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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적으로 산다

    • 강화길 저
    • 문학동네
    • 2026년 07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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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41617783
    쪽수2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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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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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이 책은 그렇게 당신에게 쉼을 알려줄 것이다.”

    _천선란(소설가)

     

    “자신의 가장 연약한 시간을 이렇게 치열한 문장으로 견뎌낸 사람이

    앞으로 써내려갈 이야기는 또 얼마나 깊은 세계를 보여줄까.”

    _장재현(영화감독)

     

    빈틈없는 문장・마성의 흡인력・단단한 스타일의 주인공

    소설가 강화길의 이면, 그 내밀한 마음을 기록한 첫 산문집

    단편소설 「음복」(『화이트 호스』)과 「호수―다른 사람」(『괜찮은 사람』), 장편소설 『대불호텔의 유령』 『치유의 빛』 등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남겨온 소설가 강화길의 첫 산문집 『낭만적으로 산다』가 출간되었다. 한국문학의 스릴러·호러 열풍을 이끈 강화길의 작품은 언제나 치밀한 긴장감, 구성의 아귀가 들어맞는 쾌감을 뽐낸다. 그의 작품이 지닌 이러한 인상은 작가 강화길에 대한 인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듯하다. 단단하고, 예리하고, 어둑한 순간을 묘파하는 데 거리낌이 없는 강심장의 소유자.

    하지만 되돌아보면 강화길은 그라는 사람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작품은 거의 쓰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극도로 조심해온 듯 보인다.

    목차

    [목 차]

    프롤로그 _ 007

     

    1. 낭만적으로 산다_ 019

    2.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사람들_ 047

    3. 하지만 쉽지 않네요_ 063

    4. 너와 나, 중독자들_ 075

    5. 혼자 걷는 여자_ 089

    6. 나의 집, 나의 몸_ 099

    7. 은유, 그 모든 은유들에 대해_ 113

     

    에필로그 _ 127

     

    부록

    거의 고치지 않은 글_ 139

     

    추천의 말

    장재현(영화감독), 천선란(소설가) _ 195


    [본 문]

    그건 일종의 편지였다. 내 글을 읽어봐주는 모든 사람들에게, 설사 내가 판단당하고, 약점을 잡힌다 해도, 말하고 싶었던 나의 고통에 대한 고백. _프롤로그

     

    화학작용은 철저한 과학적 계산의 산물이라 생각하고, 나의 의지는 호르몬을 이기지 못한다는 걸 안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이 모든 것에 의미가 있다고도 믿는다. 삶의 어떤 은유, 계시를 받아들인다. _「낭만적으로 산다」

     

    그때 나는 스물일곱 살이었다. 학교 작업실 컴퓨터 앞에 앉아, 새벽마다 울었다. 잘하고 싶었으니까.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잘하지 않으면, 나라는 인간의 존재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 나는 매번 전력을 다해 쓰고, 그렇게 쓰는 과정이 좋다. 나를 아까워하지 않고 몰아붙이다보면 어느 순간 소설의 세계 속으로 완전히 몰입하게 되는데, 그때 나는 살아 있다고 느낀다. 그 기분을 느끼는 건 내게 중요하다. _「하지만 쉽지 않네요」

     

    나는 내가 쓴 글이 ‘이야기’라는 구조와 메타포 체계 안에서 다양한 함의를 지니기를 원하지, 내 인생을 은유하는 어떤 단서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 인생은 별 볼 일 없으니까. 언제나 나는, 나보다 내 소설이 낫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나은 걸 만든다는 믿음으로 글을 쓴다. _「혼자 걷는 여자」

     

    받아들여야 한다는 걸 안다. 나는 회복력이 좋지 않은 체질이고, 더군다나 이젠 사십대이고, 이석증은 누구나 걸릴 수 있다. 그리고 아프면 쉬는 게 맞다. 이건 진작 깨닫지 않았나. 기본을 충실히 따르면 된다. 밥 잘 먹고, 무리하지 않고, 잘 자고, 적당히 걷고…… 아, 지긋지긋해! _「나의 집, 나의 몸」

     

    매일 산책을 했다. 의사의 처방 때문이기도 했지만, 화가 나서 걷는 편에 가까웠다. 너무 열이 받아서 밖에 나가 한 바퀴 걷기라도 해야 분이 풀렸다. 기가 막혀, 하다 하다 이제는 어지럼증? _「나의 집, 나의 몸」

     

    『대불호텔의 유령』을 쓸 때 책상에 붙여두었던 메모를 찾았다. ‘공포 이야기가 끝없이 계속되는 이유는, 인간이 결국 악마에게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저주의 목록이 계속 이어진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인간이 계속 싸우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 않을까. 그게 우리의 삶인 것 같다. 끝없는 공포. 그럼에도 계속되는 삶.’ _「은유, 그 모든 은유들에 대해」

     

    그런 식으로 나는 살아 있고, 살아 있는 동안에는 계속 살 것이다. _「은유, 그 모든 은유들에 대해」

     

    당신에게도, 당신의 노하우와 주문이 있겠죠. 혼자 걷는 방법. 그게 있는 한, 우리는 끝내 무엇을 빼앗기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믿고 싶어요. 통증은 통증일 뿐이니까요. 0부터 10까지의 숫자 중 하나. _에필로그

     

    거칠게 숨을 몰아 내쉬면서, 겁에 질린 얼굴을 숨기지 않으면서 앞으로 달려가던 생존자. 고백하자면, 영화의 후반부 역시 내게 영향을 줬다. 소설이 아니라 나의 마음에. 겁에 질리고, 홀로 남아도, 일단 뛰어가라고.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보라고. 그냥 죽을 수는 없잖아. 안 그래? _「조용한 비명―<에이리언> 시리즈」

     

    키키는 가난하다. 나도 가난했다. 내 마음속에는 하고 싶은 일을 선택했다는 자만심과 철딱서니 없는 짓을 저질렀다는 자책이 늘 뒤섞여 있었다. 항상 불안했다. 미래가 보이지 않았기에, 현재를 채찍질했다. 그게 나 자신을 견디는 가장 쉬운 방법이었다. _「마녀는 빗자루를 타고 날아오르지―미야자키 하야오, 〈마녀 배달부 키키〉」

     

    내게도 어려운 선택들이 있었다. 때때로는 함정에 빠졌고, 비참한 실수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쨌든 결단을 내렸다. 최선을 다해 나를 위해 행동했다. 때문에 나는 아마 산드라 오를 만난다면 정말 떨릴 것이다. 정신을 차리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살아온 모든 곳마다 그녀가 함께 있었고, 그녀가 선택을 내릴 때 나 역시 결단을 내렸으니까. _「크리스티나의 선택―숀다 라임스, 〈그레이 아나토미〉」 

    추천사

    이 책에서 낭만은 화려한 삶이나 감상적인 태도가 아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과 불안을 견디면서도 하루를 살아내고, 끝내 쓰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작가의 의지이자 삶이다. 강화길은 매일의 고통과 불안, 인내를 담담하게 기록한다. 그리고 그 기록 사이사이에는 그녀가 사랑하는 문학과 영화, 드라마가 있다. 집안에 머물러야 했던 시간 동안 그것들은 현실을 잊기 위한 도피처가 아니라, 다시 하루를 살아낼 수 있게 하는 작은 빛이 되어준다.

    무엇보다 고마웠던 것은 이 책이 끝내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책을 덮고 나면 이상하게도 나 역시 다시 쓰고 싶어진다. 더 살아보고 싶고, 조금 더 버텨보고 싶어진다. 희망을 크게 외치지 않는데도 희망이 남는다. 그것이 이 산문집이 가진 가장 큰 힘이다.
    _장재현(영화감독)

     
    *** 

    우리에게 아픔은 ‘나아야 하는 일’이 되었다. 아프기에 쉬는 것이 아니라 아픔에서 빨리 벗어나야 하는, 예정에 없던 초과 근무. 일상의 엔진이던 몸이 기능을 멈추면 고치고 충전될 때까지 정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다른 것에 몸을 매달아 끌고 간다. 그런 생활에 너무 익숙해진 아픈 이들에게 이 책은 말한다. “아프면 쉬어야 한다.” 당신이 쉬는 법을 모르겠을 땐, 이 책이 끝날 때까지 이불 밖을 벗어나지 않기로 다짐하며 한 글자 한 글자 마음으로 읽자. 책에 나온 영화 중 보고 싶은 작품을 따로 뽑아놓고, 책을 다 읽으면 영화를 보자. 이 책은 그렇게 당신에게 쉼을 알려줄 것이다.
    _천선란(소설가)

    출판사 서평

    내 글에는 늘 텍스트가 있었다.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어떤 터널. _프롤로그, 11쪽

     

    내가 이런 식의 글을 써본 적이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니까 나에 대한 이야기. 내 일상에 대한 이야기. 지금 내 마음을 오가는 어떤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털어놓는 글. _프롤로그, 10쪽

     

    그런 강화길이 첫 산문집에서 꺼내놓는 것은 자신이 홀로 감당하고 있던 어떤 통증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키워온 ‘작가 되기’라는 단 하나의 꿈을 향한 분투, 데뷔 후 불투명한 미래를 감내하며 앞으로 나아가던 시절의 불안감, 한국문학의 새로운 얼굴로 자리매김한 뒤에도 여전한 글쓰기의 고통과 소설을 향한 절절한 사랑.

     

    그때 나는 스물일곱 살이었다. 학교 작업실 컴퓨터 앞에 앉아, 새벽마다 울었다. 잘하고 싶었으니까.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잘하지 않으면, 나라는 인간의 존재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 나는 매번 전력을 다해 쓰고, 그렇게 쓰는 과정이 좋다. 나를 아까워하지 않고 몰아붙이다보면 어느 순간 소설의 세계 속으로 완전히 몰입하게 되는데, 그때 나는 살아 있다고 느낀다. 그 기분을 느끼는 건 내게 중요하다. _「하지만 쉽지 않네요」, 66쪽

     

    사회 안에서 자신만의 존재 이유를 찾는 중인 모든 이가 깊이 공감할 정서적 통증에 더해, 강화길은 자신의 일상을 예고 없이 침범하는 특수한 통증에 관해 이 책에서 처음 밝힌다. 그것은 내면 수양이나 정신력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마치 태생적 한계처럼 느껴지는 신체의 통증이다. 강화길은 자신의 신체를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그 사이에서 유령처럼 배회하는 몸”으로 정의한다. 셜록 홈스나 미스 마플, ‘닥터 하우스’처럼 “질병 탐정”이 되어 병명을 알아내기 위한 긴 여정을 떠나고, 지속적인 추적 관찰과 검사를 위해 주기적으로 병원에 방문하고, 그 와중에 몸과 마음을 어르고 달래며 마감일에 맞춰 글을 써야 하는 일상 속에서 작가는 때때로 외친다. “밥 잘 먹고, 무리하지 않고, 잘 자고, 적당히 걷고…… 아, 지긋지긋해!” 그러다 이내 마음을 다잡는다. “아팠으나 하고 싶은 일을 못한 경우는 없다. 아팠으나 쓰고 싶은 글을 못 쓴 경우는 없다. 아팠으나 쓰고 싶은 글을 계속 쓰며 살았다.”

     

    강화길을 그가 발표하는 소설을 통해서만 상상해온 우리에게 『낭만적으로 산다』는 지금까지 접할 수 없었던 강화길의 가장 솔직한 목소리를 들려준다. 지극히 인간적이고 친숙한, 때로는 깨어질 듯 연약하지만 끝내 희망을 품는 마음을 담은 산문들이 이 작가에게 새삼 이목을 집중시킨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일곱 편의 산문, 그리고 부록은 ‘통증’이라는 주제 아래 마치 한 편의 이야기처럼 한달음에 꿰어진다. 이 산문집은 소설가 강화길이 개인적인 통증에 대해 처음 쓴 내밀한 고백록이자, 통증을 끌어안고서도 글쓰기를 계속하려는 치열한 기록이며, 성장통을 딛고 일어나 보다 건강한 일상과 휴식으로 다가서는 회복의 서사다.

     

    그건 일종의 편지였다. 내 글을 읽어봐주는 모든 사람들에게, 설사 내가 판단당하고, 약점을 잡힌다 해도, 말하고 싶었던 나의 고통에 대한 고백. _프롤로그, 16쪽


    통증과 고립의 시간을 지탱해준 영화라는 진통제

    자신의 약한 구석을 외면하지 않으면서
    이 작가가 풍부하고 즐겁게 삶을 누리는 법

    『낭만적으로 산다』는 2020~2021년 『씨네21』에 연재된 에세이 ‘강화길의 영화-다른 이야기’에서 출발했다. 몸의 질환 위로 ‘코로나19’라는 전 지구적 위기가 겹친 그 시기, 강화길은 통증과 고립의 시간을 견딜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존재로 ‘영화’를 꼽는다. “그때를 돌이켜보면,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정말로 괜찮았”고, “불안하고 초조했기에 (…) 닥치는 대로 스릴러 책을 찾아 읽고 영화와 드라마를” 보는 등 이야기라는 각양각색의 진통제를 찾게 되었다고 회상한다.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작가도 OTT를 통해 감염병이 퍼져나가는 낯선 현실 속에서 타인과 여전히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그러한 경험과 함께 기록된 강화길의 일상은 ‘문학, 삶, 영화’의 삼위일체와도 같다. 예를 들어, 작가는 자신이 앓는 지난한 병의 정체를 파악하려 애쓰다가 영화 〈엑소시스트〉 속 신부들의 구마 의식을 떠올린다. ‘악마의 이름은 병명을 은유한다’는 엑소시즘 영화 해석을 자신의 상황에 대입해보고, 누구에게도 이해받을 수 없는 고통에 관해 사유한다.

    의식이 거세질수록 악마는 온 힘을 다해 저항하며 더럽고 추한 것들을 숙주의 몸에서 끌어낸다. 덧씌운다. 숙주는 추악해진다. 거센 면역반응에 무너진 몸 구석구석처럼 말이다. 그래. 질병과 치료 사이에 규칙이 있다면 아마 이것일 것이다. 통증과 통증의 교환. 그리고 고통은 오직 환자의 몫. 그 어떤 사랑도 타인의 고통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엑소시스트〉에서 신부들이 악마를 물리치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모습을 볼 때 나는 감동을 받는다. _「낭만적으로 산다」, 29쪽

    관람할 때마다 울게 된다는 애니메이션 〈마녀 배달부 키키〉를 감상하면서는 견습 마녀 ‘키키’와 마찬가지로 작가 지망생이었던 과거의 자신을 되돌아보며 왜 그렇게 열심이었는지, 왜 그 삶의 방식이 다시 돌아가도 바꾸지 않을 후회 없는 선택인지 확인한다.

    키키는 가난하다. 나도 가난했다. 내 마음속에는 하고 싶은 일을 선택했다는 자만심과 철딱서니 없는 짓을 저질렀다는 자책이 늘 뒤섞여 있었다. 항상 불안했다. 미래가 보이지 않았기에, 현재를 채찍질했다. 그게 나 자신을 견디는 가장 쉬운 방법이었다. _「마녀는 빗자루를 타고 날아오르지」, 169~170쪽

    문득 소설쓰기에 지칠 때는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쉼이 필요한 순간마다 펼쳐 읽는 만화책 『리틀 포레스트』를 떠올리기도 하고, 사랑해마지않는 수많은 작품들이 자신과 소설의 발전에 어떤 자양분이 되었는지 기쁘게 발견하기도 한다.

    어차피 나를 몰아붙일 거라면, 나를 아까워하지 않을 거라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 이치코의 수유잼처럼. 혜원의 배추전처럼. 내가 먹고 싶은 요리를 했다.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 내가 좋아하는 인물, 내가 좋아하는 결말. 내가 좋아하는 표정. 그렇게 쓴 작품이 「괜찮은 사람」 「니꼴라유치원-귀한 사람」 「호수-다른 사람」 같은 작품들이다. _「하지만 쉽지 않네요」, 72쪽

    『대불호텔의 유령』을 쓸 때 책상에 붙여두었던 메모를 찾았다. ‘공포 이야기가 끝없이 계속되는 이유는, 인간이 결국 악마에게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저주의 목록이 계속 이어진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인간이 계속 싸우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 않을까. 그게 우리의 삶인 것 같다. 끝없는 공포. 그럼에도 계속되는 삶.’ _「은유, 그 모든 은유들에 대해」, 114쪽

    이 책에서 강화길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과 마주치는 우연한 즐거움을 오롯이 느낀다. 마감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작품을 골똘히 감상하며 그 안에서 삶의 동력을 길어올린다. 비록 실존하지 않는 인물과 서사라 해도, 픽션이란, 상상력이란 잠시간 고통을 잠재우고 일상의 행복을 되찾을 소중한 치료제라고 작가는 말한다. 산문에 드러난 강화길의 변화에 비춰 보자면 이야기는 번뜩이는 깨달음과 지혜를 축적하는 영양제가 되기도 한다. 그것이 인생에 대한 은유라는 것을 기억하는 한.

    강화길에게 ‘낭만’이란 고통과 더불어 나아갈지라도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나의 무언가를 끄집어내며” 사는 일이다. 아직 살아 있는 한 낭만적으로 살아가려는 의지로 가득한 그의 산문은 작가이면서 한 명의 인간으로서 강화길이 감추고 있던 환하고 건강한 매력을 낱낱이 폭로한다.

    당신에게도, 당신의 노하우와 주문이 있겠죠. 혼자 걷는 방법. 그게 있는 한, 우리는 끝내 무엇을 빼앗기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믿고 싶어요. 통증은 통증일 뿐이니까요. 0부터 10까지의 숫자 중 하나. _에필로그, 137쪽

    저자 소개
    저자 : 강화길

    201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괜찮은 사람』 『화이트 호스』 『안진: 세 번의 봄』, 장편소설 『다른 사람』 『대불호텔의 유령』 『치유의 빛』, 중편소설 『다정한 유전』 『풀업』 등이 있다. 한겨레문학상,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 2017 젊은작가상, 2020 젊은작가상 대상, 백신애문학상, 유심상, 2025 김승옥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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