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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57958061 |
|---|---|
| 쪽수 | 280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인문/역사 > 교양사상
놀란 감독, 반성하는 영웅 《21세기 오디세이》로 다시 썼다!
3000년을 견딘 고전을 오늘의 언어로 통찰한 《초역 오디세이》
그리스 신들의 역할, 모험과 복수, 그리고 명언 100선까지
하룻밤에, 단숨에, 쉽고 재미있게, 지략의 도파민이 터진다!
BBC가 선정한 “세계를 형성한 100대 이야기” 1위
알렉산더대왕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단테가 극찬한 책!
강력한 힘보다 영리한 지략으로 10년의 트로이 전쟁을 끝낸 영웅 오디세우스의 10년 귀향길에 일어나는 모험과 고난, 그리고 인내와 복수의 대서사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한국에 와서 ‘오디세이아’를 영화로 선택한 이유를 ‘서양문학을 통틀어 가장 흥미진진하고 위대한 이야기’를 오래전부터 스크린에 옮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참아라, 너는 이전에 이보다 더 끔찍한 일도 참았다.”
“풍파에 부서진 뗏목 조각을 잡고 사흘 밤낮을 헤엄치면서도 수평선을 바라보던 그 불굴의 의지, 거짓과 모욕 앞에서도 거지의 누더기를 걸치고 입술을 깨물며 때를 기다리던 그 절제와 침착함이 바로 우리 안에 존재하는 힘이다.”
이 책은 BBC가 선정한 “세계를 형성한 100대 이야기” 1위에 빛나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가 현대적 감각과 언어로 새롭게 재해석된 《초역 오디세이》다. 3,000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을 뛰어넘어 살아남은 이 불멸의 고전은 단순한 영웅의 신화나 옛 모험담에 머물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거친 바다 위에서 신들의 분노와 맞서 싸운 한 인간의 치열한 생존 기록이자, 오늘날 뜻하지 않은 삶의 폭풍우 속에서 방황하는 현대인을 비추는 정교하고 깊은 거울이다. 트로이의 목마로 10년 전쟁을 승리로 이끈 지혜의 영웅 오디세우스. 하지만 승리의 환호가 채 가시기도 전에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찬란한 영광이 아닌 10년에 걸친 참혹한 방랑과 광란하는 바다였다. 수많은 시련과 외눈박이 거인, 영혼을 마비시키는 유혹의 섬들, 그리고 끝없는 표류 속에서 그가 가슴속에 품었던 것은 거대한 무기나 신적인 능력이 아니었다. 자신의 이름을 비워내고 때를 기다릴 줄 아는 깊은 침착함, 어떤 절망 속에서도 무릎 꿇지 않는 불굴의 의지, 그리고 마침내 '나 자신'으로 돌아가겠다는 굳건한 선택이었다.
강력한 힘보다 영리한 지략과 지혜로 살아남아라
이번 《초역 오디세이》는 번잡한 고어와 복잡한 신화적 배경이라는 고전의 장벽을 허물고, 한 편의 스펙터클한 영화를 보듯 가장 가볍고 머리에 쏙쏙 박히는 언어로 재구성되었다. 원작의 장엄한 서사적 밀도를 유지하면서도, 영화의 모티브를 살린 세련된 문장으로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풍파에 부서진 뗏목 조각을 잡고 수평선을 바라보던 오디세우스의 불굴의 정신은, 삶의 바다 위에서 길을 잃은 이들에게 표류는 끝이 아니라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위대한 여정의 시작임을 일깨워주며, 오늘을 헤쳐 나갈 단단한 돛대를 쥐어준다.
《초역 오디세이》가 전하는 3가지 삶의 무기
1.운명을 마주하는 용기, 신들의 분노와 괴물들의 위협 앞에서도 오디세우스는 뗏목을 띄웠다. 피할 수 없는 시련을 원망하기보다 주어진 운명을 짊어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능동적 의지를 보여준다.
2.유혹을 견디는 지혜, 세이렌의 달콤하고 치명적인 노랫소리에 지혜롭게 자신을 돛대에 묶었듯, 순간의 유혹과 편안함에 안주하지 않고 본래 가고자 했던 목적지를 기억해 낸다.
3.나다움을 되찾는 집념, 여신 칼립소가 제안한 영생과 불사의 제안마저 거절하고 인간으로서의 고통스러운 삶과 고향 이타카를 선택한 것은, 타인의 낙원이 아닌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겠다는 강렬한 본질의 선언이다.
[목 차]
프롤로그 |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오늘의 그대에게
PART I. 남겨진 자들의 시간과 방랑의 시작
Chapter 1. 신들의 회의와 아들의 각성
제1권 신들의 결정, 그리고 남겨진 청년
주인을 잃은 궁전과 남겨진 아들 | 아테나의 강림과 변신 | 각성과 용기의 불꽃
제2권 아테나의 사인을 받은 민회
20년 만의 민회와 청년의 호소 | 페넬로페의 수의와 독수리의 예언 | 야반도주, 희망을 향한 첫 항해
제3권 피로스에서 만난 노장 네스토르
경건한 제사와 노장의 환대 | 트로이의 회상과 회한 | 신의 증표와 스파르타로의 여정
제4권 스파르타의 화려한 연회와 비밀
스파르타의 황금 궁전과 세기의 여인 | 영웅을 향한 눈물과 슬픔을 잊게 하는 약 | 바다의 노인이 전해준 오디세우스의 생사
제5권 칼립소의 섬을 탈출하는 불굴의 뗏목
낙원의 감옥과 영웅의 눈물 | 불굴의 뗏목 제작과 홀로 선 항해 | 포세이돈의 폭풍과 목숨을 건 수영
제6권 파이아케스 해변, 공주 나우시카와의 만남
공주의 꿈과 해변의 빨래터 | 야수 같은 영웅과 담대한 공주의 만남 | 구원의 손길과 왕궁으로 가는 길
Chapter 2. 미지의 바다, 거대한 모험
제7권 알키노오스 왕궁으로 향하는 환영
안개 속의 안내자와 신비의 도시 | 올림포스를 닮은 황금 궁전 | 왕비의 무릎을 껴안은 구원
제8권 모험의 서막을 알리는 시인의 노래
민회와 시인의 눈먼 노래 | 청년들의 도발과 영웅의 원반던지기 | 트로이 목마와 밝혀지는 영웅의 이름
제9권 외눈박이 거인 외길 인생, 외나무다리 승부
영웅의 선언과 고향을 잊게 하는 연꽃 | 식인 거인의 동굴과 참혹한 도살 | ‘아무도 아닌 자’와 양 배 밑의 탈출
제10권 마녀 키르케와 바람의 신 아이올로스
바람 자루의 비극과 식인 거인족의 참사 | 마녀 키르케와 돼지로 변한 동료들 | 신비의 약초 몰리와 여신의 굴복
제11권 지하 세계, 죽음의 선을 넘어선 대화
지하 세계의 문과 예언자의 경고 | 어머니의 유령과 세 번의 허공 껴안기 | 영웅들의 눈물과 아킬레우스의 고백
제12권 세이렌의 유혹과 괴물 스킬라의 선택
세이렌의 달콤한 유혹과 돛대의 영웅 | 스킬라와 카리브디스, 비극적인 선택 | 태양신의 금기, 제우스의 벼락과 홀로 남은 영웅
PART II. 귀환, 그리고 피의 심판
Chapter 3. 귀향과 비밀스러운 준비
제13권 이타카의 안개 속, 돼지치기의 오두막
20년 만의 귀향과 포세이돈의 분노 | 안개 속의 재회와 여신의 정체 | 거지의 탈을 쓴 영웅
제14권 충신 에우마이오스가 지킨 의리
충직한 노복과의 만남 | 구혼자들의 행패와 주인을 향한 그리움 | 거짓 자전과 영웅의 밤
제15권 아들 텔레마코스의 무사 귀환
여신의 밤중 경고와 스파르타의 이별 | 도망자 예언자와 매복을 피한 항해 | 에우마이오스의 신분과 두 청년의 만남
제16권 눈물의 부자 상봉과 비밀 작전
오두막에서의 만남과 에우마이오스의 눈물 | 변신 해제와 스무 해 만의 오열 | 백여 명 구혼자 소탕 작전
제17권 거지 탈을 쓰고 입성한 자신의 궁전
충견 아르고스의 마지막 꼬리침 | 구혼자들의 모욕과 날아온 의자 | 페넬로페의 부름과 기약된 밤
제18권 진짜 거지 이로스와의 불꽃 튀는 주먹다짐
깡패 거지의 시비와 구혼자들의 내기 | 단 한 방의 턱뼈 파쇄와 거지의 경련 | 왕비의 등장과 하녀들의 배신
Chapter 4. 활시위는 당겨지고
제19권 오래된 흉터, 알아채 버린 보모의 눈물
밤중의 무기 철거와 아버지와 아들 | 발을 씻기다 발견한 멧돼지의 흉터 | 열두 개 도끼 자루의 시험 선언
제20권 결전 전야, 폭풍 전의 정적
밤의 분노와 제우스의 천둥 | 충직한 소치기와 결전의 준비 | 피비린내 나는 환영과 피할 수 없는 종말
제21권 오직 한 사람만을 기다린 구부러진 활
비밀 창고의 활과 도끼의 배열 | 충신들에게 신분을 밝히다 | 거지의 활쏘기와 거룩한 시위 소리
제22권 피의 단죄, 구혼자들의 비참한 종말
누더기를 벗어 던진 영웅과 첫 번째 화살 | 밀실의 도살과 아테나의 방패 | 하녀들의 단죄와 유황의 정화
제23권 올리브나무 침대가 증명한 진짜 사랑
왕비의 의심과 수금 소리의 위장 | 올리브나무 침대의 비밀 | 스무 해 만의 눈물과 기나긴 밤
제24권 평화의 맹세, 드디어 끝난 20년의 전쟁
지하 세계에서의 극찬과 아비와의 재회 | 유족들의 복수와 영웅들의 마지막 결전 | 아테나의 중재와 영원한 평화의 맹세
에필로그 | 마침내 닻을 내린 영혼에게
부록 1. 《초역 오디세이》 인생을 바꾸는 통찰의 명언 100선
시련과 운명
자아와 홀로서기
지혜와 결단
인내와 절제
사랑과 충성
인간의 본질과 삶
정의와 심판
도약과 성장
용기와 결단
완성과 평화
부록 2. 《오디세이아》의 신들
최고 주재자와 대립하는 올림포스 주신들
매혹, 지혜, 시련을 부여하는 소신 및 자연의 신
저승(명계)의 지배자 및 간접적으로 작용하는 올림포스 신들
《오디세이아》 신들의 문학적·주제적 구조 총괄
[본 문]
트로이 전쟁이 끝난 지 10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지만, 이타카의 위대한 왕 오디세우스는 끝내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왕이 비어 있는 궁전은 매일같이 비극과 탄식이 흘러나오는 슬픈 장소로 변해버렸다. 이타카 본섬은 물론 인근의 여러 섬에서 몰려든 백여 명의 오만하고 방탕한 구혼자들이 궁전을 제 집처럼 점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법과 도덕을 비웃으며 주인이 없는 궁궐을 멋대로 유린했다.
그들은 매일같이 오디세우스가 애써 남겨둔 귀한 소와 살진 양을 무자비하게 잡아먹고, 오랫동안 아껴둔 값진 포도주를 물 쓰듯 마시며 기고만장한 잔치를 벌였다. 그들의 단 하나의 목적은 왕비 페넬로페와 억지로 결혼하여 이타카의 왕권을 빼앗는 것이었다. 궁전의 하녀들을 함부로 괴롭히고 가문의 재산을 갉아먹는 그들의 안하무인 격 행태는 이미 참을 수 있는 선을 훌쩍 넘어섰다. 대리석 바닥에는 고기 뼈와 쏟아진 포도주 자국이 지저분하게 굴러다녔고, 위엄과 질서가 넘쳐나던 왕궁은 도살장과 다름없는 난장판이 되었다.
- 23~24쪽 ‘주인을 잃은 궁전과 남겨진 아들’ 중에서
‘오디세우스’라는 이름이 청년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순간, 네스토르 왕의 깊게 파인 주름 사이로 뜨거운 눈물이 조용히 흘러내렸다. 노왕의 머릿속에는 10년 동안 동고동락했던 아득하고 처절한 전쟁터의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아아, 젊은이여! 그대가 잊어가려 애쓰던 그 끔찍한 고통과 그리운 동료들의 이름을 다시금 깨우는구나! 무적의 용사 아킬레우스, 거대한 성벽 같던 아이아스, 지혜로운 파트로클로스, 그리고 누구보다 용맹했던 내 사랑하는 아들 안틸로코스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영웅들이 그 메마른 이국땅에 뼈를 묻었지. 9년 동안 수많은 장수들이 계책을 짜냈지만, 그대의 아버지 오디세우스의 탁월한 지혜와 기략을 따라갈 자는 아무도 없었다. 청년이여, 그대의 침착한 말투와 총명한 눈매를 보니 틀림없는 그 위대한 영웅의 혈육이 맞구나!”
네스토르는 트로이가 불타 무너진 뒤 일어난 그리스 군대의 쓰라린 분열과 비극적인 귀환의 역사를 덤덤히 들려주었다. 성을 함락한 뒤 그리스 군대의 두 수장이었던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 형제 사이에 깊은 불화가 터져 나왔다. 아가멤논은 신들에게 풍성한 감사의 제사를 마저 올리고 떠나자고 했고, 메넬라오스는 하루라도 빨리 돛을 올려야 한다고 팽팽히 맞섰다. 결국 군대는 반으로 쪼개졌고, 오디세우스는 처음에는 메넬라오스를 따라 바다로 나섰으나 도중에 아가멤논과의 오랜 신의를 지키기 위해 뱃머리를 돌려 트로이로 회군했다고 했다.
- 46~47쪽 ‘트로이의 회상과 회한’ 중에서
목욕을 마치고 말끔한 옷을 차려입은 채 걸어 나오는 오디세우스의 모습을 본 나우시카 공주는 넋을 잃고 감탄했다.
“아, 조금 전에는 바다 괴물처럼 흉측하더니 지금은 하늘의 신처럼 눈부시게 아름답구나! 저런 훌륭하고 당당한 분이 내 남편이 되어 우리 섬에 영원히 머물러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공주는 오디세우스에게 배불리 음식을 대접한 뒤, 왕궁으로 안전하게 들어가는 지혜로운 방법을 자세히 일러주었다.
“손님이여, 제 마차 뒤를 따라 하녀들과 함께 도시 입구까지 걸어오세요. 하지만 성문 안으로 들어서면 마차와 거리를 두셔야 합니다. 입이 거친 뱃사람들이 ‘나우시카가 어디서 저렇게 잘생긴 이방인을 데려와 남편감으로 삼으려 하느냐’며 수군거릴까 두렵습니다. 성문 안쪽에 있는 아테나 여신의 신성한 포플러 숲에서 잠시 머무시다가, 해가 저물면 제 아버지의 궁전으로 당당히 들어오십시오. 궁전에 들어서면 왕좌에 앉은 아버지보다 먼저, 화롯가에서 자주색 실을 잣고 계신 제 어머니 아레테 왕비의 무릎을 잡고 간절히 구원을 청하십시오. 어머니의 마음을 얻는다면 당신은 반드시 그리운 고향으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 78~79쪽 ‘구원의 손길과 왕궁으로 가는 길’ 중에서
어스름한 저녁이 되자, 이마 한가운데 커다란 외눈이 박힌 거인 폴리페모스가 양 떼를 몰고 쿵쾅거리며 동굴로 돌아왔다. 거인은 장정 수십 명이 달라붙어도 꿈쩍하지 않을 집채만 한 거대한 바위로 동굴 입구를 쾅 닫아 막아버렸다. 동굴 안쪽에 불을 피우던 거인은 구석에 숨어 떨고 있던 인간들을 발견하고 천둥 같은 목소리로 포효했다.
“너희는 대체 누구냐? 바다를 떠도는 장사치들이냐, 아니면 남의 목숨을 앗아가는 흉악한 해적들이냐?”
오디세우스가 떨리는 목소리로 신들의 이름과 법도를 들먹이며 손님을 환대해 달라고 청하자, 거인은 조롱하듯 껄껄 웃었다.
“신들의 법도라고? 우리 키클롭스들은 저 높은 곳의 제우스 따위는 눈곱만큼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 103~104쪽 ‘식인 거인의 동굴과 참혹한 도살’ 중에서
그러나 세상의 모든 비밀과 지혜를 들려준다는 그 신비한 노래를 직접 듣고 싶었던 오디세우스는 부하들에게 자신을 배의 거대한 돛대에 단단한 밧줄로 꽁꽁 동여매라고 명령했다.
“내가 만약 저 아름다운 노랫소리에 홀려 너희에게 밧줄을 풀라고 애원하거나 눈짓을 하거든, 너희는 절대로 내 말을 듣지 말고 오히려 더 굵은 밧줄로 나를 돛대에 사정없이 바짝 묶어야 한다!”
배가 꽃들이 만발한 세이렌의 바위섬 곁을 지나자 바람이 거짓말처럼 뚝 멎고 잔잔한 정적이 바다를 뒤덮었다. 섬 위에서 자매들이 천상의 화음으로 은쟁반에 옥구슬이 굴러가듯 노래하기 시작했다.
“이리로 오세요, 온 세상이 칭송하는 위대한 영웅 오디세우스여! 부디 뱃머리를 돌려 우리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세요! 우리는 트로이 평원에서 신들이 내린 영웅들의 모든 눈물과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지혜를 알고 있답니다!”
그 노랫소리는 인간의 이성과 영혼을 완전히 녹여버릴 만큼 황홀하고 치명적이었다. 오디세우스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고, 그는 마법에 걸린 사람처럼 눈을 부라리며 부하들에게 당장 결박을 풀라고 고함을 지르고 몸부림쳤다. 그러나 귀가 꽉 막힌 충직한 부하들은 대장의 절박한 몸짓을 보자마자 키르케의 경고를 떠올리며 오히려 더 굵은 밧줄을 들고 달려와 오디세우스의 온몸을 돛대에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더욱 거세게 조여 맸다. 배가 유혹의 암초를 완전히 벗어나 노랫소리가 잦아든 뒤에야, 부하들은 귀에서 밀초를 파내고 대장의 밧줄을 풀어주었다.
- 130~131쪽 ‘세이렌의 달콤한 유혹과 돛대의 영웅’ 중에서
갑자기 변해버린 그의 풍채를 본 텔레마코스는 깜짝 놀라 두 눈을 가리며 뒷걸음질 쳤다.
“낯선 손님이여! 조금 전의 초라한 노인과는 완전히 딴사람이 되셨구려! 당신은 하늘 높은 곳에서 내려온 신이 틀림없습니다! 부디 노여움을 거두시고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오디세우스는 더 이상 차오르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내며 아들의 어깨를 힘껏 부둥켜안았다.
“아들아! 나는 하늘의 신이 아니다! 나는 네가 요람에 누워 있을 때 떠나 그토록 그리워하던 친아버지, 숱한 풍파 속에서 눈물을 흘리며 떠돌던 네 아버지 오디세우스다!”
텔레마코스는 처음에는 도저히 믿을 수 없어 고개를 내저었다. 어떻게 죽을 운명의 인간이 늙은 거지의 가죽을 벗고 신처럼 빛나는 모습으로 바뀔 수 있단 말인가. 오디세우스가 아테나 여신의 신비한 권능과 그동안의 사연을 눈물로 설명하자, 텔레마코스는 마침내 아버지를 알아보고 목을 끌어안았다. 두 사람은 가슴을 맞대고 목놓아 통곡했다. 둥지를 습격당해 새끼를 빼앗긴 독수리나 매처럼, 스무 해 동안 쌓였던 비통한 오열이 산속 오두막을 쩌렁쩌렁 울렸다.
- 169~170쪽 ‘변신 해제와 스무 해 만의 오열’ 중에서
페넬로페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슬픈 목소리로 물었다.
“낯선 손님이여, 그대는 대체 누구이며 어디서 오신 분입니까? 온 세상을 떠돌며 내 남편 오디세우스 장군을 직접 보았다는 말이 정녕 사실입니까?”
오디세우스는 또다시 크레타 섬 출신의 가련한 방랑자 행세를 하며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그러나 과거 오디세우스가 트로이로 출정할 당시 입고 있던 보랏빛 겹 외투의 주름과 가슴팍에 달렸던 사냥개 문양의 황금 핀의 생김새를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묘사했다. 자신이 손수 지어준 옷의 특징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기억해 내는 거지의 말에, 페넬로페는 억눌렀던 눈물을 비 오듯 쏟아내며 나그네를 진심으로 신뢰하게 되었다.
오디세우스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엄숙히 맹세했다.
“왕비님이시여, 이제 눈물을 거두소서! 오디세우스 장군은 결코 죽지 않았으며 이미 가까운 곳에 도착해 있습니다. 이번 달이 다 가고 새 달이 시작되기 전, 그는 반드시 이 문을 박차고 들어올 것입니다!”
- 194~195쪽 ‘밤중의 무기 철거와 아버지와 아들’ 중에서
살아있는 올리브나무 침대의 비밀은 오직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 그리고 친정에서 데려온 몸종 단 한 사람만이 알고 있는 둘만의 절대적인 비밀이었다.
그 상세한 설명을 듣는 순간, 페넬로페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뻔하며 가슴이 터질 듯한 감격에 휩싸였다. 의심의 장막이 완전히 걷힌 왕비는 눈물을 왈칵 쏟아내며 자리에서 일어나 남편을 향해 달려갔다. 왕비는 오디세우스의 목을 두 팔로 으스러지도록 끌어안고 그의 뺨과 눈에 쉴 새 없이 입을 맞추며 오열했다.
“오, 내 사랑하는 오디세우스여! 나를 모질다 탓하지 마세요! 그동안 수많은 사기꾼들이 거짓 소식을 들고 찾아와 나를 농락하려 했기에 내 가슴을 굳게 닫아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당신이 진정 내 하나뿐인 남편임을 믿습니다!”
오디세우스 역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20년 동안 정절을 지켜준 소중한 아내를 품에 깊이 안았다. 마치 거친 폭풍우 속에서 배가 부서져 차가운 파도와 사투를 벌이다 기적처럼 따스한 고향 모래펄을 밟은 난파선의 항해사처럼, 두 사람은 서로의 어깨를 적시며 끝없는 눈물을 흘렸다.
- 228~229쪽 ‘스무 해 만의 눈물과 기나긴 밤’ 중에서

한 인간의 진짜 전쟁은 트로이목마로 전쟁 승리 후 시작되었다!!
3000년을 견뎌낸 얼굴, 인간, 전쟁. 생각, 그리고 지혜와 지략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한 인간의 모험과 복수와 인내의 생존 드라마
현대의 삶으로 읽는 한 얼굴, 한 전쟁, 한 인간, 한 지략, 한 생각
3,000년의 세월을 견뎌낸 파도, 그리고 영원히 늙지 않는 인간의 본질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는 인류 서사 문학의 첫 장을 연 위대한 고전이자, 서구 문명과 스토리에 가장 강력한 영감을 제공해 온 근원이다. BBC가 “세계를 형성한 100대 이야기” 중 당당히 1위로 선정한 이유는 명확하다. 3,000년 전에 쓰인 이 서사시가 담고 있는 인간의 고뇌와 시련, 모험과 생존, 그리고 귀환이라는 주제가 오늘날 현대인의 삶과 완벽하게 궤를 같이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거대한 관문 하나를 넘어서면 영원한 평화와 성공이 찾아올 것이라 믿는다. 오디세우스 역시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을 때 자신의 과업이 끝났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삶이라는 바다는 결코 안락을 오랫동안 허락하지 않는다. 예상치 못한 폭풍우가 몰아치고, 영혼을 마비시키는 유혹의 섬에 갇히며, 피할 수 없는 비극적인 선택의 해협(스킬라와 카리브디스)에 서게 된다. 인생에서 가장 정성껏 쌓아 올린 뗏목이 단 한 번의 파도에 산산조각 나는 순간을 우리 역시 삶 속에서 경험한다.
《초역 오디세이》는 바로 이 상처받고 표류하는 모든 이들에게 던지는 불멸의 응원가다. 오디세우스가 보여준 여정은 표류가 좌절이나 끝이 아니라, 비로소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가장 위대한 여정의 시작임을 증명한다.
신의 불멸을 거절하고 인간의 운명을 선택한 지혜의 영웅
오디세우스가 인류 역사상 가장 인간적이고 매혹적인 영웅으로 추앙받는 이유는 그가 무결점의 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처럼 상처받고 슬퍼하며, 실수하고 오열하는 불완전한 인간이다. 동료들의 탐욕과 불순종 앞에서 가슴을 쳤고, 자신의 오만함 때문에 거대한 저주를 불러와 뼈아픈 후회를 겪었다.
그러나 오디세우스와 보통 사람의 차이는 시련을 대하는 깊은 태도에 있었다. 여신 칼립소가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불멸의 낙원’을 제안했을 때, 그는 영생을 누리는 신의 삶을 거절했다. 고통과 시련이 기다릴지라도 인간으로서의 고귀한 삶과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길을 선택했다. 이는 신의 안락함보다 시련을 겪고 늙어 죽을지라도 자기 삶의 진정한 주인으로 살아가겠다는 위대한 선언이었다.
거지의 누더기를 걸치고 입술을 깨물며 때를 기다리던 절제와 침착함, 구걸하는 비참한 순간에도 가슴속 품위와 자부심을 잃지 않았던 그의 모습은, 현대 사회의 냉혹한 평가와 고난 속에서 자신의 존엄성을 지켜내고자 하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왜 지금 현대적 ‘초역’인가? 문턱을 낮추고 본질을 세우다
호메로스의 원전은 장엄하고 숭고하지만, 복잡한 신화적 인명과 생소한 지명, 다소 번잡한 고어적 표현으로 인해 현대 독자들이 선뜻 완독하기 어려운 장벽이 존재했던 것이 사실이다. 고전의 무게감에 눌려 정작 그 안에 담긴 삶의 정수와 뜨거운 감동을 놓쳐온 독자들을 위해, 독창적인 기획된 《초역 오디세이》다.
현대적 언어로 살아난 스펙터클: 고전 고유의 묵직함은 유지하되, 리드미컬한 대화체와 시각적 묘사를 극대화하여 거대한 해전과 마법, 피 튀는 결전의 순간을 한 편의 영화처럼 파노라마로 구현했다.
24권의 서사를 단 한 권으로 완벽 재구성: 방대한 24권의 서사를 밀도 높은 다이제스트(Digest)로 정교하게 압축하여, 지루할 틈 없이 오디세이아의 핵심 스토리와 메시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에게 오디세우스가 필요한 이유
운명을 마주하는 용기와 집념, 그리고 유혹을 견디는 지혜
오늘날 우리는 저마다의 거친 바다 위에서 방랑하고 있다. 뜻하지 않은 실패로 삶의 기반이 흔들리거나, 타인의 시기와 오해 속에서 자신의 진짜 모습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때로는 안락함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 진짜 목적지를 잊은 채 방황하기도 한다.
오디세우스의 20년 항해는 단순한 공간적 귀환이 아니었다. 소년이었던 아들 텔레마코스가 남자로 각성하고, 모든 것을 잃었던 영웅이 스스로를 비워내며 진짜 왕으로 거듭나는 영혼의 위대한 성장기였다.
지금 도망치고 싶은 유혹의 섬에 갇혀 있든, 비극적인 선택의 해협에 서 있든, 혹은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 속에서 거지의 누더기를 걸치고 분노를 참아내고 있든, 이 책은 단단한 지혜의 메시지를 건넨다.
“그대가 나락으로 떨어져 만신창이가 되었을지라도, 내면의 자부심과 품위를 잃지 않는다면 그대는 이미 승리자다.”
거친 오늘을 견뎌내며 자신만의 ‘이타카’를 향해 항해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초역 오디세이》는 꺾이지 않는 용기와 굳건한 삶의 돛대가 되어줄 것이다.

호메로스 (원작)
(Homeros)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인으로, 서양 문학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저자다. 정확한 생몰 연대와 출생지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대체로 이오니아 지방에서 태어나 기원전 8세기 무렵 활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표작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기원전 12세기 무렵 벌어진 것으로 여겨지는 트로이 전쟁과 그 이후의 세계를 다룬다. 두 작품은 약 2800년 동안 서양 문학과 예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수많은 이야기의 원형이 되었다. 특히 수많은 위험과 유혹을 겪으면서도 끝내 고향으로 돌아가는 한 인간의 여정을 그린 『오디세이아』는 모험과 귀향을 다룬 서양 문학의 가장 위대한 원형 가운데 하나로 오늘날까지 살아남아 있다.
손길영 (편역)
한국외국어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문학박사를 받았다. 영문학교수와 미국 대사관 연구관, 문공부 전문위원 역임하였다. KBS, MBC, CBS 토플·토익 강좌와 함께 많은 대학에 초청되어 통번역 강의와 고급 영문법, 기초 영작문, 시사 영작문, 실용 영작문 등을 강의하였다. 미국 알래스카주 예술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국제PEN한국본사 이사, 앵커리지 서울작가협회 회장으로 있다. 지은 책으로 12권으로 구성된 『USA토익』을 비롯하여 시사 영작법』 『영작법 연구』 『실용 기초 영작문』 『작문식 생활영어』 『통역 대화체 영작문 고급 영문법』 등 다수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 『대단한 욕망』 『프랭클린 자서전』 『조지 부시 자서전』 『연극이란 무엇인가』 『구원의 신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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