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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 일의 시대는 어떻게 읽는 사람을 집어삼켰는가
- 미야케 가호 저
- 서영찬 역
- 동아시아
- 2026년 07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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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88962627121 |
|---|---|
| 쪽수 | 344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인문/역사 > 문학










책 소개
성인 10명 중 6명이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시대
‘일하느라 책을 못 읽는다’는 푸념에서 ‘과로 사회’ 한국의 진단서로
“젠장, 그놈의 일 때문에 책을 읽을 수가 없잖아!”
『책 읽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뒀습니다』의 저자 미야케 가호가 입사 후 직장생활 1년 차에 얻은 비명에 가까운 깨달음이다. 문예평론가인 저자는 어릴 때부터 책벌레였다. 책을 더 많이 사기 위해 안정적인 수입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IT 기업에 취업했다가 어느 순간 벼락같은 깨달음을 눈치채고 만다. 어느덧 책을 전혀 읽지 못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책 읽을 시간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다. 출퇴근 전철에서, 잠들기 전 침대에서, 시간은 분명히 있다. 그런데 손가락은 어김없이 스마트폰 SNS 앱을 누르고 있다. 책을 펼치면 첫 줄에서 눈이 감겨버린다. 그렇게 3년 반을 버틴 끝에 그는 회사를 그만뒀다. 책을 읽기 위해서다.
이 경험담을 나누었을 때 독자들로부터 가장 흔히 나온 감상은 “저도 그래요!”였다. 한국의 독자가 받을 첫인상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가치는 ‘공감’에서 멈추지 않는 데 있다. 저자는 “다들 마찬가지구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왜 ‘우리’ 모두가 이렇게 되었나”를 묻는다. 그리고 그 답을, 일본 근대 150년의 노동사와 독서사 속에서 길어 올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6년 3월 발표한 〈2025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종합독서율은 38.5%로 1994년 조사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성인 10명 중 6명이 1년 동안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은 셈이다. 같은 해 노사정이 ‘2030년까지 연간 노동시간을 OECD 평균인 1,700시간대로 단축하겠다’는 합의문을 내놓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여전히 OECD 평균보다 130시간 이상 길다(2023년 기준 1,872시간). ‘일이 많아서 책을 못 읽는다’는 말은, 더 이상 한 개인의 변명이 아니라 한 사회의 자화상이다. 저자는 이 자화상을 정면으로 응시한 한 사람이다. 노동과 문화의 괴리라고 하는 거대한 균열 앞에서 한국과 일본의 차이는 극히 사소한 일이다. 저자의 내밀한 고백에서 시작된 정밀한 사회 진단은 ‘과로 사회’ 한국을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도 뼛속 깊이 울려 퍼진다.
[목 차]
들어가며
서장 ︳노동과 독서는 양립할 수 없을까
1장 ︳노동을 부추기는 자기계발서의 탄생: 메이지시대
2장 ︳'교양'이 갈라놓은 샐러리맨 계급과 노동자 계급: 다이쇼시대
3장 ︳전쟁 전 샐러리맨은 왜 '엔본'을 샀을까: 쇼와시대 전쟁 전과 전쟁 중
4장 ︳'비즈니스맨'들이 읽은 베스트셀러: 1950~1960년대
5장 ︳시바 료타로의 문고본을 읽는 샐러리맨: 1970년대
6장 ︳여성들의 문화센터와 밀리언셀러: 1980년대
7장 ︳행동과 경제의 시대로 가는 전환점: 1990년대
8장 ︳일이 정체성이 되는 사회: 2000년대
9장 ︳독서는 삶의 '노이즈'인가: 2010년대
종장 ︳'전신전령'을 내려놓지 않겠습니까
나가며
주
참고문헌
[본 문]
“젠장, 그놈의 일 때문에 책을 읽을 수가 없잖아!” 직장생활 1년 차 때, 나는 충격을 받았다. (…) 책 읽을 시간은 충분히 있었다. 전철에 타고 있는 동안이나 밤에 잠들기 전의 여가 시간에 나는 아무 생각 없이 SNS나 유튜브를 멍하니 들여다보고 있었다. (…)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책을 펼쳐도 눈이 저절로 감겨버렸다. 나도 모르게 손가락이 스마트폰의 SNS 앱을 누르고 있었다. (…) 책 읽는 걸 그렇게 좋아했는데도 말이다.
_〈들어가며〉 중에서
일하다 보면 책을 여유롭게 읽을 수 없게 되는 게 보통이다. 대부분이 그런 노동 방식을 따르고 있다. 일주일에 5일은 거의 회사에 나가고, 남는 시간에 일상적인 볼일을 보거나 인간관계를 꾸려나가다 보면 책 읽는 시간 따위는 없어지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나는 속으로 이렇게 되뇌었다.
'아니, 책도 읽을 수 없게 만드는 노동 방식이 '보통'인 사회가 이상한 거잖아!?'
_〈들어가며〉 중에서
챗GPT가 화제가 되고 AI가 우리들의 일을 대체할 것이라 일컬어지는 시대다. 그런 시대에 '인간이 일을 하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저 장시간에 걸쳐 일을 해내는 기계가 아니라, 문화생활을 하는 것이야말로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노동 때문에 문화생활을 할 여유가 사라진다면, 그런 노동 방식은 AI한테나 줘버리라고 말하고 싶다.
_〈들어가며〉 중에서
오늘날의 노동은 노동 외의 시간을 희생시킴으로써 성립하고 있다.
_〈들어가며〉 중에서
“일해도/ 일해도 여전히 내 생활은/ 나아지지 않아/ 물끄러미 손을 바라본다”라고 읊은 이는 메이지시대의 시인 이시카와 다쿠보쿠였지만, 일해도 일해도 삶이 나아지지 않는 것은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다. 그러기는커녕 이젠 책을 읽을 여유조차 사라졌다. 삶은 사회의 격차를 반영하며, 그 삶은 우리에게 책 읽을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_서장 〈노동과 독서는 양립할 수 없을까〉 중에서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에서 무기는 장시간 노동에 쫓기는 와중에 〈퍼즐앤드래곤〉은 할 수 있어도 '독서'는 할 수 없다. 〈퍼즐앤드래곤〉을 할 시간은 있다. 그런데 독서할 시간은 없다. 여기에 존재하는 간극은 무엇일까. 나는 그 정체를 알고 싶어서 근현대 일본의 독서와 노동의 역사를 추적해 왔다.
_7장 〈행동과 경제의 시대로 가는 전환점: 1990년대〉 중에서
독서는 무엇이 나에게 다가올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미지의 것을 받아들이는, 컨트롤 불가능한 엔터테인먼트다. 바로 이런 노이즈성이야말로 무기로 하여금 책과 담을 쌓게 만든 원인이 아니었을까?
_7장 〈행동과 경제의 시대로 가는 전환점: 1990년대〉 중에서
'자아실현'이라는 말이 있다. (…) 오늘날의 자아실현이라는 말에는 어딘가 '일로'라는 뉘앙스가 따라붙는다. 왜일까? 일본 사회가 2000년대 이후 줄곧, '일을 통한 자아실현'을 칭찬해 왔기 때문이다.
_8장 〈일이 정체성이 되는 사회: 2000년대〉 중에서
'전신'을 기울이는 건 쉽다. 하지만 '전신'에 경도된 사람은 필히 어디에선가 타인에게도 '전신'을 요구하게 되어버린다. '전신' 사회로 되돌아가는 게 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신 사회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그 끝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사회의 복잡함을 견뎌낼 수 없는 피로한 몸이다.
_종장 〈'전신전령'을 내려놓지 않겠습니까〉 중에서
'전신'은 과거의 유물이다. '반신' 사회야말로 '일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새로운 삶의 방식인 것이다.
_종장 〈'전신전령'을 내려놓지 않겠습니까〉 중에서
반신 사회란 복잡하고, 성가시지만 어느 누구도 번아웃되지 않고, 어느 누구도 중도탈락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의미한다. 아직은 허황된 이야기지만 나는 여러분과 함께 그런 사회를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싶다. 일하면서도 책을 읽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반신으로 일하자. 그게 가능한 사회를 만들자. 이게 바로 이 책의 결론이다.
_종장 〈'전신전령'을 내려놓지 않겠습니까〉 중에서
인생을 일에 빼앗겨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뭐, 좋아하니까 결국 일에 푹 빠져버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런 걸 대단한 일인 것처럼 여기고 싶진 않다. 일에 빠져 있지 않은 나 자신을 부정하고 싶지도 않다. (…) 노동 방식, 바꿔보지 않겠는가? 바꾸자. 반신의 노동 방식이 평범한 것이 되는 미래가 오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그리고 일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_〈나가며〉 중에서

‘일하면서도 책을 읽을 수 있는 사회’를 향한 150년의 추적기
‘노동과 독서’라는 좌표축 위에서 ‘책 못 읽는 사회’를 그려내다
이 책은 ‘책을 읽지 못하게 된 어른’이라는 사적 곤경을, 한 사회의 노동사가 어떻게 한 개인의 독서를 잠식해 왔는지를 따져 묻는 사회사적 작업으로 끌어올린 보기 드문 인문 교양서이다. 아주 사소한 고백에서 시작된 시도는 단순한 직장인 에세이에서 멈추지 않는다. 책벌레이자 문학소녀, 문예평론가로서, 메이지시대부터 2020년대까지 약 150년 동안 일본인이 ‘무엇을, 왜, 어떻게’ 읽어왔는지를 베스트셀러 목록과 노동 통계, 당대의 영화·드라마·소설을 가로질러 분석한다.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2021), 우에노 지즈코의 사회학, 그리고 한국 독자에게도 익숙한 한병철의 『피로사회』까지 - 갖은 텍스트와 사료를 자유롭게 오가는 저자의 솜씨가 이 책의 학술적 무게와 가독성을 동시에 떠받친다.
저자의 논지는 세 갈래로 수렴한다. 첫째, 일본인이 책을 읽지 못하게 된 진짜 이유는 ‘시간 부족’이 아니다. 장시간 노동은 메이지시대부터 일본인이 줄곧 짊어져 온 짐이지, 현대에 와서 새로 생긴 현상이 아니다. 둘째, 진짜 원인은 ‘책이 노동에 노이즈가 되는 사회’의 출현에 있다. 199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가 ‘컨트롤 가능한 정보만 읽는 태도’를 노동자에게 내면화시키면서, 독서는 ‘자기와 관계없는 타자의 맥락’을 받아들이는 ‘귀찮은 노이즈’가 되었다. 셋째, 그렇기에 해법은 ‘책 읽는 법’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법’을 바꾸는 것이다. 저자는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의 표현을 빌려, ‘전신전령(全身全靈)’으로 일하는 사회에서 ‘반신(半身)으로 일하는 사회’로 옮겨가자고 제안한다.
이 진단과 처방은 한국에 그대로 와닿는다. 일본보다 더 긴 노동시간, 더 거센 자기계발 담론, 더 가파른 독서율 하락. 미야케 가호가 일본을 향해 던진 질문은 사실 한국 사회가 가장 절실하게 답해야 할 질문이기도 하다. 『피로사회』(한병철), 『번아웃의 종말』(조너선 말레식) 등이 ‘피로’의 구조를 진단했다면, 이 책은 그 피로가 어떻게 한 사회의 ‘읽는 능력’을 거두어 갔는지를 정밀하게 복기한다.
메이지의 자기계발서에서 SNS 시대의 ‘노이즈 없는 독서’까지
시대를 가로지른 일본 노동·독서사의 결정적 장면들
서장 ︳“〈퍼즐앤드래곤〉은 할 수 있어도, 책은 못 읽겠어!”
이 책은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사카모토 유지 각본)의 한 장면에서 출발한다. 야근에 쫓기는 영업사원 무기는 퇴근 후 스마트폰 게임 〈퍼즐앤드래곤〉은 즐기면서도, 다키구치 유쇼의 소설 『가지의 반짝임』은 펼쳐보지도 못한다. 같은 시간을 〈퍼즐앤드래곤〉에는 쓸 수 있는데 독서에는 못 쓰는 이유는 대체 뭘까? 이 모순의 간극을 추적하는 것이 이 책 전체의 출발점이다.
1·2장 ︳메이지시대·다이쇼시대: ‘자기계발서’와 ‘교양’이라는 쌍둥이의 탄생
일본에서 노동이 오늘날의 형태에 가까워진 것은 메이지시대(1868~)다. 새로운 국민국가는 신분이 아니라 노력으로 출세하라고 선언했고, 새뮤얼 스마일스의 『자조론』은 메이지 최대의 베스트셀러가 된다. 자기계발서가 곧 ‘성공한 남성’의 표상이 된 시대였다. 국가는 청년들에게 ‘입신출세’를 추구하라고 부추기고, 청년들은 ‘수양(修養)’이라는 이름의 자기계발에 매달리게 된다. 이 시대 ‘입신출세의 수단으로서의 교양’은 100년이 지난 오늘날 ‘효율을 중시하는 교양’ 담론과 정확히 포개진다.
3·4장 ︳쇼와 전전·전중 그리고 1950~60년대: ‘엔본(円本)’과 ‘비즈니스맨’의 베스트셀러
간토대지진(1923) 이후 도산 위기에 몰린 가이조샤가 던진 ‘1엔 전집’ 도박은 일본 출판사상 최대의 도박이자, ‘사놓고 안 읽는 책(적독)’이라는 풍경의 시작이었다. ‘책’이 ‘인테리어’가 되어버린 시대를 거쳐, 이윽고 전후 고도경제성장기(1950~60년대)에는 책이 더 이상 무쓸모한 교양이 아니라 ‘비즈니스에 쓸모 있는 도구’가 되었다. 자기계발서의 원형은 1960년대에 이미 완성되어 있었던 셈이다.
5·6장 ︳1970~80년대: 시바 료타로의 문고본,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등장
주 6일제 시대의 샐러리맨들은 출퇴근 전철에서 시바 료타로의 『언덕 위의 구름』을 읽었다. 텔레비전과 결합한 ‘텔레셀러’가 등장하고, 출판은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린다. 1980년대 버블 경제는 다와라 마치의 단가집 『샐러드 기념일』,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 등 1인칭 ‘나’의 이야기를 200만 부, 350만 부씩 쏟아냈다. 동시에 잡지 『빅 투모로』가 부추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는 신어가 등장한다. 노동자에게 요구되는 것이 ‘교양’에서 ‘처세’로 옮겨간 결정적 순간이다.
7·8·9장 ︳1990~2000년대: ‘노이즈 없는 정보’가 ‘노이즈투성이의 독서’를 밀어내다
이 책의 분석이 가장 날카로워지는 대목이다.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일본 사회는 신자유주의로 빠르게 재편된다. ‘내면의 시대’가 저물고 ‘행동의 시대’가 도래하며, 자기계발서가 베스트셀러 순위를 점령한다. 사회학자 마키노 도모카즈의 분석을 빌려, 저자는 자기계발서의 본질을 “노이즈를 제거하는 태도”로 정의한다. 2000년대 인터넷이 가져온 ‘노이즈 없는 정보’는, ‘무엇이 다가올지 모르는 미지를 받아들이는’ 독서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정보사회가 도래하고 사람들의 노동 방식이 변화하면서,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지식을 머릿속에 넣을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늘어갔다. 책 한 권을 끝까지 따라가는 일은 점점 더 ‘비효율적인 짓’이 되어간다.
종장 ︳‘전신전령(全身全靈)’을 그만두지 않겠습니까
이 책의 결론은 단순하지만, 그 어떤 처세 매뉴얼보다도 묵직하다. 저자는 한병철의 『피로사회』와 미국 노동철학자 조너선 말레식의 『번아웃의 종말』을 경유해, 일본 사회가 신봉해 온 ‘전신전령(全身全靈)’의 노동, 즉 몸과 영혼을 통째로 일에 갈아 넣는 미덕과 결별할 것을 제안한다.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가 ‘여성의 노동 방식’으로 표현한 ‘반신(半身)으로 관여한다’는 자세를 모든 노동자의 새로운 표준으로 삼자는 것이다. ‘반신 사회’란, 어느 누구도 번아웃되지 않고, 어느 누구도 중도탈락하지 않으며, 인종·연령·젠더가 다양한 다수가 일을 분담하는 사회다. 그리고 그것이 곧 ‘일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사회’의 다른 이름이다. 본문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반신으로 일하자. 그게 가능한 사회를 만들자. 이게 바로 이 책의 결론이다.”
발매 1주 만에 10만 부, 누계 35만 부
현지 독자들이 열광한 ‘이 시대의 노동·독서 보고서’
2025년 제17회 신서대상 수상
2024년 제2회 서점원이 뽑은 논픽션 대상 수상
2024년 오리콘·닛판·토한 신서 부문 연간 베스트셀러 1위
2025년 기노쿠니야 인문 대상 2025 3위
2025년 키노베스! 5위
2025년 독자가 뽑은 비즈니스서 그랑프리 교양 부문 1위
2025년 오디오북대상 비즈니스서 부문 대상
2025년 라쿠텐 코보 전자책 어워드 신서 부문 대상
이 책의 원서 『なぜ働いていると本が読めなくなるのか』(슈에이샤 신서, 2024)는 2024년 4월 17일 발매 후 단 1주 만에 10만 부를 돌파했고, 2026년에 이르러 누적 발행 부수는 35만 부를 넘어섰다. 일본 신서(新書)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뤄낸 이례적인 성과다.
일본 사회가 이 책을 ‘올해의 신서’로 뽑은 이유는 한 사회의 노동·독서 풍경을 진단하는 정밀함에 있었다. 그렇다면 이 진단이 가장 절실한 사회는 어디인가. 한국이다. 한국의 성인 종합독서율(38.5%, 2025년)은 일본의 ‘성인 60% 이상이 한 달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통계(문화청, 2024년)와 같은 곡선을 그리고, 연간 노동시간은 일본보다 길다. ‘조용한 사직’과 ‘일잘러’ 담론이 동시에 유행하는 사회, 자기계발서 시장은 커지는데 인문서 시장은 위축되는 사회. 이 책의 진단이 한국 독자에게 더 깊이 박힐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책이 도착해야 할, 한국 독자들의 시간
야근을 끝내고 돌아온 저녁. 침대 머리맡에는 ‘이번 주에는 꼭 펼치자’ 다짐했던 책이 지난주의 페이지에 그대로 멈춰 있다. 손은 책 대신 스마트폰을 집어 든다. 알고리즘이 들이미는 “퇴근 후에도 책을 읽는 사람들”의 영상을 한참 내리다, 익숙한 문장이 떠오른다. ‘나는 왜 이렇게 게으르지.’
『책 읽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뒀습니다』는 정확히 그 문장을 향해 말을 건넨다. 그리고 단호하게 부정한다. 당신이 게을러서가 아니다. 일이, 당신의 책을 가져갔다.
학창 시절 분명 책을 좋아했던 사람들이 있다. 시험이 끝난 날 도서관에서 빌려 온 소설을 새벽까지 읽다 잠들던 자신을 기억한다. 회사에 들어간 첫해, 어느 순간 그 자신은 사라졌다. 시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출퇴근 지하철, 잠들기 전 30분, 주말 오전. 시간은 있는데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다. 두 줄을 읽으면 눈이 감긴다. 이 풍경은 책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보고 싶었던 영화, 다시 잡지 못한 악기, 부모님과의 통화, 친구와의 약속일 것이다. 우리를 우리답게 만들어주던 것들이 일과 함께 사는 동안 손에서 빠져나간다. 저자가 이 책에 적은 한 문장, “당신의 ‘문화’는 ‘노동’에 의해 착취당하고 있다”라는 말이 가장 깊게 박힐 자리는, 어쩌면 일본보다 한국일지도 모른다.
이 책이 한국 독자에게 건네는 것은 책망도, 처방전도 아닌 한 가지 단순한 인정이다. 당신은 게으른 적이 없다. 다만 너무 오래 ‘전신(全身)’으로 일해왔을 뿐이다. 그리고 그 ‘전신’을 내려놓는 첫걸음으로 저자가 권하는 것은 거창한 사회 운동이 아니다. 내 삶의 모든 것을 ‘일’에 바치기를, 그래야만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는 것, 단지 ‘오늘 밤 침대 머리맡의 책을 한 페이지만 더 읽어보는 일’이다.

미야케 가호 三宅香帆(저자)
문예평론가. 1994년 일본 고치현에서 태어났다. 교토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인간·환경학연구과에서 일본 고전문학을 연구했다. 전공은 일본 최고(最古)의 시가집인 『만엽집(万葉集)』이다. 교토시립예술대학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문학과 대중문화, 독서와 노동, '좋아하는 것'을 자기 언어로 표현하는 법에 관해 활발히 글을 쓰고 강연한다. 특히 “일하면서도 책을 읽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든다”라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현대인이 왜 책과 취미로부터 멀어지는지, 일과 삶의 균형은 어떻게 무너졌는지를 꾸준히 탐구해 왔다. 문예비평과 사회비평을 오가며, 고전문학에서 현대소설, 만화와 아이돌 문화, 오타쿠적 감수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를 오늘의 언어로 풀어내는 필자로 주목받고 있다.
유튜브 채널 <미야케 서점(三宅書店)>을 운영하며, 책 소개와 독서법, 신간 추천, 작가·창작자와의 대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보면 분명 책이 읽고 싶어진다”라는 콘셉트 아래,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책 읽기를 일상의 즐거움으로 되돌리는 활동을 이어간다.
지은 책으로 『여자의 수수께끼를 풀다』, 『덕후의 글쓰기』, 『문예 오타쿠인 내가 알려주는, 잘 터지는 글쓰기 교실』, 『읽은 척은 했지만 솔직히 잘 모르는 그 명작소설을 재미있게 읽는 방법』, 『인생을 뒤흔드는 명저 50』 등이 있다.
서영찬(역자)
부산에서 나고 자랐다. 서울대학교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경향신문사에 기자로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부장을 지냈다. 말과 사물, 그리고 사람과 사건의 이면에 관심이 많다. 읽고 쓰는 일이 재미있는 활자 중독자다. 영어와 일본어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 『사카나와 일본』이, 번역한 책으로 『어느 인문학자의 걷기 예찬』, 『하야부사: 일본 우주 강국의 비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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