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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92101453 |
|---|---|
| 쪽수 | 472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경제/자기계발 > 비즈니스
“반도체 패권 시대가 온다” “자동차는 바퀴 달린 컴퓨터가 될 것”
미래를 먼저 본 ‘이건희 생각법’
2020년~2026년 6년의 탐사 취재
반도체ㆍAI 패권 시대 필독서
이 책은 위인전이 아니다. 삼성 이야기, 대기업 이야기, 경영자들에게나 유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잠깐 멈춰주시기 바란다.
물론 이 책은 이건희 회장이 삼성을 어떻게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만들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나 그것은 표면일 뿐이다. 그 아래에는 훨씬 더 본질적인 이야기가 흐른다. 이 책은 한 인간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배우고, 어떻게 자신을 단련했는지, 그리고 그 태도가 어떻게 기업과 시대를 바꾸는 힘이 됐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020년 이건희 회장의 부고를 전하며 ‘선지자visionary’라는 표현을 썼다. 남보다 먼저 깨달은 사람, 앞날을 내다본 존재라는 의미다.
[목 차]
저자의 말│
30년 전 그가 옳았다
한국의 산업사는 이건희 전前과 후後로 나뉜다
Part 1 위기는 입체로 다가오는데 우리는 평면을 기고 있다
나는 왜 신경영 선언을 했나
Part 2 비효율은 비도덕이다
나의 관심은 돈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이미 망한 회사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으로
비전은 매크로하게, 지시는 마이크로하게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본질에 대한 탐구
REVIEW | 기보 마사오 전 고문과의 일문일답
Part 3 ‘몸’이 바뀌어야 정신이 바뀐다
시대를 뛰어넘는 통찰과 예언
제품의 질이 아닌 삶의 질
신경영은 문화혁명이었다
18만 명의 생체시계를 바꾸다
REVIEW | 김인 전 사장과의 일문일답
Part 4 업이란 무엇인가
다양한 앵글로 업을 바라보다
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원점 사고가 먼저다
브랜드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Part 5 이건희 생각법 : 본질, 원점, 입체
디지털 세상을 예언하다
세상을 입체적으로 본다는 것은
모두가 이기는 지혜를
REVIEW | 인형무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Part 6 반도체 패권 시대가 온다
기술이 없으면 식민지가 된다
변화를 선점하는 안목
세 번의 결단이 바꾼 역사
REVIEW | 이기태 전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REVIEW | 야마자키 가쓰히코 전 니혼게이자이신문 서울지국장과의 일문일답
[본 문]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한 호텔 연회장에서 이건희 회장은 홀로 연단에 섰다. 준비된 원고도 사전에 공유된 의제도 없었다. 그가 그날 쏟아낸 말은 수십 시간에 걸쳐 이어졌다. 그리고 ‘신경영 선언’이라는 이름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그 자신은 훗날 이렇게 말했다. “그때 나는 혼자서 거대한 책임의 산(山) 앞에 서 있는 것 같은 절대 고독을 느꼈다.” _ 1권 27p
이 회장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들을 조목조목 중환자에 비유했다. “삼성전자는 3만 명이 만든 물건을 6000명이 하루 2만 번씩 고치고 다닌다. 쓸데없이 자원 낭비하고 페인트 낭비해 공기 나쁘게 하고 나쁜 물건 만들어 나쁜 이미지를 갖게 한다. 이런 낭비적 집단은 이 세상에 없다. 암(癌)으로 치면 2기다. 기회를 놓치면 3기에 들어간다. 누구도 못 고친다. 자금과 기술자를 투입시켜 노력해야 회생시킬 수 있다.” _ 1권 61p
여기서 잠깐, 이 회장이 생각했던 ‘소프트 경영’의 개념은 무엇이었을까 짚고 넘어가 보자. 그가 내건 ‘소프트 경영’이야말로 한국 산업사를 비포(before) 이건희와 애프터(after) 이건희로 나누는 결정적 상상력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인의 글 ‘소프트 경쟁력의 매력’에는 30여 년 전 그가 내다보았던 미래상이 그대로 담겨 있다. 서두는 이렇게 시작한다. _ 1권 83p
삶의 질이 바뀌어야 제품의 질이 바뀐다는 그의 말은 매우 본질적이다. 생전의 그가 기업의 목적을 단지 이윤 추구에만 두지 않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_ 1권 145p
손욱 전 원장은 당시 이 회장의 말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카드업을 물장사에 빗대며 외상 관리가 핵심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회장은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업의 개념을 설파했습니다. 그리고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줬습니다. 어느 날은 안양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임원들끼리 골프장업의 개념이 뭔가 토론을 벌인 게 기억이 납니다. 코스를 잘 만드는 것은 기본이요, 향후 땅값이 오를 것까지 계산에 넣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부동산업이고, 나무를 잘 키워 미래에 팔 수 있다는 점에서는 조경업이라는 상상력까지 확대됐죠. 이렇게 회장의 철학은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생각의 씨앗을 뿌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본질을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_ 1권 222p
입체적 사고와 관련해서 이건희 회장의 실제 육성이 있다. 글 ‘영화 감상과 입체적 사고’는 이렇게 시작한다. _ 1권 280p
이 회장은 훗날 남긴 글에서 삼성 반도체의 성패를 가른 중요한 결정 가운데 두 가지를 언급한 적이 있다. 하나는 웨이퍼 크기를 확대하는 문제였고, 다른 하나는 차세대 D램 개발 과정에서 스택(stack) 방식과 트렌치(trench) 방식 가운데 어떤 기술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_ 1권 408p
이건희 회장은 “골프장에 가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골프웨어를 만들고 있다”는 말로 디자인을 기술에 덧붙이는 부차적 요소로 보는 관행을 강하게 비판한다. 디자이너를 단순한 ‘쟁이’로 보는 기업문화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_ 2권 32p
이건희 회장이 한국 스포츠의 구조를 바꾼 인물이라는 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휠체어를 타고 전 세계를 누비며 평창올림픽 유치를 이끌어냈을 때 보여준 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헌신은 국민들 눈에 깊이 각인돼 있다. 하지만 일찍이 레슬링협회장을 맡아 레슬링 종목을 올림픽 메달밭으로 일구고, 빙상연맹을 이끌어 김연아로 대표되는 빙상 신화를 만든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_ 2권 75p
왜 이 회장은 그토록 자동차에 집착했을까. 그것은 단순히 새로운 사업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그에게 자동차는 전자·기계·소프트웨어가 결합되는 21세기 산업의 핵심 플랫폼이었다. 단순한 탈것이 아니라, 훗날 ‘네 바퀴 위에 올라간 컴퓨터’가 될 것이라는 미래산업의 상징이었다. 지금 우리가 보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시대는 바로 그 예측 위에 서 있다. _ 2권 220p
“나 역시 ‘회장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라는 것을 모든 경영 판단의 기준으로 삼았다. 말씀을 새기고 또 새기다 보면 답이 떠올랐다. 그런 점에서 문제 해결의 ‘마스터키’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_ 2권 305p
그에게 개는 단순한 반려동물이 아니었다. 생전에 “외로웠던 어린 시절 마음을 나눈 친구였고, 사람과 생명이 어떻게 교감할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해준 스승이었다”고까지 말했다. 또 “개를 통해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배웠고, 세상이 살만하다는 위로와 안도를 얻었다”고도 했다. 그런 개에 대한 애정은 기업이 사회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대한 실천으로 이어졌다. _ 2권 355p
‘물유각주物有各主’라는 말이 있다. 물건에는 임자가 있다는 말이다. 특히 물건이 돌고 도는 수집의 세계는 진짜 주인이 따로 있다는 말도 있다. 컬렉터 고수가 되면 원하는 물건을 반드시 얻으려는 경쟁심이 생긴다고 한다. 이건희 회장은 어땠을까. _ 2권 457p
■미래를 먼저 본 ‘이건희 생각법’ (‘1권 생각 : AI와 로봇 세상을 예견한 미래설계자’)
“반도체 패권 시대가 온다.”
“자동차는 바퀴 달린 컴퓨터가 된다.”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는 시대가 온다. 그때는 인간의 창의성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30여 년 전, 이건희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의 ‘예언’은 모두 현실이 됐다. 손안의 스마트폰, AI 반도체 패권 전쟁, 전기차와 자율주행의 시대 - 이 모든 것은 그가 수십 년 전 이미 내다본 세계다.
그가 일군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호황에 힘입어 글로벌 초일류 기업이 됐다. 하지만 이 책은 삼성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미래를 먼저 본 한 인간의 사유법에 대한 이야기다.
인공지능이 세상을 바꾸는 대전환의 시대다. 기술 발전 속도는 숨이 가쁠 정도로 빠르고, 산업은 끊임없이 재편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더 깊은 생각이다.
‘이건희 사유법’에는 변화하는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는 통찰과 지혜, 그리고 위기를 대하는 태도가 담겨 있다. 고독을 벗 삼은 오랜 사색 끝에 체화된 그의 언어는 변화하는 세상을 헤쳐나가려는 모든 이들에게 하나의 나침반이 될 것이다.
1993년 프랑크푸르트 강연에서 한 말도 다시 들으니 소름이 돋는다.
“5000년 전부터 1980년까지 이뤄진 변화보다 1980년부터 1993년까지의 변화가 더 컸다. 향후 10~20년의 변화는 더욱 클 것이다. 인간이 바뀐다는 게 아니라 경제 제도, 시스템, 판단 속도, 정보 습득 방법이 바뀐다는 거다.”
AI가 판단 속도와 정보 습득 방법을 통째로 바꾸는 현실 앞에서 이 말은 마치 오늘 아침에 한 것처럼 들린다. 그는 어떻게 미래를 예견할 수 있었을까.
그 비밀은 치열한 일상에 있었다. 지금처럼 정보가 많지 않던 시절, 신문과 TV 뉴스는 물론 경제지, 경제 잡지, 골프·자동차·건강·기술 잡지, 일본 NHK 다큐멘터리, 세계에 흩어져 있는 삼성 주재원들의 보고서를 챙겨 보았다.
그의 서재에는 경영학 서적 대신 미래 과학, 전자, 우주, 항공, 자동차, 엔진 공학 관련 서적이 가득했다. 2권에 자세한 내용이 담긴 인터뷰가 있지만 한때 그에게 탁구를 가르쳤던 박성인 전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은 “몇 날 며칠 방에서 나오시지도 않고 생각에 골몰해 뵙지도 못하고 나온 날들이 있었다”고 증언한다.
■본질을 먼저 본 ‘이건희 행동법’ (2권 행동 : 세상을 바꾸다, 반도체부터 반려견까지)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다.”
“기업의 철학과 문화를 파는 시대가 온다.”
이건희 회장은 “아름다운 것이 결국 이긴다”고 했다. 아름다움은 포장이나 장식이 아니라 기술과 인간, 기능과 감성이 만나는 지점이라고 했다. 이것이 디자인 경영의 본질이었다.
“메달을 따야 한다는 집착에서 벗어나라.”
“자기와의 싸움에서 먼저 이겨야 한다.”
“욕심과 잡념을 조절하라.”
한국 레슬링과 빙상의 최고 후원자이자 88서울올림픽, 2018평창올림픽 최고 조력자였던 ‘이건희 스포츠 경영학’의 본질은 숫자가 아닌 사람이었다.
“개(犬)를 가족처럼 생각하는 시대가 온다.”
“사람들 생각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사회복지사업의 핵심이다.”
대한민국 최초로 시각장애인 안내견 사업을 도입한 이 회장은 사회복지사업을 문화혁명으로 바꿨다. 그는 “진정한 성공은 소유가 아니라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걸 개를 키우면서 배웠다”고 했다. 반도체와 안내견 사업을 아우르고 숫자로 말하면서도 결국 생명으로 귀결된 ‘이건희 행동법’의 정수가 담겨 있다.
탁월함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세상을 읽고 흡수하는 습관에서 나온다는 걸 그의 삶이 보여준다. 이 책은 치열한 공부, 집요한 탐구,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면 등에 식은땀이 흐른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불안과 절박감을 연료 삼아 대한민국 산업사를 바꾼 이건희 회장의 내면에 대한 기록이다.
■세상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려는 탐구자
그는 경영자 이전에 세상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려는 탐구자였다.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바꾸며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지금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 어떻게 변화의 파고를 타고 넘을 수 있는가”라는 물음 앞에 서 있다. 기계가 창조까지 하는 시대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건희 회장은 30여 년 전에 이 질문 앞에 서 있었다. 그리하여 기술을 고객 감각으로 번역하는 통섭적 사고, 경계를 허무는 상상력, 집요한 관찰력으로 답을 찾아갔다.
그는 아무도 가능하다고 하지 않던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고, 아무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던 디자인을 경영의 핵심에 놓았으며, 아무도 연결되리라 생각지 않던 자동차와 전자를 하나로 보았다. 이는 데이터 분석을 통한 것이 아니라 직관과 의지와 신념의 총합이었다.
■다섯 번 ‘왜’냐고 물었다
우리는 지금 역사상 가장 빠른 변화의 소용돌이 안에 있다. 수십 년 걸려 쌓은 전문성이 몇 초 만에 대체될 수 있다는 공포는 현실이 됐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전문가들의 말도 양극단을 오간다. 정보가 없어서가 아니라 정보가 너무 많고, 수많은 정보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서다.
이런 시대일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답’이 아니라 ‘질문하는 법’임을 이건희 회장은 보여준다. 그는 보고를 받을 때마다 적어도 다섯 번 ‘왜’냐고 물었다. 매출이 얼마 늘었느냐, 이익이 얼마나 되느냐 같은 표면적 숫자가 아니라 본질을 물었던 것이다.
저자가 만난 삼성의 퇴임 임원 중에는 “회장께 보고하러 들어갔다가 무슨 질문이 나올지 몰라 우황청심환까지 먹었다”는 분들도 있었다. 그 긴장감이 조직 전체를 깊은 사유로 이끌었다는 것이 취재 과정에서 만난 분들의 말이었다.
■6년 탐사 취재 정수 담은 기록물
‘1권 생각 : AI와 로봇 세상을 예견한 미래 설계자’는 472쪽, ‘2권 행동 : 세상을 바꾸다, 반도체부터 반려견까지’는 448쪽 분량이다. 저자의 2020년부터 2026년까지 6년의 탐사 취재 정수가 담겨 있다.
2020년 10월 28일 고인의 발인이 엄수된 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은 전·현직 사장단에게 취토(取土, 고인의 관에 흙을 덮는 의례)를 함께 하자고 권유했다. 고인이 그만큼 사장단을 아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고인을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하며 일했던 사장단이야말로 가족보다 고인을 더 잘 아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그런 분들의 증언을 듣고, 누군가의 서재 깊숙이 보관돼 있었던 고인의 글들을 얻었다. 고인의 육성과 다른 사람들의 증언을 최대한 날것 그대로 실어 이건희 회장이 가졌던 사유의 깊이를 전한다.
기업인이든, 직장인이든, 학생이든, 자신의 삶을 더 잘 살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그의 생각법과 삶의 태도는 하나의 나침반이 될 것이다. 그가 던진 물음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유효한 것은, 변화의 본질은 시대가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와 다른 사람이 아니었다. 다만 같은 세상을 다르게 본 사람이었다. ‘이건희 생각법’ ‘이건희 행동법’을 따라가다 보면, 이 혼란스러운 시대의 파고를 타고 넘을 수 있는 생각의 작은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책 구성]
‘1권 생각 : AI와 로봇 세상을 예견한 미래설계자’는 2021년 나온 《경제사상가 이건희》 초판을 기초로 그 후 5년의 추가 탐사 취재 내용을 덧붙여 전면 증보한 책이다. ‘2권 행동 : 세상을 바꾸다, 반도체부터 반려견까지’는 새로 엮어 내놓은 신간이다.
1권은 신경영 선언 당시 그가 주창한 변화의 메시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1995년에 고인이 직접 쓴 ‘나는 왜 신경영 선언을 했나’ 원고를 2026년 입수해 전문을 실었다.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글이다. 한줄 한줄에 ‘이건희 철학’ ‘이건희 경영학’의 진수가 담긴 명문장들이다. 이건희식式 경영전략을 넘어 “문명적 전환에 대한 선언”이라고까지 말하고 싶을 정도다. 예측 불가능하고 변화무쌍한 현실에 대한 깊은 사유와 통찰이 한줄 한줄에 압축되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가 주창했던 ‘양(量)에서 질(質)로의 전환’이 인간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라는 말이 오랜 울림을 준다,
《경제사상가 이건희》 1권과 2권의 내용을 다 버리더라도 이 고인의 친필 원고만 읽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사유의 에센스가 모두 담겨 있다. 저자가 이 책을 경영서가 아니라 한 인간이 시대와 맞서며 길어 올린 철학의 기록이라고 말한 이유다.
1권에는 신경영 선언 현장에 있었던 전임 사장들의 인터뷰를 추가했고, ‘이건희 생각법’을 본질·원점·입체라는 키워드로 엮어 새로 한 챕터로 넣었다. 기술경영 편도 증보했다. 그의 반도체 리더십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저자가 쓴 《이건희 반도체 전쟁》을 참고하면 좋겠다.
새로 엮어 내놓은 2권에서는 디자인, 스포츠, 안내견 사업에 이르기까지 그의 광폭 행보를 다뤘다.
새삼 놀라운 것은 그의 경계 없는 상상력과 실천이었다. 그는 기업인 이전에 사상가이자 철학가요 스포츠 경영자였으며 새로운 형태의 사회공헌사업을 대한민국에 도입했다는 점에서 문화혁명가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것이 안내견 사업이다. 보신탕 문화가 팽배하던 1980년대 말, “삼성이 개(犬) 사업까지 하느냐”는 비난 속에서도 시각장애인 안내견학교를 세웠다. 장애인을 진정으로 돕는 것은 그들이 세상 밖으로 걸어 나오게 만들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 연결고리가 ‘개’였다.
2권에 실린 개에 대한 고인의 체험과 생각을 담은 말들은 여기저기 조각조각 흩어져 있던 것들을 입수해 모은 것이다.
반도체와 안내견 사업, 디자인경영, 스포츠경영은 서로 전혀 다른 이질적 세계로 보이지만 본질을 꿰뚫는 통찰, 10년 앞을 내다보는 인내, 세상이 아직 알아보지 못한 가치에 먼저 투자하는 용기라는 측면에서 하나로 이어진다.
지금 많은 이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개인적인 나약함이나 실패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글로벌 최고 그룹을 이끌었던 이건희 회장도, 세상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진 사람도 미래를 생각하면 불안하고 두렵다고 했다.
하지만 불안과 두려움은 세상이 바뀌고 있음을 감지하는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두려움 앞에서 무엇을 하느냐다. 이건희 회장은 불안과 두려움을 연료로 삼았다. 위기를 먼저 보고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 기회를 잡는다는 것을 온몸으로 실천했다.
이는 우리 개개인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지금 내 삶에서 무엇이 부족한지 스스로에게 묻는 것, 직업·관계·실력에서 내가 안주하고 있는 지점을 직시하는 용기가 변화의 출발점이라는 것, 그리고 본질을 보되 입체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새로운 변화는 모두에게 새로운 출발선을 의미한다. 이건희 회장이 반도체에 뛰어들었을 때 일본은 우리보다 30년을 앞서 있었다. 그러나 그는 “디지털 시대는 모두에게 새로운 출발이다. 선진국과 기술격차가 크지 않은 분야라서 우리도 해낼 수 있다”고 했다.
AI 시대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수십 년 경력의 전문가도, 이제 막 뭔가를 시작하는 사람도 똑같이 새로운 세계 앞에 서 있다. 이건희 회장은 자신의 일을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그 사람의 가능성을 결정한다고 했다. “나는 회사원”이라고 정의하는 사람과 “나는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전문가”라고 정의하는 사람은 같은 자리에 있어도 전혀 다른 미래를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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