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추천의 글 새로운 배움은 이미 시작되었다
프롤로그 나는 왜 그토록 사랑하던 교실을 떠났을까
1부 ‘학교 게임’에 갇힌 아이들
01 모범생이 위험한 일곱 가지 이유
02 교육은 어떻게 학교 게임이 되었나
03 시험과 보상,학교 게임의 두 가지 무기
04 읽고 쓸 줄 알아도 문맹이다
05 학교 게임에서 이겨도,인생 게임은 이길 수 없다
2부 진짜 배움이 작동하는 방식
06 해야 하는 숙제를 하고 싶은 놀이로
07 숫자보다 이야기가 뇌를 더 깊이 바꾼다
08 암기,제대로 쓰면 강력한 무기가 된다
09 타고난 학습 유형이 있다는 착각
10 혼란은 어떻게 호기심이 되는가
3부 게임은 어떻게 아이를 바꾸는가
11 그 게임은 왜 멈출 수 없을까
12 스크린을 빼앗기 전에 먼저 이해해야 할 것들
4부 흔들려도 다시 서는 아이로
13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하는 아이의 비밀
14 ‘보호받는’ 아이가 더 빨리 무너지는 이유
15 인성은 습관으로 만들어진다
16 ‘연결’하는 아이가 멀리 간다
17 잘 실패하고,잘 포기하는 법
5부 결국, 아이는 부모를 보고 배운다
18 정답보다 ‘생각의 틀’을!
19 생각의 도구 상자
20 우리 아이 러닝 게임 설계하기
부록 A 스스로 배움을 넓히는 기술
부록 B 더 읽어볼 책들
참고 문헌
[본 문]
학교는 끊임없이 아이들을 분류한다. 모범생과 문제아, 상위권과 하위권, 영재와 범재. 이름보다 평가표가 먼저 따라붙는 교실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보다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먼저 깨닫는다. 그 결과 함께 배우고 협력하는 대신 서로를 밀어내며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한다. 그 과정에서 어른들 눈에 들도록 처신하는 법 또한 자연스레 익힌다.
하지만 모든 아이는 다르다. 타고난 재능과 약점, 관심사도 다르고, 세상에 기여하는 방식과 꿈꾸는 미래도 다르다. 그런데 학교는 저마다 다른 아이들을 하나의 기준에 맞춰 줄 세우고 누가 더 앞서 나가는지만을 끊임없이 측정한다.
_ p.28
전통적인 교실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보다 교사가 기대하는 감정을 먼저 배운다. 따뜻하게 맞이하거나 차갑고 엄격하게 대하는 교사의 몸짓 언어는 이를 가르치는 가장 강력한 도구 중 하나다. 교사가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면 아이들은 부끄러워하고, 자랑스러워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면 자랑스러워한다. 그렇게 아이들은 자신의 진솔한 감정을 느낄 권리를 서서히 빼앗긴다.
_ p.33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는 행위는 곧 호기심을 죽이는 일이다. 문제 속에 숨은 비밀과 수수께끼가 이미 다 제거되었으니 배움에 설렐 기회가 거의 남지 않는다. 모든 문제가 이미 어른들에 의해 해결되어 있다면, 아이는 자신이 이 과정에 정말로 기여하고 있다고 느끼지 못한다. 그리고 배움의 동기는 서서히 시들어버린다.
_ p.50
이들이 훗날 세상에 나아가 성공을 거두는 건, 단순히 남들보다 학습량이 더 많아서가 아니다. 어떻게 살아야 가장 가치 있게 살 수 있는지 그 본질을 일찍이 터득한 덕분이다. 세상이 정해놓은 뻔한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남들과 똑같은 성과를 내기 위해 무의미한 경쟁에 매몰되지도 않는다. 그보다 훨씬 더 높은 차원에서 생각하며,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는 활동을 선택해 자기만의 게임을 만들어간다. 자신의 고유한 잠재력을 명확히 알고 있기에, 언제든 세상에 기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
_ p.86
무엇보다 내 경험으로 미루어 보건대 아이들에게 자발적 활동에 빠져들 자유를 줄 때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까닭은 ‘뷔자데vuja de’라 불리는 순간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을 마주했을 때 마치 전에 본 것처럼 친숙하게 느끼는 현상이 데자뷔déàvu라면, 뷔자데는 그 반대다. 애덤 그랜트의 정의처럼, 뷔자데는 늘 마주하는 익숙한 상황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해묵은 문제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통찰을 얻어내는 것을 뜻한다
_ p.98
아이들의 방식을 따라하면 누구나 더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다. 비결은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고, 이야기 속 등장인물이 구사한 전략을 실제로 모방하는 것이다. 이 작은 전환은 공부를 지루한 의무에서 즐거운 여정으로 바꾸어 놓는다.
_ p.110
교사로서 나는 아이들이 암기한 개념을 문제에 적용할 때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생생히 목격했다. 열린 형태의 주관식 문제를 내면 아이들은 머릿속이 하얘지는 것 같았다. 공식은 곧잘 말하면서도, 정작 그것을 적용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_ p.118
혼란은 매우 강력한 인지적 감정이다. 아이가 기존에 알고 있던 세계관과 새로운 사실이 충돌할 때, 뇌는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이 순간 올바른 방향으로 길을 터주기만 한다면, 혼란은 단순히 막막한 감정에 그치지 않고 지적 호기심을 지피는 거대한 불씨가 된다. 낯선 문제 앞에서 멈추지 않고 스스로 해답을 찾아 나가는 능동적인 참여, 그것이야말로 진짜 배움의 시작이다. 혼란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힘이 곧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역량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_ p.135
혼란감을 포용하는 태도의 가치를 깨달은 머스크는 아이들 에게 이런 태도를 심어주는 학교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자기 아이들을 가르치던 조슈아 던을 영입해, 스페이스X 캠퍼스 안에 완전히 새로운 교육 과정을 설계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탄생한 학교가 바로 ‘애드 아스트라’다.
_ p.140
게임 개발자는 이러한 조건들을 정교하게 활용해 사용자의 주의를 온전히 게임에 집중시킨다. 흔히 집중력이 개인의 타고난 의지력에 달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게임 개발자들은 우리의 뇌가 본능적으로 몰입할 수밖에 없는 완벽한 맥락을 정교하게 설계함으로써 집중력을 끌어낸다.
_ p.155
로버는 이것을 슈퍼마리오 효과라고 부른다. 성공할 때까지 계속 시도하며 배우기 위해, 구덩이(실수와 실패)가 아니라 공주(최종 목표)에 집중하는 태도다.
슈퍼마리오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몇 번을 시도하든 상관없이 결승선에 도달해 게임에서 이기는 것이다. 실수는 배우는 과정일 뿐이다. 아이들은 공주 구하기에 실패할 때마다 다음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배운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을 배우는 것이다.
_ p.163
아이들이 이런 질문을 놓고 토론하는 모습을 보면 놀라울 정도다. 마을의 규모는 어떤지, 교사는 아이들을 진심으로 아끼는 사람인지, 경찰은 지역사회를 존중하는 사람인지 등 여러 조건을 함께 따져야 한다. 그런 다음 각 직업의 가치를 비교하고, 자신의 판단을 근거를 들어 설명해야 한다.
이런 난제에는 정답이 없다. 그렇기에 아이들은 선택의 대가를 고민하며, 무엇을 얻으려면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 배운다. 세상이 흑백으로만 나뉘지 않는다는 사실도 자연스럽게 깨닫는다.
_ p.191
아이들이 일찍 전문 분야에 뛰어들면, 사물을 한 가지 방식으로만 바라보는 편협한 사고방식인 ‘기능적 고착functional fixedness’에 빠지기 쉽다. 익숙한 틀에 갇혀 새로운 해결책을 떠올리지 못하는 상태다. 반면 다양한 경험을 한 아이는 다르다.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얻은 지식과 경험은 새로운 문제를 바라보는 렌즈가 된다.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를 연결하고, 남들이 보지 못한 가능성을 발견하게 해준다. 창의성은 대부분 이런 연결에서 나온다. 그래서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조기 전문화가 아니라 탐색의 시간이다.
_ p.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