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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내리는 삼일포

    • 김연수 저
    • 문학동네
    • 2026년 10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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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41619992
    쪽수2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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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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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당신이 믿지 않는 것, 그것을 믿어보는 무모함

    멀게만 느껴지는 내일, 그것을 미리 꿈꾸는 용기

    더욱 다채로워진 색채로 다시 만나는 김연수의 세상 

     

    특유의 정교하고 아름다운 문체로 삶에 대한 폭넓은 통찰을 보여주며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김연수의 신작 소설집 『눈 내리는 삼일포』를 문학동네에서 펴낸다. 이번 소설집은 『이토록 평범한 미래』(문학동네, 2022) 이후 4년 만에 묶어내는 일곱번째 소설집으로, 한층 스펙트럼이 넓어진 9편의 소설이 실렸다. 조선 후기 화가 심사정의 그림에 대한 가상의 일화를 담아내어 작가 특유의 역사적 상상력을 발휘해낸 소설(「눈 내리는 삼일포」)부터 야구와 서커스, 판소리 등 서로 멀어 보이는 키워드를 자연스레 꿰어나가며 우리 인생의 목격자는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 자신임을 울림 있는 목소리로 전하는 이야기(「우리 인생의 목격자」), 그리고 자신의 육체를 버리고 정신을업로드하길 택한 손녀를 찾아가는 할아버지의 여정을 다룬 소설(「동풍이 어디로 흩어지는지」)처럼 근미래를 배경으로 섬세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이야기까지, 이번 소설집에서 김연수는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소재를 아우른다. 그와 더불어 김연수는 창작자로서의 고민을 멈추지 않는다. 과연 예술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까. 예술에 효용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끝없는 질문을 통해 어렵게 얻은 대답이 이번 소설집에 실려 있다.

     

    『눈 내리는 삼일포』에는 특별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겨 있다. 김연수는 2년 전 여름, 서촌의 한 식당에서 열린 모임에서 그림책 작가 이수지가 만든 동명의 그림책 『눈 내리는 삼일포』를 만나게 된다. 그림책 『눈 내리는 삼일포』는 조선 후기 화가 심사정의 그림 〈고성삼일포도〉에서 출발한다. 간송미술관에서 보관을 하던 중 좀이 스는 바람에 그림에 구멍이 났고 그 구멍들을 보고 이수지 작가는 눈 내리는 풍경을 떠올려 그것을 한 권의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이수지 작가가 식당에 모인 사람들에게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보여주는 동안, 김연수는 생각했다. “그림책을 끝까지 보기도 전에 뭔가 쓰고 싶”(「작가의 말」)었다고. 그렇게 〈고성삼일포도〉에 관한 가상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 「눈 내리는 삼일포」가 탄생했다. 「눈 내리는 삼일포」에는 이번 소설집에 실린 다른 소설들을 아우르는 이야기가 담겨 있기에 표제작으로 결정되었고, 자연스럽게 이수지 작가가 이 소설집을 감싸는 표지 일러스트를 담당하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 공연창작자 이자람이 노래하는 듯한 특유의 목소리를 담아 『눈 내리는 삼일포』에 대한 감상을 우리에게 전하며 이번 책은 마치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여러 창작자들이 한 무대에 선 듯 입체적이고 감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거든요.”(「조금 뒤의 세계」) 김연수는 마치 우리에게 긴 이야기를 들려줄 준비를 마친 사람처럼 목을 가다듬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무언가를 듣고 있다고 인식하기도 전에 마음속으로 스며드는 멜로디처럼, 김연수의 소설은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목차

    [목 차]

    우리 인생의 목격자
    수면 위로
    조금 뒤의 세계
    눈 내리는 삼일포
    용인에서 보낸 편지
    신들은 토끼산을 떠났다
    동풍이 어디로 흩어지는지
    그리고 밤과 가을이
    신의 마음 아래에서

    [본 문]

    내 인생의 목격자는 너희가 아니라 바로 나라고. 그때 나는 열두 살이었지. 그뒤에 일어난 모든 일들은 아직 가능성의 구름 속에서 떠다니고 있었고. 구름 속 수증기 중에서 어떤 것이 빗방울이 되고 어떤 것이 눈송이가 되는지, 공기 중으로 흩어지는 건 무엇이며 영영 허공 속을 떠돌아다니는 건 무엇인지. 나는 보고 싶고 알고 싶었어. 떨어지는 것과 흩어지는 것, 남는 것과 사라지는 것의 운명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지켜보고 싶었어.

    _ 「우리 인생의 목격자」중에서

     

    우리는 멀리,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들었다. 어두운 밤하늘에 하나둘 별빛이 밝혀지는 듯, 피아노 음들이 하나씩 울렸다.

    _ 「수면 위로」중에서

     

    누군가와 만나고 헤어지는 일을 반복하면서 나는 내가 누군가에게 빠져들 때는 그의 이야기에 빠져든다는 걸 차츰 깨닫게 됐다.

    _ 「조금 뒤의 세계」중에서

     

    “보이는 대로 보지 말라는 건 나를 보라는 것이었지. 그림을 벗어나면 그림의 바깥에 있는 우리가 확연하고 그림 속 세상은 오히려 미미해지는 것처럼, 세상을 떠나면 모든 게 제대로 보인다는 말이었어. 그게 바로 진경을 보는 원리라네. 세상이라는 그림 속에 갇혀 스스로 만든 지옥 속에서 살지 말게나. 그림 바깥에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자네 자신이니까.”

    _ 「눈 내리는 삼일포」중에서

     

    존재는 이 세계에서 오직 한 곳, 그 존재가 머무는 곳만을 채우지만 부재는 모든 곳을 다 채운다.

    _ 「동풍이 어디로 흩어지는지」중에서

     

    “그냥 정원이랑 아름다운 정원은 완전히 다르다는 말. 알고 보니 책에 답이 다 있었더라고. 그냥 정원은 엘라가 보고 있지 않은 정원이고, 아름다운 정원은 엘라가 보고 있는 정원이라고. 왜냐하면 엘라는……”

    “끔찍한 것에서도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소녀니까.”

    _ 「그리고 밤과 가을이」중에서

     

    ‘희망은 두려움과 함께 가는 법이야. 희망 없는 두려움도, 두려움 없는 희망도 무용지물이지. 우리의 존재도 마찬가지야. 우리는 자아를 포기했을 때 더 많이 연결될 수 있어. 육신에 슬픔이 닥쳤을 때, 영혼은 기쁨을 발견하듯이.’

    _ 「신의 마음 아래에서」중에서 

     

    추천사

    이자람 (공연창작자)
    어지럽다
    내가 걸어가는 곳이 어디인지 알 수 없게 만드는 소설들 사이를 헤매인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문득문득
    온통 새하얀 어느 자연인지 정신의 속인지 알 수 없는
    공간인지 시간인지의 한가운데 덩그러니, 말 그대로 참 쓸쓸하게 덩그러니 서 있게 될 것 같은 이야기들이 거미줄처럼 서로를 겨우겨우 잇고 있다
    겨우겨우 줄을 잇고 있는 점들, 그 점들의 아슬아슬한 소중함이
    너무 애틋하다
    그래, 참으로 애틋한 이야기들이다
    죽었다, 죽였다, 죽는다, 죽이자는 이야기가 쉬이 지면에 올라오는 이 종말의 시대 속에서
    무겁고 애틋한 마음을 안고 시간을 가로지르느라 애쓰는 우리의 지친 마음
    그 옆으로 가만가만 다가와 앉아
    앞다투어 나오느라 두서없이 넘어질 말들을
    지그시 기다려주는 아홉 개의 이야기들이다
    이 이야기들 옆에 앉아 여러 갈래의 이명 같은 침묵 속에서
    새로운 종류의 안도감을 얻었다 

    출판사 서평

    이 책의 원고를 출판사에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유리컵 몇 개를 떨어뜨렸다. 컵들은 서로 부딪히며 산산조각이 났다. 그 순간 나는 중심을 잃고 오른발로 깨진 유릿조각을 밟았다.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았지만, 피할 수가 없었다. 병원에서 상처를 꿰맸다. 이틀에 한 번꼴로 병원을 다니며 검진과 소독을 받았다. 그러는 동안 세상을 불태울 것처럼 뜨겁던 여름의 열기는 조금씩 누그러졌다. 가뭄을 걱정하던 남부 지방의 메마른 땅으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나는 자주 뭔가를 영영 잃어버린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러는 동안 상처는 조금씩 회복했다. 병원을 다닌 지 이 주가 되자 의사는 내게 그만 와도 된다고 말했다. 나는 내게서 뭔가를 뺏어가고 또 뭔가를 주는 시간에 대해 생각했다. 시간이 내게서 뭔가를 빼앗아갈 때는 얼마나 잔인했는지. 그러나 뭔가를 줄 때는 또 얼마나 다정했는지.
    앞으로도 나는 그렇게 울고 또 웃으리라.
    살아 있는 한, 나는 시간의 여행자니까.

    _‘작가의 말’에서

    저자 소개
    저자 : 김연수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93년 『작가세계』 여름호에 시를 발표하고, 1994년 장편소설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로 제3회 작가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꾿빠이, 이상』으로 2001년 동서문학상을, 소설집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로 2003년 동인문학상을, 소설집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로 2005년 대산문학상을, 단편소설 「달로 간 코미디언」으로 2007년 황순원문학상을, 단편소설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으로 2009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외에 장편소설 『7번국도 Revisited』 『사랑이라니, 선영아』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밤은 노래한다』 『원더보이』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소설집 『스무 살』 『세계의 끝 여자친구』 『사월의 미, 칠월의 솔』, 산문집 『청춘의 문장들』 『여행할 권리』 『우리가 보낸 순간』 『지지 않는다는 말』 『소설가의 일』 『시절일기』 『대책 없이 해피엔딩』(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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