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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D]33일간의 상념 인 아프리카

    • 황수미 저
    • 부크크
    • 2026년 06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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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200원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12215383
    쪽수310쪽
    크기A5(148mm X 210mm, 국판)
    제품구성POD : 주문형 출판 (Publish on Demand)
    ※ 고객 주문 후 제작되는 도서로 단순변심 및 착오로 인한 취소/반품이 불가하며, 발송까지 영업일 기준 7일정도 소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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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오늘도 견뎌낸 사람에게

    우울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폭우 같기도 하지만, 때로는 오래전부터 집 안 어딘가에 스며 있던 습기 같다. 처음에는 알아차리지 못한다. 조금 무거운 날이라고 생각한다. 잠을 덜 잤기 때문이라고, 일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계절이 바뀌기 때문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알게 된다. 이것은 단순한 피곤함이 아니라는 것을. 몸은 움직이고 있지만 마음은 한자리에 멈춰 있고, 사람들 사이에 있어도 혼자 깊은 물속에 잠겨 있는 것 같다는 것을.

    우울한 사람에게 세상은 가끔 너무 큰 소리로 다가온다. 아무렇지 않게 웃는 사람들의 얼굴, 바쁘게 움직이는 거리, 해야 할 일들의 목록, 사랑하는 사람들의 걱정까지도 모두 부담이 된다. 누군가 “힘내”라고 말하면 고맙지만, 그 말이 어디에 닿아야 하는지 알 수 없다. 이미 힘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눈을 뜬 것, 씻은 것, 밥 한 숟가락을 삼킨 것, 아무 일 없는 척 하루를 보낸 것, 그 모든 것이 이미 힘을 낸 결과다.

    그러므로 우울을 겪는 사람에게 먼저 필요한 말은 “왜 그렇게 약하니”가 아니다. “아직도 그러니”도 아니다. 필요한 말은 어쩌면 이것이다. “오늘도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 충분하다.”

    회복은 어느 날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오는 환한 빛이 아니다. 회복은 아주 작은 방향 전환이다. 침대에서 일어나 창문을 조금 여는 일. 물 한 컵을 마시는 일. 미뤄 두었던 약을 챙겨 먹는 일.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마음을 종이에 한 줄 적는 일. 울다가도 숨을 고르는 일. 무너진 하루 끝에서 “그래도 내일 아침을 다시 맞아 보자”고 작게 말하는 일. 회복은 대단한 결심보다 작은 반복에 가깝다.

    사람들은 흔히 치유를 상처가 완전히 사라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떤 상처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그 상처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운다. 처음에는 상처가 나를 끌고 다닌다. 어디를 가든 그것이 먼저 말하고, 먼저 반응하고, 먼저 두려워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알게 된다. 나는 상처보다 크다는 것을. 상처는 내 안에 있지만, 내가 곧 상처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견뎌냄은 아름다운 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주 거칠고 투박한 과정이다. 견딘다는 것은 이를 악물고 모든 것을 참는다는 뜻만은 아니다. 때로는 도움을 청하는 일이다. 때로는 멈추는 일이다. 때로는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일이다. 때로는 무너지기 전에 앉는 일이고, 울음이 나오면 우는 일이고, 더 이상 괜찮은 척하지 않는 일이다. 견뎌낸다는 것은 자신을 혹사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일이다.

    우울 속에 있을 때 우리는 자주 자신을 의심한다. 나는 왜 이 정도밖에 안 될까. 왜 남들은 잘 사는 것 같은데 나는 이렇게 버거울까. 왜 나는 밝아지지 못할까. 하지만 마음의 병은 의지의 결함이 아니다. 어둠 속에 오래 있었다고 해서 사람이 어둠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잠시 빛을 잃은 것과 빛이 없는 존재가 되는 것은 다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신을 몰아세우는 것이 아니라, 다시 자신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너무 멀리 떠나온 나를 부드럽게 부르는 것이다. “괜찮아, 아직 늦지 않았어.” “너는 망가진 것이 아니라 지친 거야.” “다시 시작하지 못해도 괜찮아. 오늘은 그냥 쉬어도 돼.” 이런 말들은 세상을 바꾸지는 못해도, 무너진 마음이 바닥에 더 깊이 가라앉는 것을 막아 준다.

    치유는 혼자만의 힘으로 완성되지 않을 때가 많다. 사람은 사람에게 상처받지만, 이상하게도 사람을 통해 다시 살아난다. 누군가의 조용한 기다림, 판단하지 않는 눈빛, 잊지 않고 건네는 안부, 곁에 앉아 주는 침묵이 때로는 약보다 먼저 마음에 닿는다. 물론 모든 사람이 나를 이해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 사람이라도 내 고통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면, 그 한 사람의 존재가 긴 밤을 건너게 하는 작은 등불이 된다.

    우울한 시간은 삶을 느리게 만든다. 그러나 느려진 시간이 반드시 실패를 뜻하지는 않는다. 꽃도 계절마다 피는 속도가 다르고, 나무도 보이지 않는 계절에 뿌리를 내린다. 겉으로 아무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여도 안에서는 무언가 버티고 있을 수 있다. 오늘 웃지 못했다고 해서 회복이 멈춘 것은 아니다. 어제보다 더 슬펐다고 해서 모든 노력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회복은 직선이 아니라 물결처럼 온다. 좋아졌다가 다시 가라앉고, 괜찮아진 줄 알았다가 다시 흔들린다. 하지만 흔들린다는 것은 아직 살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는 삶을 너무 자주 성과로만 판단한다. 무엇을 이루었는지, 얼마나 나아졌는지, 얼마나 빨리 정상으로 돌아왔는지를 묻는다. 그러나 어떤 시기에는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성과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하루처럼 보여도, 그 하루를 끝까지 통과했다면 그것은 결코 아무것도 아닌 일이 아니다. 세상은 큰 성공만 기록하지만, 마음은 작은 생존을 기억한다.

    그러니 오늘도 자신에게 조금 너그러워졌으면 좋겠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만큼 지친 날에는 오늘의 목표를 낮추어도 된다. 방을 다 치우지 못했다면 컵 하나만 씻어도 된다. 긴 답장을 쓰지 못했다면 짧은 안부 하나만 보내도 된다. 밖에 나가지 못했다면 창밖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삶은 가끔 아주 작은 단위로 다시 시작된다.

    우울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빼앗아 가지만, 그 시간을 통과한 사람만이 알게 되는 것도 있다. 타인의 침묵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게 된다. 밝은 얼굴 뒤에 숨은 피로를 짐작하게 된다. 누군가의 느린 회복을 재촉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언젠가 자신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된다. “나는 네가 빨리 괜찮아지지 않아도 괜찮다. 네가 여기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희망은 언제나 눈부신 모습으로 오지 않는다. 희망은 때로 아주 초라하다. 내일 먹을 죽을 냉장고에 넣어 두는 일. 병원 예약 날짜를 지우지 않는 일. 다시 읽을 책갈피를 꽂아 두는 일. 살아 보고 싶다는 마음은 아니어도, 죽지 않고 오늘을 넘겨 보겠다는 마음. 그 작은 마음이 때로는 사람을 살린다.

    우리는 완전히 회복된 뒤에야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목차
    들어가며

    세상의 모든 우울증 환우에게 건배를

    1부. 떠나기 전, 나는 어디에 있었나

    1. 오늘만 버티던 날들
    2. 우울이라는 오래된 동거인
    3. 약봉지와 수면제 사이의 시간
    4. 내 머릿속 유토피아, 아프리카
    5. 이렇게는 안 되겠다는 마음

    2부. 낯선 땅에 나를 던지다

    6. 2012년, 오래된 여행의 시작
    7. 공항에서 처음 마주한 두려움
    8. 붉은 흙길과 낯선 공기
    9. 길을 잃는다는 것의 이상한 자유
    10. 여행자가 아니라 살아남는 사람으로

    3부. 아프리카의 하루들

    11. 버스 창밖으로 지나간 삶들
    12. 시장, 냄새, 소음, 사람들
    13. 가난을 낭만으로 소비하지 않기
    14. 낯선 친절이 마음을 붙드는 순간
    15. 밤하늘 아래서 다시 숨을 쉬다

    4부. 미아, 그리고 여행길의 친구들

    16. 길잡이로 만난 사람
    17. 친구가 된다는 것
    18. 혼자였지만 완전히 혼자는 아니었다
    19. 짧은 인연이 오래 남기는 것
    20. 고마움을 뒤늦게 기록한다는 일

    5부. 우울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21. 나는 아프리카에서 완치되지 않았다
    22. 그래도 무언가 달라졌다
    23. 극복이 아니라 공존이라는 말
    24. 다시 무너져도 실패는 아니다
    25. 살아 있다는 감각을 회복하는 법

    6부. 기억을 붙잡는 글쓰기

    26. 오래된 기록을 다시 읽으며
    27. 서툰 문장 속의 나를 만나다
    28. 기억이 흐려지는 것이 두려워서
    29. 이 책은 내가 살아 있었다는 증거
    30. 나를 조금 더 표현해 보기로 했다

    7부. 돌아온 뒤에도 삶은 계속되었다

    31. 여행 이후의 나날들
    32. 여전히 찾아오는 어둠
    33. 그럼에도 살아가는 연습
    34. 작은 일상이 나를 살린다
    35.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나가며

    우리는 끝내 살아남았다

    헌사

    미아에게
    남편 최상규님께
    용욱이와 혜연이에게
    세상의 모든 우울증 환우들에게
    저자 소개
    저자 : 황수미
    20년차 우울증 환우다.
    도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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