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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탈성장을 두려워하랴

    • 셀린 켈러 저
    • 김현우 역
    • 나름북스
    • 2026년 06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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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86036945
    쪽수176쪽
    크기기타 규격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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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역사 >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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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탈성장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그 본질적인 가치를 탐구하는 그래픽노블이다. 기후위기와 불평등, 에너지 전환과 생태 파국이 현실이 된 시대에 끝없는 경제성장이 과연 가능한가 하는 질문은 이제 피할 수 없다. 그리고 탈성장은 이미 세계적으로 학계의 중요 담론이 되었다. 이 책은 탈성장은 모두를 가난하게 만든다”, “기술 발전을 거부하는 퇴행적 사상이다”, “환경을 위해 개발도상국의 성장을 막자는 주장이다라는 탈성장에 관한 통념을 해체한다. 저자는 탈성장이 경기침체나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GDP 중심의 자본주의 체제를 해체하고 인간의 웰빙과 생태적 회복을 우선시하는 새로운 사회 시스템으로의 전환임을 강조한다.

     

    탈성장에 관한 10가지 오해를 각 장으로 삼아, 탈성장은 성장 강박 자체를 비판하는 새로운 사회 비전이며, 글로벌 노스의 과잉 소비와 착취 구조를 문제 삼는 정의의 정치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를 위해 탈성장론자들의 주장을 빌려와 무한 성장의 신화를 비판하며, 기술과 혁신이 자본의 이윤이 아닌 공동체의 필요를 위해 민주적으로 통제되어야 한다는 점을 설명한다. 그리고 이들이 말하는 탈성장이 현대의 심각한 불평등과 환경 파괴를 해결하기 위한 유토피아적 나침반이자 실질적인 대안임을 입증한다. 결국, 이 책은 억만장자들이 주도하는 성장 중심 논리의 허구성을 지적하고, 지구의 한계 안에서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미래를 제안하고 있다.

     

    특히 복잡한 경제·생태 논쟁을 그래픽노블로 풀어낸 이 책의 형식은 탈성장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쉽도록 돕는다. 독일 출신의 아티스트로, 기후위기와 생태 전환, 사회 정의를 주제로 작업해 온 저자는 탈성장론자들과 탈성장 비판론자들의 주장에 관해 책은 물론 논문, 인터뷰, 칼럼, SNS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이론과 발언 자료를 수집했으며, 이들이 대화를 주고받는 형태로 연출함으로써 독자가 직접 논쟁을 지켜보는 것처럼 생동감을 느끼게 했다. 현재 시점에서 탈성장 논의가 얼마나 다양하게 발전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실천적 입문서로 기능할 것이다.

    목차

    [목 차]

    추천의 말

    한국의 독자들에게

    들어가며

     

    오해 #1

    오해 #2

    오해 #3

    오해 #4

    오해 #5

    오해 #6

    오해 #7

    오해 #8

    오해 #9

    오해 #10

     
    [본 문]

    플라스틱은 채굴, 정제, 제조, 운송, 폐기와 소각까지 생애 주기 전 과정에서 기후위기를 키웁니다. 지금처럼 생산과 사용이 늘어나면, 2030년까지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에서만 해마다 134,000만 톤의 배출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500메가와트급 석탄화력발전소 295기 이상의 배출량과 맞먹습니다. 우리 공동체가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에요. 이미 면역 체계가 약해져 있었으니까요. 플라스틱 오염은 두려움 없이 숨 쉴 권리를 침해합니다. 플라스틱의 99%는 화석연료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그 생산이 우리 공동체에 끼치는 직접적인 피해야말로 진짜 세계적 위기예요. 연구들은 플라스틱 위기가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지 보여줍니다. 미세플라스틱은 심해 생물과 물고기, 우리 몸, 빗물에서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 이벳 아렐라노, 22

     

    끝없이 소비하고 파괴하는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지속 불가능한지는 이미 분명합니다. 반면 다른 이들은 아직도 인간의 존엄에 걸맞은 삶조차 살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제는 세계 일부 지역이 성장을 줄이는 탈성장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왔습니다. 다른 지역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자원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 27

     

    이것이 글로벌 사우스에서 바라본 성장의 현실입니다. 글로벌 노스의 과도한 자원·에너지 소비는 글로벌 사우스 생태계의 수탈, 값싼 노동력과 원자재, 그리고 자립 기반의 붕괴 위에서 유지돼 왔죠. 그래서 탈성장은 착취적 관계를 끝내자는 요구와 함께 가야 합니다. 노동력의 저평가, 인간 노동의 상품화, 자연과 생태계의 상품화를 멈추자는 거죠. 글로벌 사우스의 관점에서 탈성장은 주권과 사회정의, 민중의 삶을 위한 요구이기도 합니다. - 로사리오 구스만, 33

     

    돌봄은 행위이자 태도입니다. 탈성장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돌봄 노동을 둘러싼 서구적 이분법을 거부하는 거예요. ‘관심을 기울이는 일돌보는 일이 더 이상 여성적인 것으로 여겨지지 않고, ‘돌봄을 제공하는 것돌봄을 받는 것도 여성의 역할로 고정되지 않는 사회를 지향합니다. 돌봄은 모든 인간과 생태계의 정신적·신체적·관계적 온전함을 떠받치는 핵심 토대입니다. 오늘날의 경제가 체계적으로 생명을 소모한다면, 탈성장은 생명을 회복하는 돌봄 기반 경제를 지향합니다. 그 세계에서는 노동의 가치가 생산량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가족, 친구, 그리고 인간다움을 확인하는 활동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썼는지에 따라 새롭게 정의될 겁니다. - 제이미 타이버그, 37

     

    이윤이 언제나 사람과 지구보다 앞서는 세계에서, 기후경제학은 결국 윤리와 도덕의 문제일 수밖에 없어요. 지구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일이 도덕적 위기라는 데 우리가 동의한다면, 그에 걸맞게 행동해야 합니다. 우리는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에 맞서, 인간과 지구의 안전을 중심에 두고 성장과 이윤을 절대적 목표로 삼지 않는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야 해요. 기후 파괴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기업들로부터 훨씬 더 많은 이윤을 환수하는 것과 같은 급진적인 경제 대안이 필요합니다. - 나오미 클라인, 50

     

    탈성장은 흔히 기술 전반에 대한 적대감으로 오해되지만, 실제로는 기술을 선별적으로 바라보며 기술 발전의 민주화를 지향하는 입장에 가깝습니다. 탈성장이 던지는 핵심 질문은 분명해요. 어떤 기술을 사용할 것인가? 무엇을 위해, 누구에 의해, 어떻게, 어느 정도까지 사용할 것인가? 그리고 누가 결정할 것인가? 이는 멈출 수 없는 자율적 기술 진보, 생산성의 지속적 증가, 사회적 생산력의 끝없는 향상이라는 신화를 반박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런 신화는 이른바 테크노-미래주의 좌파의 상당 부분에서도 여전히 지배적이에요. 탈성장은 여기에 맞서 민주적 대안을 제시합니다. - 안드레아 베터, 55

     

    무엇보다 성장에 대한 집착부터가 잘못됐어요. 모든 생명체는 어느 지점까지 자란 뒤 성장을 멈춥니다. 당신도, 나도, 큰 나무도 성장은 멈추지만 발전까지 멈추는 건 아니죠. 그런데도 더 많이 소비하고,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끝없이 만들기 위해 성장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제도 가운데 하나인 광고 산업이 움직이죠. 필요하지 않은 것을 없는 돈으로 사게 만들어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잘 보이게 하려는 겁니다. 이런 체제가 지속 가능할 리 없어요. - 만프레드 맥스니프, 65

     

    요즘 교차성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많이 돌아요. 특히 비판하는 쪽에서 그렇죠. 종교 같다고도 하고, 정체성 정치의 괴물이라고도 해요. 어떤 사람은 백인 남성에 대한 공격이라고까지 말하죠. 하지만 이런 말들은 교차성이 뭔지 전혀 모른 채 하는 소리예요. 교차성은 프리즘 같은 거예요. 하나의 틀이자, 우리가 일터와 사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그 일이 누구에게 일어나는지를 바라보게 해주는 도구죠. 아직 끝나지 않은 일, 우리가 아직 보지 못한 것, 기억하지 못한 것, 말해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왜 남아 있는지도 보여줍니다. 교차성은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일종의 보조 바퀴 같은 거예요. 계급과 계급의 교차를 포함해, 꼭 봐야 할 것들을 보게 해주죠. 교차성은 사람들을 갈라놓는 게 아니라, 오히려 연결하는 틀이에요. - 킴벌리 W. 크렌쇼, 76

     

    탈성장이 덧붙이는 주장은 분명합니다. 번영하는 사회를 위해 고소득 국가의 성장은 필요하지 않다는 겁니다. 필요한 건 정의예요. 이를 깨닫는 과정 자체가 자본의 이데올로기에 맞선 계급의식을 키우는 일이기도 합니다. 더 중요한 질문도 남습니다. 글로벌 사우스의 탈식민 투쟁과 맞닿지 않은 글로벌 노스의 진보정치가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반제국주의 없는 생태사회주의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생태 붕괴의 시대에 글로벌 사우스와 연대하려면, 글로벌 노스의 탈성장이 필요합니다. - 제이슨 히켈, 89

     

    저는 희망과 낙관을 구분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게 낙관은 일종의 확신이에요. 결국 모든 게 잘될 거라고 믿는 거죠. 그러면 아무것도 하지 않게 돼요. 사실 그건 냉소나 비관, 절망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반면 희망은 미래가 지금 이 순간에도 결정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해지는 거죠. - 리베카 솔닛, 148

    추천사

    작가의 말

    한국의 독자들에게. 윤석열이 계엄령을 선포한 내란의 밤 직후 장희수(매사추세츠대학교 미디어 법·윤리학과 조교수)는 이렇게 썼습니다. 민주주의의 후퇴와 제도의 붕괴가 이어지는 시대에, 정의와 투명성을 지키려는 한국의 투쟁은 강인한 회복력의 증거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은 모두의 책임이며, 그 교훈은 국경을 넘어 이어진다.” 군인들에 맞서 맨손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낸 사람들, 그리고 불평등한 세상에 맞서 변화를 요구한 여러분이 이 책을 읽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 여러분은 제게 큰 영감을 줍니다. 감사합니다. - 202659, 셀린 켈러

    탈성장이 널리 알려질수록 공적 논쟁도 더 치열해지고 있다. 이 책은 그 핵심 쟁점을 둘러싼 오해의 미로를 헤쳐 나가게 해주는 흥미롭고 유쾌한 안내서다. - 마티아스 슈멜처(경제사학자, 사회이론가, 『미래는 탈성장』 공저자)

     

    , 탈성장이 만화로 나오다니! 마치 축구 경기장에서 베토벤을 연주하는 것 같다. 이 그래픽노블은 재미있을 뿐 아니라, 우리 시대 가장 절박한 쟁점들에 관한 최신 지식까지 담고 있다. - 볼프강 작스(환경사상가, 부퍼탈연구소 전 연구책임자)

     

    정치인과 경제학자들은 이제 더 이상 탈성장 비전을 피상적으로 깎아내릴 수 없다. 저자는 이 흥미진진한 책에서 그런 폄하를 무력화하는 동시에, 탈성장의 여러 차원을 친절하게 안내한다. - 스탠 콕스(작가, 생태·기후 정책 연구자)

     

    탈성장은 점점 상식이 되어 가고 있다. 이 책은 그 논쟁을 누구보다 생생하게 풀어내며, 다양한 목소리를 통해 진짜 쟁점이 무엇인지 분명히 보여준다. - 아론 반신티안(언이븐 어스Uneven Earth 공동 창립자, 『미래는 탈성장』 공저자)

     

    탈성장을 둘러싼 온갖 신화를 걷어 내고, 그것이 실제로 무엇인지 폭넓게 안내하는 책. 무거운 주제를 놀랍도록 술술 읽히게 만들었다. - 에이미 웨스터벨트(탐사보도 기자)

     

    그래픽노블과 탈성장을 모두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 둘의 만남이 무척 반갑다. - 요르고스 칼리스(정치생태학자, 생태경제학자, 『탈성장 개념어 사전』 공저자)

     

    흥미롭고 중요한 이 그래픽 논픽션은 탈성장을 둘러싼 찬반 논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또한 탈성장을 둘러싼 왜곡된 오해를 전문가들의 목소리로 바로잡는다. 탈성장에 회의적인가? 이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뀔 것이다. - 제너비브 귄터(작가, 기후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탈성장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알고 싶었지만 차마 묻지 못했던 모든 질문이 여기에 있다. 경제학의 핵심 논쟁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 줄리아 스타인버거(로잔대학교 생태경제학 교수)

     

    탈성장 논쟁의 핵심 가치와 목소리를 뛰어난 이야기로 풀어낸다. 망설이지 말고 읽어 보라. - 케이트 레이워스(경제학자, 『도넛 경제학』 저자)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논쟁을 탁월하게 분석한 책. - 티모테 파리크(경제학자, 『늦출 것인가, 멸망할 것인가』 저자)

    출판사 서평

    무한 성장을 향한 전쟁과 붕괴하는 미래,

    지금 탈성장을 말해야 하는 이유

     

    기후위기 시대에 자주 들리는 말 가운데 하나는 지속가능한 성장이다. 정부도, 기업도, 국제기구도 성장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한다. 경제는 계속 커져야 하고, 소비는 유지돼야 하며, 기술 혁신이 결국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믿음도 여전히 강력하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폭염과 산불, 홍수와 가뭄은 해마다 기록을 새로 쓰고, 생태계 붕괴와 불평등 역시 가속화되고 있다. 2023년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웃도는 상태가 한 해의 3분의 1 이상 지속했고, 기후학자들은 이를 말 그대로 충격적인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멈추지 못하는가. 이 책은 그 이유를 성장 지상주의와 그것을 유지하려는 거대한 정보 전쟁에서 찾는다. 화석연료 산업과 초국적 자본, 기술 엘리트들이 무한 성장의 신화를 유지하기 위해 대중의 공포를 조직하고, 탈성장을 왜곡하며, 다른 미래를 상상하지 못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누가 탈성장을 두려워하랴》는 오늘날 가장 논쟁적인 개념 가운데 하나인 탈성장(Degrowth)’을 둘러싼 오해와 반론, 두려움과 가능성을 그래픽노블 형식으로 풀어낸다. 등장하거나 언급된 관련 인물만 180여 명에 이르며, 경제학·생태학·정치철학·사회운동의 논쟁을 유머와 풍자, 인터뷰와 인포그래픽을 통해 직관적으로 전달해 독자를 거대한 토론의 현장 속으로 끌어들인다.

     

    이 책은 탈성장을 하나의 교리처럼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찬성과 반대, 조롱과 반박, 학자와 활동가, 정치인과 언론인의 실제 발언을 충돌시키며 논쟁 그 자체를 무대 위에 올린다. 독자는 마치 공개 토론회를 지켜보듯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경제성장이 인류를 구했다고 주장하는 논객 옆에는 성장의 혜택이 얼마나 불평등하게 분배되었는지 지적하는 연구자가 등장하고, 기술 혁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낙관론 옆에는 플라스틱 산업과 화석연료 자본의 현실을 추적하는 탐사보도가 이어진다. 이 책을 읽으며 독자는 왜 우리는 GDP를 삶의 기준처럼 받아들이고 있을까?”, “기술 발전은 누구를 위해 작동해 왔는가?” 같은 질문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탈성장은 무엇을 비판하고 무엇을 바꾸려 하는가

    성장의 광기를 넘어, 다른 경제를 상상하다

     

    많은 사람은 탈성장을 가난해지자는 주장혹은 경제를 망치자는 이야기정도로 이해한다. 그러나 이 책이 반박하는 바에 따르면 탈성장은 경기침체가 아니며, 무조건적인 축소나 금욕주의도 아니다. 경기침체는 성장에 의존하는 경제가 실패했을 때 나타나는 파괴적 현상이지만, 탈성장은 생태적 한계 안에서 인간의 웰빙을 높이기 위해 불필요하고 파괴적인 생산을 민주적으로 줄여나가는 계획적 전환이다. 경제인류학자 제이슨 히켈은 성장에 의존하는 경제가 성장을 멈추면 경기침체가 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전혀 다른 경제입니다. 끝없는 성장이 아니라, 인간의 웰빙을 중심에 두는 경제 말이에요라고 말한다.

     

    책은 성장 자체보다 성장 없이는 유지될 수 없는 사회 구조를 문제 삼는다. 끝없는 GDP 증가를 정상 상태로 간주하는 현재의 경제시스템은 자원 고갈과 기후 재난, 극단적 불평등을 끊임없이 재생산한다. 친환경 기술 몇 가지를 덧붙인다고 해서 이 구조가 바뀌지는 않는다. 경제학자 티모테 파리크는 경제를 인간의 신진대사에 비유한다. 성장기의 아이는 많이 먹어야 하지만, 성인이 된 뒤에도 계속 먹기만 한다면 그것은 건강이 아니라 질병이라는 것이다. 탈성장은 굶주리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성숙한 몸의 필요에 맞게 균형을 회복하는 일에 가깝다.

     

    특히 이 책은 무한 성장이라는 신화를 해부한다. 생태경제학자 요르고스 칼리스는 이를 경제적 이성의 광기라고 부른다. “3% 성장률만 유지해도 경제 규모는 24년마다 두 배가 됩니다. 유한한 행성에서 무한 성장은 광기입니다.” 성장주의자들은 기술 발전을 통해 환경 파괴 없이도 경제성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탈동조화(decoupling)’. 그러나 책은 이것이 물리 법칙과 생태적 현실을 무시한 환상이라고 지적한다. 경제성장과 인간의 삶의 질 사이에도 명확한 역설이 존재한다. 프레스턴 곡선이 보여주듯,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넘어선 뒤에는 GDP 증가가 기대수명이나 행복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책은 또한 오늘날의 혁신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는다. 더 빠른 주식 거래 알고리즘, 광고 클릭을 유도하는 기술, 더 깊은 지층의 석유를 시추하는 기술이 과연 인류를 위한 진보인가? 탈성장은 기술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의 방향을 공동체와 돌봄, 공공성과 생태적 지속가능성으로 바꾸자고 제안한다. 지역 화폐, 노동 커먼즈, 수리 네트워크, 공유 시스템 같은 공동체 혁신이 그 사례로 제시된다. 이 과정에서 책은 플라스틱 산업을 화석연료 자본의 플랜 B’로 분석한다. 탐사보도 기자 에이미 웨스터벨트는 이렇게 말한다. “플라스틱은 새로운 석탄입니다. 플라스틱 확대는 화석연료 산업의 플랜 B입니다.” 운송과 에너지 분야에서 화석연료 수요가 감소하자, 석유 기업들이 플라스틱 생산을 통해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의 피해는 저소득층과 유색인종 공동체에 집중된다. 기후위기와 환경오염은 결코 중립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탈성장은 어떤 미래를 꿈꾸는가

    결핍이 아닌 돌봄과 공공의 풍요

     

    《누가 탈성장을 두려워하랴》는 기후위기를 환경 문제에만 한정하지 않는다. 성장 중심 경제가 글로벌 불평등과 식민주의 구조를 유지해 온 방식도 중요한 축으로 제시된다. 글로벌 노스의 과잉 소비와 자원 독점이 글로벌 사우스의 착취 위에서 유지됐다는 지적, 그리고 탈성장이 단순한 절약이 아니라 정의와 탈식민화의 문제라는 논의는 기존 환경 담론과 구별되는 지점이다. 탈식민·탈성장 운동가 제이미 타이버그는 탈성장을 탈식민화를 향한 지적·정치적 투쟁의 도구라고 설명한다. 환경사상가 볼프강 작스는 발전이라는 개념은 오늘날 지적 세계에 폐허처럼 남아 있다라고 말하며, 성장과 발전을 동일시한 근대의 상식을 비판한다.

     

    이 책에 따르면 탈성장은 과거로 돌아가자는 주장이 아니다.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늘릴 것인가에 관한 질문이다. SUV와 광고 산업, 계획적 진부화 같은 파괴적 방식은 축소해야 하지만, 돌봄·보건·교육·공공서비스 같은 영역은 오히려 확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쟁과 과잉 생산 대신 충분성과 공동체, 돌봄과 공공의 풍요를 중심에 두는 사회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이 책 전체를 관통한다. 아울러 탈성장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권위주의적 주장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전 지구적 오염을 유발하면서도 사회에는 거의 기여하지 않는 글로벌 엘리트들의 과잉 소비와 생활양식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 축소의 대상은 절대다수의 평범한 시민이 아니라, ‘오염 유발 엘리트들이다.

     

    또한, 이 책에서 유토피아는 완성된 설계도가 아니다. 그것은 현재의 모순을 끊임없이 교정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나침반에 가깝다. 경제학자 티모테 파리크는 탈성장이 “(매트릭스의) 빨간 약처럼 현재 상태를 바꾸려는 유토피아적 상상력이라고 설명한다. 왜 경제는 계속 성장해야만 하는가? 왜 더 많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삶을 발전이라고 믿게 되었는가? 기술과 효율은 정말 모두를 위한 것이었는가? 기후위기의 시대에 인간다운 삶과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사회를 상상해야 하는가? 《누가 탈성장을 두려워하랴》는 이처럼 우리가 너무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겨온 성장의 상식을 다시 묻는다. 이 독특한 그래픽 논픽션은 독자가 경제와 생태, 정치와 일상의 문제를 한꺼번에 사유하게 할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 : 셀린 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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