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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걷는 이의 축복 코리아둘레길 2 (큰글자책) - 길 위의 이야기를 찾아 걷다

    • 이화규 저
    • 나무발전소
    • 2026년 08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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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94294283
    쪽수3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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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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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걷는 이의 축복 코리아둘레길2》는 이화규 작가가 코리아둘레길 가운데 해파랑길과 남파랑길을 다시 걸으며 길 위에서 길어 올린 풍경, 역사, 문학, 음악, 기억의 조각들을 엮은 여행 산문집이다. 전작 《걷는 이의 축복 코리아둘레길》이 DMZ평화의길을 다룬 입문편이었다면, 이번 책은 부산 오륙도해맞이공원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해파랑길, 그리고 부산에서 전남 해남 땅끝탑까지 이어지는 남파랑길의 여정을 담아낸 두 번째 코리아둘레길 기록이다.

     

    저자는 단순히 길을 ‘완주’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그는 길 위에서 만나는 바다와 숲, 항구와 마을, 오래된 성터와 전적지, 문학과 예술의 흔적을 세심하게 바라본다. 걷는 행위는 이 책에서 이동의 수단이 아니라 삶을 다시 읽는 방식이 된다. 발바닥으로 대지를 읽고, 바람과 파도 속에서 지나온 시간을 되짚으며, 상처 입은 몸과 마음을 길 위에 천천히 내려놓는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음악이다. 각 에피소드 끝에는 저자가 고른 음악이 함께 놓인다. 영미 포크, 재즈, 록, 클래식, 오페라 아리아, 독일 가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은 글의 정서를 확장하고, 독자가 책을 읽는 동시에 듣는 즐거움까지 경험하게 한다. 길의 풍경은 문장이 되고, 문장은 다시 선율과 만나 한 편의 깊은 여행 서사가 된다.

     

    《걷는 이의 축복 코리아둘레길2》는 해파랑길과 남파랑길을 안내하는 여행서이면서, 동시에 인생의 후반부를 걷는 이들에게 건네는 다정한 응원이다. 저자는 우리 모두를 “상처를 안고 길을 걷는 인생”으로 바라본다. 그래서 이 책은 길을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삶의 어느 지점에서 잠시 멈추어 자신을 돌아보고 싶은 독자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한다.

    목차

    [목 차]

    프롤로그 4

    제1장 감각의 시간

    통각, 상처 입은 육체로 길의 문장을 쓰다 15

    삶의 끈질긴 육체성, 대지라는 경전을 걷다 23

    바람과 파도가 포효하는 지층, 그 아래 청춘을 묻다 31

    소나무의 언어로 비우고, 바다의 손길로 채우다 37

    바람을 거슬러, 괘방산 산길에서 중력을 읽다 44

    게이샤의 우아함과곰치국의 투박함, 그 사이 어디쯤에서 51

    상처를 안고 길을 걷는 사람, 눈 내리는 숲길을 걷다 56

     

    제2장 회상의 시간

    빗속의 아리차, 떠난 동생의 푸른 소매와 캉프라 65

    나의 숨은 생명의 숨비인가, 욕망의 물숨인가 72

    아카시 향기는 1979년의 데킬라 잔 속으로 번지고 79

    유리창의 빗물, 어머니의 공포와 나의 낭만 사이 86

    후투티는 뽕밭에서 울고, 아버지는 순 메밀국수 앞에서 침묵했다 91

    영덕의 화마, 내 유년의 볏짚단을 태우다 97

    37도의 폭염과 붉은 산불, 아버지의 무너진 성채 106

    58년 개띠생 후포의 선장, 샘 쿡을 듣다 111

    열기에 눈 뜬 새벽 3시, ‘스타바트 마테르’는 비탄의 심연을 어루만지고 119

    르노 네바다의 잔돈, 울진의 길 위에서 변화를 줍다 124

     

    제3장 국난의 시간1

    폭염으로 끓어오르는 부산진성, 이중섭의 은지화는 땀방울로 얼룩지고133

    사라진 삼포, 덤프트럭 먼지만이 웅천 길을 덮는구나 141

    이 땅 아이들에게 축복의 노래를 건네다 148

    당항포의 끓는 바다는 끈적한 ‘밤의열기’를 더하다 155

    다시 뛰는 거제의 심장, 편백나무 숲을 걷다 161

    관음포의 파도, 정지 장군의 기도는 노량의 바다로 흐르리라1 69

     

    제4장 예술의 시간1

    썩은 나무에도 버섯은 피고, 견내량엔 〈오텀 리브스〉가 흐른다 179

    청마의 깃발은 빗속에 젖는데, 뜨거운 해물탕은 브람스를 부른다 185

    통영의 바다, 박경리의 문장과 윤이상의 음악 192

    목줄 풀린 마음, 학동 돌담장에 흐르는 류트 선율 199

    삼천포의 낡은 항구에서 내 젊은 날의 서러운모습을 찾아 울다 207

     

    국난의 시간2

    망덕포구의 가을 전어, 마루 밑 윤동주의 시는 누구를 기다렸던가 217

    순천왜성의 붉은 갯벌, 시간은 어디로 흘러가는가 226

    장 질의 북소리, 여수의 파도와 공명하다 232

    거북선이 잠든 선소, 헨델의 아리아는 원균을 달래주고 239

    여자만의 고요, 은빛 백조는 갈대 숲에서 마지막 노래를 부르리 245

    득량만 갈대숲, 열선루의 장계와 오텔로의 최후 252

     

    예술의 시간2

    무진의 안개 속, 김승옥과 정채봉은 구름의 양면을 보았는가 263

    벌교 홍교 다리 밑, 조정래의 태백산맥은 채동선의 고향을 노래한다 271

    고흥의 옥색 바다, 천경자의 꽃과 뱀은 피아프처럼 후회 없이 살았노라 280

    장흥의 바다, 한승원의 소설 속 어부의 아내는 남몰래 눈물을 흘리고 287

    회령진성의 낡은 성벽, 이청준의 선학은 눈먼 소리를 넘어 비상하는가 293

    마량항의 붉은 노을, 천 년의 비색은 가마터의 침묵 속에 잠들고 301

    강진만의 서러운 갈대, 영랑의 모란은 돌담에 기대어 홀로 붉었어라 308

    다산의 찻잔에 비친 달빛, 장보고의 돛을 깨우다 315

    땅끝탑의 붉은 노을, 말러의 보리수 아래 깊은 단잠을 청하고 325

     

    에필로그 336

    부록 –QR 수록 음악 339


    [본 문]

    걷는다. 바람이 촉각으로 들어온다. 호흡할 때마다 차가운 겨울 공기가 폐 깊숙이 들어온다. 온몸의 신경이 예민하게 깨어나는 느낌이다. 한껏 커진 파도 소리는 청각으로 밀려들어온다. 동해안은 겨울에 걸어야 한다.포효처럼 들리는 압도적 굉음이다. 겨울 동해의 파도는 모든 잡념을 집어삼킨다. -32쪽, <바람과 파도가 포효하는 지층, 그 아래 청춘을 묻다> 중에서

     

    겨울 해파랑길은 역방향으로 시작하면 좋다. 남쪽을 향해 거슬러 오르면, 7번 국도를 시야에 지우고 왼쪽 어깨 너머로 바다를 볼 수 있다. 장애물 하나 없이 탁 트인 동해의 광활한 수평선은 내내 보행자의 시야를 호위한다. 시선의 끝이 자꾸만 육지로 쏠리는 정방향과 달리, 역방향의 걸음은 무한한 심연의 푸름을 온전히 껴안으며 나아가는 해방감을 선사한다. -40쪽, <소나무의 언어로 비우고 바다의 손길로 채우다> 중에서

     

    29코스 검봉산 임도로 방향을 틀었다. 산기슭으로 접근하자 비가 진눈깨비로 바뀌어 휘몰아친다. 임도는 15센티미터 이상 쌓인 눈으로 뒤덮였다. 나는 바다의 비대신 산의 눈을 맞는다. 누군가 밟고 지나간 발자국 따라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뗀다. 가중되는 체력 부담에 숨을 고른다. 산기슭의 노루가 ‘뭘 그정도 가지고 그래’ 하는 시선으로 날 빤히 쳐다본다. 그러다 프레임 밖으로 사라진다.-60쪽, <상처를 안고 걷는 사람, 눈 내리는 숲길을 걷다> 중에서

     

    750킬로미터 해파랑길은 명실상부한 장거리 트레킹의 성지로 자리 잡았다. 물론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숙제도 남아있다. 하지만 지난 수년 간 보여준 지자체의 획기적 인프라 개선은 고무적이다. 특히 여성 트레커에게도 안전하고 쾌적한 길이라, 자칭 ‘걷기 전도사’로서 한결 마음이 놓인다. 탈 것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기차는 레일의 운명에 갇혀 지방 소도시의 실핏줄까지는 닿지 못한다. 결국 나그네를 마을 깊숙이 실어 나르는 것은 버스이다. 지방 인구 소멸의 그림자는 길 위에서도 선명하다. -127쪽, <르노 네바다의 잔돈, 울진의 길 위에서 변화를 줍다> 중에서

     

    두 시인의 목소리는 시대와 언어를 달리하지만 길에서 만나는 자유, 자연을 걷는 삶의 깊이를 전하고 있다. 그간 동서남 해안의 산길, 숲길, 해안가, 마을길, 농로, 수변길, 강변길, 도심길, 국도, 지방도 등을 섭렵했다. 비로소 그들이 말하고자 했던 ‘길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산길 내려오니 광암해수욕장에 석양이 붉게 내린다. 8월 마지막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로 해변이 북적인다. 아이들의 웃음 소리, 파도 소리, 그리고 고기 굽는 냄새가 뒤섞인다. -152쪽, <사라진 삼포, 덤프트럭 먼지만이 웅천 길을 덮는구나> 중에서

     

    매복해 있던 조선 판옥선들이 성벽처럼 앞을 가로막았다. 곧이어 천지를 뒤흔드는 포성이 터졌다. 거북선이 유황 연기를 내뿜으며 적진 한가운데로 파고들었다. 화포가 불을 뿜었고, 적선은 나무 조각처럼 부서져 나갔다. 왜군은 배를 버리고 뭍으로 도망치기에 급급했다. 바다는 왜군의 피로 뒤덮였다. 그날 당항포 바다가 삼킨 것은 적의 함대만이 아니었다. 조선을 유린하려던 야욕까지 수장시킨, 완벽한 섬멸이었다. -157쪽, <당항포의 끓는 바다는 끈적한 ‘밤의 열기’를 더하다> 중에서

     

    다시 걷는다. 견내량 바닷가에 바짝 붙은 카페 ‘읻다’에 앉았다. 창밖으로 거제대교와 신거제대교가 나란히 바다를 가로지르는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저 다리 아래를 도도히 흐르는 좁은 물길, 견내량見乃梁이다. 임진왜란의 판도를 뒤바꾼 역사의 현장이다. 1592년 7월, 이순신 장군은 견내량에 정박해 있던 와키자카 야스하루의 일본 함대를 한산도 앞바다 넓은 곳으로 유인해냈다. 좁은 물길에서 빠져나온 적선들이 넓은 바다로 나오자, 조선 수군은 학익진을 펼쳐 적을 포위하고 섬멸했다. 세계 해전사에 길이 남을 한산대첩이다. -183쪽, <썩은 나무에도 버섯은 피고, 견내량엔 <오텀 리브스>가 흐른다> 중에서

     

    누추한 숙소도, 다가올 추위도 ‘끼니’ 앞에서는 의미 없다. 걷는 자에게 식사는 쾌락이 아니다. 길을 나서기 위해 목숨을 보전하는 엄중한 의식이다. 나는 전어의 기름기를 입가에 묻힌다. 내 생명의 연료를 가득 채운다. 잘 먹어야 잘 걸을 수 있다. 길 위의 진리다. 다시 걷는다. 망덕포구를 찾은 목적은 따로 있다. 바로 ‘정병욱 가옥’이다. 낡은 목조 가옥 한 채가 역사의 무게를 견디며 서 있다. -222쪽, <망덕포구의 가을 전어, 마루 밑 윤동주의 시는 누구를 기다렸던가> 중에서

     

    소설가 김훈은 김승옥에 대해 “그의 문장은 당시 우리 문학의 문법을 뒤엎은 혁명적인 아름다움이었다. 그는 한국의 현대 문장을 ‘구두를 신은 문장’으로 바꾸었다.” 라고 평했다. 그간 한국 문학은 짚신을 신고 터벅거렸다. 그러다 김승옥에 이르러 잘빠진 구두를 신고 아스팔트 위를 걷게 되었다는 찬사다. 순천만 습지의 안개 속을 걸으며, 나는 그 ‘구두 신은 문장’의 발자국을 더듬는다. -268쪽 <무진의 안개 속, 김승옥과 정채봉은 구름의 양면을 보았는가> 중에서

     

    길을 잃고 헤맸던 그 순간, 14세기 위대한 여행가 이븐 바투타Ibn Battuta의 명구가 떠올랐다. “여행은 당신에게서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가, 이내 당신을 이야기꾼으로 만든다.” 길을 잃은 낭패감은 찰나였으나, 그 덕분에 나는 예정에 없던 풍경을 덤으로 얻었다. 바투타의 말대로 날 잠시 침묵하게 했으나, 이내 이야기꾼으로 만들어준 셈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다 문득 저 멀리 땅끝전망대를 올려다본다. 해가 속절없이 기운다. 내게는 아직 가야 할 길, 그리고 마저걸어야 할 땅 끝이 남아 있다. -329쪽 <땅끝탑의 붉은 노을, 말러의 보리수 아래 깊은 단잠을 청하고> 중에서

    출판사 서평

    길 위의 이야기를 찾아 걷는 사람, 이화규의 두 번째 코리아둘레길 기록

    에피소드 끝에 저자가 고른 오디오 감상, 읽는 동시에 듣는 즐거움까지 선사

    코리아둘레길은 대한민국 외곽을 하나의 커다란 ‘ㅁ’자로 잇는 장거리 걷기 길이다. 해파랑길, 남파랑길, 서해랑길, DMZ평화의길로 구성된 이 길은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걷기 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길이 완성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길의 정신까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길에는 그것을 걷는 사람의 기억과 사유, 그리고 그곳에 깃든 이야기가 필요하다.

     

    이화규 작가는 바로 그 이야기를 찾아 걷는다. 4,520킬로미터 코리아둘레길 전 구간을 완주한 그는 이번 책에서 해파랑길과 남파랑길을 두 번째로 종주하며, 첫 번째 걸음에서는 미처 보지 못했던 풍경과 사람, 역사와 예술을 새롭게 발견한다. 숙식과 이동에 급급했던 첫 종주와 달리, 두 번째 길에서는 보다 여유로운 시선으로 길 위의 의미를 길어 올린다.

     

    제1장 감각의 시간 — 몸으로 길을 읽는다는 것

    제1장 「감각의 시간」은 겨울 해파랑길의 차가운 공기와 바다, 눈과 바람 속에서 시작된다. 저자는 걷기를 단순한 운동이나 이동으로 보지 않는다. 발바닥이 땅에 닿는 감각, 폐 깊숙이 들어오는 겨울 공기, 파도 소리와 바람의 촉감, 그리고 몸 어딘가에서 올라오는 통증까지 모두 길을 읽는 언어가 된다.

     

    저자에게 걷는 일은 무뎌진 감각을 다시 벼리는 의식이다. 저자는 상처 입은 육체로 길의 문장을 쓰고, 대지를 하나의 경전처럼 발바닥으로 읽어 내려간다. 겨울 동해의 풍경은 아름다운 배경이 아니라, 살아 있음을 확인케 하는 엄격한 스승이 된다.

     

    제2장 회상의 시간 — 길 위에서 되살아나는 가족과 기억

    제2장 「회상의 시간」은 해파랑길의 풍경 속에서 저자의 개인적 기억이 되살아나는 장이다. 빗속의 길, 해녀의 숨비소리, 아카시 향기, 어머니와 아버지의 기억, 유년의 장면들이 길 위에서 하나둘 떠오른다.

     

    길은 과거를 단순히 추억하게 하는 장소가 아니다. 저자에게 길은 오래 묻어두었던 감정과 다시 마주하는 자리다. 떠난 사람, 가족의 침묵, 유년의 상처, 생의 허기와 불안을 길 위에서 다시 바라본다. 이 장의 산문들은 걷는 일이 결국 자기 안의 시간과 화해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제3장 국난의 시간1 — 바다를 따라 만나는 전쟁과 역사

    제3장 「국난의 시간1」은 부산, 창원, 고성, 거제, 남해 일대의 남파랑길을 걸으며 우리 역사 속 국난의 현장을 마주한다. 부산진성, 당항포, 거제, 관음포, 노량의 바다 등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전쟁과 저항, 희생과 생존의 기억이 켜켜이 쌓인 장소다.

     

    저자는 역사적 사건을 건조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폭염 속 성터를 걷고, 바다의 물살을 바라보며, 그 장소가 품은 고통과 승리의 감각을 현재의 몸으로 다시 받아들인다. 이 장에서 남해의 바다는 아름다운 관광지가 아니라, 한 시대의 생사와 공동체의 운명이 걸렸던 역사적 현장으로 되살아난다.

     

    제4장 예술의 시간1 — 통영과 거제, 남해의 바다에서 만나는 문학과 음악

    제4장 「예술의 시간1」은 견내량, 통영, 학동, 삼천포 등을 배경으로 예술가들의 흔적을 따라간다. 청마 유치환, 박경리, 윤이상 등 문학과 음악의 이름들이 길 위에서 호출된다. 저자는 항구와 바다, 골목과 돌담, 숲과 마을 풍경을 지나며 예술이 태어난 장소의 기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이 장의 매력은 여행 산문과 예술 에세이가 자연스럽게 겹쳐지는 데 있다. 길은 작품의 배경이 되고, 작품은 다시 길을 해석하는 열쇠가 된다. 독자는 통영의 바다와 남해의 낡은 항구를 걸으며, 한 예술가의 삶과 한 시대의 정서를 함께 만나게 된다.

     

    제5장 국난의 시간2 — 남도의 갯벌과 포구에 남은 충돌의 흔적

    제5장 「국난의 시간2」는 광양, 순천, 여수, 보성 일대의 남파랑길을 따라가며 또 다른 국난의 시간을 비춘다. 망덕포구와 정병욱 가옥, 순천왜성, 여수 선소, 여자만, 득량만 등은 문학과 역사, 전쟁과 기억이 뒤섞인 장소들이다.

     

    특히 이 장은 남도의 갯벌과 포구가 품은 깊은 시간성을 보여준다. 저자는 그곳에서 윤동주의 시, 임진왜란의 상흔, 조선 수군의 역사, 남해안 사람들의 삶을 함께 읽어낸다. 길 위의 한 끼, 낡은 가옥, 고요한 갈대숲까지도 역사의 문장으로 살아난다.

     

    제6장 예술의 시간2 — 땅끝으로 향하며 만나는 남도 문학과 예술의 깊이

    제6장 「예술의 시간2」는 순천, 벌교, 고흥, 장흥, 강진, 해남으로 이어지며 남도 문학과 예술의 깊은 결을 따라간다. 김승옥, 정채봉, 조정래, 천경자, 한승원, 이청준, 김영랑, 다산 정약용, 장보고의 흔적이 길 위에서 이어진다.

     

    이 장에서 남도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다. 안개, 갯벌, 옥색 바다, 붉은 노을, 갈대와 돌담은 모두 문학과 예술의 언어가 된다. 마침내 땅끝탑에 이르는 마지막 여정은 한 권의 책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으로 수렴된다. 우리는 왜 걷는가. 길의 끝에서 무엇을 발견하는가. 저자는 그 답을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 몸의 감각으로 보여준다.

     

    읽고, 듣고, 걷게 만드는 책

    《걷는 이의 축복 코리아둘레길2》는 길 안내서가 아니다. 물론 해파랑길과 남파랑길의 구체적인 장소와 코스를 따라가지만, 이 책의 본질은 길 위에서 삶을 다시 읽는 산문에 있다. 저자의 걸음은 풍경을 지나 역사로, 역사에서 문학으로, 문학에서 음악으로, 다시 개인의 기억과 몸의 감각으로 이어진다.

     

    이 책은 독자에게 말한다. 길은 밖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길은 우리 몸 안에도 있고, 기억 속에도 있으며, 상처와 회복 사이에도 있다고. 그래서 이 책을 덮고 나면 독자는 자연스럽게 밖으로 나가 걷고 싶어진다. 그것이야말로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힘이다.

    저자 소개
    저자 : 이화규

    고려대학교 국문학과를 나와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했다. 대학원에서는 한국 한문학을 전공했는데, 대학 4학년 재학 중, 선경그룹 SK장학생으로 선발되어 한학을 공부한 것이 그 계기가 되었다.

    여행, 트레킹, 순례, 음악, 오디오, 영화, 음반, 공연 등 문화 전방위적 놀이에 관심이 많다. 50~70년대 고전영화를 좋아하며, 40~50년대 스윙과 모던재즈를 즐겨 듣는다. 청년기까지 60~70년대 영미 대중음악을 섭렵했고, 사회생활 중에는 르네상스와 바로크 음악을 즐겨 들었다. 한때 오디오 평론가로 활동했다. 여러 수집 매체를 활용하여 커뮤니티 멤버들과 역사지리 모임을 진행한 것은 현재 진행형인 빛나는 추억이다.

    평생 길에 대한 관심을 놓치지 않았다. 시안에서 로마에 이르는 실크로드 길을 대부분 답사했고, 4,520킬로미터 코리아둘레길 전 구간을 완성한 그랜드슬램의 소유자로 둘레길만 7,000킬로미터 이상을 완보했다.

    32년간 교육계에 있으면서, 현장 교육과 EBS 활동을 병행했다. 지은 책으로 《산티아고 카미노 블루》, 《걷는 이의 축복 코리아둘레길(입문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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