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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하나의 유령

    • 알렉상드르 뒤마 저
    • 이선화,이선영 역
    • 파람북
    • 2026년 08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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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72741044
    쪽수320쪽
    크기기타 규격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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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대혁명기 파리 시민들을 사로잡은 질문,

    “잘려 나간 머리는 고통을 느끼고, 말을 할 수 있는가?”

     

    대문호 알렉상드르 뒤마가 숨겨놓은 피와 달빛의 환상-괴기 걸작, 최초 한국어 번역

     

    《천하나의 유령》(원제 Les Mille et un Fantômes)은 알렉상드르 뒤마가 1849년에 발표한 환상소설이다. 《삼총사》, 《몽테크리스토 백작》으로 불멸의 모험과 낭만을 선사했던 거장이 이번에는 달빛만 아른거리는 어둠 속, 초자연의 세계로 독자를 초대한다.

    1831년 가을, 파리 근교의 전원도시 퐁트네오로즈로 사냥을 나간 이야기의 화자. 그는 한 저택 앞에서 손을 붉게 피로 물들인 채, 공포에 으스러져 가는 남자와 마주친다. 그는 고백한다. “말을 했습니다. 말을 했습니다…. 잘린 머리가요.” 그날 저녁, 어둠이 안개처럼 스며드는 그 저택에 사람들이 모인다. 단두대에 잘려 나간 머리를 연구하던 학자 르드뤼, 그의 불청객인 쾌락주의적 의사 로베르, 왕들의 무덤이 파헤쳐지던 현장에 입회했던 고고학자 르누아르, 성금요일 자정 강도와 계약을 맺은 신부 물, 오늘날의 타로카드 점술을 창시한 신비주의자 알리에트, 그리고 핏기 하나 없이 창백한 여인. 그들이 저마다 목격한, 서늘하게 살아 움직이는 존재들을 하나씩 응접실 안에 풀어놓기 시작한다.

    교수대의 사형집행인이 오히려 목매달린 사건, 마리 앙투아네트가 처형되던 그날 거리를 핏빛으로 뒤덮던 공포, 단두대에 목이 잘린 사람이 느끼는 고통을 놓고 벌어진 대논쟁, 그리고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보다 반세기 앞서 루마니아 산중에서 되살아난 흡혈귀의 전설까지. 되살아난 시체, 왕가의 유령, 과학 실험과 흡혈귀가 한자리에 모이는 이 책에는, 곧 전유럽을 휩쓸 오컬트라는 유행이 이미 꿈틀거리고 있다.

    《천일야화》와 같은 액자식 구성으로, 표지 디자인이 이 콘셉트를 잘 드러낸다. 뒤마 특유의 속도감 넘치는 전개, 장면 묘사의 오싹한 촉감이 당신을 살아 있는 유령의 세계로 맞이한다.

    목차

    [목 차]

    독자에게, 옮긴이가 007

     

    제1장 디안 거리, 퐁트네오로즈 014

    제2장 집행관 골목 끝자락 026

    제3장 조서 039

    제4장 스카롱의 집 052

    제5장 샤를로트 코르데의 따귀 069

    제6장 솔랑주 085

    제7장 알베르 106

    제8장 고양이 집행관 그리고 해골 121

    제9장 생드니의 무덤들 142

    제10장 라르티파유 165

    제11장 머리카락 팔찌 203

    제12장 카르파티아 산맥 217

    제13장 브란코반 성 233

    제14장 두 형제 246

    제15장 흔쿠 수도원 266

     

    헌정사 ✽✽✽님께 293

    본문 미주 305

     

    [본 문]

    꽤 멋진 저택을 둘러싸고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담장을 따라 걷고 있었는데, 디안 거리가 큰길과 갈라지는 이르렀을 때였다. 교회 쪽에서 걸어오는 한 남자의 모습이 너무도 기이해서 나는 멈추고 말았다. 나는 총의 약실을 두 발 모두 장전했다. 본능적인 행동, 자기 보존의 감각이었다.

    22p_제1장 디안 거리, 퐁트네오로즈

     

    “믿으시겠습니까, 머리가 말을 할 수 있다고? 몸통에서 분리된 뒤에도?”

    르드뤼 씨는 비명에 가까운 탄성을 내뱉었고, 눈에 띄게 창백해졌다.

    “믿으십니까? 말씀해 주십시오.”

    30p_제2장 집행관 골목 끝자락

     

    15세기였다면 알리에트는 화형당했을 것인데, 그건 잘못된 일이었겠지요. 오늘날에는 그저 딱하다고 여겨지는데, 그것도 잘못된 일입니다. 알리에트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거든요. 오직 타로, 카드, 마술, 토트와 이집트 신비학, 이시스 비의(mystère)를 이야기하며, 이런 주제들로 아무도 읽지 않는 작은 책들을 출판합니다. 그런데도 저이만큼 미친 어느 서점상이 에테이야라는 필명, 아니 아나그램명으로 출판해 줍니다.

    59p_스카롱의 집

     

    바로 그때, 잘 들으십시오, 의사 선생님, 그리고 잘 들으십시오, 시인 선생님, 바로 그때 사형 집행인의 조수 중 르그로라는 자가 그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군중에게 비굴하게 아첨하며, 그녀의 뺨을 때렸습니다. 그런데 저는 말씀드립니다. 그 뺨이 붉어지는 것을 보았다고. 그것을 제 눈으로 보았습니다, 머리 전체가, 아시겠습니까? 맞은 뺨만이 아니라 두 뺨이 모두, 같은 정도의 붉은빛이었습니다. 감각이 그 머릿속에 살아 있었고, 판결에도 없는 치욕을 당했다는 것에 분노했기 때문입니다.

    082p_샤를로트 코르데의 따귀

     

    그러면서 불쌍한 여인은, 창백한 채로 온몸을 떨면서, 제 팔을 잡고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이 구명판자에 매달리듯 저에게 달라붙었습니다.

    '르디외 어멈 딸이든 뭐든 상관없네. 시민증이 없잖소, 예쁜 아가씨. 우리를 따라 초소로 가세나!'

    젊은 여인이 제 팔을 쥐어짰습니다. 그 압박 속에 담긴 공포와 간청을 저는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상황이 이해됐습니다.

    그녀가 즉흥적으로 제 이름을 지어 불렀듯이, 저도 즉흥적으로 그녀의 이름을 지어 불렀습니다.

    '저런, 우리 가엾은 솔랑주 아닌가! 대체 이 밤중에 무슨 일이오?'

    86p_솔랑주

     

    '당신이 오늘 교수형에 처한 이 가엾은 이에게는 소원이 있었습니다. 제가 교수대 발치로 찾아와, 자기 영혼의 구원을 위해 주기도문 다섯 번과 성모송 다섯 번을 독송하는 것이었지요.'

    '영혼 구원을 위해요? 오, 신부님, 그거 힘드실 겁니다. 저건 악마 그 자체예요.'

    '무슨 소립니까, 악마 그 자체라니요?'

    '바로 그렇습니다. 방금 그자가 저한테 한 짓을 보지 않으셨습니까?'

    192p_라르티파유

     

    “들어 보세요.” 창백한 여인이 기이한 엄숙함으로 말했다. “여기 계신 모든 분께서 이야기 하나씩을 해주셨으니, 저도 하나 하겠습니다. 의사 선생님, 이 이야기가 진실하지 않다고는 말씀 못 하실 겁니다. 이것은 저의 이야기니까요…. 이제 여러분께서는 제가 왜 이렇게 창백한지 알게 되실 겁니다.”

    216_머리카락 팔찌

    출판사 서평

     

    “저물어가는 한 시대의 요약이자 미래의 환상이 휘몰아쳐 들어올 문을 연 작품”

    - 위베르 쥐앵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이야기, 단 밤 열한 시와 자정 사이에 읽지만 않는다면”

    - 르 콩스티튜숑넬

     

    《천하나의 유령》은 프랑스의 대문호 알렉상드르 뒤마(Alexandre Dumas. 일명 대(大) 뒤마)의 1849년작 소설의 첫 한국어 완역본이다. 본문 열다섯 장과, 프랑스어 원본에 수록된 뒤마의 헌정사를 함께 실었다.

    뒤마는 국내에 《삼총사》, 《몽테크리스토 백작》, 《마고 왕비》 등의 역사소설로 주로 알려져 있고, 번역 작업 역시 그에 치중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 뒤마는 극작, 소설, 문학평론부터 동화, 역사서, 정치 칼럼, 여행기, 키우던 동물을 소재로 한 에세이, 요리책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친 집필활동을 왕성하게 이어나간 작가였으며, 중년 시절부터는 아예 자기 신문사를 차려 주요 필진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뒤마는 소설 창작에서도 어드벤처와 미스터리 등 다방면에 관심을 보였는데, 환상 또는 괴기라고 분류할 만한 장르 역시 주요 관심사 중 하나였다. 《천하나의 유령》은 그 가운데 소품집 스타일의 대표작이자, 작가가 헌정사에서 밝히고 있듯 뒤마의 다른 여러 환상문학 저작들의 전주곡 역할을 하는 작품이다.

    소설 배경은 1831년 9월, 파리 근교 퐁트네오로즈. 사냥을 나간 화자가 한 사건을 목격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날 저녁, 시장의 저택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리고 무서운 이야기 속의 무서운 이야기들이 차례차례 이어진다. 뒤마가 헌정사에서 적는 것처럼, 이 작품은 《천일야화》의 세헤라자데와 프랑스의 그 이전 시대의 대표적 환상-공포문학 작가인 노디에의 계승으로 자기 자신을 정의한다. 특히 《천일야화》와의 유사성이 두드러지는데, 내용적인 면은 물론, 작품의 형식 역시 《천일야화》의 액자식 구성과 동일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작품 제목인 '천하나의 유령'이 《천일야화(영어로 하면 One Thousand and One Night. 千'日'夜話가 아니다)》의 오마주에 해당한다.

     

    이 작품은 오늘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장르문학적인 요소를 고루 지닌다. '살아 있는 시체들(mort-vivant; living dead or undead)', '구울(goule)', '흡혈귀(vampire)' '지니(génie, 수호령)' 같은 오늘날의 대중 독자들에게 무척 친숙한 개념들이 선구적으로 정리되어 제시된다. 특히 작중의 동유럽의 흡혈귀 전설은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보다 50년 먼저 등장하는 것이기도 하다(프랑스에서의 최초 소개는 1819년 폴리도리의 《뱀파이어》). 실제 이 작품은 19세기 초중반까지 이어지던 유럽 환상문학을 종합하고자 하는 시도였으며, 얼마 가지 않아 전유럽적인 붐을 일으키게 될 오컬트적 감성에 일종의 프론티어 역할을 하게 되는 작업이기도 했다. 프랑스의 비평가 위베르 쥐앵은 이 책을 두고 뒤마가 “그 시대 환상문학의 총합”을 이루어 냈다고 평하면서, 저물어 가는 한 시대를 요약하는 동시에 “앞으로 올 모든 환상문학이 쏟아져 들어갈 문”을 열었다고 아울러 밝힌다.

    다른 한편으로 이 작품은 곧 대유행할 오컬트 문화의 사회적 배경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것은 뒤마의 개성, 즉 작품에서 현장감과 시사성을 중시하는 태도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가장 먼저 드러나는 것은 뒤마가 여전히 분리하고는 있는, 낭만주의적 감수성과 오컬트적 사유의 친연성이다. 그사이 구체제의 완전한 패배 후 부르주아들을 사로잡게 된 올드한 무언가에 대한 향수가, 사회변화에 따른 불안감, 특히 노동계급의 폭력적 혁명에 대한 불안감이 꾸준히 유령처럼, 아니 유령으로 배회한다.

    뒤마 개인적으로는 가장 불행하던 시절의 산물이라고 할 만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직전까지 뒤마는 테아트르 이스토리크와 몽테크리스토라는, 본인 소유의 극장과 성이 있는 대성공한 작가였다. 하지만 1848년 혁명으로 극장이 비고 연재가 끊긴 사이, 본인의 정치 도전이 대실패로 끝났다. 결국 극장은 파산했고 성은 경매로 넘어갔다. 이 책의 헌정사는 당대의 유력지 《입헌(Le Constitutionnel, '르 콩스티튀숑넬')》에 연재 예고를 겸해 실린 것으로, 뒤마는 여기서 예절이 사라진 시대를 개탄하고, 의회에서 오가는 야유와 주먹질을 비난하며, 자유와 평등과 우애라는 혁명의 슬로건이 얼마나 공허했는지를 토로하지만, 유머만큼은 좀처럼 잃지 않는다.

    어쨌든 뒤마의 현장적인 태도는 소설에 여러 실제 사건들과 실존 인물들을 등장시키며, 이야기의 몰입감을 끌어올리는 역할도 아울러 수행한다. 장폴 마라의 암살자인 샤를로트 코르데의 처형 장면, 뒤마와 적어도 건너서는 아는 사이였을(뒤마의 아버지 토마 알렉상드르 뒤마는 혁명기의 주요 장성이었다) 대혁명의 여러 주요 인사들의 모습들, 정밀하게 재현된 혁명정부의 왕실 무덤 발굴 작업 등은 괴기스러움에 역사적 고증을 더하는 부분이다. 한편 실제 왕실 무덤 발굴에 참석했던 알렉상드르마리 르누아르, 왕실 과학자이자 마술사였던 코뮈스, 타로 카드를 이용한 점술의 창시자로 일컬어지는 신비주의자 알리에트 등 유명 인사들이 실명으로 등장한다. 독자에게 가장 의외일 사람은 3장에서 그 정체가 드러나는, 이야기의 화자겠지만.

    역사적 사례와 공포가 가장 첨예하게 만나는 지점은 프랑스 대혁명기의 일명 '공포 정치 시대', 그리고 인도주의적이며 효율적인 목적의 처형 기구로 적극 도입되었던 단두대다. 단두대에 목이 잘린 사람에게 일정 기간 의식이 남아 있을 수 있느냐는 당대 유럽에서 커다란 논쟁을 불러일으킨 문제였다. 소설은 이 과학적인 문제를 사형제도의 폐지론이라는 사회적 화두로까지 확장시키는 동시에, 이야기의 핵심 소재로 활용한다.

     

    물론 이 책의 가장 큰 개성이라면, 오로지 이 책만의 개성은 아닌, 작가 뒤마의 스토리텔링 능력이겠다. 뒤마는 전개를 위해 고증을 왕왕 무시하고, 연재소설의 특성상 문체의 밀도는 오르락내리락하며(물론 이 책의 '카르파티아 산맥' 파트가 그런 것처럼 문장의 고점은 무척 높다), 깊은 사유가 안 들어 있는, 일명 통속작가라는 비난을 자주 듣는 작가지만, 드라마적 재미 하나는 어느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면 이제, 그가 초대하는 19세기의 유령의 밤으로 입장할 차례다.

    저자 소개
    저자 : 알렉상드르 뒤마

    알렉상드르 뒤마(저자) 

    1802년 프랑스의 빌레르코트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토마 알렉상드르는 흑인 노예의 아들로 태어나 대혁명기에 장군으로 활약했다. 아버지 사후 뒤마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1823년 파리로 상경, 오를레앙 공작의 비서실에서 일하며 낭만주의 작가들과 교류했다. 1829년부터 〈앙리 3세〉, 〈앙토니〉를 극장에서 대흥행시키며 부와 명성을 거머쥐었는데, 이때 인생의 충실한 동반자가 될 극심한 낭비벽과도 조우했다. 1836년부터는 신문연재소설의 유행에 탑승, 전설적인 인기를 누렸다. 하루에 2만 4천 자, 한 달이면 거의 단행본 2권을 뽑아내는 수준이었던 연재 속도는 공동 집필자 또는 유령 작가를 필요로 했는데, 특히 오귀스트 마케와의 협업으로 《삼총사》(1844), 《몽테크리스토 백작》(1844~1846)이 세상에 나왔다. 1848년 혁명으로 수입이 끊긴 상황에서 선거에 여러 번 출마했다 모조리 낙선, 재정난에 직면했다. 1851년, 루이 나폴레옹의 쿠데타에 항의하는 동시에 채권자들로부터 도피하는 수단으로 2년간 브뤼셀로 망명, 회고록 집필에 들어갔다. 1858년 다시 러시아로 여행을 떠났고, 1864년까지는 이탈리아 통일 운동에 투신했다. 만년에는 파리에 정착해 창작사업을 계속했고, 남는 시간에는 언제나처럼 양파를 볶으며 요리를 했다. 1870년 12월 아들 알렉상드르(《춘희》의 작가)의 집에서 사망했다. 시신은 고향에 묻혔으며, 2002년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파리 팡테옹으로 이장되었다.

     

    이선화(역자)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 동 대학 통번역대학원 한불과를 졸업했다. 『고대 그리스의 의사소통』 『인간을 위한 우주』 『곤충과 더불어 살기』 『히믈러의 요리사』 『나는 일그러진 사랑과 이별하기로 했다』 『언어의 7번째 기능』 『엄마가 틀렸어』 『왕, 전사, 마법사, 연인』 『베르나데트의 노래』 등을 번역했고 『나의 페르시아어 수업』을 공역했다.

     

    이선영(역자)

    고려대에서 문학을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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