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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치 2(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98)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저
    • 민음사
    • 2026년 06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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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37464980
    쪽수5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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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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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내일이면 새로워질 것이고, 오늘은 저의 생일이니
    제 인생을 통틀어 처음으로 저 자신이 되겠어요.”

    인간 영혼의 심연을 해부하는 러시아의 거장 도스토옙스키

    탐욕과 위선에 물든 사회에 ‘백치’ 미시킨 공작이 던지는
    고결한 파장과 거대한 균열

    세속적 광기와 파괴적 집착 속에서 방황하는 인류를 구원할 아름다움


    ▶ 도스토옙스키는 『백치』를 통해 우리 시대에 가장 순수하고 거룩한 인간의 초상을 재현해 냈다. ─ 프리드리히 니체
    ▶ 미시킨 공작은 다른 모든 이들이 마법에 걸린 듯 집착하는 세상의 가치들을 홀로 거부한다. 그의 ‘백치미’는 다름 아닌 인간 영혼의 가장 고결한 진실이다. ─ 헤르만 헤세
    ▶ 도스토옙스키의 모든 작품은 위대하지만, 『백치』는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다. 미시킨 공작은 문학사상 가장 독창적이고 위대한 창조물이다. ─ 마르셀 프루스트

    목차

    3부 11
    4부 267

    작품 해설 559
    작가 연보 576

    [본 문]

    그렇다, 공포다! 지금 이 순간 그는 그것을 온전히 절감했다. 자신만의 특수한 이유에 근거하여 이 여자가 돌아 버렸다고, 완전히 믿고 또 확신했다. 만약 한 여자를 세상 그 무엇보다도 사랑하거나 그런 사랑의 가능성을 예감하는 사람이 갑자기 그녀가 쇠사슬에 묶인 몸으로 철창 너머에서 감시자에게 몽둥이의 위협을 받는 모습을 본다면, 그런 느낌이야말로 지금 공작이 절감한 것과 다소 비슷하리라. (2권, 60쪽)

    “저 코미디가 어떻게 끝나는지 보고 싶었거든요.” (2권, 65쪽)

    “겁쟁이는 무서워서 도망치는 사람이고요. 무서워도 도망치지 않는 사람은 아직 겁쟁이는 아니지요.” (2권, 69쪽)

    “그녀는 지금 아마 너를 제일 사랑하고 심지어 너를 괴롭힐수록 더 많이 사랑하는 거야. 자기 입으로 그렇다고 너에게 말하지 않을 테니 너는 잘 볼 줄 알아야 해.” (2권, 89쪽)

    “그럼 가자. 너 없이 나의 새 인생을 맞이하고 싶지 않아, 정말로 나의 새 인생이 시작됐거든! 파르푠, 오늘 나의 새 인생이 시작됐다는 걸 모르겠어?” (2권, 92쪽)

    “현실은 거의 어떤 것이든 고유한 불굴의 법칙을 갖고 있음에도 거의 항상 믿기지 않고 또 개연성도 없어 보입니다. 심지어 가끔은 현실적일수록 개연성은 더더욱 떨어진단 말입니다.” (2권, 111쪽)

    알아 두시라, 인간이 자신의 무익함과 의지박약을 의식함으로써 느끼는 치욕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이미 그것을 넘어갈 수 없기에 거기서, 바로 그 자신의 치욕 속에서 어마어마한 쾌감을 느끼기 시작한다는 것을……. (2권, 179쪽)

    하지만 대체 어떻게 당신의 이성은 그사이 당신의 꿈을 오롯이 채웠던 이런 명백한 불가능성과 동시에 화해할 수 있었던 것일까? (2권, 255쪽)

    물론 이것은 꿈이자 악몽이자 광기였다. 하지만 여기에는 괴로울 정도로 현실적이고 고통스러울 정도로 정의로운 뭔가가 들어 있었기 때문에 꿈도, 악몽도, 광기도 정당화되었다. (2권, 256쪽)

    자기에게 재능이 없다는 사실에 대한 깊고 끊임없는 느낌과 동시에 자기가 아주 독자적인 사람이라고 확신하고 싶은 극복할 수 없는 소망이 심지어 거의 청소년 시절부터 그의 마음에 심한 상처를 남겼다. (2권, 276쪽)

    “그놈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해요, 공작. 전혀, 전혀 이해하지 못하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음이 있어야 하니까요!” (2권, 318쪽)

    “우리는 정말이지 아이군요, 콜랴! 그리고…… 그리고…… 우리가 아이라는 게 참 좋습니다!” (2권, 365쪽)

    “그냥 우리 옆으로 지나가며 우리의 행복을 용서해 주십시오!” (2권, 386쪽)

    “제 생각으론 웃긴 사람이 되는 것도 심지어 가끔은 좋은 일, 게다가 더 좋은 일입니다. 어서 빨리 서로 용서하고 빨리 화해할 수 있으니까요.” (2권, 441쪽)

    하-하! 어떻게 그렇게 두 여자를 사랑한다는 걸까? 서로 다른 무슨 두 가지 사랑으로? 이것 참 흥미롭다……. 가엾은 백치! 이제 그는 어떻게 될까? (2권, 501쪽)

    출판사 서평

    도스토옙스키의 4대 장편 중 가장 독창적인 작품인 『백치』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역자 김연경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죄와 벌』, 『악령』에 이어 『백치』를 끝으로 도스토옙스키의 4대 장편을 모두 번역하는 성취를 거두었다.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1821~1881)는 톨스토이와 함께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이끈 세계적인 거장이다. 거의 육십 년에 이르는 그의 생애는 고통의 자양분이 된 가난과 유형, 뇌전증,파멸적인 도박이라는 극적인 사건들로 가득 차 있었다. 청년 시절 페트라솁스키 모임에 가담했다가 체포되어 사형 집행 직전에 극적으로 감형되는 비극을 겪었고, 이후 사 년간의 시베리아 유형 생활을 거치며 인간 실존과 구원의 문제에 깊이 침잠했다. 특히 평생 그를 괴롭힌 뇌전증 발작은 소설 속 인물들에게 고스란히 투영되었으며, 밑천이라곤 자신의 머리밖에 없는 ‘지식인 프롤레타리아’로서의 실존적 조건은 그의 문학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었다.
    첫 소설 『가난한 사람들』을 시작으로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악령』 등 불후의 명작을 남긴 그는 인간 내면에 공존하는 선과 악, 신앙과 무신론의 갈등을 날카롭게 파고들어 현대 심리학과 실존주의 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도스토옙스키는 삶과 죽음, 신과 종교, 사랑과 욕정 등 인간 존재에 대한 형이상학적 문제를 고찰해 내는 대작들로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그의 작품과 사상은 카뮈, 카프카, 울프 등 작가들뿐 아니라 니체, 프로이트, 사르트르와 같은 철학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소설가 중의 소설가’ 도스토옙스키는 20세기 문학과 철학의 지형도를 바꿔 놓았다.

    ■ 탐욕과 격정으로 가득한 사회에 던져진 어느 순수한 영혼의 이야기

    『백치』는 오랜 뇌전증 치료를 마치고 스위스에서 러시아 페테르부르크로 돌아온 미시킨 공작의 여정을 다룬다. 공작은 세상에 대한 순수한 신뢰와 무조건적인 선의를 지닌 인물로, 그를 처음 만난 이들은 모두 그를 ‘백치’라 부르며 기만하고 조롱하려 든다. 그러나 이내 사람들은 그의 맑고 고결한 성품에 매료되어 저마다 가슴속 깊은 은밀한 상처와 위선을 고백하며 영혼의 위안을 얻는다. 작품은 돈과 명예를 둘러싼 귀족 사회의 비열한 음모, 그리고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지녔으나 스스로를 파멸로 몰고 가는 여인 나스타시야를 향한 두 남자의 엇갈린 감정을 축으로 전개된다. 공작이 보여 주는 헌신적이고 연민 어린 사랑과 광기 어린 탐욕을 품은 로고진의 파괴적인 집착은 얽히고설키며 비극적인 파국을 향해 치닫는다. 작품은 이 격정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는 공작의 고독한 분투를 담담하면서도 팽팽한 필치로 묘사한다.

    ■ 무조건적으로 선한 인간이라는 불가능한 이상에 대한 실존적 탐구

    『백치』는 ‘무조건적으로 아름답고 선한 인간’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려 시도했다는 점에서 미학적 성취를 거둔다. 도스토옙스키는 이기심과 탐욕으로 얼룩진 현실 세계에 순결한 그리스도적 인물인 미시킨 공작을 투척하여 인간 본성의 한계와 비극성을 시험대에 올린다. 공작이 보여 주는 무조건적인 용서와 타인의 고통에 대한 깊은 공감은 영혼을 정화하는 힘을 지니지만, 동시에 사회의 속물성과 위선을 폭로하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현실에 발을 디딘 인간들은 결핍을 지닌 채 비열함 속에서 쾌감을 느끼거나 타인을 파괴하려 들지만, 공작은 홀로 그 모든 치욕을 묵묵히 받아낸다. 타락한 현실 세계는 그의 선의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도리어 이용하거나 파멸의 소용돌이로 끌어들인다. 도스토옙스키는 이를 통해 완전한 선(善)이 현실에서 마주하는 필연적인 한계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인간다운 고결함의 가치가 무엇인지 자문하게 만든다.


    ■ 돈과 물질주의에 함몰된 당대 러시아 사회의 날카로운 도덕적 해부


    『백치』는 19세기 후반 자본주의적 가치관이 유입되며 급격히 붕괴하던 당대 러시아 상류 사회의 도덕적 위기를 날카롭게 해부한다. 인물들은 신분 상승과 부의 축적을 위해서라면 혼담을 흥정하고 인간의 존엄마저 기꺼이 팽개치며 영혼의 타락을 자처한다. 겉으로는 고상한 척 위선을 떨지만 속으로는 돈을 신성시하며 탐욕을 부리는 당대인들의 초상은 공작의 순수함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돈이 곧 재능이자 권력이 되는 무정한 세계에서 미시킨 공작이 지닌 정신적 가치와 순수함은 철저히 무력해 보이며 사회 구성원들에게 끊임없이 거부당한다. 작가는 물질 만능주의가 초래한 공동체의 붕괴와 지독한 인간 소외, 그리고 기만으로 가득 찬 인간관계를 세밀하게 포착해 낸다. 그러면서도 물질적 가치에 함몰되지 않는 내면의 순수함과 영적인 구원의 가능성만이 인간을 진정으로 구원할 수 있다는 준엄한 메시지를 던진다.

    “여기 있는 사람 모두, 모두가 당신의 새끼손가락만큼도 못해요, 당신의 지성만큼도, 마음만큼도 못하다고요! 당신은 누구보다 정직하고 누구보다 고결하고 누구보다 훌륭하고 누구보다 선량하고 누구보다 현명해요! 여기 있는 사람들은 방금 당신이 떨어뜨린 손수건을 몸을 숙여 주워 줄 자격도 없어요…….” (2권, 46-47쪽)

    ■ 고통을 응시하는 아름다움, 그리고 도스토옙스키 4대 장편


    작품 속에 등장하는 “아름다움이 세계를 구원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도스토옙스키 문학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화두이자 미학적 도발이다. 여기서 아름다움은 단순한 외형적 화려함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을 온전히 응시하고 짊어지는 숭고함, 즉 현실에서 마땅히 실현되어야 할 당위의 영역에 속하는 희망과 믿음이다. 『백치』에서 구원이란 완성된 형태가 아니라 '아름다움은 세계를 구원해야 할 것, 그래야 마땅하리라'라는 당위적인 염원으로 독자에게 던져진다. 이 작품은 작가의 4대 장편(『죄와 벌』,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가운데 가장 이색적이면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인간의 죄악과 이성의 오만, 파괴적인 사상과 신의 부재를 주로 파고들었던 다른 명작들과 달리, 『백치』는 유일하게 ‘완전한 인류애와 긍정적인 성자’를 중심에 세워 구원의 가능성을 정면으로 타진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파국으로 끝나는 결말 속에서도 공작이 남긴 영혼의 파동은 깊은 울림을 주며, 이 소설이 도스토옙스키 문학의 가장 찬란하고 순수한 정점임을 증명한다.

    『백치』는 도스토옙스키의 장편 중 가장 무질서한 혼돈의 소설, 말하자면 ‘헛것’처럼 ‘환상적인’ 소설이다. ‘묵시록-절망’의 심연을 들여다보다가 어처구니없이 그 ‘심연’의 습격을 받을 각오가 된 독자들에게 권한다. (작품 해설 중에서)

    저자 소개
    저자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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