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으로 이동
    AD광고
    New사랑과 우정으로 빛나는 모험프린세스 캐치 티니핑
    AD광고
    Best Seller소년 김구의 가슴 뜨거운 역사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38
    이 책의 태그
    • 소득공제
    • 무료배송

    경계에 서다(가슴에내리는시170)

    • 김수연 저
    • 책펴냄열린시
    • 2026년 07월 15일
    10%10,80012,000
    적립금
    600원 (5% 적립)
    추가 적립
    추가 적립 안내
    • 5만원 이상 결제 시 (*배송비 제외)

      정가제FREE(상품/사은품) 금액이 2,000원 이상이면 2,000원 추가적립

    • 10만원 이상 결제 시 (*배송비 제외)

      정가제FREE(상품/사은품) 금액이 2,000원 이상이면 2,000원 추가적립

      정가제FREE(상품/사은품) 금액이 5,000원 이상이면 5,000원 추가적립

    결제혜택
    무이자 할부
    결제사 혜택
    쿠폰
    회원 가입 즉시 지급되는 적립금 과 등급별 다양한 회원 혜택 보기
    배송비
    무료  (해외배송의 경우 지역에 따라 상이)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강남구 강남대로 542(논현동, 영풍빌딩)
    지금 택배 주문하면 9/16(수) 출고 가능
    택배보다 빠른, 나우드림
    10,800

    [네이버페이]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94939153
    쪽수144쪽
    크기기타 규격
    제품구성단행본
    이 책이 속한 분야
    • 소설/에세이/시 > 시
    관련 이벤트
    • 사은품

    이달의 리뷰왕

    2026.01.01 ~ 2026.12.31

    • 사은품

    신규가입시 최대 10,800원

    2025.12.31 ~ 2026.12.31

    • 사은품

    2026 추석 프로모션 - 영롱한 보름달처럼 풍성한 추석 혜택

    2026.09.09 ~ 2026.09.27

    • 사은품

    9월 특별선물 《영풍문고 리유저블백》

    2026.09.01 ~ 2026.09.30

    • 사은품

    이달의 리뷰왕

    2026.01.01 ~ 2026.12.31

    • 사은품

    신규가입시 최대 10,800원

    2025.12.31 ~ 2026.12.31

    • 사은품

    2026 추석 프로모션 - 영롱한 보름달처럼 풍성한 추석 혜택

    2026.09.09 ~ 2026.09.27

    • 사은품

    9월 특별선물 《영풍문고 리유저블백》

    2026.09.01 ~ 2026.09.30

    책 소개

    김수연 시인은 2016년 《부산시인》 봄호로 등단하여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그동안 『낯선 정거장에서 파도 읽기』, 『목거울 속 봄』 두 권의 시집을 상재한 바 있다. 김수연 시인이 추구하는 세계는 모더니즘의 비판과 새로운 질서에 대한 희구를 담는다. 무너지는 도덕과 정의와 불합리와 문명 파괴와 사회에 만연한 부조리와 인간에 의해 파괴되는 자연환경에 대한 안쓰러움 등을 담아 이들을 지키지 못한 사회와 인간에 대한 실망을 크게 느낀다. 이런 현실 인식은 어쩌면 자신의 세계를 지키고자 하는 안쓰러움의 토로라고 할까. 이런 사회현실의 모순과 불합리는 자신 혼자 힘으로는 바꾸거나 지킬 수 없다. 그래서 김수연 시인은 이런 현실 공간으로부터 도피나 일탈을 꿈꾼다. 가고 싶은 그곳은 시인이 꿈꾸는 정의로운 세계이며 생명이 우선되는 세계다. 

    목차

    [목 차]

    목차…4

    시인의 말…3

     

    1

     

    뿌리에게…11

    푸른 노을…12

    과녘을 찾아서…14

    거울 속으로…16

    경계에 서다…17

    달빛 청어…18

    길을 잃다…20

    검은 파도를 타다…21

    침묵 속으로…22

    여름 휴가…24

    얼음강…26

    쉼표를 찍다…28

    눈 뜬 창…29

    개망초 하늘…30

    광안 대교를 지나며…32

    갈증…34

    언어 수업…36

    꿈 밖으로…38

    날개를 펴다…39

    계단 앞에서…40

    겨울 여행…41

    꿈에서…42

    길을 잃다ㆍ2…44

     

    2

     

    혼자 웃다…47

    태종사 수국…48

    길 위의 나뭇잎…49

    가을이 달다…50

    낮달을 보다 .52

    창가에서…53

    왕릉 공원…54

    갈증을 삼키다…56

    바위산…57

    흘러간 아름다움…58

    그림자 속에서…59

    동판지 물안개…60

    동판지…61

    아침 안개…62

    해무 속으로…64

    잃어버린 골목길…65

    하얀 몸살…66

    나뭇잎에 쓴 편지…67

    낙타가 간다…68

    강물 칠백 리…69

    바람을 건지다…70

     

    3

     

    금 간 유리…73

    해조음…74

    젖은 목요일…76

    보고 싶다…78

    저녁 산책…79

    숨 쉬는 사라진 것들…80

    빈자리…82

    산정 호수…83

    오솔길을 만나다…84

    아지랑이 그녀…86

    독개다리…88

    휴전…90

    첫눈…92

    고무줄 거리…93

    출렁다리…94

    나무 수화…96

    봄처녀…97

    다리 위에서…98

    어머니 혀…100

    휴대폰 입술…102

    꽃을 줍다…104

     

    4

     

    종이 컵…107

    풀밭에서…108

    유령 숲에서…110

    그림 속으로…112

    말기 암 바다…114

    구멍…116

    십분 비…118

    당나귀 등짐…119

    잃어버린 황금 벌판…120

    묘박지…122

    분노…123

     

    해설/일탈을 꿈꾸는 날개 환상ㆍ강영환…124


    [본 문]

    뿌리에게

     

     

    해변 젖은 모래 위로

    마른 이름 발자국이 나란히 간다

    파도는 발바닥을 쓰다듬다 지운다

    물러서다 다시 다가와 이름을 보듬는다

    낮은 음절을 반복해 읊조리며

    무너지는 높은 물마루를 달랜다

    죽어가는 물결 소리가 흔적을 부른다

     

    허물어지는 모래 발자국

    소실점으로 사라지려는 발바닥들

    물결이 지우려 하나

    뿌리는 시간을 거슬러 해변에 서 있다

    어디로 가야 하늘 호수로 날아올라

    상처 깊은 모래알을 씻으려나

     

    돌아갈 수 없는 떠나온 길

    밀려오는 파도는 등을 떠밀지만

    발바닥은 티눈에 해와 달을 숨기며

    잠들지 않는 피와 무거운 뼈를 견뎌낸

    숨소리가 높다

     

     

    푸른 노을

     

     

    해가 떠날 채비를 한다

    빛나는 핵, 노란 테두리, 주황 햇무리가 번진다

    을숙도 갈대밭엔 붉은 머리새

    무리 지어 금빛 하늘을 춤춘다

    갈대숲 논병아리들은

    물속에 잠긴 그물망 횃대에 모여

    바알간 햇살에 날개를 데운다

    분홍 능선 너머 감색으로 녹아드는 하늘은

    어둠에 다리를 놓는 푸른 노을을 알지 못한 채

    붉은 향연에 취한다

     

    어둠은 서서히 몰려온다

    푸른 물감을 조금씩 풀면서

    깊어 가는 물빛에 젖어드는 지붕과 숲

    푸른 풍경 속 밤 기차는 달린다

    종착역도 없이 깊은 강을 횡단할 것이다

    어디로 가는지, 왜 가는지 모른 채

    정거장을 두지 않는다

    내리고 싶지 않은 승객

    깊은 강물 빛 고요를 붙들고

    나뭇잎으로 흔들리는

    차창 밖 옅은 어둠

    제 얼굴을 마주한다

     

     

    과녁을 찾아서

     

     

    눈빛이 원을 향해 화살을 날린다

    지구를 담고 있다

    항상 돌고 있는 과녁을 맞출 수 없다

    눈빛은 겉돌다 그냥 감는다

     

    아담, 너와 나누는 눈인사는 겉치레가 많다

    기울어진 저울질엔 답이 없다

    하늘 담긴 눈동자를 어디다 두었을까

    나는 판관이 될 수 없다

    화살은 허공을 자맥질한다

     

    빗줄기가 땅을 두드리면

    벚꽃잎이 웅덩이를 피해 떨고 있다

    허물어진 꽃잎에 눈길이 오래 머문다

    찬바람이 가슴을 뚫고 기침 한다

    후미진 언덕 철쭉이

    지는 꽃잎에 손 흔들며 봉오리를 키운다

    아기 손톱 자색 봉오리들이 힘껏 들어 올리는 화단

    빗줄기와 장난하며 화장한 꽃 인사

    울컥하며 멈추는 화살촉 내 눈동자

    눈인사를 품은 대지에

    과녁을 찾지 못한 내 눈빛을 심는다

     

     

    거울 속으로

     

     

    거울이 뻔뻔한 얼굴로 속내를 숨긴다

    비친 모습을 앞세워 장막을 감춘다

    드러나지 않은 숱한 갈래 길이 부르는 소리

    거울을 향해 뛰어들면

    낯선 우주를 읽고 있던 유년

     

    크리스탈 숲을 거닌다

    빛나는 잎새들 사이로 하얀 손가락이 춤춘다

    손끝 닿는 투명한 거죽마다 맑은 종소리가 숨어든다

    고요에 겨운 가락이 미끄럼 타면

    흰 손가락이 불협화음으로 튕겨 오른다

    유리면들이 부딪혀 꽃등 밝힌 벚꽃 거리가

    분홍 숨길로 수줍게 부풀더니

    봄꿈이 채 익기도 전에 끌려가듯 사라지고

    백목련 곡선은 흙빛으로 땅에 눕는다

    비장한 종소리도 없이 촛불은 꺼지는지

     

    거울 앞에 선 나는 떠나지 못하고

    어느 우주에서 돌아온 조금 낯선 얼굴

    날 보고 있을 또 다른 나를 찾아

    손가락 하얀 춤을 되새김한다

     

     

    경계에 서다

     

     

    호텔 로비 유리창에 바다가 안긴다

    긴 수평선이 꿈길로 나른다

    금속성으로 반짝이는 구리 벽 어둠 속 작은 문을 연다

    해파리들이 투명한 날개옷으로 유영한다

    춤추며 자꾸 불어난다

    멈추지 않는다

    빈틈없이 바닷속을 메운 투명한 살들이 서로 부딪혀

    얼룩진 검정으로 바다를 칠힌다

    연한 하늘빛 날개옷이 바닥에 버려진다

    폐기물들을 빗자루로 쓸어 담아

    눈물 고인 내 가슴 위로 던진다

    벽 사이에 나는 우두커니 서 있다

     

    두꺼운 금빛 구리 벽이 층층이 도열해

    소실점으로 간댜

    어두운 끝자락 문을 연다

    벚꽃이 한꺼번에 터져

    하얀 손들이 다투어 나를 벚꽃 길로 이끈다

    넘치는 봄 숨결에 가로수길이 하늘로 오른다

    멈춘 시간을 물고 날아오르는가

    함께 하고 싶은 수평선은 날개가 없다

     

     

    달빛 청어

     

     

    밤바다에 달빛이 흐른다

    청어 떼가 한 몸 되어 물살을 가른다

    꼬리 지느르미 삽상한 군무

    빈틈이 없다

    이단아가 한 마리도 없다니

    움직이는 군중 속에

    나도 한 마리 청어다

     

    달을 마주한다

    무언가 잃은 듯 검은 하늘 속 홀로 뽀얗다

    밤바다 숨소리에 바람이 인다

    청어 원무 빠른 박자에서 벗어나고파

    하늘을 바라본다

    감은 눈을 뜨면

    달빛이 흔들리며 땅에 발을 딛는다

    태고부터 바다와 함께 살아온 달을 만나

    묻고 싶어진다

    그대 반 투명 빛 속을 유영하는 나는

    굶주린 청어인가

     

    홀로 검은 해변을 걸으며

    메마른 행성 그대에게 이르는 길을

    꿈꾸는 나는 나를 모른다

     

     

    길을 잃다

     

     

    함초 갯골이 톱날을 그리며

    바다로 나간다

    수평선까지 자홍색 띠로 물들인다

    붉은색 유혹에 빠진 여름 바다는

    경작지에 물을 뺀 후

    수탉 벼슬로 솟아오른 풀을 심고

    밭 사이로 안개 스민 소금길을 만든다

     

    갱물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

    골을 채우며 밀려온다

    물길이 도드라지게 깊어지며

    왜가리가 갯골 물고기를 노리다 날아오른다

    연한 잿빛 날개가

    닭울음 소란스러운

    소금물에 취한 함초 입술을 낚아올린다

     

    아홉 물을 향해 달려오는 물결

    자홍색 골 따라 넓어지던 물길이 범람한다

    턱 밑까지 물이 차오르면

    눈동자에 아득한 수평선

    소금길 지운 바닷물만 가득하다 

     

    출판사 서평

    현대 문명을 일컫는 말은 모더니즘이다. 모더니즘 이후의 세계를 지칭하는 말은 포스트모더니즘이다. 현대 문명과 현대 정신을 드러내는 사조가 모더니즘이라면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이 끝나고 난 뒤 나타날 예술 세계를 일컫는 말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이 갖는 여러 형태로 초현실주의가 있다. 모더니즘이 보이는 세계 즉 현실의 실재적 모습을 통하여 자아를 실현하는 방법이라면 초현실주의는 보이지 않는 세계 즉 정신의 영역에 존재하는 세계를 통하여 자아의 모습을 탐색하는 방법이라고 할 것이다. 이 정신의 영역으로는 착란, 즉 합리적인 정신을 흐트러뜨리는 방법을 통하여 자아의 본질에 접근하고자 한다. 자아의 분열이나 자동기술법을 통하여 내면에서 일어나는 정신의 분열, 몽환, 편집증, 연상, 몽상 등을 통하여 무의식 세계, 정신영역에서의 자아를 찾고자 한다. 이런 방법론에는 꿈이라든가 정신적 허약, 자기방어적, 우울증, 불안, 분열증 등 다양한 현대의 정신적 질환과도 연결된다. 이들은 초감각, 초의식, 초현실을 통하여 세계 속에 놓인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의 한 방법이다. 정신분석학적인 요소가 가미된 시적 기교 중의 한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꿈속에서 다시 꿈을 꾸는 김수연 시인이 시에 담고 싶은 개성도 바로 이런 초현실의 영역이 아닌가 한다.

    그림 앞에서 눈길은 흩어진다
    무지개색이 난무하는 액자 속
    허기진 눈동자들이 모여있다
    붉은색으로 부풀어 오른 텅 빈 얼굴
    쉬지 못한다
    액자가 시끄럽다
    두피 속 하얀 돌기가 변이를 일으키며
    삭일 줄 모른다
    토하기만 한다
    불은 라면 면발이 곡선을 그리며 공중을 난다
    지구는 구토하는 그림마다
    사과 꽃잎을 떨어뜨리고
    쭉정이 마늘을 들판에 키운다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
    다가올 어느 날
    미로 속 우주에 날갯짓 없이 나는 우주선
    빛보다 빠른 스침에 과속으로 늙는 지구
    숲이 삭제된다, 불탄다
    뇌 속 돌기는 방향을 잃고 피로하다
    물방울 그림이 돌아 본다
    목화솜 구름이 느리게 피우는 꽃
    청자 연둣빛 고요
    그림 밖으로 나선다

    -「그림 속으로」 전문

    이 작품에서 화자는 그림 앞에 서서 그림을 본다. 액자 속 그림은 꿈으로 화려하지만 허기진 눈동자들이 모여 있다. 붉은색으로 부풀어 오른 얼굴을 한 텅 빈 얼굴은 쉬지 못한다. 붉은색과 텅 빈 얼굴은 노동자를 상징한다. 쉬지 못하기에 액자가 시끄럽다. 노동쟁의라도 하는가 보다. 붉은 얼굴의 두피에서 하얀 돌기가 솟아 변이를 일으키며 투쟁을 삭일 줄 모른다. 제 때 먹지 못해 불은 라면 면발이 곡선을 그리며 하늘을 난다. 지구는 구토하는 그림마다 꽃잎을 떨구며 쭉정이 마늘을 들판에 키운다. 화자가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
    미래에 일어날 일로는 미로속 우주에는 날개 없이 날아다니는 우주선이 날아다닐 것이고 빛보다 더 빠른 회전으로 지구는 나이를 더 빨리 먹으면 지구에 숲이 삭제되고 숲이 불에 탄다. 붉은 얼굴의 뇌속에 돌기가 방향을 잃고 피로하다. 물방울 그림이 돌아본다. 목화솜 구름이 느리게 피우는 꽃에 연둣빛 고요가 그림 밖으로 나선다. 이 작품은 시적 화자의 뇌리에 잡혀 오는 이미지들을 자동기술법으로 표현해낸 것이다. 초현실주의가 그린 그림 앞에 서있는 화자를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의미를 찾으려고 논리적 해석을 시도하지 말아야 한다. 그냥 느낌으로 이미지들을 느끼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방법으로 감상해야 한다. 포스트 모던한 기법이다.

    뱀을 조심 하세요
    풀밭에 안내판이 빨갛게 서 있다
    물속에서 첨벙이는 풀
    머리카락이 서로 엉켜 도망갈 수 없다

    범람하는 강물에 몸을 누인 심정지 청년
    내 안에 폭우가 마그마로 들끓어
    푸르스름한 가스가 핏줄을 타고 번진다
    후려치는 빗줄기에 늠실대는 강물
    구정물에 절여진 몸이 청년인지, 풀인지
    우리는 청년이 되고, 풀이 된다

    해가 나온다
    갑작스런 햇살에 풀이 비실거린다
    각을 세운 빌딩과 줄 선 가로수가 소리 없이 눈 뜬다
    산자가 품은 풍경인지
    죽은 자가 맞이할 찬란한 감옥인지

    또 비가 온다
    풀숲에서 뱀이 고개를 든다
    미끄러운 비단옷을 입고
    풀밭 온기를 다 마신다
    햇살 푸른 풀밭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비에 젖은 오후가 주저앉는다

    -「풀밭에서」 전문

    시는 묘사와 진술로 이루어지고 진술은 시인의 느낌이나 생각을 담아내는 것이며 이 진술에 옷을 입혀 몸을 만들어 형상으로 보여주는 것이 묘사다. 이렇게 시의 모습을 생각한다면 김수연 시인의 작품은 잘 만들어진 작품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위의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흔히 빠지기 쉬운 설명 같은 너절함이 담기지 않았다. 솔직 담백한 표현으로 하고 싶은 대상의 본질에 깊이 가닿아 있다.
    공원 풀밭에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뱀을 조심하세요’ 이는 보이지 않는 두려움을 끌어내는 문구다. 그것도 가장 평화로운 자리인 풀밭에 빨간 글씨로 서 있기에 더욱 두려운 것이다. 그 경고문을 본 풀이 물속에서 첨벙댄다. 풀은 서로 머리카락이 엉켜 도망가지 못한다. 그 풀은 결국 심정지 당한 청년으로 누워있다. 앞서 말한 머리카락이 엉켜 도망가지 못한 풀은 청년이었다. 그 청년을 본 순간 내 안의 폭우가 쏟아진다. 그것은 슬픔이다. 슬픔이 마그마로 들끓어 푸르스름한 가스가 핏줄을 타고 흐른다. 온몸으로 슬픔에 빠진다. 후려치는 빗줄기에 강물이 불어나 넘실거리고 구정물에 절여진 몸이 청년인지, 풀인지 구분할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가 청년이고 풀이라는 것이다. 해가 갑자기 나온다. 따가운 햇살에 풀이 비실거린다. 장면은 변화하여 도시로 바뀐다. 각을 세운 빌딩과 가로수가 눈을 뜬다. 도시 풍경은 산자가 품은 것인지 죽은 자가 맞이할 감옥인지 알 수 없다. 죽은 자가 맞이할 감옥은 지옥의 다른 이름일 것이다. 또 비가 온다. 풀숲에서 뱀이 고개를 든다. 뱀은 미끄러운 비단옷을 입고 풀밭 온기를 다 마신다. 햇살 푸른 풀밭은 어디에서 찾을지. 뱀이 사라지고 평화가 찾아드는 풀밭을 기다린다. 그럴 때 비에 젖은 오후가 주저 앉는다. 이 작품에는 도입부 2행을 제외하고는 설명 없이 시적 화자의 느낌과 생각만으로 이뤄진 진술로 완벽한 이미지를 만들어 탈모던한 내면 시계를 보여 주는 수준급의 작품이다.
    김수연 시인의 작품에는 살펴본 바와 같이 현실 세계와 이상 세계의 경계가 서 있고 그 경계는 유리창이 나 닫혀 있는 문으로 형상화된다. 현실 세계는 부조리하고 정직하지 못하고 온전치 못한 무너지는 이미지로 드러나 있고 그 현실 세계는 벗어나는 일탈로 떠나야 한다는 생각을 지닌다. 벗어나는 방법으로 날개를 갖는다든가 경계를 넘어 이상 세계로의 탈출을 시도한다. 그러나 김수연 시인의 언어는 벌써 일탈의 경계를 넘어섰다. 실행에 옮겨지지 않은 이미지로서 날아가고 싶은 마음이 날개를 만든다든가 날개를 얻어 온다든가하는 실천에는 미치지 못한다. 꿈꾸다가 마는 좌절의 연속 속에서 다시 일탈을 동경하는 꿈이 거듭된다. 꿈꾸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현실 세계를 드러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시에 접근하는 김수연 시인이 오늘 날 시단에 펄럭이는 깃발 하나를 세우고 있음을 보여주는 시집이라 느낀다. 세 번째 시집 출간을 축하드린다.

    저자 소개
    저자 : 김수연

    약력
    2016 부산시인 봄호 등단.
    부산시인협회 회원, 부산가톨릭문인협회 회원
    부산문인협회 특별위원장, 부산남구문인협회 회원
    시문학시인회 총무, 그림나무 시문학회 부회장
    시집 ;『낯선 정거장에서 파도 읽기』,『목거울 속 봄』

    도서리뷰 (0)
    이 책을 읽고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요? 리뷰를 남기고 다른 독자들과 함께 공유해보세요.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교환/반품/환불
    반품/교환방법
    • 마이페이지 > 주문관리 > 주문/배송조회 > 주문조회 후  [1:1상담신청]  또는 고객센터 (1544-9020)
    • ※ 오픈마켓, 해외배송 주문상품 문의 시 [1:1상담신청] 또는 고객센터 (1544-9020)
    반품/교환 가능기간
    • 변심반품의 경우 수령 후 7일 이내
    • 상품의 결함 및 계약내용과 다를 경우 문제점 발견 후 30일 이내
    반품/교환비용
    • 단순변심 혹은 구매착오로 인한 반품/교환은 반송료 고객 부담
    • 해외직배송 도서 구매 후 단순변심에 의한 취소 및 반품 시 도서판매가의 20% 수수료 부과
    반품/교환 불가 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예) 만화, 잡지, 수험서 및 문제집류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예) 음반/DVD/비디오,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상품 품절
    • 공급사(출판사) 재고 사정에 의해 품절/지연될 수 있으며, 품절 시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이메일과 문자로 안내드리겠습니다.
    소비자 피해보상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 해결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 대금 환불 및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함
    공지사항
    • [이벤트 당첨자 발표] 8월 모두의 서가 이벤트 당첨자 판매금액 리워드 안내
    • [이벤트 당첨자 발표] 26년 8월 <리뷰왕을 찾아라> 이벤트 당첨자 안내
    • [이벤트 당첨자 발표]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김진명 작가 북토크 당첨자 안내
    • [이벤트 당첨자 발표] 9월 모두의 서가 이벤트 당첨자 안내
    • [공지사항] 스타필드마켓 월계 문구복합매장 그랜드 오픈 🎊 이벤트 안내!
    공지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