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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 교리서 - 트렌토 공의회 교령에 따라 교황 비오 5세의 명으로 반포한 본당 신부들을 위한 교리서(수가대 교회문헌 총서 1)

    • 트렌토 공의회 교부들 저
    • 황치헌 역
    • 수원가톨릭대학출판부
    • 2026년 07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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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73960873
    쪽수1504쪽
    크기기타 규격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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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 > 카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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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이제 하느님께서 우리말로

    교회의 전통적 교리를 가르치시게 되었다.

     

    『로마 교리서』는 고전 교리서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스콜라 신학의 개념과 용어를 활용하면서도, 교리 내용을 자연과 일상과 인간관계에 비유하여 설명함으로써, 16세기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본당 신부들이 신자들을 가르칠 때 그 의미를 쉽게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1992년 『가톨릭교회 교리서』가 반포되기 전까지 『로마 교리서』는 4세기 동안 가톨릭 교리의 권위있는 해설서로 인정받아 왔다. 더욱이 이 교리서가 트렌토 공의회 교부들에 의해 성령의 감도 아래 작성된 것임은 여러 권위 있는 자들이 인정하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이 교리서가 “사제들을 위한 용도로, 선조들로부터 전해 내려온 그리스도교 교리와 신학을 집대성하여 제시하는 매우 뛰어난 저작”으로 평가하고 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도 로마 교리서의 일부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비오 5세는 라틴어 원본이 출판되자 곧바로 여러 언어로 번역하도록 하였으며, 이후 『로마 교리서』는 총 19개 언어로 번역되어 간행되었다. 간행된 지 460여 년이 지난 오늘, 『로마 교리서』의 스무 번째 번역본이 되는 한국어 완역본이 출판되는 것은 한국천주교회에 매우 깊은 의미를 지닌다. 이제 하느님께서 우리말로 교회의 전통적 교리를 가르치시게 되었다. 이로써 우리 신앙의 뿌리를 다시 확인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 번역본은 한국 교회가 보편 교회의 교리 전통을 충실히 계승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동시에, 가톨릭교회의 지적 유산을 한국 교회의 언어와 정신 안에 뿌리내리게 하는 토착화 작업이기도 하다.

    한국천주교회는 그동안 신앙의 본질을 온전히 지니고 있었지만, 트렌토 공의회 이후 보편 교회가 교리를 정식화하고 해설해 온 풍부한 표현 전통과는 충분히 접촉하지 못한 채 성장해 왔다. 이번 번역본은 바로 그 간격을 좁히고 보충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는 한국교회가 신학적 성숙의 단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표지이며, 신학 연구와 신앙 교육을 위한 튼튼한 토대가 될 것이다.

    여러 세기를 거쳐 큰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로마 교리서”의 한국어 번역본이 수원가톨릭대학교의 「교회문헌 총서」 첫 번째 권으로 간행되는 것은 크게 기뻐할 일이다. 이 교리서가 많은 이들에게 널리 읽히기를 희망한다. 이 교리서가 신학생과 사제들에게는 신학의 여정을 돕는 길동무(Vade Mecum)가 되고, 교리교사들과 신자들에게는 우리 신앙의 뿌리를 더욱 깊이 깨닫게 하는 귀한 도구가 되기를 바란다.

    ― 편찬사 중에서

    목차

    [목 차]

    교황 비오 5세, 자의교서 「목자적 직무」, 1566년 9월 23일 5

    교황 클레멘스 13세, 회칙 「주님의 밭에서」, 1761년 6월 14일 9

    수원 교구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 편찬사 20

    일러두기 24

    판본과 전승 개요 26

    주요 문헌집 명칭 27

    서문 35

     

    제1부

    제1장 신앙과 신경 57

    제2장 신경의 첫째 조항 63

    (전능하신 천주 성부, 천지의 창조주를 저는 믿나이다)

    제3장 둘째 조항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99

    제4장 셋째 조항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 121

    제5장 넷째 조항 141

    (본시오 빌라도 통치 아래서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제6장 다섯째 조항 169

    (저승에 가시어, 사흗날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고)

    제7장 여섯째 조항 (하늘에 올라 전능하신 천주 성부 오른편에 앉으시며) 195

    제8장 일곱째 조항 209

    (그리고부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믿나이다)

    제9장 여덟째 조항 (저는 성령을 믿나이다) 225

    제10장 아홉째 조항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와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나이다) 243

    제11장 열째 조항 (죄의 용서) 285

    제12장 열한째 조항 (육신의 부활) 299

    제13장 열두째 조항 (영원한 생명을 믿나이다) 325

     

    제2부

    제1장 성사 일반 347

    제2장 세례성사 391

    제3장 견진성사 475

    제4장 성체성사 505

    제5장 고해성사 607

    제6장 종부성사 705

    제7장 성품성사 725

    제8장 혼인성사 769

     

    제3부

    제1장 하느님께서 십계명 안에 담아 주신 계명들 811

    제2장 첫째 계명 (너에게는 나 말고 다른 신이 있어서는 안 된다) 831

    제3장 둘째 계명 (주 너의 하느님의 이름을 부당하게 불러서는 안 된다) 869

    제4장 셋째 계명 (안식일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켜라) 901

    제5장 넷째 계명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929

    제6장 다섯째 계명 (살인해서는 안 된다) 957

    제7장 여섯째 계명 (간음해서는 안 된다) 981

    제8장 일곱째 계명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999

    제9장 여덟째 계명 (네 이웃에게 불리한 거짓 증언을 해서는 안 된다) 1031

    제10장 아홉째 계명과 열째 계명 1059

    (이웃의 집을 탐내서는 안 된다. 이웃의 아내나 남종이나 여종,

    소나 나귀 할 것 없이 이웃의 소유는 무엇이든 탐내서는 안 된다)

     

    제4부

    제1장 기도, 특히 기도의 필요성 1085

    제2장 기도의 유익 1091

    제3장 기도의 구성 요소와 단계 1101

    제4장 우리가 청해야 할 것들에 대하여 1109

    제5장 누구를 위해 기도해야 하는가 1115

    제6장 누구에게 기도해야 하는가 1123

    제7장 기도에 갖추어야 할 준비에 대하여 1127

    제8장 어떤 방법으로 기도해야 하는가 1137

    제9장 주님의 기도 서두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1147

    제10장 주님의 기도 첫 번째 청원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1175

    제11장 두 번째 청원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1187

    제12장 세 번째 청원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소서) 1209

    제13장 네 번째 청원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1235

    제14장 다섯 번째 청원 1263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듯이,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제15장 여섯 번째 청원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1291

    제16장 일곱 번째 청원 (저희를 악에서 구하소서) 1319

    제17장 주님의 기도의 마지막 말씀 (아멘) 1337

     

    교리서의 실천적 활용 지침 1347

    내용 색인(본문 순서, 항번호) 1420

    인명·공의회·시노드 색인(항번호) 1448

    총목차 1451

    [본 문]

    하느님으로부터 전해진 것들이 많고 다양하기 때문에, 그것들을 이해하기도 쉽지 않고, 설령 이해하였다 하더라도 기억에 간직하기 어려우며, 가르칠 기회가 주어졌을 때 곧바로 설명할 준비가 되어 있기도 어렵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매우 지혜롭게 이 구원의 가르침에 대한 전체적인 의미와 내용을 다음과 같이 네 가지 주요 항목으로 줄여 구분했다. 사도신경, 성사들, 십계명, 주님의 기도. 그리하여 그리스도교 신앙 교리에 속하는 모든 것들, 그것이 하느님에 대한 지식이든, 또는 세상 창조와 지배이든, 또는 인류의 구속과 관련된 것이든, 또는 선인들의 보상과 악인들의 형벌에 관한 것이든, 신경의 가르침 안에 포함된다. 그런데 하느님의 은총을 얻기 위한 상징들과 도구들은 일곱 성사에 대한 교리에 포함된다. 그 밖에도 궁극적인 목적이 사랑인 법과 관련된 것들은, 십계명에 설명되어 있다. 끝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것, 희망하는 것, 그리고 구원을 위해 바랄 수 있는 모든 것은 무엇이나 주님의 기도 안에 담겨 있다. 따라서 성경의 공통된 기본 주제라 할 수 있는 이 네 가지를 설명하고 나면, 그리스도인이 배워야 할 것들을 이해하는 데 거의 아무것도 더 요구되지 않는다.

     

    ― 51p, ‘서문’ 중에서

     

    인간에게 제시된 행복의 궁극 목적은 인간 정신의 통찰력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보다 높기 때문에, 인간은 그에 대한 인식을 하느님으로부터 받을 필요가 있었다. 이 인식은 다름 아닌 신앙이며, 그 신앙의 힘으로 우리는 지극히 거룩한 어머니인 교회의 권위가 하느님께서 전해주신 것이라고 확증한 바를 확고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진리 자체이신 만큼, 그분이 근원이신 것들에 대하여 신자들이 의힘할 여지가 전혀 없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인간 역사 저술가들에게 두는 믿음 사이에 큰 차이가 있음을 이해하게 된다. 그러나 신앙은 그 범위가 넓고 그 크기와 고귀함이 서로 다를지라도, 본질적으로 같다. 신앙의 정도는 다양해도 신앙의 개념 정의에 대한 본질과 원리는 일치한다.

     

    ― 57-59p, ‘제1부 신경’, ‘제1장 신앙과 신경’ 중에서

     

     

    사도들은 자신들이 만든 이 그리스도교 신앙과 희망의 고백을 ‘신경’(Symbolum)이라고 불렀다. 그것이 각자가 공동으로 기여한 여러 문장들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며, 또한 복음을 왜곡하는 이들, 곧 탈선한 자들과 숨어 들어온 거짓 형제들을, 참으로 서약으로 그리스도 군대의 의무를 진 이들과 쉽게 구별할 수 있는 표지와 증표처럼 사용했기 때문이다.

     

    ― 59p, ‘제1부 신경’, ‘제1장 신앙과 신경’ 중에서

     

    무엇보다 먼저 신자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이 조항이 앞서 제시된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에 관한 조항의 일종의 설명이라는 점이다. “사실 교회를 다스리는 성령께서 이루시는 이 일치는, 교회 안에 부여된 모든 것이 공동의 것이 되도록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든 성사의 열매는 모든 신자에게 미치며, 신자들은 마치 거룩한 끈과 같은 이 성사들을 통해, 그리스도와 연결되고 결합된다. 모든 성사들 가운데에서도 특히 마치 교회로 들어가는 문과 같은 세례를 통해 신자들은 그리스도와 연결되고 결합된다. 그런데 콘스탄티노폴리스 공의회 교부들은 신경에서 “나는 하나의 세례를 고백합니다.”라는 말로, 성사들의 공유라는 표현은 바로 거룩한 것들의 공유를 뜻하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 277p, ‘제1부 신경’, ‘제10장 아홉째 조항’ 중에서

     

    라틴 교회 학자들은 감각으로 인지되는 어떤 표징들이 은총을 실효적으로 일으키는 동시에 마치 눈앞에 펼쳐 보이듯 드러낸다는 점에서, 그 표징들을 적절히 ‘성사’라고 부를 수 있다고 여겼다. 그렇지만, 성 스레고리오가 주장한 바와 같이, 표징들이 ‘성사’라고 불릴 수 있는 이유는, “하느님의 능력이 물질적 사물의 외적 형상 아래에 감추어진 방식으로 구원을 이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누구도 이 단어가 최근에야 교회 안에 도입된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사실 성 예로니모와 성 아우구스티노를 읽언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리 종교의 고대 저술가들이 지금 우리가 말하는 이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자주 ‘성사’라는 명칭을 사용하였으며, 때로는 ‘상징’(symbolum), ‘신비로운 표징’(mysticum signum), ‘거룩한 표징’(sacrum signum)이라는 표현도 함께 사용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 349-351p, ‘제2부 성사’, ‘제1장 성사 일반’ 중에서

     

    세례로 우리는 머리이신 그리스도께 지체처럼 결합되고 긴밀히 연결된다. 마치 머리에서 힘이 흘러나와 몸의 각 부분을 움직여 저마다의 기능을 알맞게 수행하게 하는 것처럼, 주 그리스도의 충만함에서도 의화된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능력과 은총이 흘러들어와, 우리를 그리스도교적 신심의 모든 의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

     

    ― 451p, ‘제2부 성사’, ‘제2장 세례성사’ 중에서

     

    사실 성사는 축성으로 완성되지만, 제사의 모든 효력은 그것이 봉헌되는 데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거룩한 성체가 감실에 보관되어 있거나 병자에게 모셔질 때에는 성사의 의미를 지니며, 제사의 의미를 지니는 것은 아니다. 또한 그것이 성사로서 있을 때에는, 신적 제물인 성체를 받아 모시는 이들에게 공로를 얻게 하고, 위에서 언급한 모든 유익을 가져다준다. 그러나 그것이 제사로서 있을 때에는 공로를 얻게 할 뿐 아니라, 속죄의 효력도 지닌다. 그리스도 주님께서 당신의 수난으로 우리를 위하여 공로를 쌓으시고 속죄하신 것처럼, 이 제사를 봉헌하는 이들도 그 제사에 우리와 함께 참여함으로써 주님 수난의 열매를 얻고 속죄하게 되기 때문이다.

     

    ― 597p, ‘제2부 성사’, ‘제4장 성체성사’ 중에서

     

    이 첫 번째 계명 안에는 믿음과 희망, 사랑의 계명이 담겨있다. 우리가 하느님을 불변하시고, 변함이 없으시며, 영원히 동일하신 분이라고 말할 때, 우리는 그분을 불의가 전혀 없으신 참으로 성실하신 분으로 올바르게 고백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분의 말씀에 동의하고, 그분께 모든 신뢰와 권위를 드리는 것이 마땅하다. 그리고 그분의 전능하심과 인자하심, 그리고 선을 기꺼이 베푸시는 태도와 그 성향을 깊이 생각해 보면,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모든 희망을 그분께 두지 않을 수 있겠는가? 또한 우리에게 부어 주신 그분의 선하심과 사랑의 풍요로움을 바라보면, 어떻게 그분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 때문에 성경에서 하느님께서는 계명을 주시고 명령하실 때마다 서두와 결말에 다음과 같은 말씀을 사용하신다. “나는 주님이다.”

     

    ― 835p, ‘제3부 십계명’, ‘제2장 첫째 계명’ 중에서

     

    이 자애와 선의의 의무들은 그 자체로도 빛나지만, 그것이 원수들에게 베풀어질 때 더욱 빛을 발한다. 구세주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미워하는 이들에게 선을 행하여라.” 사도 또한 다음의 말로 권고한다. “그대의 원수가 주리거든 먹을 것을 주고, 목말라하거든 마실 것을 주십시오. 그렇게 하는 것은 그대가 숯불을 그의 머리에 놓는 셈입니다. 악에 굴복당하지 말고 선으로 악을 굴복시키십시오.” 끝으로 인자한 사랑의 계명을 살펴보면, 온유와 부드러움, 그리고 이와 같은 종류의 모든 덕행에 속하는 의무들을 이 계명이 명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971p, ‘제3부 십계명’, ‘제6장 다섯째 계명’ 중에서

     

    마지막에 제시된 이 두 계명 안에는, 다른 모든 계명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원리가 거의 수립되어 있다는 점을 먼저 알아야 한다. 곧 이 말씀으로 규정된 것은, 앞선 계명들을 지키려는 이들이 탐내지 않는 것을 가장 중대한 것으로 여기도록 하는 데 있다. 왜냐하면 탐내지 않는 사람은 자기에게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남의 것을 탐하지 않으며, 다른 이들의 유익을 기뻐하고, 불멸하시는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며 그분께 지극한 감사를 바치고, 안식일을 거룩히 지켜, 곧 영원한 평온을 누리며, 윗사람들을 공경하고, 마침내 누구에게도 행위로나 말로나 또는 어떤 다른 방식으로도 해를 끼치지 않기 때문이다.

     

    ― 1059p, ‘제3부 십계명’, ‘제10장 아홉째 계명과 열째 계명’ 중에서

     

    우리는 영혼과 육신을 보호하는 데 필수적인 수많은 선과 유익을 필요로 하므로. 기도로 달려가지 않을 수 없다. 곧 기도는, 모든 것 가운데 가장 뛰어난 하나로서, 우리의 궁핍함을 아뢰어 주는 통역자이며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얻게 해 주는 조달자와 같다. 하느님께서는 아무에게도 어떤 빚을 지신 분이 아니시므로, 우리가 필요한 것들을 얻기 위해서는 오직 기도로써 그분께 간청하는 길만이 남아 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바라는 것을 이루기 위해 기도를 필수적인 도구로 우리에게 주신 것이다.

     

    ― 1087p, ‘제4부 주님의 기도’, ‘제1장 기도, 특히 기도의 필요성’ 중에서

     

    이와 같은 마음의 준비에는 믿음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믿음이 없으면, 지극히 높으신 아버지의 전능하심도, 그 자비도 알지 못하게 되는데, 바로 그 자비에서 기도하는 이의 신뢰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주 그리스도께서도 친히 가르치셨다. “너희가 기도할 때에 믿고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받을 것이다.” 이러한 믿음에 대하여 성 아우구스티노는 『주님의 말씀』에서 말한다. “믿음이 무너지면 기도도 사라진다.” 그러므로 올바로 기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우리가 믿음 안에서 굳건하고 흔들림 없이 서 있는 것이다.

     

    ― 1131p, ‘제4부 주님의 기도’, ‘제7장 기도에 갖추어야 할 준비에 대하여’ 중에서

    인간은 놀라울 정도로 타락하여, 비록 자기 욕망의 힘을 제어하고 그것을 하느님의 뜻에 복종시켰다 하더라도, 하느님의 도움 없이는 죄를 피할 수 없다. 우리가 악에서 보호받고 선으로 인도되는 것은 이 도움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기도에 의지하여,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서 시작하신 것을 완성하시도록 청해야 한다. 곧, 들끓어 일어나는 욕망의 충동을 억제하시고, 우리의 욕구가 이성에 순종하도록 하시며, 마침내 우리를 온전히 당신의 뜻에 맞게 일치시켜 주시기를 청하는 것이다.

     

    ― 1227p, ‘제4부 주님의 기도’, ‘제12장 세 번째 청원’ 중에서

    추천사

    460년 만에 우리말로 읽게 된 『로마 교리서』

     

    최원오 빈첸시오(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로마 교리서』(Catechismus Romanus)가 반포된 지 460년 만에 우리말로 완역‧출간되었다. 트렌토 공의회(1545-1563)의 결정에 따라 편찬된 이 교리서는 1992년 『가톨릭 교회 교리서』가 반포되기까지 4세기 동안 가톨릭 교리의 권위 있는 해설서이자 교리교육 지침서였으며, 신학교 교육에도 널리 활용되었다. ‘반종교개혁 공의회’라는 트렌토 공의회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로마 교리서』도 수구적 내용이 가득한 낡은 책이라 지레짐작한다면 오판이다. 우리말 번역본을 펼쳐 읽기만 하면 그런 편견은 금세 무너져 내린다. 이것이 원전의 힘이다. 갈라진 교회의 혼란 속에서도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실천에 관한 복음의 원리를 성찰하고, 성경과 교부들의 전통으로 되돌아간다. 『로마 교리서』 편찬에 핵심 역할을 한 성 가롤로 보로메오(1538-1584) 추기경이 추구한 교회 쇄신은 교리의 명료화에 그치지 않았다. 그의 쇄신 노력은 사제 양성과 설교, 교리 교육과 본당 사목으로 이어졌다. 그리하여 1566년 교황 비오 5세가 반포한 『로마 교리서』는 단순한 신학 교재가 아니라, 신자들을 더 잘 가르치고 사제들을 제대로 양성하며 교회의 삶을 새롭게 하는 복음화의 도구가 되었다. ‘원천으로 돌아가자!’(Ad fontes!)는 시대의 외침은 가톨릭 교회 안에서도 울려 퍼졌고, 『로마 교리서』는 그 뚜렷한 반향이자 위기를 쇄신의 기회로 바꾸어 맺은 열매였다. 제목에서 밝히듯 『로마 교리서』는 ‘본당 신부들을 위한 교리서’이다. 신앙고백, 성사, 십계명, 주님의 기도라는 네 가지 큰 주제에 따라 신앙생활과 사목에 꼭 필요한 가톨릭 신학의 핵심을 풀어낸다. 이 기본 구조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로마 교리서』는 따뜻하고 사목적이다. 성경 말씀으로 교리를 풀이하고, 교부들의 목소리를 불러오며, 명령하기보다 호소하고 권고한다. 추상적인 신학 개념에 그치지 않고 생생한 표현과 비유도 즐겨 사용한다. 그래서 종종 교리서를 읽는다기보다 아름다운 교부 문헌이나 영성 서적을 읽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무엇보다 성경을 중심에 둔 책이다. 주제에 따라 길어 올린 성경 말씀과 영적 해설은 울림이 크다. 특히 제4부의 주님의 기도에 관한 가르침에 이르면 교리서와 영성 서적의 경계가 허물어진다. 주님의 기도를 한 구절씩 묵상하면서,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몸소 가르쳐 주신 이 기도가 얼마나 소중한 교회의 보화인지 일깨워 준다. 물론 오늘의 시선으로 보면 낯선 부분들도 없지 않다. 그러나 교의에 대한 이해와 표현도 역사 속에서 자라고 성숙해 왔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무엇이 변하지 않는 신앙의 본질이고 무엇이 특정 시대의 신학적 표현이며 사목적 관행인지를 가려 읽을 수 있다. 한국어판 『로마 교리서』는 스무 번째 번역본이다. 많이 늦기는 했지만, 최신 비평본을 바탕으로 라틴어 본문을 치밀하게 검토하고 정교한 역주까지 덧붙인 역작이다. 황치헌 신부는 조선의 신앙 선조들이 읽었던 한역 서학서부터 정약종의 『주교요지』와 그 이후 한국 천주교 교리서에 이르는 교리교육의 계보를 추적하여, 그 깊은 뿌리가 『로마 교리서』에 닿아 있음을 밝혀냈다. 책으로 시작된 한국 천주교회가 자신의 오래된 교리적 원천 가운데 하나를 비로소 우리말로 만났다는 점에서 이번 번역은 더욱 뜻깊다. 교회사·교부학·교의신학·교리교육 연구를 위한 학술적 토대도 한층 튼튼해졌다. 라틴어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수려한 우리말로 명쾌하게 옮긴 황치헌 신부의 번역 역량은 이미 보편 공의회 문헌과 『고대 교회사 사료 편람』과 공역인 『덴칭거』와 같은 대작에서 검증된 바 있지만, 이번 『로마 교리서』에서는 더 빛난다. 상업성이 중요한 잣대가 되는 교회 출판 현실 속에서 1,500쪽이 넘는 방대한 책을 라틴어 대역으로 펴낸 수원가톨릭대학교 출판부의 학술적 진정성을 높이 평가한다. 『로마 교리서』를 첫 권으로 내놓은 ‘수가대 교회문헌 총서’가 다음에는 어떤 대작을 선보일지 벌써 기대된다.

    출판사 서평

    ‘수가대 교회문헌 총서’ 시리즈 소개

     

    ‘수가대 교회문헌 총서’는 2천 년 교회 역사의 중요한 문헌들을 우리말로 번역·출간하여, 교회의 살아 있는 전통을 한국 교회에 소개하고 계승하고자 마련된 학술 총서입니다. 수원가톨릭대학교 출판부는 『로마 교리서』를 시작으로 대사와 희년에 관한 주요 사료집 등 그동안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핵심 문헌들을 꾸준히 간행하여, 한국 교회의 신학 연구와 교리교육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저자 소개
    저자 : 트렌토 공의회 교부들

    황치헌 (옮긴이)

    천주교 수원교구 신부.

    수원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학에서 신학 석사를 취득하였다. 1996년 1월 수원교구에서 사제서품을 받았으며, 수원교구 철산본당과 이천본당에서 보좌를 지냈다. 이후 독일 뮌헨대학에서 세계교회사를 전공하여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수원교구 송전 본당 주임을 지낸 뒤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로 부임하여, 학생처장·대학원장·교무처장·하상신학원장·기획관리처장·도서관장을 두루 역임하였고, 현재는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며, 수원가톨릭대학교에서 세계교회사와 라틴어를 강의하고 있다.

    공역서로 『신경, 신앙과 도덕에 관한 규정·선언 편람』(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저서로 『미사통상문을 위한 라틴어』(수원가톨릭대학교 출판부), 역서로는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공의회』(수원가톨릭대학교 출판부), 『에페소·칼케돈 공의회』(수원가톨릭대학교 출판부), 『고대 교회사 사료 편람』(수원가톨릭대학교 출판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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