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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치는 그리움 영원히 잊을 수 없으리 -중국 대련시 조선족 동포의 가족과 민족에 대한 사랑과 감동 이야기

    • 계영자 저
    • 정음서원
    • 2026년 0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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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94270089
    쪽수260쪽
    크기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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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이 책은 중국 대련시 조선족 동포의 가족과 민족에 대한 사랑과 감동의 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저자는 길림성 반석현에서 태어나서 부모님을 따라 여러 차례 이주하며 줄곧 조한(朝漢) 잡거지역에서 생활했다. 개혁개방 이후 연변대학 조선어학부에 입학하여 공부를 했다. 이로 인해 글쓰기에서는 중국어와 조선어 두 언어를 함께 사용하는 관습을 갖게 되었다.
    저자가 지금까지 출판한 책은 중국어 위주이고, 그 중 한 책은 중국어를 위주로 하고 조선어를 보조적으로 사용했으며, 또 수필집 한권은 중국어와 조선어 두가지 문자로 출판하였다. 본 책은 여러 곳에 발표되었던 작품 중의 일부분을 선택하여 한 권으로 엮어 출판한 것이다.

    저자는 평생 민족교육 사업에 종사하였는데, 재직 기간에 학교의 전체 교직원과 함께 소학교만 있던 학교에 중학부와 고중부를 꾸려, 민족학교로서 완전하게 계열화된 초·중·고를 갖춘 학교로 부상시켜 대련시 몇 세대사람들이 오매에도 갈망하던 숙원을 실현시켰다.
    이에- 대련시 사회 각계와 정부의 인정을 받아 ‘전국 민족단결 진보 선진 개인’ 칭호를 수여받았고, 천안문 관례대에 올라 중국의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모습을 견증했었다.

    저자는 직장 생활 중에도 틈을 타서 글을 썼으며 퇴직한 뒤에도 붓을 놓지 않고 문학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하여 글을 써왔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바로 저자가 일하는 일상에서 생각하고 느낀 점들을 담아 쓴 글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세계 곳곳에서 사는 곳이 다른 만큼 비록 어투와 어감은 조금씩 다른 면이 없지 않지만 면면히 이어온 조선의 문화와 풍속을 귀히 여기는 사람들의 깊은 마음을 절절히 느낄 수 있다.

    목차

    ■ 머리말 3
    ■ 한국 출판에 부쳐 5

    제 1 부
    사무치는 그리움

    가엾구나 참새여, 인간이여 11
    가을잎의 독백 16
    곤혹 20
    교정의 은행나무 24
    꽃 바다에서 노닐며 27
    눈꽃이 휘날릴 때 30
    단단한 약속 33
    비방울이 대잎에 떨어질 때 40
    밥의 향기 44
    매력적인 거절 49
    사계절 찬가 54
    아, 친구여! 57
    실패에 스며든 사랑 64
    신나는 잉어잡이 71
    시간단상 76
    생활의 단맛은 리해와 포용속에서… 79
    생의 메아리 84
    사무치는 그리움 90
    사랑의 약속 96
    아이스크림의 단맛 100
    어머니는 내 인생의 길잡이 106
    이모님이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 110
    주방에도 내사랑이... 113
    진짜 장미와 가짜 장미 117
    청산과 더불어 122
    할머니를 그리며 125

    제 2 부
    학교와 더불어

    마음이 떠날 수 없는 곳 135
    아이들에게 동정심을 키우자 140
    잊을 수 없는 지지 143
    자랑스러운 우리 말 147
    재난이 다가올 때 150
    추억이 깊은 곳엔 파란 꽃이 156
    칼날 우에서 걷는 곡예사 159
    학교는 영원히 잊을 수 없으리 164
    학교와 더불어 167
    학교청사를 이사할 때 172

    제 3 부
    백의(白衣)의 자랑

    백의(白衣)의 자랑 177
    백의의 자랑 고상한 인생 179
    항일투사 리화림과 함께 있었던 나날 188
    안중근을 기리며 196
    장고예술에 마음을 바친 조선족 청년 207
    후배성장의 길을 밝혀준 평론가 217

    제 4 부
    단편 소설

    갈 등 223
    효자 병호의 이야기 236
    어머니의 약 처방 247

    [본 문]

    ■ 수필
    어머니는 내 인생의 길잡이


    나는 큰 영예를 받을 때마다 항상 어머니를 떠올리군 했다. 전국민족단결진보선진 칭호를 받았을 때도 그랬고 중화인민공화국 창건기념장을 받았을 때도 그랬다.
    우리가 세방살이를 할 때의 집주인인 몽골족 부부는 어머니를 가리켜 이렇게 말했다.
    “조선족 여성은 어쩌면 그렇게 착하죠? 자신도 아끼던 김치며 찰떡까지 우리에게 주다니요. 또 얼마나 부지런하고 총명하다고요. 어느새 몽골어까지 배워냈구요!”
    어머니는 한어를 표준적으로 잘했을 뿐만 아니라 몽골어도 알았던 것이다.
    어느 해 겨울, 길림성 휘남현의 한족 마을에 수전을 개간하러 갔을 때였는데 구들이 막혀 연기가 부엌 아궁이로 나오자 부모님은 집주인한테 따지지도 않고 즉시 구들을 뜯어 다시 놓고는 부뚜막을 손질한 후 굴뚝까지 다시 만들었다. 행동이 잽싼 어머니는 아버지와 일손을 잘 맞추었다. 부뚜막까지 깨끗해진 것을 본 초면의 이웃들은 조선족 여성이 알뜰하고 부지런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는 어머니가 밤을 새다시피 하며 등불 밀에서 바느질을 하는 것을 보고 자랐다. 어두운 등불 밑에서 겨울옷의 솜을 꺼내 봄옷으로 만들어 우리 네 자매에게 입혀주군 했다. 어린 내가 어머니한테 졸리지 않느냐고 묻자 어머니는 천성적으로 잠이 적다고 말했는데 나는 어른이 되여서야 그 말의 진실 여부를 알았다.
    내가 대학교를 졸업한 이듬해에 어머니는 나의 아들을 보살펴 주려고 대련에 오게 되였다.
    어머니는 손자를 돌보는 한편 집안일을 착실하게 하면서 무언의 행동으로 나에게 바른 여성의 본보기를 보여 주었다.
    내가 쉬는 날이면 어머니는 아침 일찍 바다로 가서 미역을 건져오군 했다. 더 좋은 미역을 더 많이 건지려고 애쓰다가 해질녘이 되여서야 젖은 미역을 가득 짊어지고 돌아왔다. 집에 도착해서는 바깥 빨래줄에 미역을 걸어 놓았는데 바람 불 때면 마치 오선보가 춤을 추는 것 같았다. 그 광경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어머니는 생신한 제철 미역을 고향 친구들에게 부쳐 주면 얼마나 기뻐하겠는가고 개탄했다.
    2년후, 어머니가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하자 나는 옷과 구두를 사드렸다. 좋은 것이 생기면 항상 자식들한테 나누어 주는 어머니의 성미를 잘 알기에 이번만은 누구에게도 주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어느 해 추석, 대련시 조선족노인협회에서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 와 노인절 경축모임을 가지게 되었는데 나한테 축하연설을 부탁하는 것이였다. 마침 그 때 어머니가 우리 학교를 찾아 왔는데 쪼글쪼글한 얼굴이 까맣게 타고 앙상한 손등에는 구불구불한 혈관이 툭 튀여나와 나는 가슴이 저려났다. 어머니는 큰 비닐주머니에 고추장과 된장, 무우오가리 등을 가득 담아가지고 왔는데 헌웃을 입고 누런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그런 차림으로 대련에서 사는 노인들과 함께 있으니 더욱 유표하게 안겨 와서 나는 왈칵 쏟아지려는 눈물을 가까스로 참으며 어머니를 꼭 껴안았다. 그 때는 너무너무 행복해서 어머님께 안겼던 어린시절로 돌아간 듯한 심정이였다. 비록 웃차림은 초라했으나 어머니의 아름다운 내심 세계는 이 딸이 잘 알고 있었다.
    나는 속으로 이렇게 되뇌이였다.
    ‘어머니는 언제나 자식을 첫자리에 놓고 자신을 제일 마지막 순위에 놓았습니다. 다섯 자식중 둘이나 대학교 공부까지 시켰고 젊은 시절에는 공장에서 작업반장까지 지냈셨습니다. 어머니, 어머니는 이 딸의 마음 속에서 제일 훌륭한 어머니이십니다. 어머니의 옳바른 가르침이 없었더라면 이 딸이 어찌 이런 자리에 설 수 있겠습니까?’
    어머니를 앞자리에 모셔놓고 강단에 올랐지만 눈물이 앞을 가리고 목이 꺽 메었다. 그러나 간절한 기대가 담긴 어머니의 눈빛을 보는 순간 격정이 조수마냥 덮쳐 왔다.
    “천하의 부모님들이여, 그대들은 불타는 청춘을 조국과 가정에 몽땅 바치시고 지금은 굽은 허리와 메마른 손 그리고 백발만 남았습니다. 그대들은 거미처럼 자식한테 혼신을 바치는 것을 락으로 삼아 왔습니다. 우리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대들이 환하게 웃는 얼굴은 우리 어린시절의 푸른 하늘이였고 그대들의 넓고 따뜻한 품은 우리 젊은 시절의 휴식터였으며 그대들의 굽은 허리는 우리가 딛고 일어설 수 있는 튼튼한 디딤돌이였습니다. 그대들의 희망과 기대는 우리가 성공할 수 있는 원천이였고 그대들의 불굴의 분투정신과 소박한 마음은 우리들의 보귀한 정신 재부로 되였습니다. 하기에 그대들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고 제일 존경스러운 분들입니다….”
    나의 연설이 끝나기도 전에 우렁찬 박수소리가 울렸다. 나는 수많은 박수소리 가운데서도 어머니의 박수소리가 가장 힘차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연설이 끝나자 나는 어머니 옆에 다정히 앉아 어머니의 손을 꼭 잡았다. 어머니는 자애로운 눈길로 나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씀하는 것이었다.
    “우리 딸 참 장하구나.”
    “저는 어머니의 딸이 잖아요!”
    나는 떳떳이 대답했다.
    어머니는 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쳐왔는데 나는 단 한번의 연설로 어머님에게 기쁨을 안겨준 것 같다. 그래서 영예를 따낼 때마다 더더욱 내 인생의 길잡이이신 어머니를 그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싶다.


    ■ 수필

    장고예술에 마음을 바친 조선족 청년

     

     

    “덩 - 따 쿵 더러러러, 쿵 기닥 쿵 더러러러”
    장고소리가 귀가에서 작은데로부터 점점 커져가며, 멀리서부터 가까운데로 마치 큰 산에서 들려오는 메아리처럼 사람의 심금을 울려준다. 장고소리는 우뢰처럼 웅장하고 천군만마가 달려오며 그 기세가 막을 수 없었다….
    이 장고소리는 새한얀 바지저고리에 학문양 쾌자를 걸쳐 입은 한 조선족 총각의 연주였다. 그가 바로 멋진 조선족 젊은이 전정남이다.
    장고채를 돌려치며 가락에 도취된 그 시각 ,그는 마치 옛날 중원의 비단길로 돌아간 듯, 고려시기의 청자(靑瓷) 장고 앞에서 연주 하듯… 그는 청춘의 꿈과 희망을 장고에 담고 조상의 기대와 바램을 장고에 담았다. 장고 공연이 끝나자 환호 소리와 박수 소리로 온 극장은 들끓었고 그 소리가 문창을 넘어 밖으로 전해져 갔다.
    그의 멋진 연주로 근년에 〈료녕성 제7회 소수민족문에콩클 금상〉, 〈료녕성 제9회 소수민족 문예콩클 금상 (작곡,연주)〉 〈제1회 전국 조선족 전통 예술 대회 금상〉, 〈제2회 전국 조선족 전통 타악경연 금상〉〈료녕성제14회군성상 금상〉, 〈2016년도 대련시 문예계 10대 영향력 작품상〉 등을 획득하였다. 올해에 그가 작곡하고 연주하는 민족 타악기 중 〈해빛아래서 전진〉이 료녕성 제17회 군성상(群星獎)을 수상하였다.
    그의 민족예술에 대한 남다른 애착은 가족의 영향과 학교의 교육이 그 원인의 하나이고, 본인의 몸에 배인 민족성과 끈질긴 노력과도 갈라놓을 수 없다 .
    그의 할머니는 말수가 적고 인정이 많은 전통적인 조선 녀성이셨다. 동시대에 태여난 많은 조선 녀성처럼 가족에 대한 사랑과 생활의 지혜로 열심히 한평생을 살아오신 분이다. 할머니 손에서 자란 그는 어릴적 부터 조선민족의 전통적인 생활습관과 문화를 접하게 되였다. 가마목 옆에서 〈어랑타령〉과 〈한강수타령〉을 배웠고 할머니가 항상 말하신 그 〈창가〉가 어린시절에 제일 듣기 좋은 선률이였다고 한다.
    조선족들이 모이는 곳이면 춤판이 있었고 춤판만 벌려지면 그 중에 어린관중인 정남이가 있었다. 장고소리와 상모춤에 그렇게도 흥취 있고 로인들의 즉흥적인 춤가락에 빠져 친구가 불러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고 어린애가 멀 안다고 집으로 쫓아도 그 자리에서 고집을 썼다. 눈앞에 춤판에 매로되어 형용할 수 없는 매력이 자신을 끌어당겼다고 한다. 가족에 예술을 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어, 공부만 출세하는 유일한 통로라 생각하기에 그가 미친듯이 좋아하는 일이 애초에 집안의 지지를 받지 못하였다. 그때 사회에서 전면발전과 소질교양을 중시하지 않았을 때여서 가치관과 인격이 성숙치 못한 그에게 공부외 다른 것을 양성시킬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다가 그가 전문 예술학교에 가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였다.
    그렇지만 그의 장고와 조선족 문화에 대한 열정은 한시도 사라지지않았고 오히려 날따라 높아지기만 했다. 집에서 하지 말라고 반대하기에 장고도 갖출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사랑과 흥취만은 사라질 수가 없었다. 용돈을 모아 비닐 깔대기 두개를 사다 이어붙여 장고 통을 만들었고 쇠줄을 꼬아 둥근 테를만들어 그위에 헝겊을 씌워 찹쌀을 끓여서 풀을 발라 장고편으로 대용했다. 이렇게 만든 장고가 그 인생에 첫 장고였고 그의 소년시절에 그 장고가 제일 다정한 친구로 되였다.
    초중 시절 그가 다닌 대련시 조선족학교가 60돐을 맞이하는 큰 행사를 가지게 되였다. 그는 학급친구들을 조직하여 민족 타악기 절목을 경축무대에 선보일려고 했지만 학교에는 당시 마땅한 연주용 장고가 없었다. 집에 가서 부모님께 말씀드려도 사 줄 수 없다고 판단을 내려 고민 끝에 한 학기동안 점심을 먹지 않고 그 식비를 모아 연변에서 연주용 장고 하나를 주문 제작하기로 했다. 학급친구들이 식당에서 따뜻한 점심식사를 할 때 그는 항상 교실에서 빵으로 허기를 달랬다. 그렇지만 자기가 사랑하는 장고를 살 수 있게 된다고 생각을 하니 기쁨이 저절로 솟아오르고 행복했다.
    드디어 경축의 막이 열렸다. 관중석에 앉은 그의 부모님은 무대 우에서 장고 연주에 빠진 아들의 흥겨운 모습을 보고 이것이 아들이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이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였다.
    그후에 부모님이 점점 그의 생각을 리해해 주고 그의 생각을 존중해 주기 시작 했고 할 수 있는 한 모든 노력을 다하여 아들이 예술의 길로 나아가게끔 뒷받침을 해 주었다.
    전정남은 장고에 대한 남다른 애착에다 그 자료 수집과 연구도 많았다. 김인석 선생님은 우리나라에서 원로급인 장고 연주가이시고 “중국 조선족 장고의 일인자”의 명예를 지니신 분이다. 이전에 중앙텔레비죤방송국에서 조선족을 소개하는 프로가 방송된 적이 있었다. 전정남은 그 방송을 통해 처음으로 김인석 선생님에 대하여 알게 되였다.
    어머니는 아들을 소원을 이루어 주기 위하여 몸소 전정남을 데리고 연변에 계시는 김인석 선생님을 찾아 나섰다. 꿈에서도 만나고 싶었던 분을 만날 수 있다니 전정남은 격동의 마음을 금치 못했다. 장고 앞에 앉으신 선생님의 형상은 영화 속에 나오는 로교수의 형상과 똑 같았고 인자하신 할아버지와도 흡사했다. 평생동안 장고의 연주와 리론 연구, 학생을 가르치는 풍부한 경험을 겸비해야만 비로서 이와 같이 박식함과 풍채가 넘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머니는 아들의 장고에 대한 집착과 노력을 선생님께 말씀드렸고, 산재지구에서 우리 음악을 배우는 데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음을 전해드렸다.
    김인석 선생님께서 상황을 들으시고 자기 손녀와 나이가 비슷한 정남이를 보면서 사랑스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그 자리에서 선생님은 정남더러 자신이 직접 편찬한 “반굿거리장단” 련습곡을 쳐보라고 하셨다. 선생님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시며 정남이의 서툴지만 진지한 연주를 지켜보셨다.
    “음. 기초는 있구나. 정남이는 지금부터 체계적으로 배우고 열심히 련습하면 되겠다.”
    그때 섬생님의 그 말씀, 오늘날에도 기억에 생생하고 매우 큰 영향을 주었다고 전정남은 감명깊게 말했다. 전정남은 “당시 선생님께서는 장백산 천지에서 연한 하늘색 바지저고리에다 곤색 공단 조끼를 입고 연주를 하셨습니다. 내가 이전에 보았던 그 어느 장고 연주와도 달리 편안하고 조화로운 연주였었고 선생님과 그 크다란 장고는 혼연일체가 된 것만 같았습니다.” 라고 회억을 더듬었다.
    어머니와 함께 선생님을 만난 후 선생님과의 사생()의 우의가 시작되였다. 대련에 돌아온 후 그는 선생님의 기대와 부모님의 성원에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몇 년간 끊임없는 노력으로 끝내 1등의 우수한 성적을 따내어 자신이 지향하던 국내에서 조선족 민족음악 전업의 최고학부인 연변대학예술학원에 입학했다. 전정남은 대련시 조선족 중학교의 졸업생으로 많은 선생님들의 사랑을 받았고, 선생님들은 “끝내 예술을 하게 되였군” 하면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대학에 입학하자 마자 그는 마음속의 격동을 참다 못해 빈손이었지만 김인석 선생님을 찾아뵈러 갔다. 자기의 마음과 그동안의 노력을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정식으로 선생님의 제자로 되고 싶은 생각을 말씀드렸다.
    깊은 사색끝에 선생님께서는 ”정남이가 지금까지 견지해 낼 수 있으니까 선생이 정말 기쁘구나. 그리고 너의 마음도 다 알만하다. 이제 와서 낸데로 장고를 잘 배와라. 그리고 너는 대학에서 장새납을 꼭 열심히 배워야 된다. 김용일 선생님의 기대를 실망시키지 말고 그것이 너의 밥벌이다. 장고는 걱정 말고 선생님이 니 학교공부에 충돌이 안생기게 안배할게. 이 두가지를 모두 잘 해야 된다. 명심해라 응.”
    전정남은 “선생님께서 저를 제자로 삼겠다는 것만 해도 너무 고마운데 선생님의 고상한 품격과 배려심에 너무 탐복하고 존경스럽습니다”라고 감격스럽게 말씀 드렸다.
    처음 장고를 배울때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을 그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선생님은 구수한 함경도 사투리로:
    “장고는 보기에 그렇지만 헐은 악기가 아니다. 조선 민족음악에 장단이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데 이 장고가 바로 그 장단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악기일 뿐만 아니라 지휘 역할과 전반음악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는 악기이다. 정남이 너가 진심으로 장고를 배우겠다면 련습을 꼭 부지런히 해야 된다. 그리고 중요한 거는 마음을 가라앉혀야 된다. 그래야 이후에 장단의 맛을 알게 되고 우리 민족음악에 대해서 잘 장악할 수 있다. 민족마다 죄다 자기의 특징을 갖고 있는 거와 같이 그 음악의 풍격도 다르다. 조선족 음악은 서정적이고 유순하며 상대적으로 깊은 맛을 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민족음악은 그 력사흐름, 생활습성하고 관계가 많다. 이런것들을 다 알아가야 연주에도 더 깊은 것을 파악할 수 있고 리해도 다르게 된다. 그래야 대중들이 좋아하고 리해하기 쉬운 음악이 될 수 있다.”

    전정남은 김인석 선생님의 제자중에서 유일한 외지학생이였다. 그가 노력하고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은 선생님의 기대와 갈라놓을 수 없다. 어느새 대학을 졸업하고 대련으로 돌아가게 되였다. 그러던 어느 날이였다, 선생님께서 전정남더러 한번 오라고 하셨다. 선생님을 만나자 선생님께서 아주 오래된 가방을 씌운 장고를 놓고 말을 하셨다
    ”정남아 몇일 지나면 대련으로 돌아가니까 선생이 널보고 오라는 거다. 이 장고는 내가 한 평생 쓰던 장고이다. 명년이면 나도 80이 된다. 이제는 귀도 잘 안 들리고 장고 칠 일도 없어진거 같다. 내 제자 중에 그래도 정남이가 이 장고를 잘 보존할꺼 같으니 졸업선물로 니가 가제라. 대련에도 지금 조선족이 많이 있는거 같은데 공작을 잘하고 학생을 많이 배양하거라.” 라고 말씀하셨다.
    전정남은 누구보다도 이 장고가 선생님한테 얼마나 소중한지를 잘 알고 있다. 선생님의 장고는 아주 크고 또 무거웠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항상 친히 장고를 가방에서 꺼내고 받침대 우에 올리신다. 날씨가 건조해서 젖은 수건으로 닦아드릴 때에만 정남이가 조심스럽게 만질 수 있는 장고였는데 이 소중한 장고를 자기한테 넘겨준다니 무슨 말로 선생님께 고마움과 감동을 전해야 할지 몰랐다. 꼭 선생님의 은정에 실망시키지 않게 보답해 드리겠다고 그는 다짐을 했고 또 실제 행동에 옮겼다.
    전정남은 조선족 음악에 대한 리해와 조예가 점점 깊어져 갔다. 자기만 장악하면 안 되겠고 고향인 대련에 있는 우리민족의 후대에게도 우수한 민족문화예술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그는 대련시 조선족 문화예술관에서 조선족 민속문화 활동과 조선족 장고를 비롯한 민족음악 교수사업을 맡고 있다.
    사회각계의 관심과 직장의 협조로 “조선족 장고예술”은 제8차 대련 시 비물질문화유산 명록에 등재되였다. 그는 “조선족 장고예술”전승인으로 계속 뭇사람들에게 우리의 장고를 선전하고 교학에 힘을 경주 하고 있다.

    전정남은 늘 김인석 선생님께 문안전화를 드리는 습관이 있다. 평생동안 타악기를 해오신 선생님께서 이제는 전화 속의 소리가 잘 안들리신다. 그렇지만 정남의 전화면 5초안에 받군 하셨다. 소리가 잘 안들려 각자 자기 말만 한 것처럼 느꼈지만 그는 선생님과 늘 통화하군 했다. 통화는 평안을 전하는 것이 목적이였다.
    작년 여름의 어느 날, 그는 평소와 같이 선생님의 핸드폰번호를 눌렀다. 통화 련결음만 울리고 선생님은 전화를 받지 않으셨다. 이상하게 불안감이 들었다. 그리하여 집전화를 걸게 되였는데 사모님이 전화를 받는 것이였다.


    출판사 서평

    한국 출판에 부쳐

    저자 계영자(桂永梓) 교장 선생은 길림성 반석시에서 태어나 1982년 연변대학 조문(朝文)계를 졸업한 이후 대련시 조선족 학교에 부임하여 평생을 아이들 교육을 위해 일해 왔다.
    중국내 소수민족인 조선족은 현대 중국을 건설한 혁명 대열의 일원으로서 자부심이 대단하며 또한 민족적 풍속과 전통을 간직하고 전승하는데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풍토 속에서 열정적으로 후대 교육을 위해 평생을 바쳐온 저자의 일상 경험과 감동을 다룬 글이며, 현대 중국 내 조선족 문화와 풍속을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결혼과 가족관계, 그리고 사회적 인간 관계와 직업상의 업무 태도에 이르기까지 절절하게 느끼게 만든다. 결코 피상적이지 않으며, 은은한 깊이를 가지고 있다.
    20세기 초 우리 민족이 겪은 비운의 역사가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가 한국에서도 서서히 걷혀가고 있음을 보게 되지만, 이 책을 통해 우리 민족 문화의 새로운 미래는 세계적으로 발양되고 있음을 더욱 느끼게 된다.
    계영자 선생의 이 책이 한국에서 출판됨으로써 먼 옛날부터 근대 조선을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이어온 우리 문화와 풍속을 사랑하고 귀히 여길 줄 아는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로 깊은 영감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저자 소개
    저자 : 계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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