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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도착하지 않은 이별이 있었다(시작시인선 571)

    • 박복영 저
    • 천년의시작
    • 2026년 08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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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60218628
    쪽수144쪽
    크기B6(127mm X 188mm, 사륙판)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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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박복영 시인의 시집 『아직 도착하지 않은 이별이 있었다』가 시작시인선 0571번으로 출간되었다. 박복영 시인은 1997년 『월간문학』 시 부문, 2014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 부분, 2015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구겨진 편지』, 『햇살의 등뼈는 휘어지지 않는다』, 『거짓말처럼』, 『눈물의 멀미』, 『낙타와 밥그릇』, 『아무도 없는 바깥』이 있고, 시조집으로 『바깥의 마중』, 『그늘의 혼잣말을 들었다』가 있다.

    박복영 시집 『아직 도착하지 않은 이별이 있었다』는 소멸 직전의 존재들이 온몸으로 견뎌내는 ‘안간힘’을 중심으로 한다. 시인은 삶의 화려한 겉모습을 벗겨내고 남은 ‘뼈’와 ‘껍질’을 통해 인간 존엄의 최소한을 드러낸다. 이 안간힘은 현대인이 사회적 가면을 쓰며 내면을 보호하는 싸움이며, 주저하지 않고 견뎌내는 의지로 표현된다. 또한 시집에서는 ‘비린내’를 통해 노동과 모성의 생생한 현실을 포착한다.

    시장 좌판의 젖비린내, 노동자의 땀과 숨결, 소외된 이들의 눈물이 모두 순수한 생명의 증거가 된다. 이를 통해 가난하고 고된 삶의 흔적을 진솔하게 담아낸다. 독특한 시적 문법으로는 일상을 법정의 조서나 묵비권 같은 사법적 언어로 바꾸며 존재 증명을 ‘심문’으로 그려낸다. 가장 깊은 고백은 침묵 속에서 드러나며, 언어가 거짓이 될 때 침묵이 진실을 말하는 ‘절창’이 된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이별’은 절망이 아닌 미래에 대한 긴장과 구원의 희망이다. 시인은 고통받는 모든 존재를 따뜻하게 품으며, 삶의 고단함 속에서 견디고 진실하게 살아가는 인간의 본질을 담아낸다.

    박복영 시인의 이번 시집은 소멸과 노동, 침묵을 통해 존재의 내밀한 진실을 탐구하고, 삶과 이별을 미래지향적 희망으로 승화시키는 깊이 있는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어 준다.

    목차

    [목 차]

    1부 괜찮아,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아직 도착하지 않은 이별이 있었다 12

    낡아가는 시간이 우리라면 14

    아가미 16

    재구성 18

    거미가 거꾸로 내려설 때 20

    우리는 사랑할 수 있을까 22

    기린의 신발을 신고 뛰었다 24

    절창(絶唱)은 진술적이다 26

    껍질의 사생활 28

    폐광촌의 편지 30

    생활은 입석 32

    불법체류자 34

    천년 도서관 36

    거미줄로 남는 저녁 38

    싸락눈 40

     

    2부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어

     

    주문진 42

    보호본능 44

    노인들 46

    안개의 사육 48

    푸른 거미 50

    선착장 불빛은 무릎이다 52

    보도블록 54

    누군가 말했다 56

    수선되지 않는 울음의 고백을 알고 있다 58

    발인(發靷) 60

    비파나무 아래 62

    벙어리 남자 B 64

    고양이는 야옹, 을 물고 66

    재건축 시간 동안 68

    주름살들 70

     

    3부 당신이 아프면 내가 아팠다

     

    내 몸에 숨어 사는 울음이 있다 74

    사과의 증명, #3 76

    귀가하는 중입니다 78

    무릎과 발목 사이 80

    그림자 출생 84

    밑장 86

    놋수저 88

    벌레들의 농담 89

    벽의 출생 90

    녹음기 92

    당신이 아프면 내가 아팠다 94

    하염없이 도착하는 96

    아무도 모르게 98

     

    4부 소나기 속 나는 더 어두워졌고

     

    아지랑이 102

    평면도 104

    반지하방 106

    너무 무거워서 아프거나 혹은 108

    이웃사촌 110

    군중들 112

    흔들리는 발자국을 기억한다 114

    먹자골목 116

    항아리들 118

    귀뜸 없는 나무 120

    호모 엠파타쿠스(homo empathicus) 122

    내장산 화첩기행 124

    비린내의 집 126

    불면증 128

    늦가을의 수사학 129

     

    해 설

    오민석 지연된 고통과 타자 지향의 미학



    [본 문]

    아직 도착하지 않은 이별이 있었다


    불탄 집에 이별이 가득하다

    아직 때가 아니라는 이별을 만나니 다른 이별이 운다

    궁리 중인 그을음에서
    잠시 해가 비치고, 연기가 피어오르고

    늙은 사내는 찾아낸 사진첩을 차마 놓지 못한다
    타다 만 모서릴 손바닥으로 닦고 또 바라본다

    울음은 도착하지 않은 이별

    불에 덴 마음의 물집이 터질 것만 같아서
    까맣게 속 탄 울음을 꺼내지 못하는데

    손바닥에 찍힌 주름에서 추억들이 쭈욱, 찢어지고

    뒤엉켜 나뒹군 햇빛은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방심의 부조리라고 말한다

    안쪽도 바깥이 되어 버린 불탄 집

    햇빛은 이별이 도착했는지 알아보려고 두리번거리는데

    어디에 있을까
    이별에게서 기별이 왔다는 소문이다

    햇빛은 꽂히는 게 아니라 비켜서는 것
    울음은 잠시 비켜 아픔을 잊는 것

    그림자의 섣부른 외출처럼
    흰 연기로 흐느끼는 이별의 울음들

    아무도 찾지 않는 불탄 집에는

    도착하지 않은 이별이 있고 돌아서면 울지 못한 여름이 있다 

    추천사

    오민석 (시인, 문학평론가, 교수)
    박복영 시인은 이 시집에서 “당신이 아프면 내가 아팠다”라고 말한다. 롤랑 바르트(R. Barthes)도 『사랑의 단상』에서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그의 고통이 내 밖에서 이루어지는 한, 그것은 나를 취소시키는 거나 다름없다”라고 말했다. 타자의 고통이 자기 안으로 들어오지 않을 때 자신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란 뜻이다. 자크 데리다(J. Derrida)도 철학자 페라리스(M. Ferraris)와의 대담에서 “나는 애도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하였다. 문학이 이렇듯 타자의 고통 앞에서 무너지고 함께 아파하는 언어라면, 박복영의 시야말로 정확히 이 범주에 속한다. 타자를 주체의 외부에 남겨두는 한 애도가 끝나지 않는다면(데리다), 박복영에게 애도는 타자의 죽음을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음으로써 더 지연된다. 박복영의 시들은 타자를, 더 정확히 말하면 타자들의 고통을 향해 있다. (중략) 박복영 시인은 구체적인 감각-언어를 동원함으로써 지연된 고통과 타자를 향한 그의 미학이 허영이나 허사가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 있는 현실임을 보여준다. 그는 몸의 언어로 타자에게 가고, 몸으로 타자의 고통을 받아들인다. 타자의 고통은 그의 몸에 오래 머물며 그의 언어, 그의 시가 된다.

    출판사 서평

    이별을 찾았으나
    아직 도착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2026년 한여름

    저자 소개
    저자 : 박복영

    전북 군산 출생. 방송통신대 국문학과 졸업. 1997년 《월간문학》 시 당선으로 작품 활동 시작. 2014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 201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한국해양문학상, 송순문학상, 천강문학상 시조대상, 정읍사문학상 대상, 오늘의시조시인상, 중봉조헌문학상. 등대문학상 등 수상.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시집으로 『구겨진 편지』, 『햇살의 등뼈는 휘어지지 않는다』, 『거짓말처럼』, 『눈물의 멀미』, 『낙타와 밥그릇』, 『아무도 없는 바깥』, 시조집으로 『바깥의 마중』, 『그늘의 혼잣말을 들었다』. 한국시조시인협회와 오늘의시조시인회의, 전북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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