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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물성 경제

    • 루이지노 브루니 저
    • 강영선 역
    • 한울아카데미
    • 2026년 09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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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46076594
    쪽수136쪽
    크기B6(127mm X 188mm, 사륙판)
    제품구성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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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자본주의가 식물에게서 배웠더라면

    공유재 시대를 맞아 자본주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기후위기와 불평등에 신음하는 현대 자본주의는 승자와 패자만을 가르는 동물적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 그리고 오늘날, 인간의 이익에만 집중하며 자연을 착취해 온 대가를 지구가 요구하고 있다.

    이탈리아 시민경제학자 루이지노 브루니는 식물생리학자 스테파노 만쿠소의 식물 지능론에서 대안을 찾는다. ‘식물성 경제’는 중앙집권적 뇌 없이 온몸으로 느끼고 소통하며 숲 전체와 협력하는 식물의 분산 지능과 회복탄력성에 주목한다. 몸의 90%를 잃어도 다시 푸르게 되살아나는 식물처럼, 경제 조직 역시 무한 경쟁과 속도 대신 공존과 분산, 관계에 집중해야 한다. 유럽 자본주의 역사 속 협동조합이 보여 주듯, 뿌리는 과거에 얽매는 것이 아니라 비바람을 견디며 미래를 가능하게 하는 힘이다.

    이 책은 경제학, 생물학, 철학을 엮어 삶을 꾸리고 함께 살아가는 질서(오이코노미아)를 되찾는 문명적 패러다임 전환을 제안한다.

    목차

    [목 차]

    한국어판 서문

    제1장 전체를 조망하며

    제2장 오이코노미아에서 이코노믹스로

    제3장 공유재의 비극들

    제4장 토지의 일식

    제5장 이상적 동기 조직: 동물과 식물

    제6장 휴경의 문화

    에필로그 스물다섯째 시간


    [본 문]

    오늘날의 경제적 은유는 경쟁을 승자와 패자가 나뉘는 스포츠로 이해하고, 기업을 ‘팀’으로, 경영자를 ‘리더’로, 관리자를 ‘코치’로 묘사한다. 앞으로 보게 되겠지만, 이러한 비유는 끝없이 확장될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은유는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 그것은 우리의 상상력과 머릿속 이미지를 특정 방향으로 이끌고, 우리가 던지는 질문의 틀을 짜며, 결국 우리가 얻게 될 답변까지 좌우한다. (중략) 경제학이 식물적 은유를 버리고 동물이나 기계의 은유를 선호한 것은 단순한 언어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 선택은 우리가 경제를 이해하는 틀을 뿌리째 흔들었고, 경제학이 던지는 질문 자체를 바꾸었으며, 기업 현장과 학계의 실천을 완전히 지배해 버렸다. _제1장 전체를 조망하며, 15쪽

     

    경제학은 식물적·생물학적 패러다임을 주류로 받아들이기보다, 뉴턴 물리학의 모델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기 때문이다. 화폐를 사회의 ‘혈액’으로 보는 은유는 최근까지도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널리 받아들여져 왔다. 물론 생물학적 모델이 식물적 모델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계적(또는 동물적) 모델에 비하면, 생물학적 모델은 식물적 모델에 훨씬 더 가까운 친연성을 지닌다. 따라서 기계적 패러다임과 동물적 패러다임은 과거와 현재를 막론하고 경제학자들의 사고 속에서 비교적 큰 충돌 없이 공존해 왔다. _제2장 오이코노미아에서 이코노믹스로, 46~47쪽

     

    영국의 철학자 마틴 홀리스(Martin Hollis, 1998)가 지적했듯이, 커먼스의 상호성은 ‘넘침의 논리(logic of overflow)’에 기반한다. 다시 말해, 내가 기부를 하거나 헌혈을 해서 ‘우리의 것’을 만드는 데 기여하기로 결심할 때, 그 선택은 계약이나 제도적 보장에 의존하지 않는다. 대신 나와 함께 살아가는 많은 시민들 역시 비슷한 선택을 할 것이라는 신뢰와 기대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중략) 어떤 공동체이든 이러한 상호성의 논리를 기꺼이 넘어서는 사람이 없다면, 커먼스는 결코 만들어질 수도, 유지될 수도 없다. 실제로 모든 공동체에는 ‘(먼저) 시작하는 시민들(cittadini starter)’이 존재한다. 그들을 움직이는 논리는 단순하다. ‘아무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 하나라도 먼저 하는 편이 낫다’는 믿음이다. 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위험을 수반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때로는 순진하다는 조롱을 받거나 기회주의자들에게 이용당할 수도 있다는 점 역시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공익과 공동선을 지키기 위해 차라리 홀로 행동하기를 선택한다. 물론 그들도 다른 이들이 뒤따르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것을 요구하거나 강요하지는 않는다. _제3장 공유재의 비극들, 56~57쪽

    출판사 서평

    뿌리 뽑힌 자본주의에 건네는 초록빛 사유

    : 병든 지구와 위기의 시장을 구할 문명적 패러다임, ‘식물성 경제’

     

    벼랑 끝에 선 자본주의, 동물적 패러다임의 한계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기후위기와 생태적 재앙은 단순한 정책의 실책이나 일시적 경기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경제를 조직해 온 동물적 패러다임의 근본적 결함에서 비롯되었다. 애덤 스미스부터 현대 경제학자들에 이르기까지 자본주의는 시장 내부의 인간 대 인간 관계에만 상호이익의 원리를 적용해 왔다. 그러나 자연과 지구 전체를 향해서는 약탈과 착취의 논리를 지속하며, 인간에게는 +1이 되고 자연에게는 -1이 되는 제로섬 게임을 계속해 왔다.

    살아남기 위해 맹목적으로 경쟁하는 동물적 패러다임 안에서 리더는 포식자처럼 명령하고, 기업은 중앙집권적 뇌를 가진 포유류처럼 움직이며, 시장은 승자와 패자만을 가르는 경기장이 되었다. 이러한 속도와 효율의 광기 속에서 자본주의는 부와 수명을 늘리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지구와 공존하는 데는 처참히 실패했다.

     

    식물에게서 배우는 삶의 질서, 오이코노미아의 회복

    이탈리아 시민경제학의 거두인 루이지노 브루니 교수는 세계적인 식물생리학자 스테파노 만쿠소와의 지적 교류를 통해 뜻밖의 열쇠―‘식물성 경제(Economia vegetale)’를 발견한다. 여기서 ‘에코노미아(Economia)’는 단순한 학문으로서의 경제학에 그치지 않고, ‘오이코노미아(oikonomia, 삶을 꾸리고 함께 살아가는 질서)’를 의미한다.

    식물은 땅에 뿌리내린 채 움직일 수 없다는 치명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동물과는 전혀 다른 생존 양식을 진화시켰다. 식물에는 중앙집권적인 뇌가 없다. 대신 줄기, 잎, 뿌리 전체가 독립적인 모듈로서 생각하고, 느끼고, 소통한다. 화학 신호와 전기 신호를 활용해 숲 전체와 정보를 나누고, 개체가 아닌 군집으로 행동하는 무리지성을 발휘한다. 풀밭이 소 떼에게 완전히 뜯겨 먹혀도 아주 작은 일부만 남아 있으면 다시 푸르게 되살아나는 놀라운 회복탄력성은 바로 이 분산적·협력적 구조에서 나온다.

     

    우리는 거대한 소나무 한 그루만으로 숲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 서로 다른 수많은 나무들이 땅속 깊은 곳에서 뿌리를 얽히고설키며 연결될 때 비로소 거친 비바람을 견디는 숲이 된다. 유럽 자본주의 역사 속에서 이미 식물적 패러다임으로 작동해 온 기업 모델이 존재한다. 바로 협동조합이다. 중앙집권적 권력에 의존하지 않고 주변부의 역량을 모아 공존을 도모하는 협동조합은 경제의 과거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다가갈 미래의 이정표다.

     

    뿌리는 과거를 붙드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가능하게 하는 힘이다

    이 책의 가장 깊은 울림은 단순히 기업 경영이나 조직 관리의 비유에 그치지 않고, 인간 존재와 공동체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로 확장된다는 점에 있다. 식물에게 뿌리는 스피드를 저해하는 장애물이 아니다. 가뭄과 폭풍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다시 싹을 틔우게 하는 미래의 원동력이다. 자본주의가 뿌리 뽑힌 채 끝없는 성장의 속도만을 추구할 때, 생태계는 파괴되고 인간관계는 파편화되었다. 브루니 교수는 경제학과 생물학, 철학과 성서, 공동체론을 오가며 우리에게 묻는다. “경쟁만으로는 결코 숲을 이룰 수 없다.” 식물은 인간에게 경쟁보다 공존을, 중앙집권보다 분산을, 단기적 속도보다 장기적 회복력을, 나홀로 성장보다 깊은 관계를 가르쳐준다.

     

    『식물성 경제』는 경제학자나 생물학자만을 위한 단단하고 딱딱한 학술서가 아니다. 기후위기라는 엄혹한 현실 앞에서 불안을 느끼는 보통 사람들, 조직의 위태로운 경쟁 구조 속에서 피로를 느끼는 직장인과 기업가들, 그리고 더불어 사는 삶을 고민하는 모든 시민들에게 건네는 따뜻하고도 명쾌한 지혜의 신호다. 책장을 덮고 나면 늘 거닐던 길가의 나무와 숲은 물론, 우리가 일하는 일터와 경제, 그리고 나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근본적으로 달라져 있을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 : 루이지노 브루니

    루이지노 브루니(Luigino Bruni) (지은이)

    로마 룸사대학교(Lumsa University) 경제학과 교수이자 이탈리아 가톨릭 일간지 《아베니레(Avvenire)》의 칼럼니스트이다. 경제학을 비롯해 윤리학, 성서학, 문학을 아우르는 폭넓은 연구를 통해 이탈리아 지성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립해 왔다. 스테파노 자마니 교수와 함께 쓴 『21세기 시민경제학의 탄생』을 비롯해 단독 저서로는 『익명의 너를 신뢰하라』,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콤무니타스 이코노미』, 『숲과 나무』, 『시장은 원래 차갑지 않았다』가 한국어로 출간되었다.

     

    강영선 (옮긴이)

    이탈리아 피렌체 인근 로피아노에 있는 소피아대학원에서 시민경제와 경제윤리를 공부했다. 성공회대학교 대학원에서 같은 주제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모두를위한경제(EoC)연구소 소장이다. 루이지노 브루니의 『콤무니타스 이코노미』와 『시장은 원래 차갑지 않았다』를 공동 번역했으며, 단독 번역서로는 같은 저자의 『숲과 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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