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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부 노트 - 수치심을 직면하고 사랑을 완성하기 위한 단독 워크숍

    • 정성은 저
    • 안온북스
    • 2026년 09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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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92638980
    쪽수352쪽
    크기B6(127mm X 188mm, 사륙판)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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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인연을 통과하여 치부를 직면하는 노트,
    도발적인데 따뜻하고 전위적인데 애수 어린
    인생 워크숍의 기록

    산문집 《궁금한 건 당신》으로 독특한 매력을 보여준 작가 겸 스탠드업 코미디언 정성은이 신작 산문집 《치부 노트》로 돌아왔다. 전작에서 다른 사람의 사랑과 일과 삶을 대화로 끄집어냈던 작가는 이번 책에서 본격적으로 자신을 이야기한다.
    정성은은 성공담을 쓰지 않았다. 쉬운 위로를 말하지도 않는다. 보기 편한 아름다움도 아니다.
    이 책에는 그저 용기가 있다. 수치심을 직면하는 용기, 사랑을 되짚는 용기 그리고 그것들을 기어코 써내는 용기.
    세 가지 용기는 모두 진실함을 바탕으로 가능하다.
    《치부 노트》는 그러니까 진실함으로 편안함에 다다르는 과정의 기록이다. 모두의 치부가 그러하듯 작가는 연애에 실패하거나 사랑에 불안해한다. 꿈을 찾는 여정에 궁핍함을 피할 수 없고, 혐오로 가득한 세상은 작가에게 늘 과중한 숙제다.
    그럼에도 정성은은 나아간다. 뉴욕으로, 코네티컷으로, 베니스로, 베를린으로, 부산으로, 시카고로, 스반홀름으로 그리고 후암동으로…….
    이 노트에서 작가의 세계는 점점 더 깊고 점점 더 커진다.
    그것은 작가가 직접 선택한 세계다.
    이제, 독자가 이 세계를 선택할 차례가 되었다.
    목차

    [목 차]

    프롤로그: 납작하고 크리피한 책

    1부 섹스 못 한 여자가 하는 코미디
    출국│뉴욕, 괄호 열고 코네티컷 괄호 닫고│수치심 워크숍│영어 이름 짓기│범블(Bumble)│남이 찍어준 사진을 프로필로 할 것│뉴욕에서 쓸모 있는 사람 되기│계정이 비활성화되었습니다│섹스 못 한 여자가 하는 코미디│맨해튼 코미디 스쿨│코첼라│코미디 수업 두 번째 날│첫 데이트│그렇게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된다│베니스에서

    2부 나는 내 세계를 키울게
    내 패는 내가 고를게│무대에서 누구든 될 수 있다면│후암동│호텔 뒷길│암스테르담│이런 초가집 어때?│서른넷│릴레이션십│이익을 추구하는 관계│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발상의 전환│마이너 필링스(Minor Feelings)│포기가 안 됨, 됨│매일매일 무대에 서면│착한 동양인│치루 노트│치부 노트는 치부 노트│난자 얼릴까?

    3부 우리는 서로를 돌봐야 합니다
    함께 살아보기│이곳은 정말 생기가 넘쳐 그런데 나는│나나와 미코│사람들의 정체│코펜하겐 나들이│우리는 서로를 돌봐야 합니다│부모 자식│자신의 느낌을 믿을 것│노력이 필요 없는 사랑

    에필로그


    [본 문]

    P. 10

    삶을 글로 옮기는 순간, 모든 건 과거의 일이 되고 과거는 현재에 없는 것. 그러니 글로 쓴 모든 건 우리가 상실한 것이라고. 이런 말을 들으니 비로소 책을 낼 수 있겠다 싶었다.

     

    원하는 것을 얻었다는 이야기도, 그것을 얻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결국 상실 앞에서 같은 처지라면 부끄러워 못 쓸 나의 이야기란 게 있을까? 그리하여 나는 나의 이야기를 직면하고자 한다. 치부이지만 치부가 아닌 이야기를. 치부여도 상관없을 이야기를. 


    P. 22~23

    결국 뉴욕행 비행기를 끊었다. 출국을 며칠 앞두고 짐을 싸는데, 3개월 전 나의 고백을 거절한 남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운전 면허 땄느냐고. (예전에 내가 함께 운전 면허 따자고 졸랐었다.) 절대 연락 안 할 줄 알았는데 얼마나 인생이 지루했으면? 그래서 답했다. 아니요. 바빠서 못 땄어요. 그런데 저 다음 주에 미국 가요. 왜 가는지 묻길래 차마 인생이 안 풀리고너 때문에 열 받아서 사촌 동생 밥해주러 간다고 하지는 못해서 대충 아무 말이나 뇌까렸다. 스탠드업 코미디 유학하러 뉴욕에 가요.

     

    그렇게 뉴욕에 갔다. 하지만 도착해보니 그곳은 뉴욕이 아니었다. 


    P. 114

    발표가 끝나자 선생님이 피드백을 해주었다.

     

    “썽…… 앞으로 무대에 그런 복장으로 서세요. 정말 웃깁니다.”

     

    당시 내 복장은 검은색 기모 트레이닝 바지와, 친구 회사에 후원하고 받은 회색 기모 집업 그리고 노란색 털모자였다. 거의 노숙인과 다름없었는데, 이 옷이 웃기다고?

     

    “이런 복장으로 거들만 입은 스트리퍼처럼 날뛰다니. 정말 웃겨요!”

     

    당시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으나 훗날 오픈 마이크에 가보니 이해가 되었다. 멋지게 입은 사람보다 후줄근하게 입은 사람들이 훨씬 웃겼다. 복장으로 기대치를 낮춰 웃음을 선사하는 코미디언들이란……. 같이 수업 듣는 미국인들도 피드백을 주었다.

     

    “너 시작할 때 한 멘트, 준비한 거야? 다 너무 웃겨. 앞으로 코미디할 때 그거 무조건 넣어. 네가 구글 번역기 장르를 만드는 거야.” 


    P. 231

    “그럼 너는 내 세계에만 있어. 내가 내 세계를 더욱 키울게. 너의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아프면서도 너무 흥미로워. 마이너 필링스는 파워야. 내가 미국 사회에 간다면, 거기서 느끼는 것들을 계속 말할 거야. 글로 적고. 코미디로 하고. 그게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야. 그럼 되지 않을까? 매일이 작은 모험인……. 그리고 사람들 다 너를 좋아해. 너는 대단해!”

     

    “그건 성은 세계라서 그래. 성은 세계의 사람들만 그렇다고.”

     

    “아니라고.” 


    P. 245

    머리가 하얗게 센 할머니가 나와서 조크를 던졌다. 아프리카 수단에서 온 우버 기사도 했다. 수단은 미국으로부터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되고 경제 제재를 받은 탓에 금융 시스템이 무너져 신용카드가 없단다. 이어서 지난주 금요일 무대에서 본 중국인이 마이크 앞에 섰다. 여자들이 자신을 너무 안전한 남자로 인식하는 데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땐 잘하더니 이번엔 엄청 별로다. 순간 여기까지 왔는데 안 하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본에 몇 문장을 급하게 추가했다.

     

    “한국 화장실이 얼마나 깨끗한지 알아요? 비데도 있고 똥 눌 때 음악도 틀 수 있어요. 또한 한국 공중화장실은 문화적으로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회심의 한 방을 덧붙였다.

     

    “매일 주인공이 바뀌는 포르노가 만들어지거든요.” 


    P. 320

    “사람들이 너 못 알아듣는 언어로 얘기하면 지루하지 않아? 나는 처음 여기 왔을 때 빠른 덴마크어를 못 알아들어서 외로웠어.”

     

    boring(지루함)이라는 단어에 웃음이 새어 나왔다. 나에겐 comfortable(편안한) 상태가 닐스에겐 지루했구나. 그 순간 닐스를 부담스럽게 여긴 게 부끄러웠다. 그도 외로운 사람이고, 매스도 외롭고, 여기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함께 있는 것도 다 외로워서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눈물이 나서 화장실에서 울고 왔다.

     

    마음을 열고 친절해지자 결심했다. 이런 다짐을 하는 이유는 이게 안 되기 때문이다. 무관심하거나 인상을 찌푸렸다. 혹여 내 친절을 상대방이 연애 감정으로 느낄까 봐 걱정하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상처받을까 봐 무서워했다.

     

    그래도 마음을 여는 게 여러모로 남는 장사겠지.

     

    고이게 두지 않고 흘려보내기 위해선.  

    출판사 서평

    ■ 세계 곳곳의 구글 번역 코미디

    시작은 다짜고짜 출국이다. 목적지는 뉴욕, 체류 기간은 90일. 스탠드업 코미디 유학길에 오른다고 말했지만 어쩌면 실패한 연애 때문일지도 몰랐다. 어쨌거나 작가는 스탠드업 코미디 스쿨에 등록한다. 구글 번역기를 동원해 코미디를 짜고 동료를 사귄다. 궁금한 사람을 계속 인터뷰한다. 그는 그렇게 세상의 중심이라 할 도시에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지만, 모종의 수치심에서 벗어날 수 없다. 수치심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 내게 부족한 요소를 부각해 만든 코미디 대본에서? 자립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떠도는 신세에서? 날 차버렸음에도 갑자기 뉴욕에 나타나 딴청 부리는 남자에게서? 그것이 무엇이든 작가는 곰곰이 생각하고 쓰길 멈추지 않는다. 그 이야기는 구글 번역을 거쳐 제법 웃기는 코미디 대본이 되었다. 그동안 비자가 만료되고 작가는 새로운 장소를 탐색한다. 베니스와 베를린, 암스테르담과 시카고로 이어지는 작가의 장소들은 어떤 여행기에도 없는 정성은만의 방식으로 《치부 노트》에 실려 있다.

    ■ 대한민국의 여성 스탠드업 코미디언

    작가는 낯선 공간에서 새로운 만남으로 희망을 찾는 듯하다. 어떤 낯섦은 사랑이 되기도 하니까. 얼마간의 사랑은 가끔 희망이 되기도 하니까. 작가는 최선을 다해 사랑한다. 사랑의 모든 걸 궁금해한다. 상대방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이 사랑에 서로의 계산은 얼마나 깔렸는지, 시간이 지나도 이 사랑이 유효할 수 있는지, 무엇보다 계속해서 사랑받을 수 있는지……. 그러나 어떤 사랑에도 확답은 없었다. 작가는 그 답 없음과 답을 바라는 자신에게 모두 약간의 수치심을 느끼며 코미디를 써나간다. 오픈 마이크를 열고, 새로운 기획을 구상한다. 작가의 구상에 속한 많은 이는 여성혐오적 농담을 일삼는 남성 코미디언이다. 그중 몇몇 이는 그럼에도 마음 쓰이는 구석이 있는 사람이다. 정성은은 사람의 구석을 보는 걸 피하지 않는다. 대화로서 서로의 구석을 파악하려 애쓴다. 짜증도 나고 좌절도 맛보지만 이야기 나누기를 포기하지는 않는다. 정성은은 대화 전문가니까. 그 치열하고 다정한 대화들이 《치부 노트》에 기록되었다.

    ■ 세상 어느 곳에서나 정성은

    책에서 정성은의 삶은 변화무쌍하다. 변화는 설렘과 불안을 불러오고 작가는 어느덧 둘 사이에서 지쳐버린 듯하다. 이에 그는 친구와 함께 무급 노동을 하며 머물 수 있는 스반홀름에서의 체류를 택한다. 세계 각지의 청년들이 여러 이유로 모이는 그곳에서 정성은은 여전히 인터뷰를 진행하고 코미디를 생각한다. 느슨하게 연결되어 서로를 돌보는 스반홀름 공동체에서 사뭇 희망을 느끼기도 한다. 분명 이곳에서도 따돌림이나 인종차별이나 성희롱 같은 나쁜 일이 있을 것이지만, 우선은 자신을 돌보기로 한다. 그것은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글을 써 책을 내는 게 어떤 일이 될 것인가 하는 고민이 포함되어 있다. 결국 정성은은 자신의 느낌을 믿기로 한다. 세상 어느 곳에 자신이 있든 타인을 사랑하고자 한다. 친절해지기도 한다. 웃기고자 한다. 작가이자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여성이자 한 인간으로 성장하고자 한다. 이렇듯 소설만큼 흥미롭고 다큐처럼 생생한 사랑과 삶의 성장 서사가 《치부 노트》에 담겨 있다.

    저자 소개
    저자 : 정성은

    1989년생. 작가, 스탠드업 코미디언, 영상 제작자.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일을 좋아한다. ‘서촌코미디클럽’을 차려 오픈 마이크를 열고 있다. 우연히 만난 이들과의 대화를 엮은 《궁금한 건 당신》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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