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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 낯설게 보기 - 우리는 어떻게 죽고 어떻게 떠나보낼 것인가

    • 박혜윤 저
    • 행성B.
    • 2026년 08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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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64713196
    쪽수264쪽
    크기기타 규격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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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서울대병원 조직은행 간호사이자 철학 교수가 전하다

    연명, 안락사, 고독사, 돌봄으로 다시 묻는 인생의 질문

     

    우리는 죽음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은 알지만 나의 죽음을 구체적으로 떠올리는 순간, 죽음은 더없이 낯선 사건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서울대학교병원 조직은행 간호사이자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저자가 바로 그 낯선 죽음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다.

    병원에서 마지막을 맞는 환자, 연명치료를 두고 고민하는 가족, 사망진단서 한 장으로 정리되는 죽음, 어른용 기저귀를 차야 하는 노인, 죽은 사람의 장기와 조직이 또 다른 생명을 살리는 현장까지, 우리가 평소 외면해 온 죽음 앞의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임상과 철학을 가로지르며 안락사와 조력자살, 고독사와 무연고 장례, 돌봄과 행정까지 죽음을 둘러싼 사건을 폭넓게 살핀다. 단순히 잘 죽는 법을 알려주거나 죽음을 추상적으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료 현장의 구체적인 장면에서 인간답게 산다는 것과 인간답게 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죽음을 낯설게 바라보는 것은 결국 지금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는 일이다. 오늘의 한국에서 자연스러운 죽음과 원하는 죽음을 돌아보고, 실제 벌어지고 있는 죽음의 현상을 다양한 시각으로 들여다보는 이 책은 삶을 근본적으로 사유하게 한다.

    환자를 돌보고 있는 독자, 노년의 독자, 죽음의 모습을 고민하는 독자에게 큰 울림을 줄 것이다.

    목차

    [목 차]

    프롤로그 — 죽음을 바라보는 일은 삶을 묻는 일이다

     

    PART 1_지금, 우리, 죽음의 모습

    초임 간호사로 만난 죽음의 현장

    집에서 죽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다

    사망에도 진단이 필요하다

    자살 사망자 가족을 다시 울리는 사망진단서

    부고, 사망자 1명이라는 숫자

     

    PART 2_연명 그리고 임종

    연명 안 할 결심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연명의료의 타이밍

    연명치료연명의료의 사이에서

    엄마를 죽인 살인자

    연명치료 중지, 누구도 쉽지 않은 선택

    무의미한연명치료라는 딜레마

    죽음의 질에 대하여

     

    PART 3_죽은 자가 산 자를 살리는 신비

    내 몸, 머리부터 발끝까지 기증할 수 있다니

    자살자가 다른 이를 살리는 아이러니

    기증자의 몸, 삶과 죽음 사이의 사이 존재

    기증의 뒤편

     

    PART 4_어른의 기저귀

    대소변 앞에서 무너지는 당신과 당신의 자녀

    침대에서 용변을 보라는 그 말

    어른의 기저귀

    쓸모 있는 존재라는 함정

     

    PART 5_안락사와 조력자살

    스위스로 가고 싶어요

    죽음보다 고통이 고통스럽다

    안락사에 참여한 이들의 이야기

    안락사와 대한민국

    안락사, 다시 자기결정권으로

    스스로 곡기를 끊으며 맞는 단식존엄사

     

    PART 6_고독사에 관하여

    혼자 죽어가는 사람들

    죽음 위에 입혀진 고독이라는 색

    고독이라 쓰고 고립이라 읽는다

    집에서 사망하는 객사의 냄새

     

    PART 7_장례, 떠나는 이를 배웅하는 리추얼

    산 자들이 짓는 기억의 집

    가족 없는 망인만 무연고 장례를 치를까?

    공영장례, 공동체의 일원을 보내는 최소한의 격식

    살리는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우리

     

    PART 8_죽음을 둘러싼 돌봄과 행정

    돌봄의 홍수 시대, 본질을 묻다

    돌봄 현장에서 요구받는 여성들의 독박 노동

    돌봄의 철학적 의미

    법률로 보는 병원 안팎의 죽음, 그리고 사람

    제도 틈에서 잃지 말아야 할 고통 감수성

    서류 위에서 나의 죽음은 어떻게 매듭지어질까


    [본 문]

    죽음의 학자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는 이렇게 말한다. “타인의 죽음은 동물원 철창에 갇힌 호랑이를 보는 것과 같지만, 자신의 죽음은 그 호랑이가 철창 밖으로 나와 덤벼드는 것과 같다.” 타인의 죽음을 바라볼 때 우리는 대개 관찰자의 자리에 선다. 죽음의 위험을 감지하면서도, 아직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중략) 그러나 죽음이 나에게 직접 찾아오는 순간, 상황은 달라진다. 쇠창살을 뚫고 나온 호랑이가 덮쳐드는 극심한 공포와 혼란을 경험하는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할아버지의 얼굴은 생전 고통 속에 신음하던 때보다 훨씬 평안해 보였다. 담당 의사의 사망선고가 끝나고 나서 나는 할아버지를 눕히고 수액 줄을 정리하는데 태어나서 처음 보는 장면을 목격했다. 머리맡에 앉아 오열하던 할머니가 느닷없이 주머니에서 꾸깃꾸깃한 만 원짜리 세 장을 꺼내 할아버지 베개 밑에 넣으신 것이다.

    ━ 「초임 간호사로 만난 죽음의 현장」 중에서

     

    인생의 종착역이 병원이었으면 하는 이는 많지 않다. 병원보다는 집에서 마지막을 맞이하길 원하는 노인이 약 38%. 반대로 병원에서 죽어도 좋다는 비율은 약 19%에 불과하다. 병원보다는 집에서 죽기를 원하는 비율이 두 배 정도 높지만 현실은 70% 이상이 병원에서 사망한다. (중략) 사실 환자가 병원에서 돌아가셨으면 하는 바람은 환자 본인보다 가족이 더 강렬하다. 그 이유는 한두 개가 아니다. 실제 사건 하나를 먼저 살펴보자.

    ━ 「집에서 죽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다」 중에서

     

    사망자 이름 = 아버지, 사인 = 자살. 아버지의 자살, 그것은 사망진단서에 적힌 사인 하나가 아니라, 타인에게 내 가족의 깊은 상처를 내보여야 하는 또 다른 고통의 시작이었다. 친구는 사망진단서를 받아들고 이 서류를 각종 행정기관에 제출할 용기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아빠의 자살은 아버지의 삶은 물론이고 딸인 자신의 존재 자체를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느낌이 든다고도 했다.

    ━ 「자살 사망자 가족을 다시 울리는 사망진단서」 중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죽음의 질을 생각하기보다 경로사상 탓인지 끝까지 치료해야 한다거나 환자 몸에 의료 기기를 잔뜩 붙여야 효도라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요즘은 고통 없이 존엄하게 마무리할 권리에 대한 인식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245월 보건사회연구원이 전국 성인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략) 좋은 죽음의 조건을 다음과 같이 꼽았다.

    ① 죽을 때 신체적인 통증을 가급적 느끼지 않는 것(20.1%)

    ② 가족이 나의 병수발을 오랫동안 하지 않는 것(18.5%)

    ③ 가족이 간병 과정에서 경제적 부담을 많이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17.5%)

    ④ 죽음에 대해 미리 심리적인 준비를 하는 것(10.9%)

    ━ 「죽음의 질에 대하여」 중에서

     

    아무리 딸이라 해도 아버지의 항문 괄약근이 조절되지 않는 순간을 목격하는 일은 당혹스러웠다. 아버지의 변실금은 피붙이로 연결된 나의 자존감마저 무너뜨렸다. 참을 수 없는 수치심을 온몸으로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아버지는 나를 낳아준 존재이자, 이제는 돌봄이 필요한 연약한 인간이었다. 하지만 그런 식의 고정관념은 그저 나의 전두엽에 박제된 도덕률일 뿐이었다.

    ━ 「대소변 앞에서 무너지는 당신과 당신의 자녀」 중에서

     

    음식과 이별은 선택의 차원을 넘어서는 문제다. 죽음 직전 음식과의 결별은 태초부터 우리 몸에 각인되어 온 생물학적 지문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는 통제 안 되는 배설을 혐오하면서도 환자에게 반강제적으로 무언가를 먹이는 행위를 기꺼워한다. 그 행위는 어쩌면 환자를 위한다는 명목이지만 실제는 산 자의 불편함과 죄책감 제거를 위한 이율배반적 행위에 가깝다.

    ━ 「어른의 기저귀」 중에서

     

    사람의 몸은 거의 다 기증할 수 있다. , 혈관, 심장판막, 인대 및 건, 심낭, 피부, 양막, 신경 등 사실 동의만 한다면 뇌사자의 몸 대부분을 나누어 줄 수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뇌사자 인체 기증은 의학 드라마의 소재로 자주 등장한다. 왜일까? 이미 죽은 사람이 곧 죽어가는 다른 사람을 살리는, 참으로 드라마틱한 요소 때문일 것이다. (중략) 뇌사 기증자는 임상적으로 죽음에 이른 존재이지만, 아직 살아 있는 이의 생명을 이어주는 사람이기도 하다. 문자 그대로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하는일이 의료 현장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 「내 몸, 머리부터 발끝까지 기증할 수 있다니」 중에서

     

    안락사 허용 여부를 둘러싼 논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죽음과 샴쌍둥이처럼 붙어 있는 고통의 문제다. (중략) 죽음은 일회적 종결이지만 고통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구체적인 괴로움이다. (중략)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하는 사람들이 안락사를 찬성하는 이유는 바로 아직 자기에게 닥쳐오지는 않았지만 죽기 전에 찾아올 필연적인 고통과 마주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 「죽음보다 고통이 고통스럽다」 중에서

     

    단식존엄사는 자살인가 자연사인가. 이 질문은 흔히 뜨거운 감자처럼 여겨진다. 스스로 음식과 수분 섭취를 중단하여 죽음에 이르는 행위에 대하여 그 누구도 쉽게 옳고 그름으로 딱 잘라 구분하기 힘들다. 단식존엄사는 어떻게 보면 소극적 존엄사와 가깝다. (중략) 소극적 존엄사는 의학적 치료 행위를 거부하는 행위이고, 단식존엄사는 음식물을 거부하는 행위라는 점이 두드러진 차이점이다. 또 다른 점은 연명치료 거부가 현실에서는 대개 환자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가족이나 의사의 결정으로 이루어지지만, 단식존엄사는 뚜렷한 자기 의지의 표명이라는 점이다.

    ━ 「스스로 곡기를 끊으며 맞는 단식존엄사」 중에서

     

    1인 가구의 증가 속도는 기대 수명의 연장만큼이나 가팔라졌으나, 우리는 고독생()’에 대한 채비를 갖출 겨를이 없었다. 그 빈틈을 차지한 것은 고독사에 대한 음습하고 불편한 낙인이었다. 대중이 이 사태에 어리둥절해하며 눈살을 찌푸리는 사이, 낙인은 고독사의 본질을 가려버렸다. 사실 우리 중 누구라도 가족의 부재 중에 급성 뇌출혈이나 심근경색으로 홀로 죽음을 맞고 며칠 뒤 발견될 수 있다. 과연 이것을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고독사라고 부를 수 있을까?

    ━ 「혼자 죽어가는 사람들」 중에서

     

    고독사한 사람의 생물학적 임종 원인은 저마다 다르지만 근본에는 대개 고립이 놓여 있다. 우리가 봐야 할 것은 사망 후 며칠이 지나 발견되었는가가 아니라, 그 이전에 어떻게 관계가 끊어졌는가이다. 자극적인 뉴스의 주인공은 늘 죽음그 자체다. 외로운 죽음의 정황에 모두가 눈을 돌릴 때, 우리 중 누군가는 그의 죽음이 아닌 그의 삶을 돌아봐야 한다. 고립사의 법적 정의에 명시된 단절된 채 사회적 고립 상태로 생활하던이라는 문구, 바로 그 단절사회적 고립 상태를 말이다.

    ━ 「고독이라 쓰고 고립이라 읽는다」 중에서

     

    돌봄이 공적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구조 안에서는 가족 구성원 중 특정인에게만 과도한 의무가 지워지는 이른바 독박 돌봄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부모님이 편찮으실 때, 미혼 자녀나 여성 형제에게 더 큰 간병의 짐을 지우는 풍경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시간이 더 많으니까”, 혹은 여자가 더 꼼꼼하니까라는 식의 비논리적인 근거들은 돌봄의 고통을 특정 개인에게 전가하는 도구로 쓰인다. 돌봄을 당연한 본능으로 여기는 태도는 가족 간의 민주적인 역할 분담을 가로막고, 희생을 강요받는 이의 삶을 고립시킨다.

    ━ 「돌봄 현장에서 요구받는 여성들의 독박 노동」 중에서

     

    의향서를 써 둔 사람이 실제 그 의향대로 임종을 맞는 경우가 얼마나 되는지 묻는다면, 대답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의사들은 망설이고, 가족들은 서류보다는 자신들의 감정과 책임감으로 결정하기도 한다. 강고하게 그려진 법의 테두리는 병원 침대 곁에서 종종 느슨해진다. 바로 그 흐릿하고 모호한 경계, 그 균열 사이로 존엄사의 문제가 슬며시 들어온다. 연명을 거부하는 것과 죽음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다. 현장에서 연명의료결정법이 갈피를 못 잡는 가운데, 우리 사회는 이미 훨씬 더 어려운 질문 앞에 서 있다.

    ━ 「법률로 보는 병원 안팎의 죽음, 그리고 사람」 중에서

    추천사

    이 책은 우리가 외면하는 인생 최후의 사건, 죽음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낯설게 보기 시작함으로써 새롭게 볼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우리가 죽음에 대해 얼마나 준비가 부족했는지 반성하게 한다. 저자는 죽은 자의 신체 일부를 산 자에게 전해주는 조직은행 전문가로 죽음이 보여주는 원초적인 모습과 현실을 근본적으로 재해석한다. 인생의 가장 마지막 사건을 이해하여 지금을 재정비하게 돕는 보석 같은 책이다.

    — 유정준·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조직은행장

     

    우리는 죽음을 삶에서 지우고, 가두고, 유예하며 살아간다. 이 책은 병동 곳곳을 가로지르며 삶의 근원을 길어 올린다. 어른의 기저귀, 무연고자의 유골함 같은 묵직한 현실 앞에서 철학이 살아 숨 쉰다. 우리는 어쩌다 죽음을 병원에 유폐했는가. 우리는 어떻게 다시 서로의 곁으로 돌아갈 것인가. 죽음을 낯설게 바라봄으로써 삶을 새롭게 사유하게 하는, 깊고 따뜻한 존재론적 안내서다.

    — 이종관·성균관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저자는 오랜 기간 의료현장에서 말기 환자와 뇌사 환자 가까이 머물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경험했다. 그리고 죽음을 철학적으로 성찰하며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깊이 있는 울림으로 전한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더욱 깊이 성찰하게 하는 질문이다. 삶과 죽음의 의미를 고민하는 모든 분께 이 책을 추천한다.

    — 정은희·서울대학교병원 간호본부장

    출판사 서평



    임상과 철학을 가로지르는 죽음에 대한 사유

     

    우리는 죽음을 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도 알고, 가족이나 지인의 죽음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나의 죽음은 언제나 낯설다. 죽음을 남의 일처럼 생각하다가 질병이나 가족의 사망 등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닥쳐서야 비로소 질문한다. ‘나는 어떤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가, 그리고 그때까지 어떻게 살 것인가.’

    『죽음 낯설게 보기』는 이 질문을 우리가 실제로 죽는 장소, 병원에서 시작한다. 저자 박혜윤은 서울대학교병원 조직은행 간호사이자 성균관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겸임교수다. 병원에서는 조직은행에서 일하며 죽은 자의 신체 일부가 아픈 이를 살리게 돕고, 대학에서는 응용현상학을 가르친다. 그에게 죽음은 매일 몸으로 부딪히는 현실이다. 동시에 인간 존재를 근본적으로 다시 묻게 하는 철학적 사건이다.

    이 책의 특별함은 바로 이 두 세계가 만난다는 데 있다. 병실에서 환자의 대소변을 받아내는 보호자, 심폐소생술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가족들과 의료진, 죽은 사람의 몸에서 장기와 조직을 적출하는 수술실, 홀로 죽은 사람의 유골함과 사망진단서 같은 구체적인 장면들이 펼쳐지며 그곳에서 인간 존재와 존엄을 묻는다.

     

    죽음의 모습과 연명의료, 그리고 몸의 기증

     

    책의 전반부는 우리가 실제로 죽음을 맞이하는 현장을 보여준다.

    1부에서는 오늘날 우리가 죽음을 맞이하고 처리하는 방식을 들여다본다. 집에서 죽고 싶어도 대부분 병원에서 마지막을 맞고, 한 사람의 죽음은 사망진단서와 통계 속 숫자로 정리된다. 의료와 행정 속에 들어간 현대인의 죽음을 알아본다.

    2부에서는 사회적으로 뜨거운 이슈, 연명의료의 문제를 다룬다. 언제 치료를 멈춰야 하는지, ‘무의미한 연명치료란 무엇인지, 환자와 가족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현실의 사례와 법률을 통해 살펴본다. 그리고 오래 사는 것만큼 중요해진 어떻게 죽을 것인가’, 즉 죽음의 질을 묻는다.

    3부에서는 조직은행 현장을 통해 장기와 인체조직 기증을 들여다본다. 뇌사자와 사후기증자의 뼈와 혈관, 인대 등은 또 다른 환자의 삶을 살리는 귀중한 자원이 된다. ‘죽은 자가 산 자를 살린다는 아름다운 이야기 뒤에 놓인 기증의 현실과 윤리적 고민까지 함께 짚어본다.

     

    죽어가는 몸, 존엄을 묻다

     

    중반부는 죽음을 앞둔 으로 향한다.

    4부에서는 늙고 병들면서 겪을 수 있는 몸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침대에서 용변을 보고 어른용 기저귀를 차야 하는 순간, 평생 독립적으로 살아온 사람의 존엄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저자는 배설과 돌봄의 문제를 통해 인간의 가치가 과연 쓸모 있음과 독립성에 달려 있는지 되묻는다.

    5부에서는 안락사와 조력자살 등 죽음보다 고통이 더 두려운 사람들이 선택하고 싶어 하는 죽음을 살펴본다. 스위스 조력자살 실제 사례부터 국내의 안락사 논의, 자기결정권, 스스로 음식을 끊는 단식존엄사까지 다양한 선택을 다룬다. 찬성과 반대 가운데 한쪽을 쉽게 선택하기보다, 왜 그들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고 싶어 하는지, 그 배경에 놓인 고통과 돌봄의 현실까지 들여다본다.

     

    고독사와 공영장례, 그리고 돌봄

     

    후반부에서 죽음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에 머물지 않는다. 다양한 죽음의 모습을 다루며 우리 공동체가 고민해야 할 죽음의 모습까지 아우른다.

    6부는 고독사를 다루며 혼자 죽는 현상보다 그 이전에 한 사람이 어떻게 사회와 단절되었는지를 들여다본다. 저자는 고독과 고립을 구별하며, 고독사의 근본에는 관계가 끊어진 사회적 고립이 있다고 말한다. 홀로 죽은 사람의 집에 남은 흔적과 냄새까지 따라가며 고립된 죽음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을 짚는다.

    7부는 죽은 이를 보내고 애도하는 장례의 의미를 살펴본다. 가족이 없는 사람만 무연고 장례를 치르는 것은 아니며, 죽은 이를 끝까지 배웅하는 공영장례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장례를 단순한 처리 절차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기억하고 공동체가 마지막 예를 갖추는 시간으로 바라본다.

    마지막으로 8부는 죽음의 곁을 지키는 돌봄과 죽음 이후에 작동하는 행정을 다룬다. 가족, 특히 여성에게 집중된 돌봄의 현실을 살피고, 돌봄이 단순한 노동을 넘어 인간이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 방식임을 이야기한다. 마지막에는 각종 서류 속에서 한 사람의 죽음이 처리되는 과정을 따라가며, 제도 속에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인간의 고통과 존엄을 묻는다.

     

    저자 소개
    저자 : 박혜윤

    서울대학교병원 조직은행 간호사이자 성균관대학교 철학과 겸임교수로 철학하는 간호사. 병원에서는 산 자와 죽은 자를 잇는 조직은행 업무를 담당하고, 대학에서는 응용현상학을 가르친다.

    서울대학교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 간호사로 근무했으며, 한때 CTS기독교TV 앵커와 기자로 활동했다. 이후 간호사로 복귀, 인체조직을 기증받아 필요한 환자에게 이식하는 전 과정을 관리하고 있다. 간호사로 일하며 성균관대학교에서 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자는 현장에서 수많은 삶과 죽음을 마주하며 인간 존재에 근원적인 질문을 품게 되었다. 그 질문은 철학적 탐구로 이어졌고, 이 책은 임상과 철학을 오가며 죽음을 사유한 기록이다. 연명의료와 돌봄, 임종처럼 죽음을 앞두고 만나는 사건은 물론, 고립사와 안락사 등 다양한 죽음의 모습까지 폭넓게 다룬다. 죽음을 둘러싼 현실을 의료인의 눈으로 세심하게 살피고, 철학자의 시선으로 그 의미를 다시 묻는다.죽음을 낯설게 바라보는 것은 삶과 생명의 감각을 새롭게 깨우는 일이다. 저자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결국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돌아보게 한다. 죽음을 두려움의 대상으로만 남겨 두지 않고, 지금의 삶을 더욱 선명하게 바라보도록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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