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시작하는 글_함께한 모든 날의 기억
제1장 | 기억을 그리는 일_Art Gallery
나 진짜 귀한 고양이야 | 고양이, 용을 타고 오르다 | 나는 준비되어 있어 | 귀여운 복숭아 도둑 | 이번 겨울도 따스하게 나자 | 다시 사랑할 준비를 하며 | 이젠 정말 가야 돼 | 꽃이 된 나의 여왕님을 기억하며 | 냐홍냐홍, 붉은 실을 물고 | 복숭아나무 그늘의 일상 | 단풍 묘연, 바람에 스치다 | 말없이 나누는 쉼 | 반쪽의 마음을 맡길 수 있는 곳 | 도화는 때를 기다리는 꽃 | ‘냥’이라는 공간
제2장 | 사랑의 이야기들_조선에서 왔소이다!
게으름보다 다정한 시간 | ‘소소’ 여왕의 품격 | ‘다람’ 왕과 중전 ‘핑크’의 꽃신에 담긴 약속 | ‘두루’ 선비의 미소 | 동백 낭자 ‘구찌’ | ‘체리’처럼 달콤하게 | ‘미깡’ 아씨의 겨울 외출 | ‘구찌’와 ‘로케’의 모란 꽃밭의 재회 | ‘마리’가 지킨 한 그루의 여름 | 나비와 갈래머리 소녀 ‘땅콩’ | 연못의 선녀 ‘토토’ | 날아라, ‘김삐용!’ | ‘아가’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이름 | ‘핑퐁’, 마음이 닿는 자리
제3장 | 특별한 순간을 더 특별하게_반짝이는 오늘의 기록
반려견 순찰대 ‘황금똥’의 하루 | 반짝이는 ‘콩이’의 수다 | 나의 뮤즈, ‘꼼이’와 ‘마고’ | 오! ‘춘발’ | ‘짜리’와 감자 씨, 세상을 찍는 두 발자국 | ‘피오니’가 잠든 사이에 | 휴지를 사랑한 ‘킹’ | 달콤한 마음을 담은 ‘유콩’ | ‘멍멍’이와 ‘야옹’이의 반전 | 그림으로 남은 ‘먼지’를 위해 | ‘블루베리’를 닮은 눈동자들 | 온기가 넘치는 ‘완두콩’ | 소나무 아래 ‘샤샤’ | 말썽쟁이 ‘봉다리’ | 복숭아나무 아래에 빛나는 ‘뽀또’ | ‘뽀야’를 단정하게 다듬으며 | ‘김자반’의 핑크빛 자존감 | ‘은동’, ‘라온’, ‘루카’, ‘환타’, ‘칸’, ‘구찌’, ‘마농’, ‘베리’! 여덟 아이와 한 사람의 마음 | ‘꼬리’의 곱슬거리는 자기소개 | 확실히 행복한 날의 ‘용용이’ | ‘시옹다옹’, 사이좋은 옹남매 | 심장이 ‘쿵’ 하는 찌릿한 순간 | ‘도토리’라 하지요 | 흑진주처럼 반짝이는 ‘봉구’ | ‘사월’의 특별한 삼지창 | ‘라떼’의 미소 | 기다림의 시간을 즐기는 ‘치카’ | 퍼스널 컬러가 다른 ‘릴라’와 ‘꼬미’ | ‘치즈’와 ‘감자’는 삶을 바꾸어 준 선물 | 아, 이건 ‘별’이다! | 사랑으로 빚은 인형 같은 ‘푸치’ |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썸머’ | 달 듯 말 듯 ‘댜옹’이의 분홍빛 발바닥 | ‘감자’+‘누룽지’=‘숭늉’ | 나의 ‘넘버’원은 너야 | ‘하트’를 보면 심장이 두근두근 | 따뜻한 햇살 아래 ‘스컹크’ | 공작처럼 우아한 ‘희봉이’의 꼬리 | ‘자룡이’의 눈빛, 그 모든 순간
제4장 | 사랑을 더 오래오래_그리운 내일의 약속
햇살 속의 작은 ‘축복’ | 행복을 두른 ‘싱푸’ | ‘눈(유키)’과 ‘비(아메)’의 이름을 가진 두 고양이 |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덕선’이 | ‘허달래’, 넌 건강하기만 해라 | ‘리루’의 자리, ‘리쭌’의 기억 | ‘칸다’에게 곁을 내준 ‘보덕’이 | 물속에서 반짝이는 ‘금별’ | 언제까지나 ‘캔디’와 함께 | 바람을 타고 달리는 ‘가브리’ |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모모’ | ‘알뭉이’는 행복하개 | ‘무무’에서 ‘루나’로 이어진 이야기 | ‘쿠키’와 ‘젤리’는 참 달콤하기도 하지 | 별의 ‘바람’ | 여름날의 선물 같은 ‘썸머’ | 화려하고 따스한 ‘야미’의 사랑방 | ‘순달’! ‘노랭’! 우리 다시 만나자 | ‘시루’를 응원하는 마음 | ‘땅콩’이는 식빵의 온기를 닮은 아이 | ‘누리’와 ‘제리’의 닮은 마음 | ‘쪼랭이’와 ‘꼬물이’가 가족이 되어 가는 시간 | ‘호섭’이의 모습 그대로 | 펜으로 남겨 둔 ‘똘이’의 자리 | 소풍 가는 ‘라이’ | 오손도손 함께하는 ‘방울이’와 ‘백똘이’
마치는 글_그림으로 만나는 너에게
[본 문]
사람들은 길고양이를 무심히 스쳐 지나간다. 매일 같이 수많은 발자국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길고양이는, 어쩌면 조금쯤 섭섭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림 속에서만큼은 이 아이를 한껏 꾸며 주었다. 그리고 조용히 말해 주었다.
“너는 참 귀한 아이야.”
누군가의 시선 안에서는 이미 아름답고 존엄하며 충분히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것을. 고양이의 눈빛과 나비의 날갯짓에 담아, 말 대신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그 삶에 복이 깃들기를. 그리고 우리가 길 위의 존재들을 외면하지 않기를.
• 제1장 기억을 그리는 일_「나 진짜 귀한 고양이야」 중에서
아가는 알고 있었다. 자신의 이름이 단지 부르기 위한 호칭이 아니라, 그 안에 사랑이 담겨 있다는 것을.
‘나는 강아지지만, 아가라고 불릴 때마다 마치 아기처럼 소중히 여겨지는 기분이야.’
어느 날, 아가는 거울 앞에 앉아 자신을 바라보았다.
동그란 눈, 작은 코, 포근한 털.
거울 속 모습을 보며 이름을 떠올리자 마음 한편이 따뜻해졌다.
이름이란 단순한 호칭이 아니라, 함께 살아갈 시간과 사랑이 담긴 또 하나의 약속이기도 하다. 그래서 아가는 늘 보호자 곁에 바싹 붙어 앉아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눈빛으로 말한다.
“나는 언제까지나 아가예요. 당신의 아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아가.”
• 제2장 사랑의 이야기들_「아가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이름」 중에서
완두와 콩이는 그랬다. 마주하는 순간, 표정이 먼저 다가오는 아이들이었다. 사람과 함께한 시간이 눈빛에 고요히 쌓여 있었다. 그림을 그리는 내내 그 눈을 오래 붙들고 있었다. 작업을 마친 뒤 완성된 그림을 바라보니, 그 온기는 종이 위에만 머물지 않고 어느새 내 마음에까지 번져 있었다.
반려동물을 그리며 나는 사랑의 장면을 수없이 마주한다. 그것은 거창하거나 극적인 순간이 아니라, 매일의 반복 속에서 차곡히 쌓인 시간의 결이다. 그리고 그 시간은 결국 얼굴에, 아니 표정에 남는다. 어쩌면 내가 그려 온 것은 반려동물의 겉모습이 아니라, 그 아이가 지나온 사랑의 시간일지도 모른다. 그림을 그리는 일은 그 시간을 다시 한번 살아내는 일이고, 완성된 그림에는 그 온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 제3장 특별한 순간을 더 특별하게_「온기가 넘치는 완두콩」 중에서
쿵이의 미소를 바라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많은 반려동물의 사진 속 찰나가 떠오른다. 우리가 오래 기억하는 것은 길고 완벽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 안에 숨어 있던 하나의 표정, 하나의 자세, 하나의 눈빛이다. 잠깐의 순간이 오랜 감정과 얽혀 기억의 중심이 되기도 한다.
내가 하는 일은 그림을 통해 그 짧은 순간들을 한자리에 붙잡아 두는 것이다. 그 장면은 보는 사람마다, 기억하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감정으로 다시 살아난다. 그리고 그 순간을 사랑한 사람들은, 평생 그 표정을 잊지 않는다.
• 제3장 특별한 순간을 더 특별하게_「심장이 ‘쿵’ 하는 찌릿한 순간」 중에서
고양이는 보통 산책을 시키지 않는다. 자기만의 영역이 분명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고양이를 그릴 때마다 나는 늘 같은 생각에 머문다. 바깥세상을 함께 걷지 못하는 대신, 그 풍경을 그림 안에 담아 줄 수는 없을까 하고. 파초를 배경으로 고양이를 그릴 때면 그런 마음이 더욱 선명해진다. 강아지와는 같은 길을 걷고, 같은 바람을 맞으며 하루를 나누지만, 고양이와는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이 문득문득 마음에 걸린다. 그래서일까. 이 배경 위에 고양이를 그리고 있노라면,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산책을 그림 속에서 실현하는 기분이 든다.
• 제4장 사랑을 더 오래오래_「소풍 가는 라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