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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는 수술받지 않는다 - 현직 정형외과 전문의가 들려주는 유쾌 상쾌 통쾌한 촌철살인 의료 사용 가이드

    • 김현정 저
    • 부키
    • 2026년 0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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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75780132
    쪽수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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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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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현직 정형외과 전문의가 들려주는

    따뜻하고 유쾌한 의료 사용 가이드!

     

    이 책은 현직 정형외과 전문의가 들려주는 의료 사용 가이드북이자 환자들이 의료 기관을 찾기 전 자신의 몸을 지켜 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의사의 통찰을 담아 쾌활하게 전하는 건강 에세이다. 저자는 왜 의사들은 병에 걸렸을 때 일반인과는 다른 의료 선택을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시작으로, 의료 현장에서 관찰한 갖가지 풍경과 약, 수술, 검사, 정보가 과잉되고 건강에 과몰입하는 현상을 예리하지만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고 그려 낸다. 저자는 이를 통해 독자들이 현명하고 균형 잡힌 의료 소비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리 자신의 힘을 일깨우기 위해선 어떤 태도를 견지하며 어떤 선택과 실천을 할 것인지에 대한 해법으로 이끈다.

     

    저자는 세브란스 최초 여성 정형외과 전문의이자 대한민국 1호 여성 정형외과학 교수를 지냈고, 아프리카 의료 지원 활동과 인도 고대 의학인 아유르베다를 공부했으며, 글로벌 제약사에서 의학감독과 의학부장, 시립병원에서 병원장을 역임하는 등 의료 분야에서 다양하고 독특한 이력을 쌓았다. 저자의 이런 탐험은 임상 의사로서의 한계에서 벗어나 의료의 이면을 두루 경험하며 폭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는 기회가 되었고, 그런 경험은 이 책 곳곳에서 유쾌한 에피소드로 담겼다.

     

    이 책은 어느 독자의 말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깊이 있고 특별한것은 없지만 가볍게 넘어가는 듯하면서도 핵심은 빠뜨리지 않는다. 그의 글은 읽는 맛이 있다.” 의료 현장의 이모저모를 유쾌하게 전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건강과 질병, 더 나아가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마련될 것이다.

    목차

    [목 차]

    2026년 판에 붙이는 글_영차 의료, 14년 후

    시작하며_왜 의사는 다르게 선택하는가?

     

    1부 현상_불안 권하는 사회

     

    1 결핍에서 풍요로(풍경 1)

    결핍 시대 | 풍요 시대

    2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풍경 2)

    변하는 것 병이 변한다/환경과 생활 양식이 변한다/의료 기술과 치료제가 변한다/사회 제도가 변한다 | 변하지 않는 것 행동 양식은 변하지 않았다/우리의 몸은 변하지 않았다/의업의 개별성은 변하지 않았다

    3 드러나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현상 1)

    신체화 현상 | 찡그린 표정이 의미하는 것 | 예민함과 취약함 | 받아들이지 않아

    4 땀 흘려 본 게 언제지?(현상 2)

    몸에 안 좋은 거 하지 말아 주세요 | 자신이 해야 할 몫은 남아 있다 | 굳은살 | 자기 몸을 돌볼 여유가 없다 | 엑스레이는 그 사람 인생을 보여 준다

    5 사이보그라도 괜찮아(현상 3)

    임플란트 전성시대 | 인공 혹은 이식

    6 왜 병원에 가는가(현상 4)

    생쥐가 나타났다 | 꾀병도 병이다 | 해답은 환자 자신이 갖고 있다 | 두 세계 | 필수와 선택 사이: 의료는 사치재다?

    7 미니스커트 길이보다 더 민감하고 변덕스러운 것(현상 5)

    약 과잉① 몇 가지 약을 드십니까? | 약 과잉② 의사들은 왜 자꾸 약을 처방하는가 | 약 과잉③ 환자는 왜 약을 원하는가 | 수술 과잉① 혜성처럼 나타났다가 유성처럼 사라지는 숱한 치료법 | 수술 과잉② 말 안 듣는 환자의 승리 | 수술 과잉③ 얼리 어댑터의 비극 | 검사 과잉① 공급이 수요를 창출 | 검사 과잉②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 | 검사 과잉③ 시각화 비용 | 검사 과잉④ 예방 시술의 함정 | 정보 과잉① 그것이 알고 싶다 vs 그것이 알기 싫다 | 길듦을 경계한다

    8 ‘꽁돈의 사회학(현상 6)

    세상에 꽁돈이 넘친다 | 보험이 넘친다 | 식코는 이미 한국에 와 있다 | 가격 민감성: 의료는 역시 사치재다?

    9 내가 나의 노예 감독일 때(현상 7)

    철학의 부재

    10 현상은 해법을 제시하는가?

    불안이라는 괴물 | 현상에서 해법으로

     

    2부 현상에서 해법으로_영차 의료에서 길 찾기

     

    지형 분석

    1 마음의 힘을 키운다(해법 1)

    쾌활함이 약이다 | 병에 대한 인식 | “둔감함이 필요해” | 받아들인다는 것

    2 몸을 많이 움직인다(해법 2)

    악마는 땀 흘리지 않는다 | 사람은 동물이거든 | 아파도 걷는다 | 스포츠 의학은 근육의 승리다 | 운동이 좋은 101가지 이유 | 운동은 남이 해 주지 못한다

    3 인공에 반대한다(해법 3)

    그리하여 많은 사람을 고통에서 구했다” | 평생 내 관절, 내 치아로 사는 게 소원입니다 | 벤자민 버튼의 시계는 거꾸로 돌릴 수 있다 | 보존주의: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4 경증에 지혜롭게 대처한다(해법 4)

    경증은 경종이다 | 통증은 우리 몸이 살아 있다는 증거 | 질병의 전개

    5 미니멀리즘 의료를 실천한다(해법 5)

    필수와 선택 |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 | 센 치료와 연한 치료

    6 보험을 남용하지 않는다(해법 6)

    가난한 사람들의 다중 족쇄 | 친구들 보험 | 공보험과 사보험

    7 느리게 산다(해법 7)

    아날로그적 삶 | 밥이 되기를 기다리는 시간 | 그만 불안해하고 이제 느리게 살아 | 생존이 아니라 삶이다

    8 21세기 의료 주권 회복 선언

    어느 쪽을 바라볼 것인가 | 환자의 진화 1단계 지식의 민주화 시대 도래/2단계 의료주체로서의 자각/3단계 소신 있는 실천과 행동 | 의료인의 진화 함께 가기/사회적 역량 강화 | 영차 의료 해법과 의료 미니멀리즘

     

    3부 어떻게 살 것인가

     

    1 악당들에게 멋지게 한 방 먹이기

    당신들은 이념적으로 소비하는가?’ | 슘페터의 저주 | 악당들 | 용기가 필요해

    2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두 명의 여행자| 선택은 각자의 몫 | 어떤 모습으로 죽고 싶습니까 | 하와이언펀치 | 일생

     

    마치며 즐거움의 핵을 찾아서


    [본 문]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 방식을 바꾸려 하지 않으면서 약이나 수술로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자신의 자연 치유력을 키우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대신에 모든 책임을 남에게 맡긴다. 또 불안해지면 귀가 얇아져 쉽사리 권위에 맹종하는 수동적 태도를 보인다. 그러다가 공포와 이기심이 극에 달하면 광기와 폭력을 드러낸다. (41-42)

     

    받아들임이란 포기와는 다르다. 받아들임이란 자신의 상태 있는 그대로를 직시하고 인정하고 결의하는 것이다. 병을 자신의 일부로 인정하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다. 특히 만성 통증 계열의 질병은 심리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해도 편안해지는 병증이 많다. 병으로 인한 고통이 더는 나를 괴롭히지 않는다. 받아들임이란 때로는 쉽지만 때로는 참 어렵다. (53)

     

    내 몸의 세포가 일을 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고 도와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그래서 평소 영양 상태가 좋고 체력을 잘 관리해 온 사람은 병에 걸리거나 수술을 받은 후에도 회복이 잘 된다. 결국 낫는 일은 자기가 하기에 달렸다. (58)

     

    의사는 환자로부터 배운다. 의사 입장에서는 너무 영리하게 미리 달릴 필요가 없다. 의학 지식만을 들이대다 보면, 정작 환자 자신이 원하는 부분을 놓치는 수가 있다. 의사는 강박을 내려놓으시라. 의사는 치유자가 아니라 치료자다. 치유란 환자 몸 안에서 스스로 일어나는 자연의 섭리이고, 치료는 그걸 도와주는 의료 행위다. (75)

     

    얼리 어댑터다. 일찍 일어나는 벌레가 빨리 잡아먹힌다. 의사도 병원도 사업가도 기자도 환자도 모두 새로운 패션에 목말라 있다. 우리 몸은 안 바뀌더라도 패션은 늘 새로워야 하니까. (89-90)

     

    백문이불여일견’,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여 주는 것이 환자의 치료 순응도를 올린다. 긍정적인 효과다. 그런 데 문제는 이게 다 돈이라는 것이다. 의료 비용이 자꾸 올라가는 거다. 더욱이 뭔가 나왔으니 뭔가 해야지, 특별한 치료 시술이 접근하고 들어갈 좋은 구실이 된다. 과잉 진단은 과잉 치료의 단초다. (96)

     

    정보가 너무 많으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어 버린다. 인터넷과 TV에서 쏟아져 나오는 온갖 건강 정보와 뉴스는 사실 잘 포장된 마케팅 의도를 숨기고 있는 수가 많다. 때로는 거의 공해 수준이다. 그것이 알기 싫다. (99)

     

    집단에서뿐 아니라 개인의 삶에서도 방향 감각은 필요하다. 자신이 어디를 향해 왜 가고 있는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지표 확인이다. 철학은 우리에게 삶의 방향을 알려 주는 나침반이다. (108)

     

    인사이트는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는 것이다. 병증에 관한 의사의 해석이 아하, 그렇구나. 이래서 내가 아픈 거구나. 맞아, 맞아.’ 이렇게 환자의 깨달음으로 이어지면서 자신의 상태에 대한 전후 맥락을 이해하게 되면 여기에서부터 치료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126)

     

    자기 몸의 변화를 이해하는 것, 노화 현상을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병과 어울려 잘 사는 것, 여기에 지혜가 필요하다. 어떻게 내 몸을 이해하고 받아들일지, 어떻게 사이좋게 지낼지, 어떻게 자신의 태도를 재정립해 나갈 것인지를 생각하는 지혜 말이다. (...) 내 몸 상태를 받아들이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하지만 누구라도 병에 걸리면 두렵다. 겁이 나고 걱정되고 침울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132)

     

    악순환의 고리를 깨고 선순환으로 돌리는 출구는 단 하나다. 아파도 조금씩 자꾸 디디는 것이다. 중력을 받으면 우리 뼈는 다시 미네랄을 모으기 시작한다. 근육도 일을 시작하면 다시 기지개를 켠다. 그럼 덜 아파진다. 그럼 더 세게 디딜 수 있다. 이때부터는 선순환으로 돌아선다. (136-137)

     

    무릎에 퇴행성관절염이 있다고 하자. ‘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병이다. 닳는 동안 아프다. 연골이 닳으면 그 아래로 연골하골이라고 불리는 생뼈가 노출된다. (...) 또한 떨어져 나온 연골 부스러기를 없애려고 관절을 둘러싼 활액낭 세포는 관절 안으로 물을 뿜고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무릎이 붓고 열도 나고 아프다.

    하지만 실은 이 모두가 우리 몸의 자기방어 기제이며 자신을 고쳐 나가는 자정 작용이다. 연골이 벗겨져 나간 자리에는 시간이 지나면서 주위에서 섬유 조직이 자라나 들어와서 메꾸기도 하고, 연골하골에 미네랄이 모이면서 단단하게 변해 연골 역할을 대신해 나가도록 적응하게 된다. (148-149)

     

    가볍고 때론 일시적 증세는 무시해도 안 되고 야단법석을 해도 안 된다. 너무 무시하고 무작정 지내다가는 작은 병을 큰 병으로 키워 치료의 결정적 시기를 놓치는 수가 있다. 반대로 야단법석 호들갑을 부리다가는 가만히 놔두면 지나갈 것을 괜히 건드려서 불필요한 과잉 검사와 과잉 치료에 오히려 몸을 망가뜨리는 수도 있다. (153)

    출판사 서평



    의료 풍경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게 있다

     

    어느 날 놀러 나갔던 동생이 엉엉 울면서 다리를 질질 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정강이 정면에 녹슨 대못 하나가 섬뜩하게 박혀 있었다. 공사장 가까이에서 놀다가 다친 것이다. “어서 빨간약갖고 와라.” 야단칠 겨를도 없이 식구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 병원에는 가지 않았다. 얼마 후 상처 위엔 검은 딱지가 앉았고, 한 달쯤 지나자 조그만 못 자국만 남기고 상처는 나아 버렸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아찔하다. _ ‘결핍 시대중에서

    수많은 사람이 진료실을 오간다. 그들이 아픈 얘기를 들려준다. 나는 가만히 듣고서 아픈 곳을 두드리고 눌러 보고 움직여 본다. 소독을 하고 주사를 찌르고 붕대를 감고…. “선생님, 전신을 스캔하면서 한 번에 치료까지 해 주는 기계는 없을까요?” 미식축구를 하다가 다쳐서 어깨 치료를 받으러 온 어느 청년이 희망 사항을 묻는다. “, 그런 건, 22세기에도 살고 있을 공대생 자네가 만들어야지!” _ ‘2026년 판에 붙이는 글중에서

     

    저자는 정형외과 개원의이고 대학 미식축구부 팀닥터다. 2026년 현재 선진국에서 살고 있는 청년 환자의 질문은, 50여 년 전인 1970년대 정강이에 못이 박혀도 집에서 잡아 빼고 빨간약바르는 게 고작이었던 개도국출신 의사에겐 낯설지만 흥미로운 풍경이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발전하고 세상이 변하는데, 1970년대와 현재 변한 것은 무엇이고 변하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이 책에서 제아무리 첨단 기술이 발전하고 신묘한 약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치유를 일으키는 것은 변함없이 우리 몸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건강 강박과 불안은

    과잉 의료로 가는 길이다

     

    의학 정보와 건강 지식이 넘쳐난다. 세상이 한목소리로 건강을 찬양하고, 인터넷과 미디어는 날마다 새로운 건강법을 쏟아내고 있다.(18) 그러나 전체에 대한 이해나 기초가 없는 상태에서 습득한 단편적 지식은 쓸데없이 건강 염려증을 부추길 위험이 있다. 의대 수업 시간에 어떤 병의 증세를 듣고 나면 마치 그것이 전부 내 병인 양 느껴지는 이른바 의과 대학생 증후군을 전 국민이 앓고 있는 셈이다.(19)

    저자는 진료 현장에서 이런 말을 하는 환자를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이상 없습니까? 정말 이상 없습니까? 만져만 보고 어떻게 알지요? 다른 정밀 검사 안 해 봐도 되나요? 비싼 검사 괜찮으니 해 주세요. 내 몸은 소중하니까요”(92)

    사람들은 자기 몸에 진짜 좋은 게 뭐고 안 좋은 게 뭔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상식을 알고 있는 것 같지만 가짓수만 많을 뿐 피상적이고 내용도 막연해서 무엇이 우선순위에 있는지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의 생활 방식은 바꾸려 하지 않으면서 돈을 써서 나쁜 것을 피하고 비싼 것을 사용하면 건강을 살 수 있다고 믿는다.(56)

    건강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불안은 또 다른 과잉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약을 과하게 먹고, 검사를 쓸데없이 많이 하고, 서둘러 수술받게 만든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의 습관을 바꾸지 않아도 약이나 수술, 건강검진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믿는다. 자기 몸의 체력을 키우고 저항력을 기르려고 노력하는 대신 모든 책임을 남에게 맡겨 버리는 것이다.(41-42)

     

     

    의료는 민감하고 변덕스럽고

    유행에 반응한다

     

    기업은 상품을 파는 데 필요하다면 기꺼이 없는 수요도 창출한다. 이런 점에서 의료도 예외는 아니다. 의료 서비스를 팔고, 약을 팔고, 장비와 기구를 팔기 위해 때로 진단 기준을 바꾸기도 하고, 새로운 증후군을 만들기도 하고, 심지어 사람들 사이에서 건강에 대한 과장된 불안을 퍼뜨리기도 한다.(40)

    의료는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연례 학회에 가면 그해 뜨는 아이템이 뭔지 알 수 있고(89), 실손 보험이 된다고 하면 해당 질병의 수술이 전례 없이 성행하기도 한다(106). 의사도 병원도 사업가도 기자도 환자도 모두 새로운 패션에 목말라 있다.(89-90)

    의료는 불가역적이라는 특성이 있다. 의료에서는 얼리 어댑터가 불리하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말이 있지만, 의료에서는 다르다. “일찍 일어나는 벌레가 빨리 잡아먹힌다.”(89)

     

    처음부터 완벽한 것은 안 나온다. 초기 모델 사용자들의 무덤을 딛고 그 희생을 발판 삼아 더 나은 다음 버전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핸드백이 아니고 노트북이 아니고 자동차가 아니라면? 우리가 먹어 버린 어떤 약이거나 관절에 수술받아 장착된 기구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사람 몸은 물건이 아니다. 돌이키기 힘든 경우가 많다.(91)

     

    사람의 몸은 변한다. 살아 있는 조직이므로 재생을 기대할 수 있다. 퇴행성관절염으로 연골이 닳아 무릎 통증이 생기면 유행처럼 하는 인공관절 수술이 있다. 하지만 연골이 닳아 없어져서 생기는 극심한 통증도 시간이 지나면 연골이 벗겨져 나간 자리에 섬유 조직이 자라나 들어와서 메꾸기도 하고, 연골하골에 미네랄이 모이면서 단단하게 변해 연골 역할을 대신해 나가기도 한다. 우리 몸은 느리지만 자신을 고쳐 나가는 자정 작용을 하는 것이다.(148-149)

    현대인에게는 이런 몸의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가 별로 없다. 그 전에 서둘러 약을 먹고 수술받기 때문이다. 세상의 그 어떤 약이나 기계나 수술도 우리 몸대신 치유 작용을 일으킬 수는 없다. 건강은 변함없이 우리 자신의 체력과 저항력에서 나온다.(44)

     

     

    불안이 장려되는 사회에서

    건강과 질병을 대하는 자세

     

    건강에 과몰입하고 불안이 들끓는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건강한 몸을 지키고 질병에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을까. 저자는 소신이라는 갑옷, 철학이라는 나침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신이 어디를 향해 왜 가고 있는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지표 확인이 필요한데 그럴 때 중요한 게 철학이라는 것이다. 철학이 없는 사람은 삶의 방향과 이유를 잃고 불안에 쉽게 휩쓸리기 때문이다. 우리가 느끼는 불안에는 조장되었거나 근거 없는 것이 많으며, 불안의 해결책은 근본적으로 우리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113)

     

    사회가 내버려두질 않는다고 투덜대지만, 찬찬히 생각해 보면 각자 자신이 선호하여 선택한 삶이고 생활 방식이다. 하지만 바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 같고 직장에서 잘리거나 굶어 죽게 될 것 같다. 이내 막연한 불안감이 덮친다. 그래서 또다시 자기 자신을 채찍질하고 스스로 다그친다. 가장 힘든 것은 내가 내 자신의 노예 감독일 때다.(111)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도 이런 사실을 일깨우기 위해서다. 누구나 병에 걸리는 것은 두렵고, 병에 걸렸을 때 현명한 선택을 하기는 어렵다. 이때 필요한 것이 소신과 철학이다. “변함없이 우리 각자에겐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오늘 내가 어떻게 살 것인지, 어떤 태도를 견지하며 어떤 선택과 실천을 할 것인지, 내 생명력을 어떻게 보존하고 키우고 가꿀 것인지, 이 책은 의료 생활에서의 그것을 이야기하고자 했다.”(221)

     

     

    의사는 서둘러’, ‘함부로

    수술받지 않는다

     

    이 책은 왜 의사들은 병에 걸렸을 때 일반인과는 다른 의료 선택을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의료를 둘러싼 풍경과 사회 현상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독자들이 현명하고 균형 잡힌 의료 소비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해법으로 이끈다.

    의사들은 의료 소비에서 왜 일반인과는 다른 선택을 할까. 거기엔 이유가 있다. 의사들은 현대 의학의 혜택뿐 아니라 한계와 허상을 잘 알기 때문이다. 또한 건강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스로 노력을 기울여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자신에게는 진료 지침, 경영 방침, 공단 기준, 학회 권장 가이드와 같은 여러 가지 부담과 압력에서 벗어나 솔직한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의사는 보수적이고 보존적이고 최소한의 의료를 신속하게 선택한다.(16-18)

    《의사는 수술받지 않는다》는 제목에서 빠진 게 있다. ‘서둘러’ ‘함부로’ ‘섣불리같은 것이다. 이 책은 의료 무용론을 말하는 게 아니다. 의료는 삶의 고통을 덜어 주고 활동성을 높여 주고 마음의 위안을 더해 주는 일이다. 이 책은 의료의 이런 효용성을 어떻게 하면 건강하고 지혜롭게 사용할 수 있을지 그 선택에 관해 고민한 결과물이다.(21)

     

    의료에서 선택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가볍고 때론 일시적 증세라고 무시해도 안 되고 또 야단법석을 해도 안 된다. 너무 무시하고 지내다가는 작은 병을 큰 병으로 키워 치료의 결정적 시기를 놓치는 수가 있다. 반대로 야단법석 호들갑을 부리다가는 가만히 두면 지나갈 것을 괜히 건드려서 불필요한 과잉 검사와 과잉 치료에 오히려 몸을 망가뜨리는 수도 있다.(153)

    이 책은 현대 의료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을 용기 있게 지켜내는 법과 적절하고 합리적인 의료 사용법을 들려준다. 어느 독자의 말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깊이 있고 새로운 내용이 있는 특별한것은 없다. 그러나 가볍게 넘어가는 듯하면서도 핵심은 빠뜨리지 않는다. 또한 그의 글은 읽는 맛이 있다.”

    의료 현장의 이모저모를 따뜻하고 쾌활하게 전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건강과 질병, 더 나아가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마련될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 :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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