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자유의 마지막 아들〉에서는 억압적인 지배에 맞서 자유를 위해 싸우는 젊은이가 등장하고, 〈고백〉에서는 수도원의 규율과 자신의 내면적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젊은 수도사가 자신의 삶을 직접 고백한다. 〈대귀족 오르샤〉에서는 이러한 구도가 더욱 복잡해져 개인의 자유와 소속, 사랑과 죽음의 문제가 깊은 심리적 갈등으로 발전한다.

    〈이즈마일 베이〉는 레르몬토프 서사시의 발전을 보여 주는 중요한 작품이다.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지만 레르몬토프의 관심은 역사적 사실 자체보다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운명에 있다. 러시아에서 교육받은 뒤 고향으로 돌아온 이즈마일 베이는 러시아와 캅카스 어느 곳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그의 고독과 소외, 복잡한 내면은 레르몬토프의 서사시가 단순한 낭만주의적 영웅담에서 보다 복합적인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음을 보여 준다.

    그의 시선은 점차 동시대의 러시아 사회로도 향한다. 〈몽고〉와 〈탐보프 재무관의 부인〉에서는 수도와 지방의 사교계, 젊은이들의 연애와 허영, 도박과 풍속 등 당대의 일상이 새로운 소재가 된다. 특히 〈탐보프 재무관의 부인〉에서는 아이러니와 풍자를 통해 지방 사회의 허위와 도덕적 해체를 보여 준다. 미완성작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이어지며, 거대한 초월적 존재였던 악마는 도시의 현실 속에서 인간의 마음을 파고드는 교활한 유혹자로 변모한다.

    이러한 여러 모티프가 가장 강렬하게 집약되는 작품이 〈수련 수도사〉와 〈악마〉다. 〈수련 수도사〉의 젊은이는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수도원의 삶에서 벗어나 자신의 근원과 자유를 되찾기 위해 탈출한다. 그에게 자유는 단순히 규율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진정으로 속할 수 있는 세계를 찾는 일이다. 그러나 자유를 향한 그의 갈망은 끝내 현실의 한계와 충돌한다.

    〈악마〉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더욱 거대한 차원으로 확장한 작품이다. 레르몬토프는 1829년부터 1841년까지 이 작품을 거듭 개작하며 자신만의 악마를 만들어 냈다. 그의 악마는 단순한 악의 화신이 아니다. 타마라를 사랑하고, 사랑을 통해 고독을 극복하고 세계와 다시 하나가 되기를 꿈꾸지만 그 욕망은 끝내 좌절된다. 작품은 악마가 절대적인 악의 존재인지, 자신을 거부한 세계에 저항하는 비극적인 존재인지 명확한 답을 내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목소리를 통해 고독과 갈망을 직접 들려주며 판단을 독자에게 남긴다.

     

    이렇듯 레르몬토프가 그린 인간 존재는 자유를 원하지만 자유를 얻지 못하고, 사랑을 통해 고독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사랑마저 좌절되며, 자신이 속한 세계를 거부하면서도 그 세계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레르몬토프는 러시아 낭만주의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그 안에 깃든 불안과 모순까지 포착해 냈다. 이번 선집을 통해 레르몬토프 서사시의 이 아름답고도 치명적인 심연 속으로 빠져들길 바란다.

     

     

    저자 소개
    저자 : 미하일 유리예비치 레르몬토프

    미하일 유리예비치 레르몬토프는 1814년 10월 3일 모스크바에서 태어났다. 어머니 마리야 미하일로브나 아르세니예바는 부유하고 명망 높은 가문의 후손이었고, 아버지 유리 레르몬토프는 퇴역 대위로 몰락한 귀족 가문의 후예였다. 레르몬토프의 외할머니 엘리자베타 알렉세예브나 아르세니예바는 외손자를 지극히 사랑했지만, 사위는 무척 싫어했고 이로 인해 가정불화가 있었다. 레르몬토프는 외할머니의 품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 그는 응석받이로 자라 고집이 세고 신경질적이었다. 한편으론 몸이 약해 세 번에 걸쳐 캅카스로 요양을 갔다. 유년 시절에 가 본 캅카스는 그의 감수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사색적·문학적인 소년이 되어 갔던 것이다. 1828년, 레르몬토프는 모스크바 부속 귀족 기숙학교에 입학, 이 시절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다. 이때 쓴 작품들은 주로 푸시킨을 모방한 경향이 강하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가장 유명한 서사시 <악마>의 창작에 착수했다. 그는 이 작품에 전 생애를 바치게 된다. 1830년 레르몬토프는 모스크바 대학교에 입학했다. 당시 모스크바 대학 교수들은 학생들의 지적·정신적·정치적 호기심들을 충족시켜 주지 못했고 그로 인해 학생들의 반발이 심했다. 레르몬토프는 이러한 학생들의 움직임에 적극 동조했다. 강의 도중 문제 있는 교수를 쫓아내거나 비판하는 행동에 나섰고, 종국에는 사실상 쫓겨나고 만다. 이어 그는 페테르부르크 대학 편입을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자 근위 사관학교에 입학했다. 사관학교 시절은 고됐지만 그 와중에 생애 최초의 소설인 《바딤》(미완성)을 썼다. 임관 후 사교계에 드나들기 시작하는데 사교계 상층부는 그를 두고 ‘불손하게도 근본을 알 수 없는 자가 사교계에 머리를 들이밀려고 한다’고 여겼다. 그는 사교계에서 관심을 얻기 위한 방편으로 한 여인을 이용해 버리고는 외면하는 행각을 벌였다. 이런 일은 나중에 《리곱스카야 공작부인》에서 소재로 사용된다. 그 후 반골 기질이 발휘되며 황실 및 권력층과 관련된 필화, 유배, 일부 인사들과의 원한 등이 반복됐다. 마침내 1841년, 사관학교 동기 마르티노프와의 반목이 폭발한다. 레르몬토프는 일찍이 마르티노프의 집안과 오해에 휩싸인 적이 있고, 거기에 레르몬토프는 마르티노프를 놀리고 다녔다. 일부 권력층이 마르티노프를 ‘충동질’했고 결국 둘 사이에는 결투가 벌어진다. 그해 7월 15일 결투가 성사됐고, 레르몬토프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마르티노프는 겨우 석 달 동안 투옥됐다가 풀려났다.

     

    홍대화

    홍대화는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동 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교에서 논문 〈레르몬토프의 소설들에 나타난 구성의 시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러시아 문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는 도스토옙스키였지만, 대학교 3학년 때 레르몬토프의 《우리 시대의 영웅》을 읽고, 주인공 페초린에게서 도스토옙스키 소설 《악령》의 주인공 스타브로긴의 모습을 발견하고 레르몬토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1990년 여름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찾아간 레르몬토프 박물관의 낭만주의적 정취에 매료되어 레르몬토프를 전공할 결심을 하고, 1991년 교환학생으로 가게 된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에서 때마침 1992년부터 레르몬토프에 대한 특강이 진행될 계획임을 보고, 레르몬토프에 관한 박사 학위 논문을 쓰기로 결심했다.
    1995년 학위를 받고 귀국한 이후, 2003년부터 ‘악마성’이라는 테마 속에서 푸시킨·레르몬토프·도스토옙스키 작품들에 나타난 악마적인 주인공 형상들의 상호 관련성, 고대 루시 문학과 고골, 불가코프의 작품에 드러난 ‘악마성’을 추적한 논문들을 발표했다. 주요 저작으로는 역서 《죄와 벌》(열린책들, 2000), 《거장과 마르가리따》(열린책들, 2007), 《바흐찐과 기독교: 믿음의 감정》(부산대 출판부, 2009), 《리곱스카야 공작부인》, 《우리 시대의 영웅》(지식을만드는지식, 2013), 《닥터 지바고》(열린책들, 2022), 《까라마조프 형제들》(창작과 비평, 2021), 《인생에 대하여》(북커스, 2024)와 입문서 《도스또예프스끼》(살림출판사, 200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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