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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우라 :표류하는 자들을 위한 성호 - 최수철 아포리즘 장편소설

    • 최수철 저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06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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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32045320
    쪽수5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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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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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윤동주문학상·이상문학상·김유정문학상·김준성문학상·동인문학상 수상 작가

     

    날카로운 사유와 감각적인 문체가 빚어낸

    최수철 소설의 정수(精髓)

     

    존재의 바다를 표류하며 도달한 극지, 아우라

    삶과 죽음, 현실과 환몽

    두 갈래의 거대한 시공에서 펼쳐지는 아포리즘의 향연

     

    한국 현대문학사에 큰 획을 그으며 반세기 가까운 시간 동안 깊이 있게 인간 존재를 탐구해온 최수철의 아포리즘 장편소설『아우라표류하는 자들을 위한 성호』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테마 연작소설집 『사랑의 다섯 가지 알레고리』(문학과지성사, 2021)를 출간한 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198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서 「맹점」으로 데뷔한 이래 제4회 윤동주문학상(1988)·17회 이상문학상(1993)·3회 김유정문학상(2009)·17회 김준성문학상(2010)·50회 동인문학상(2019) 수상 작가로서 대중과 평단의 압도적 지지 속에 풍부한 메타포, 날카로운 사유와 감각적인 문체가 인상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작가는 J. M. G. 르 클레지오의 『타오르는 마음』(문학동네, 2004),『황금 물고기』(문학동네, 2009),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시공사, 2012) 등 고전 문학작품의 번역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아우라—표류하는 자들을 위한 성호』는 총 7장으로 구성된 아포리즘 장편소설로 삶의 속박으로부터 무한한 정신적 자유로 나아가는 여정을 그린 최수철 소설의 정수이다. 소설의 본줄기가 되는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이야기와 토막 이야기, 즉 삽화가 얽혀 있으며, 독자의 독해를 돕기 위해 본문에서 두 가지 다른 서체를 활용해 이야기의 성격을 구분했다. 오늘날 한국의 대표 작가로 최수철을 자리매김하게 한 과감한 언어 실험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현실과 환몽을 교차하여 인간 정신의 심오한 세계를 환상적으로 그려낸 역작이다.

    목차

    [목 차]

    1장 아우라의 이름으로
    2장 아우라의 기사
    3장 몽유족 연대기
    4장 아우라의 역사
    5장 카페 아우라
    6장 아우라를 찾아서
    7장 나는 아우라다

    작가의 말

    [본 문]

    이제 너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해. 앞으로 너는 엄청난 혼란을 겪게 될 것이고, 그 속에서 온갖 사념과 감각과 상상, 잠과 꿈, 천국과 지옥, 의식과 무의식, 그 모든 게 한데 뒤섞이는 기괴하고 혼란스러운 세계가 열릴 거야. 한마디로 이 환몽은 하나의 거대한 용광로야. 그 무엇이든 끌어들여 녹여버리는 이 용광로 속에서 너는 너 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 닿는 놀랍고도 두려운 경험을 하게 될 거야.

    _ p.48

     

    획일성이 곧 혼란스러운 미로다. 우리는 획일성 속에서 길을 잃는다. 그때 우리를 인도하는 것은 우리 각자의 아우라다. 아우라는 우리 모두에게 내재하면서도 외부로도 향하는, 나와 다른 그 무엇이다. 그 아우라의 인도를 받아 길을 버리고, 길을 잃고 지그재그로 걷는 것. 그것이 구원의 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전을 불사해야 한다. 내전을 통해서 힘겹게 통일성을 스스로 이루어내야 한다. 그때 비로소 통일성은 그의 정체성이 되고, 그 정체성은 다양한 아우라로 발현한다.

    _ p.67

     

    사람이 진정으로 깨어 있는 건 꿈꿀 때뿐이라는 걸 너도 알잖아. 누군가가 말했지. 의식은 무의식의 바다를 항해하는 한 척의 배이고, 그 배는 인간에게 위대한 영감을 주는 꿈을 잔뜩 싣고 있다고. 그 꿈은 바다의 선물이라고. 그러니 네가 세상의 온갖 꿈을 네 꿈속으로 받아들이는 건 꿈을 넘어서는 꿈을 꾸는 일이지. 그런 의미에서 이제 너는 최종적으로 너를 근본적으로 흔들어놓을 꿈을 꾸어야 한다. 그 꿈 이후로 어떤 꿈도 꾸지 못할 꿈, 꿈과 현실을 넘어서게 할 결정적인 꿈, 실천을 걱정할 필요도 없이 실천 그 자체인 꿈을 꾸어야 한다는 말이야.

    _ p.104

     

    “인간은 육체에 갇혀 있는 게 아니야. 인간의 영혼은 육체 밖으로 스며 나와 아우라를 만들거든. 그 아우라가 우리를 우주와 하나가 되게 해주지. 마치 사랑이란 나의 모든 채널을 한 대상에게 맞추는 일인 것처럼.”

    _ p.178

     

    그때 문득 어떤 생각이 그의 머리를 스쳤는데, 그것은 그루가 살아생전 자기 나름으로 강력한 드라마를 창조한 데 반해, 자신은 어떤 드라마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렇다, 아우라도 드라마였다. 그루가, 그리고 인간들이 아우라 운운하는 것도 일상에 매몰되어 마비된 우리의 삶에서 드라마를 끌어내려는 것이었다.

    _ p.217

     

    이제 너도 아우라의 폐허에서 새로 시작하는 거야. 겁에 질린 채 순응하며 살아가는 저 스산한 표정의 군중을 보라고. 자기 속에 태양을 품고서도 오히려 그 뜨거운 열기를 감당하지 못하여 타들어가고 있지. 이제 태양이 수평선 아래로 가라앉아 몸을 식히고 있어. 저 반짝이는 수면이 너를 위한 아우라야. 흐르는 모든 물은 자신의 근원에 대한 송가를 부르고 있지.

    _ p.385

    추천사

    ■ 작가의 말

    ‘아우라’를 소재이자 주제로 삼아 소설을 써볼 생각을 처음 했던 것은 2000년이었다. 연작 형식으로 단편소설을 한 편씩 쓰기 시작하여, 그해에 「아우라 1」을 문예지 『문학사상』에, 다음 해에 「아우라 2」를 『21세기문학』에, 그다음 해에 「아우라 3」을 『한국문학』에 발표했다. 그러고는 오랫동안 쓰지 못했고, 그래도 언젠가 다시 시작할 생각을 늘 품고 있었는데, 어느새 이렇듯 20여 년의 긴 시간이 흘렀다. 왜 내가 갑자기 ‘아우라 이야기’를 더는 쓰지 못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오래 중단되었던 그 작업을 갑자기 다시 시작하여 마침내 긴 장편소설로 완성할 수 있게 되었는지, 그 질문들에 답은, 아마도, 이 책 속에 들어 있을 것이다. 그래도 몇 가지 단순한 추측을 해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터인데, 지금보다 훨씬 젊었을 때의 내게 ‘아우라’는 의미심장한 떨림이자 도전의 대상이 어서 은근히 나를 억압했던 듯하다. 그리고 그때보다 훨씬 나이 든 지금의 내게 ‘아우라’는 포옹의 행위이자 희망의 울림이 되어서 이제 그만 나를 풀어준 것이 아닌가 한다. 아마도, ‘아우라’는 내 속에 불씨로 살아 있었을 것이다. 나는 이 소설의 부제를 “표류하는 자들을 위한 성호”라고 썼다. 이제 나는 모든 사람, 우리 하나하나가 각기 고유한 빛의 존재라고 믿고 있다.

    다만, 그 빛은 스스로 뼈저리게 인식할수록 더 환하게 밝혀지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은 자기 내면의 빛을 찾아 나서서 그 빛으로 온 세상을 비추기에 이르는 험난하고도 굴곡진 여정으로 읽힐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소설이 단순히 장편소설이 아니라 ‘아포리즘 장편소설’이라고 불리기를 원하는데, 왜냐하면 처음 구상할 때부터 아포리즘을 기반으로 하는 ‘아포리즘 이야기의 실험’이라는 의미를 살리려 했기 때문이다. 〈문학과지성사〉와의 또 한 번의 뜻깊은 인연에 깊이 감사하는 마음이다. 돌이켜보며, 나의 ‘아우라’ 첫 단편소설들을 게재해준 문예지들을 포함하여, 그동안 많은 이의 도움이 내게 불씨를 지펴주고 성호를 세워주었음을 새삼스레 절실히 깨닫고 있다.

    2026년 6월
    최수철

    출판사 서평

    “아우라는 나의 자유고, 광기다”
    진정한 인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태초의 몸부림


    조만간 세상 사람들은 너를 두고 사회 부적응자, 신경증 환자, 시대착오자라고 수군거릴 것이야. 심지어 네가 세상의 도덕과 윤리를 무시한다고 비난하면서, 온갖 악덕의 소유자라는 혐의를 씌우기도 할 테고. 많은 몽유족이 그런 핍박을 받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스스로 퇴화해서, 자기 속에 들어 있는 놀라운 가능성을 죽여버리고 있지. 그러나 너는 진정한 몽유족의 후예라는 자의식을 가지고서 네 특별한 운명을 받아들여야 해. 그래서 하는 말인데, 우리가 꿈으로 간직하고 있는 고유하고 핵심적인 그 불씨와 씨앗을 우리는 ‘아우라’라고 부르지. (p. 42)

    어느 날 문득 혼자가 아닌 기분에 사로잡힌 ‘나’, ‘몽유라’는 환몽 속으로 들어간다. “남들이 보기에 나름대로 균형을 잘 잡으며 일상을 적절히 꾸려나가는 평범한 인물”(p. 17)인 ‘나’는 다른 한편으로 “온갖 결핍과 과도함에 동시에 시달리”며 “우울증이나 강박증, 편집증과 같은 각종 정신 질환이 결코”(p. 19) 멀지 않은 상태에 있다. 그의 뒤틀린 내면은 기행으로 표출되는데, “기회가 생길 때마다 남들의 뺨을 때”(p. 26)리는 것이다. 이러한 ‘따귀 때리기’의 이유를 두고 ‘나’는 그 행위야말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귀착”(p. 28)된다고 말한다. 뺨을 때리고 뺨을 맞는 것은 “뭔가를 극복하고 탐구하려는 욕구의 과정”이라는 것. 운전 중 고속도로에서 목격했던 다리 위의 저승사자를 다시금 낯선 오두막에서 만난 ‘나’는 자신에게 죽음이 선고되었고 환몽이 시작되었으며, 사흘간 “기괴하고 혼란스러운 세계가 열”(p. 48)리리라는 사실을 전해 듣게 된다.

    저승사자는 ‘나’에게 환몽의 의미를 찾아야만 한다고 말하며 그에 대한 실마리로 ‘아우라’를 언급한다. 삽시간에 몽유라는 자신에게 두려움을 안겨주었던 다리 위의 저승사자가 되어 도로를 주행 중이던 세단에 사고를 일으키고, 그 순간 유예된 자신의 죽음을 목격한다. 이후 파도처럼 휘몰아치는 환몽 속에서 ‘몽수로’라는 소설가를 인터뷰하러 간 몽유라는 환몽 속의 환몽으로 빨려 들어가고 공포와 두려움, 허기와 무기력을 느끼며 몽수로의 삶과 가족사를 추적한다. 환몽이 시작될 때 자신이 받은 가족의 이름이 몽수로의 가족 이름과 같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수로가 집필 중인 ‘몽유족 연대기’에서 혼란을 타개할 출구를 마련하리라 결심한다.


    우주적 연민에 휩싸인 도주자의 글쓰기
    빈 곳에 움트는 궁극의 언어를 찾아서


    비로소 그는 그동안 자신이 찾아다닌 게 무엇인지, 그리고 마침내 찾은 게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아우라는 각자에게 고유하면서 모두에게 공통된, 지구상의 인간들에게 남아 있는 마지막 순결한 빛이었다. 그동안 그가 지상 곳곳을 발길 닿는 대로 헤매고 다닌 것도 그 순결한 빛을 담고 있는 의미심장하고 궁극적인 하나의 표정 혹은 하나의 눈빛이나 몸짓 혹은 하나의 표식을 찾기 위한 것이었다. (p. 123)

    몽유라가 몽수로의 자전적인 글에서 발견한 아버지 ‘몽나일’, 어머니 ‘몽미나’, 할아버지 ‘몽그루’의 이야기는 신비로운 전설처럼, 탄생과 죽음을 극적으로 묘사하며 장구한 서사로 이어진다. 몽유족의 일원으로서 내면의 유령과 싸우며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나아가는 그들 각각의 고된 여정은 죽음을 목전에 두고 찾아야만 하는 생의 의미, 아우라의 발견을 향해 있다. 섬망 속의 말, 남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기벽은 “하나의 거대한 찜통”(p. 164) 같은 세상에서 푹 익어 굳어버린 정신이 아니라 다시금 펄펄 살아 생명을 잉태할 태초의 정신을 회복하려는 분투에서 비롯한 것으로 읽힌다. “수수께끼 같은 말들, 대개 시작되자마자 곧 끝나서 나중에 기억하기가 쉬운”(pp. 183~84) 말인 ‘아포리즘’이 삼대에 걸쳐 구전되는 이 소설은 비단 인간만이 아닌 생명의 궤적을 의식과 무의식을 얽어 차근차근 써 내려간다.

    “우리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순간이 응축”된 아우라, “존재의 머묾과 사라짐을”(p. 227) 비로소 관조하게 하는 계기로 작동하는 그것은 마치 거짓말처럼 공허한 삶의 한가운데 벼락처럼 꽂히는 빛이자 육중한 닻으로서 영혼의 표류를 멈추게 하는 거대한 힘이다. 끝없는 의심 속에서 때로 서로에게 죽음의 활시위를 당기게 하면서도 사랑을 놓지 않게 하는 이러한 동력으로 “‘인간’은 비로소 새롭게 태어”(p. 281)난다. 몽수로의 글에 몰입한 몽유라는 〈카페 아우라〉에서 정체성의 혼돈을 겪는 한편 수없이 다양한 군상을 인터뷰하며 “사랑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공감하는”(p. 325) 경험을 한다. 그토록 기이한 공간에 자신을 끌어들인 세 인물—수로와 하우, 물주조차 실체를 확인할 길 없이 안개처럼 흩어져버린 어느 순간, 몽유라는 〈아우라 극장〉을 거쳐 〈아우라의 밤〉에 다다른다. “훼손되고 뭉개진 아우라”를 바라보며 “빛의 정수에 대한 기억을 잃”(p. 558)은 상태에서 우주를 실감하고 ‘나’를 새로이 획득하는 장면은 ‘비어 있음’으로 환한, 더는 어두울 구석이 없는 미래를 비춘다. 실상 현실에서 몸과 마음의 문제를 겪는 ‘유성우’라는 이름의 한 사내가 기나긴 환몽 속 몽유라라는 낯선 인격을 통해 치유에 도달하는 과정은 획일적인 세계의 규칙을 무너뜨리고 진정한 ‘나’로 화하는 우주적 변신을 그린다. 극단의 개성으로, 언어가 담아낼 수 있는 영혼의 에너지를 끈기 있게 탐구한 최수철의 소설은 독자에게 진한 여운을 남긴다.

    저자 소개
    저자 : 최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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