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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학 수업 농화학 - 노벨상 수상자들의 오리지널 논문으로 배우는 과학
- 정완상 저
- 성림원북스
- 2026년 07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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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24072295 |
|---|---|
| 쪽수 | 288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농업의 역사부터 하버의 암모니아 합성까지
친환경 미래농업으로 이어지는 농화학 파헤치기
* 전국 과학교사모임 추천
* 일대일 친절한 과학 수업
* 이공계 진학 예정자 필독서
* 노벨상 수상 논문 영문본 수록
〈노벨상 수상자들의 오리지널 논문으로 배우는 과학〉 시리즈의 21번째 책으로, 농업의 역사부터 하버의 암모니아까지, 오늘날 친환경 미래농업으로 이어지는 농화학의 역사와 노벨상 수상자들의 논문을 수많은 과학 교양서를 집필한 정완상 교수의 필력으로 쉽고 재밌게 살펴본다. 농화학은 토양·비료·농약 등 농업 분야의 화학적인 현상에 관하여 연구하는 학문이다. 우리는 날마다 식사를 하고 있는데, 우리가 먹는 농산물은 단순한 자연의 산물이 아니라, 수천 년에 걸친 인간의 지식과 기술, 그리고 끊임없는 탐구의 결과물이다. 이 책은 인류가 어떻게 토양을 이해하고, 식물을 키우며 농업을 발전시켰는지를 알아보는데, 저자를 대변하는 정교수와 독자 입장에서 정교수에게 질문을 던지는 농화학군의 대화 형식을 빌려 일대일 수업을 듣는 듯 친절하고 정교하게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이 책은 어렵게만 느껴지는 과학 이론을 쉽고 재밌게 설명하기 위해 1970년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미국의 농화학자 노먼 볼로그 박사와의 인터뷰로 시작된다. 이 인터뷰에서 공기 중의 질소를 이용해 질소 비료를 대량생산하게 해 1918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프리츠 하버의 암모니아 합성법에 대해 설명하며 책의 흐름을 개괄적으로 파악하도록 했다.
이어서, 제1장에서는 인간이 자연과 직접 맞닿아 살아가던 선사시대의 농업을 다룬다. 이 시기의 농업은 경험과 관찰에 의존했으며, 계절의 변화와 토양의 상태를 읽는 지혜로 발전했다. 이어지는 제2장에서는 인간이 토양의 영양을 어떻게 이해하고 보충해 왔는지를 살펴본다. 제3장에서는 화학평형과 촉매의 화학을 중심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분자 수준의 변화가 어떻게 거대한 농업 생산으로 이어지는지를 설명한다. 제4장에서는 농화학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화학반응 중 하나인 암모니아 합성법을 다룬다. 공기 중에 풍부하지만 사용할 수 없었던 질소를 인간이 직접 활용 가능한 형태로 바꾸면서 인공비료가 개발되었다. 이로 인해 인류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고 인구 증가가 가능해졌다. 마지막으로 제5장에서는 농화학의 발전에 기여한 노벨상 수상자들의 업적을 살펴본다. 이들의 연구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안정적인 식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이 책은 부록으로 농화학 관련 논문들(1864년 와게와 굴드버그의 논문, 1920년 하버의 노벨상 수상연설문, 1979년 오무라와 캠벨의 논문)을 실어 더 깊은 탐구와 이해를 돕고 있다.
[목 차]
천재 과학자들의 오리지널 논문을 이해하게 되길 바라며
공기 중의 질소를 암모니아로 바꾸어 비료 생산 혁명을 일으키다 _ 노먼 볼로그 박사 깜짝 인터뷰
첫 번째 만남 | 고대와 중세의 농업
농업의 시작 _ 농업 시작 전의 초기 재배
최초의 작물 재배 _ 레반트 지역에서 시작된 작물 재배
세계 곳곳에서 시작된 농업 혁명 _ 양쯔강 유역의 벼농사와 메소아메리카의 옥수수농사
가축 사육의 시작 _ 돼지와 소의 가축화
고대 문명의 농업 _ 국가를 만들다
관개농업의 발달과 쟁기 사용 _ 안정적인 식량 생산으로 인구 증가를 이끌다
철제 농기구 등장 _ 식량 생산 증가와 사회 구조 변화
고대 그리스의 농업 _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곡물 공급망
고대 로마의 대규모 농장, 라티푼디움 _ 생계에서 사업으로 바뀐 농업
신세계의 농업 _ 구세계와 독립적으로 발전하다
콜럼버스 교환 _ 세계를 뒤흔든 농업 혁명
삼포제 농업 _ 농업과 축산의 유기적 결합
종자 파종기의 발명 _ 제스로 툴의 종자 파종기
인클로저 운동 _ 영국 농업 생산성을 높이게 한 변화
산업혁명 시대의 농업 _ 기계 농업의 시작
두 번째 만남 | 비료의 역사
자연 비료의 사용 _ 동물 배설물, 낙엽, 음식 찌꺼기
나일강이 만든 자연 비료 _ 자연의 비료 공장
로마인의 ‘똥 비료’ _ 가축 분료의 퇴비화
중국의 ‘황금 비료’ _ 인분의 퇴비화
해초 비료 _ 바다의 선물
화전 농업 _ 잿더미의 기적
중세의 퇴비 농업 _ 자연의 화학 반응을 적극적으로 이용
낙엽 _ 숲의 비료 공장
구아노와 칠레초석 _ 광물 자원을 비료로 이용
뼛가루 비료 _ 전장에 남겨진 뼈까지 수거하는 상인들
노퍽 농법 _ 콩과 식물은 살아 있는 비료 공장
비료 혁명의 문 앞에서 _ 인공비료의 서막
농업을 바꾼 화학자, 리비히 _ 탄소와 수소의 정량 분석법, 최소양분율
비료가 맛도 바꾼다 _ 맛과 영양까지 고려한 비료 관리
식물도 ‘영양실조’에 걸린다 _ 황화 현상
세 번째 만남 | 화학평형과 촉매의 화학
화학평형 이론의 출발 _ 베르톨레의 동적 평형
질량작용의 법칙 _ 화학 반응의 속도는 반응물의 농도의 곱에 비례한다
르 샤틀리에 원리 _ 화학 반응은 외부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촉매 발견의 역사 _ 빵, 술, 식초의 발효와 금속 제련
촉매의 탄생과 산업화 _ 보이지 않는 힘이 세상을 바꾸다
에두아르트 부흐너 _ 생명력을 화학으로 풀어낸 과학자
오스트발트의 질산공정 _ 암모니아를 산화해 질산을 만드는 ‘오스트발트 공정’
번개와 질소 고정 _ 자연이 만든 거대한 실험실
프랑크-카로 공정 _ 공기 중의 질소를 활용해 인공비료를 만들다
비르켈란트-에위데 공정 _ 인공 번개를 활용한 질소 고정 기술
질소 고정의 초기 연구 _ 아레니우스의 전해질 해리 이론
생물학적 질소 고정 _ 자연이 만든 놀라운 공장
효소의 진화 _ 아널드의 지향적 진화
고압 화학의 시작 _ 앙리 무아상의 전지 아크로
촉매 이론의 발전 _ 촉매의 표면에서 시작되는 반응
환경 촉매 _ 유해가스를 줄이는 촉매 장치
나노 촉매 _ 원자와 분자 수준에서 촉매를 설계
미래 촉매 _ 에너지와 생명을 바꾸는 기술
네 번째 만남 | 암모니아 합성
하버의 질소 비료 _ 공기 중의 질소를 이용하다
질소비료의 필요성 _ 공기 중의 질소를 암모니아로 바꾸는 하버-보슈 공정
암모니아 인공 합성 _ 공기 중의 질소와 수소를 암모니아로 만들다
질소 비료 산업을 개척한 카를 보슈 _ 대량생산의 길을 열다
암모니아 합성법 이후 _ 비료산업뿐 아니라 폭약산업까지 발전하다
화학 전쟁과 하버 _ 인류를 살리고 죽이는 과학 기술
하버의 결혼 생활 _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비극
다섯 번째 만남 | 농화학의 노벨상 수상자들
농약 혁명 _ 화학 농약, DDT의 발견
흙 속에서 시작된 혁명 _ 아버멕틴의 발견
‘AIV 사일리지 방법’ _ ‘생산 중심’에서 ‘관리와 지속성’으로
농업의 산업화와 녹색혁명 _ 인류의 기아 문제를 해결한 볼로그
수경재배 _ 흙 없이 식물을 키우는 과학
스마트 농업과 정밀 비료 시대 _ 작물의 상태와 토양에 적합한 정밀 농업
나노 비료 _ 생산 효율성을 혁신하다
AI 맞춤 비료 _ 작물에 필요한 영양분을 정확히 제공한다
미래 비료 _ 미생물을 이용한 친환경 비료
식물이 직접 질소를 만드는 시대 _ 유전자 기반 질소 고정 기술
친환경 암모니아 생산 _ 농업과 에너지, 기후변화를 모두 해결
수직 농장 _ 경작지 감소 문제 해결
배양육 생산 _ 동물을 키우지 않고 고기를 만든다
만남에 덧붙여
Studies Concerning Affinity _ 와게와 굴드버그 논문 영문본
The synthesis of ammonia from its elements _ 하버 논문 영문본
Avermectins, New Family of Potent Anthelmintic Agents: Producing Organism and Fermentation _ 오무라 논문 영문본
Avermectins, New Family of Potent Anthelmintic Agents: Efficacy of the Bla Component _ 캠벨 논문 영문본
위대한 논문과의 만남을 마무리하며
이 책을 위해 참고한 논문들
[본 문]
약 1만 2천 년 전, 인류는 아주 큰 변화를 맞이했다. 오랫동안 이어져 온 수렵과 채집 생활에서 벗어나, 한곳에 머물며 작물을 기르고 가축을 키우기 시작한 것이다. 이 변화는 단순히 먹을 것을 얻는 방법이 바뀐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자연에서 얻는 것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식량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인간과 자연의 관계도 크게 달라졌다. 인간은 자연을 따라 이동하던 존재에서, 자연을 관리하고 변화시키는 존재로 바뀌게 되었다.
정착 생활이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식량을 보다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게 되었고, 수확이 늘어나자 먹을 것이 남는 여유도 생기기 시작했다. 이 여유는 사람들의 삶을 크게 바꾸었다. 모든 사람이 농사만 지을 필요가 없어지면서, 어떤 사람은 도구를 만들고, 어떤 사람은 물건을 교환하며, 또 어떤 사람은 이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이렇게 역할이 나뉘면서 사회는 점점 더 복잡해졌다. 그 결과 사람들은 모여 살며 마을을 이루었고, 이 마을은 점차 커져 도시로 발전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계속되면서, 결국 국가와 문명이 탄생하게 되었다.
_ p.23
중세 유럽에서는 한정된 땅을 오랫동안 사용하면서도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식이 발전했는데, 그 대표적인 방식이 바로 삼포제 농업이었다. 이러한 농업 체계는 가축과 결합해 더욱 견고해졌다. 중세 농부들에게 가축은 단순히 식량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는 농업의 핵심 자원이었다. 소와 말은 밭을 갈고 물자를 운반하는 데 사용되었고, 양은 털과 고기를 제공했다. 동시에 이들 가축의 배설물은 중요한 비료로 활용되었는데, 농부들은 가축을 방목하거나 우리에 가두어 분뇨를 모은 뒤 이를 밭에 뿌려 토양의 영양을 보충하였다. 이처럼 농업과 축산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자연 속에서 스스로 유지되는 순환형 생산 구조가 형성되었고, 안정적인 식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 중심의 농업은 18세기가 되자 한계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산업화로 인해 도시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식량 수요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증가했고, 기존의 농사 방식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토양이 반복적인 경작으로 점차 영양분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_ p.55~56
중세는 땅의 힘을 유지하고 회복시키기 위한 체계적인 퇴비 농업 방식이 형성된 시기였다. 500년부터 1500년 사이 유럽에서는 같은 땅을 계속 사용하면서도 생산성을 유지하는 방법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 시기의 농민들은 토양이 스스로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땅의 상태를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이해하기 시작하였다.
이 과정의 핵심 기술은 퇴비 만들기였다. 농민들은 가축의 분뇨에 짚을 섞고, 여기에 음식물 찌꺼기나 잡초, 낙엽 등을 함께 쌓아 두었다. 짚은 수분을 흡수하고 공기가 잘 통하도록 하여 미생물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었고, 분뇨는 질소를 공급하는 주요 재료로 작용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미생물은 이러한 유기물을 분해하여 더 단순한 물질로 바꾸고, 그 결과 냄새가 줄어들며 부드럽고 검은색의 흙, 즉 부식토(腐植土) 형태의 퇴비가 만들어졌다. 이 방식은 오늘날의 발효와 분해 과정과 동일한 원리이며, 유기물이 무기질 영양소로 전환되는 자연의 화학 반응이기도 하다.
_ p.89~90
18세기 이후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인류는 전례 없는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도시가 빠르게 성장하고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사람들을 먹여 살릴 식량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그 기반이 되는 토양은 점점 힘을 잃어갔다. 오랜 세월 동안 가축의 분뇨나 퇴비, 낙엽과 같은 자연 비료에 의존해 온 농업은 더 이상 증가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람들은 바다 너머로 시선을 돌렸다. 페루 연안의 구아노 섬에서 채취한 새 배설물, 남미 아타카마 사막의 칠레초석, 그리고 뼛가루와 같은 자원들이 대량으로 거래되기 시작했다. 비료는 이제 한 지역에서 얻어 쓰는 자원이 아니라, 대륙과 대륙을 연결하는 국제 상품으로 변모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 역시 오래 유지될 수 없었다. 구아노와 칠레초석은 무한한 자원이 아니었고, 지속적인 채굴로 주요 산지들은 빠르게 고갈되기 시작했다. 공급은 점점 불안정해졌고, 가격은 상승했으며, 비료 확보 자체가 국가적인 문제가 되었다. 동시에 산업혁명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인구는 더 많은 식량을 요구하고 있었고, 같은 땅을 계속 경작하면서 토양의 영양분은 빠르게 소모되었다.
_ p.106~107
로스는 영국의 지주이자 농화학자로, 단순한 학자가 아니라 직접 농업 문제를 해결하려 한 실천가였다. 그는 자신의 농장에서 작물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식물 성장에 필요한 인(P)이 자연 상태에서는 잘 녹지 않아 흡수되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뼛가루나 인광석에 황산을 처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물에 잘 녹아 식물이 쉽게 흡수할 수 있는 형태의 인산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것이 바로 1842년에 개발된 슈퍼인산 비료(superphosphate)이다.
_ p.111
르 샤틀리에는 1884년부터 1914년 사이에 화학평형과 용해도, 고온 반응 등에 관한 수십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이론 화학자에 머물지 않고 야금학과 산업 기술 연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또한 시멘트 회사 라파르주의 자문 엔지니어로 활동하며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힘썼다.
그의 생애에서 특히 흥미로운 장면은 암모니아 합성 실험과 관련된 일화이다. 그는 1901년, 철이 있는 상태에서 질소와 수소를 높은 압력과 온도 아래 직접 반응시켜 암모니아를 만들려 했다. 이는 훗날 하버-보슈 공정으로 완성되어 산업계에 큰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실험 장치 안에 남아 있던 공기 때문에 큰 폭발이 일어났고,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_ p.127
18세기 중반 약 8억 명이던 인구는 19세기 말 15억 명에 이르렀고, 이후에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반면 농업 생산성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고, 맬서스의 예언이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점점 커져갔다. 인류는 결국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가?”
19세기에 들어 화학이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조금씩 발견하기 시작했다. 리비히는 식물 성장에 필수적인 요소가 질소, 인, 칼륨이라는 사실을 밝혀내며 농업을 과학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질소는 단백질 합성에 필수적인 원소로, 식물 성장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토양에서 가장 부족한 성분 역시 질소였다.
문제의 해답은 의외의 곳에 있었다. 바로 공기였다. 대기의 약 78%를 차지하는 질소는 사실상 무한한 자원이었지만, 식물이 직접 사용할 수 없는 형태로 존재했다. 질소 분자는 매우 안정된 삼중 결합 구조를 이루고 있는데, 이를 깨고 반응 가능한 형태로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이 때문에 ‘질소 고정’은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과학적 난제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 난제가 해결되는 순간, 인류는 완전히 새로운 시대에 들어서게 되었다. 하버와 보슈는 공기 중의 질소를 암모니아로 바꾸는 방법을 개발했고, 이를 산업적으로 대량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른바 하버-보슈 공정이다. 이 기술의 등장은 맬서스의 예언을 뒤집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다. 이제 인류는 제한된 자연 비료에 의존하지 않고, 공기에서 질소를 끌어와 비료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농업 생산성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세계 인구의 급격한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인 식량 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20세기 중반 이후 화학 비료 생산은 급격히 증가하여, 오늘날에는 매년 수억 톤의 비료가 전 세계 농지에 공급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십억 명의 인류가 안정적으로 식량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하버의 업적은 종종 “공기로 빵을 만들어낸 혁명”이라고 불린다.
_ p.182~184
비료의 발전으로 농작물 생산량이 급격히 증가하자, 농업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풍부해진 작물은 인간뿐만 아니라 해충에게도 매력적인 먹이가 되었고, 한 번의 해충 피해로도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었다. 특히 단일 작물을 넓은 면적에 재배하는 방식이 확산되어 특정 해충이 대량으로 번식하는 문제가 심각해졌다. 이로 인해 농업에서는 생산을 늘리는 것만큼이나 작물을 보호하는 기술이 중요해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등장한 것이 화학 농약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상징적인 물질이 바로 DDT(Dichloro-Diphenyl-Trichloroethane, ‘디클로로-디페닐-트리클로로에탄’의 줄임말)였다. DDT는 1874년 오스트리아의 화학자 오트마 차이들러(Othmar Zeidler)가 최초로 합성한 물질이었지만, 그것이 강력한 살충제로 작용한다는 사실은 한동안 알려지지 않았다. 이 성질을 밝혀낸 인물이 바로 1948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스위스의 화학자 폴 헤르만 (Paul Hermann Müller)였다.
_ p.200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농업은 또다시 결정적인 전환점을 맞이한다. 과거의 농업이 화학 비료와 기계화를 통해 생산량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보다 ‘얼마나 정확하게 생산하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데이터와 정밀 기술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를 우리는 스마트 농업 또는 정밀 농업이라고 부른다.
과거에는 밭 전체에 동일한 양의 비료와 물을 공급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실제 농지는 위치에 따라 토양 상태와 수분, 영양 수준이 모두 다르다. 정밀 농업은 바로 이 차이를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작물의 상태와 토양의 조건을 세밀하게 분석하여, 필요한 곳에만 필요한 만큼 자원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이는 농업을 ‘균일한 처리’에서 ‘맞춤형 관리’로 바꾸는 사고의 전환이다.
이러한 변화는 여러 첨단 기술이 서로 연결되면서 가능해졌다. 드론은 넓은 농지를 빠르게 비행하며 작물의 상태를 촬영하고, 다양한 센서를 통해 보이지 않는 정보까지 수집한다. 예를 들어 적외선이나 다중분광 이미지를 활용하면 잎의 색 변화나 광합성 상태를 분석할 수 있어, 병해충 발생이나 영양 부족을 눈으로 보기 전에 미리 파악할 수 있다.
_ p.224
암모니아는 현대 농업을 떠받치는 가장 중요한 화학 물질 중 하나이다. 질소 비료의 핵심 원료로 사용되며, 전 세계 식량 생산의 기반을 이루고 있다. 현재 암모니아는 대부분 하버-보슈 공정을 통해 생산된다. 이 공정은 공기 중의 질소와 수소를 반응시켜 암모니아를 만드는 방법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화학 기술 중 하나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 방식에는 큰 문제가 있다. 수소를 얻기 위해 주로 천연가스를 사용하면서 이산화탄소가 대량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암모니아 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기후변화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친환경 암모니아(그린 암모니아)’ 생산 기술이다. 핵심 아이디어는 간단하다. 화석연료 대신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수소를 만들고, 이를 통해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것이다.
_ p.238
- 자녀교육/건강/여행/요리 > 여성실용

토양·비료·농약 등 농업 분야의 화학 현상을 연구하는 농화학,
공기 중의 질소를 암모니아로 바꾸어 인공비료 혁명을 일으킨 하버의 논문 속으로!
농화학은 토양·비료·농약 등 농업 분야의 화학적인 현상에 관하여 연구하는 학문이다. 우리는 날마다 식사를 하고 있는데, 우리가 먹는 농산물은 단순한 자연의 산물이 아니라, 수천 년에 걸친 인간의 지식과 기술, 그리고 끊임없는 탐구의 결과물이다. 최근 이 분야는 스마트 농업과 친환경 미래농업 연구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농화학 분야에서 가장 큰 업적을 남긴 과학자는 바로 프리츠 하버다. 인류는 가축 분료 등을 활용한 자연 비료를 이용해 작물을 재배했는데, 18세기가 되자 한계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산업화로 인해 도시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식량 수요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증가했고, 기존의 농사 방식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토양이 반복적인 경작으로 점차 영양분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한 사람이 바로 하버다.
19세기에 리비히는 식물 성장에 필수적인 요소가 질소, 인, 칼륨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는데, 특히 질소가 단백질 합성에 필수적인 원소로, 식물 성장의 핵심임을 알아냈다. 그러나 토양에서 가장 부족한 성분 역시 질소였다. 질소는 대기의 약 78%를 차지하는 사실상 무한한 자원이었지만, 식물이 직접 사용할 수 없는 형태로 존재했다. 이 문제는 하버가 공기 중의 질소를 암모니아로 바꾸는 방법을 개발하면서 해결되었다. 하버가 발견한 암모니아 합성법을 보슈가 산업적으로 대량생산하는 데 성공하면서, 이른바 하버-보슈 공정이 등장했다. 이 기술 덕분에 인류는 자연 비료에 의존하지 않고, 공기에서 질소를 끌어와 비료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20세기 중반 이후 화학 비료 생산은 급격히 증가하여, 오늘날에는 매년 수억 톤의 비료가 전 세계 농지에 공급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십억 명의 인류가 안정적으로 식량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하버의 업적은 종종 ‘공기로 빵을 만들어낸 혁명’이라고 불린다. 이러한 업적을 인정받아 하버는 1918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의식주 가운데 가장 중요한 식량 문제를 해결한 농화학,
아레니우스, 르 샤틀리에, 오무라 등 농화학을 발전시킨 과학자들
하버-보슈 공정이 인류를 기아의 위기에서 구해내기 전부터 공기 중의 질소를 이용하려는 과학자가 있었다. 그중 한 사람이 1903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아레니우스다. 그는 질소를 암모니아나 질산과 같은 화합물로 바꾸기 위해서는 높은 온도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발견은 훗날 하버의 연구에 큰 영감을 주었다.
하버의 연구에 영감을 준 또 다른 과학자가 있다. 바로 르 샤틀리에다. 그는 1884년부터 1914년 사이에 화학평형과 용해도, 고온 반응 등에 관한 수십 편의 논문을 발표했는데, 암모니아 합성 실험도 했다. 그는 1901년, 철이 있는 상태에서 질소와 수소를 높은 압력과 온도에서 반응시켜 암모니아를 만들려 했다. 하지만 실험 장치 안에 남아 있던 공기 때문에 큰 폭발이 일어났고,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훗날 하버-보슈 공정이 개발되면서 그의 실패는 헛되지 않았음이 밝혀졌다.
그런데 인공비료를 얻게 되면서 농작물 생산량이 급격히 증가하자, 농업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풍부해진 작물은 인간뿐만 아니라 해충에게도 매력적인 먹이가 되었고, 해충 피해가 심각해졌다. 이로 인해 농업에서는 생산을 늘리는 것만큼이나 작물을 보호하는 기술이 중요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 화학 농약, DDT였다. 스위스의 화학자 폴 헤르만은 DDT가 강력한 살충제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내 1948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한편, 일본의 과학자 오무라는 우리가 무심코 밟고 다니는 흙 속에, 인간의 생명을 구하고 농업을 변화시킬 수 있는 물질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970년대에 오무라는 일본 전역의 토양을 수집하며, 그 안에 살아가는 미생물들을 하나하나 분리해 연구했다. 그는 특히 스트렙토미세스라는 세균에 주목했는데, 이 미생물은 토양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생물을 억제하는 화학 물질을 만든다. 이 특별한 화학 물질에 대한 연구는 캠벨에게 이어졌다. 캠벨은 이 물질이 기생충의 신경계를 마비시켜 제거하는 강력한 효과를 지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것이 바로 아버멕틴이며, 이후 이를 개량한 약물이 이버멕틴이 생산되었다. 이 발견은 의학뿐 아니라 농업에도 크게 기여했다. 아버멕틴 계열 물질은 곤충과 진드기의 신경계를 선택적으로 마비시키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농업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특히 아바멕틴과 같은 물질은 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살충제로 널리 사용되며, 적은 양으로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정밀한 방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오무라와 캠벨은 2015년 노벨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이처럼 농화학은 화학을 이용해 식량 생산성을 높이고 있는데, 최근에는 IT 기술과 융합한 스마트 농업과 친환경 미래농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스마트 농업으로 작물의 상태와 토양의 조건을 세밀하게 분석하게 되었고, 필요한 곳에만 필요한 만큼 자원을 투입할 수 있다. 드론을 통해 넓은 농지를 빠르게 비행하며 작물의 상태를 촬영하고, 다양한 센서를 통해 보이지 않는 정보까지 수집할 수 있게 되었다. 또, 하버-보슈 공정은 농화학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업적이지만 이 방식에는 큰 문제가 있다. 수소를 얻기 위해 주로 천연가스를 사용하면서 기후변화의 원인인 이산화탄소가 대량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 암모니아(그린 암모니아)’ 생산 기술이 등장했다. 이 기술 덕분에 화석연료 대신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수소를 만들고, 이를 통해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다. 이처럼 농화학은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전공서보다는 가볍게, 교양서보다는 묵직하게
겉핥기가 아닌 깊이 있는 과학책을 찾는다면!
이공계로 진학할 예정인가? 물리학 또는 화학에 관심이 많다고? 과학사 외에도 이론을 심도 있게 설명하는 책을 찾고 있나? 여기 〈노벨상 수상자들의 오리지널 논문으로 배우는 과학〉 시리즈가 있다.
말 그대로 노벨상 수상자들이 쓴 오리지널 논문을 통해 과학 이론을 배우는 책이다. 교과서나 다른 매체로 가볍게 접한 유명 이론을 과학자가 논문에서 어떻게 풀어냈는지 큰 줄기를 중심으로 차근차근 설명해 간다. 정교수와 물리군 또는 화학군의 일대일 대화를 통해서 말이다. 그 배경을 이루는 과학사는 덤이다. 이론을 완성하는 밑바탕이 된 다른 이론들도 함께 설명한다.
줄글만으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과학의 언어는 수학이라고 한다. 즉, 수학을 빼고는 과학 이론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고등학교 수준의 수학 지식만 있으면 이해하도록 친절하게 설명했으니까. 그리고 수식은 건너뛰면서 보아도 이론을 받아들이기는 어렵지 않다. 어렴풋이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왠지 내 거가 된 느낌이다. 다 읽고 난 다음 차근차근 돌아보아도 좋다. 책은 어디로 사라지지 않으니까!
논문의 느낌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책의 뒤편에 부록으로 실었다. 과학자들의 논문은 영어뿐 아니라 독일어, 프랑스어 등 여타 언어로 쓰였기 때문에 우리가 그나마 쉽게 읽을 수 있는 영문본을 수록했다.
이 시리즈는 당초 20권으로 기획했지만 5권을 추가하게 되었다. 물리학, 화학, 생물학뿐 아니라 농화학과 경제학 등으로 영역을 넓혀 노벨상 수상자들의 대표 이론들을 추가로 다루기로 했다. 여기서 저자의 진가가 발휘된다. 국제 학술지에 300여 편의 논문을 게재한 연구자로, 수백 권의 교양서를 쓴 저자로, 대학에서 물리학을 가르치는 교수로, 활발히 활동하는 저자의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신선한 기획이 또 다른 새로움을 낳았다.
이론을 제대로 알고 싶은데 전공 서적을 보자니 너무 어려울 것 같고, 일반 교양서를 읽자니 수준이 너무 얕게 느껴진다면 이 시리즈를 펼쳐 보는 건 어떨까? 과학의 세계로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 보자!

과학에 대한 호기심으로 서울대학교 무기재료공학과에 다녔고, 물리를 향한 마음이 더욱 커져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이론물리학을 전공하며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30세에 경상국립대학교 물리학과 교수가 되어 학생들에게 물리 사랑을 전파하고 있다.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꾸준히 연구하며 현재까지 국제 학술지(SCI 저널)에 300여 편의 논문을 게재했다. 직접 만나는 학생뿐만 아니라 더 많은 학생들에게 과학과 수학의 즐거움을 알려주고자 책을 통해 독자를 만나고 있다. 〈과학자가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시리즈〉 중 《아인슈타인이 들려주는 상대성 이론 이야기》를 비롯한 31권과 〈과학공화국 법정 시리즈〉 50권을 집필했다. 최근에는 중학교에서도 통하는 초등수학을 카툰으로 그린 〈개념 잡는 수학툰 시리즈〉를 출간했고, 노벨상 오리지널 논문을 쉽게 풀어낸 〈노벨상 수상자들의 오리지널 논문으로 배우는 과학 시리즈〉를 집필 중이다. 우리나라의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쏟아져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네이버 카페 〈정완상 교수의 노벨상-오리지널 논문 공부하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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