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추천사… 5
프롤로그
1장. 우리가 사는 도시에 파리가 말을 걸다
세계의 속도, 한국 도시의 현주소 … 19
사랑의 도시 파리 … 22
잃어버린 우리의 공간 그리고 웃음 … 25
AI 시대, 화면 밖 세상에서 우리가 그리워하는 도시의 풍경 … 28
2장. 파리, 시간 여행자의 눈으로 역사를 읽다
시테섬의 작은 씨앗: 파리의 탄생 이야기 … 35
신과 왕, 그리고 시민: 중세부터 근세까지 … 41
혁명의 바람: 바스티유와 레퓌블리크 광장의 외침 … 47
대화와 커피가 빚은 파리의 영혼: 살롱과 카페 문화 … 51
파리의 거리마다 펼쳐진 작은 무대: 카페 테라스의 매력과 역사 … 56
3장. 건축가의 시선으로 본 근대 파리의 숨결
산업혁명의 심장: 파리, 새로운 시대를 열다 … 61
파리를 다시 그린 남자: 오스만 남작의 파격적인 실험 … 66
잿더미에서 희망을: 전쟁 후 파리의 눈물과 부활 … 72
현대 건축의 거장, 파리에 질문을 던지다 ①: 르 코르뷔지에와 도미노 이론 … 76
현대 건축의 거장, 파리에 질문을 던지다 ②: 현대 건축 5원칙과 사보아주택 … 81
현대 건축의 거장, 파리에 질문을 던지다 ③: 유니테 다비타시옹과 빛나는 도시 … 87
찬란한 시기, 미테랑과 퐁피두 대통령 시대: 문화적 부흥과 도시의 변화 … 94
4장. 파리, 지속 가능혁명 도시의 비밀을 탐험하다
파리 2024 올림픽이 우리에게 속삭인 비밀: 지속 가능한 도시의 메시지 … 107
백 년의 침묵을 깨고: 센강, 파리의 심장에 흐르는 푸른 약속 … 110
도시 한가운데 모래사장을 깔다: 파리 플라주의 놀라운 상상력 … 113
센 강변을 걷다: 파리의 생명선, 도시와 하나 되다 … 116
파리의 하늘 정원: 5km 초록 구름 위 산책 / 쿨레 베르트 … 119
도시 계획의 심장, ZAC: 공공의 이익을 심다 … 113
하나의 도시, 거대한 비전: 그랑 파리 프로젝트 … 127
낡은 공간에 새 옷을 입히다: 레앵방테 파리 … 132
파리의 혁신적인 ‘근린’ 개념, 15분 도시 … 135
광장은 살아 있다: 레퓌블리크 광장의 재탄생 … 139
제3세대 도시 건축의 출현: 열린 블록 … 143
ZAC 파리 리브 고슈: 파리 도시 계획의 새로운 패러다임 … 148
어떤 땅도 버리지 않는 도시의 약속: 마세나-브루네소 구역과 파리 13구의 연계 … 153
파리의 배꼽, 레알의 변신: 공공 공간의 새로운 역할 … 158
생태 지구: 지속 가능한 도시 설계의 모범 … 165
ZAC 클리시 바티뇰: 파리의 생태적 혁신을 향한 여정 … 169
자연과 하나 되는 도시: 바이오필릭 시티 파리의 꿈 … 173
5장. 파리, 한국 도시에 말을 걸다
무엇이 문제일까?: 한국 도시의 불편한 진실 … 177
행복을 묻는 도시, 소통을 잃은 사람들: 한국 청춘의 쓸쓸한 초상 … 179
왜 대한민국의 아파트는 모두 똑같이 생겼을까?: 개성 있는 도시 디자인을 향한 갈망 … 182
빽빽한 아파트 숲: 파리가 보여준 ‘좋은 밀도’란 무엇인가? … 187
걸어서 15분, 초록색 쉼터가 있는 일상 한국형 정원 도시 … 195
나만의 작은 하늘: 발코니와 테라스의 가치 … 199
하늘을 품은 마당, 도시와 통하는 집: 도시 비빔밥 하우스의 꿈 … 205
콘크리트 숲에서 푸른 도시로: 파리 생태 지구의 한국적 상상 … 209
한국 도시 건축의 새로운 숨결: 생물 다양성 디자인과 바이오필릭 디자인의 가능성 … 215
착한 공간, 선한 공간 : 한국에서의 필요성과 가능성 … 222
에필로그
[본 문]
이제 우리는 지속 가능한 도시로 탈바꿈한 파리의 사례를 통해, 한국 도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할 시점에 이르렀다. 파리에서 얻은 교훈이 한국 도시 맥락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 사회가 직면한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지 탐색하는 여정을 함께 시작해 보고자 한다.
파리는 오래전부터 이 질문을 던져왔다. 도시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이 책을 덮는 순간, 독자 여러분도 그 질문을 가슴에 품고 자신의 도시를, 자신의 일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기를 소망한다. 지속 가능한 미래는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가 매일 걷는 거리, 우리가 함께 숨 쉬는 바로 그 공간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을지 모른다.
_프롤로그 중에서
결국,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자연 속에서 편안하게 휴식하고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 그리고 도시 공간 속에서 이웃과 자연스럽게 만나고 소통하며 공동체 의식을 느낄 수 있는 ‘삶의 질’과 ‘행복’일지도 모른다. 한국은 이미 기술과 문화 분야에서 세계적인 위상을 자랑한다. 이제는 그 위상에 걸맞게, 도시 공간 역시 사람과 자연, 그리고 기술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상생하는 행복 공간’으로 진화해야 할 때다.
이제 더는 자본의 논리나 효율성만을 쫓아 도시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우리의 도시 공간에 더 많은 푸른색과 여유를 채워 넣어야 한다. 디지털 세상만큼이나 매력적이고 풍요로운 현실 세계의 공간을 함께 만들어간다면,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살고 싶은 도시, 꿈꾸는 공간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잃어버린 공간과 함께 살아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_p27
파리의 카페 테라스는 도시의 공공 거실과 같은 역할을 한다. 앞 장에서 다룬 살롱이나 실내 카페가 비교적 제한된 사람들의 지적 교류를 위한 공간이었다면, 테라스는 완전히 열린 공공 공간인 ‘길거리’라는 무대에서 도시와 교류하고 타인과 연결되는 공간이다. 이곳에 앉아 사람들을 ‘관찰하고 관찰당하는’ 행위는 파리 생활의 중요한 일부다. 이러한 관찰 행위 자체가 건축가로서, 그리고 도시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내게 큰 영감이 되었다. 사람들은 어떤 공간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어떤 식으로 상호작용하며, 도시의 물리적인 환경이 사람들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테라스에 앉아 관찰하는 것만큼 좋은 배움은 없었다. _p58
쿨레 베르트는 1980년대 후반에 시작되어 1990년대 초에 완공된 프로젝트로, 고가 시설 재생의 초기 성공 사례로서 이후 많은 도시에 영감을 주었다는 점에서 건축사적 의미도 크다. 그 길이가 무려 5km에 달하는 선형 공원 정원으로, 구간마다 다른 테마와 분위기로 조성되어 다양한 정원을 만나는 재미가 있다. 빽빽한 나무 그늘 아래를 걷기도 하고, 탁 트인 하늘 아래 햇살을 즐기기도 하며, 아치형 구조물 사이를 통과하기도 한다. 직선으로 길게 뻗어 있지만 지루할 틈이 없다. 이 공간이야말로 파리가 숨겨둔 ‘비밀 장소’라고 할 수 있다. _p 121
도시에는 그곳의 모든 에너지가 모이는 심장부 같은 곳이 있다. 파리에게 그런 곳을 꼽으라면 여러 곳이 있겠지만, 교통량이나 물리적인 위치로 볼 때 레알(Les Halles) 지구는 단연 ‘파리의 배꼽’이라 불릴 만하다. 파리의 교통 시스템은 크게 두 가지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파리 시내를 촘촘하게 연결하는 지하철과, 파리 도심과 외곽 지역, 그리고 근교 도시들까지 빠르게 이어주는 광역 철도망인 RER이다. 바로 이 레알 지하에 파리 시내 지하철 노선 여러 개와 RER 노선 여러 개가 한데 모이는 거대한 역이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파리의 어느 곳에서든, 혹은 파리 근교에서도 환승 없이 쉽게 레알로 올 수 있다. 마치 몸의 모든 신경이 한곳으로 모이듯, 파리의 모든 길과 사람들이 이곳으로 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이곳은 언제나 활기차고 북적이는, 그야말로 파리의 심장이다. _p 158
우리 도시의 아파트 숲은 종종 ‘높은 밀도’를 가지고 있지만, 과연 그것이 ‘좋은 밀도’인지는 고민해 볼 문제다. 똑같이 생긴 건물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지만, 단지 안의 녹지 공간은 부족하거나 접근성이 떨어지고, 주변 도시와 단절된 ‘섬’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파리가 보여주는 ‘좋은 밀도’는 높은 건물을 많이 짓는 것이 아니라, 건축 디자인의 다양성, 공공 공간과의 조화, 자연과의 연결, 그리고 사람들이 서로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_p190
도시의 콘크리트 숲은 하룻밤 사이에 푸른 숲으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파리가 스스로를 변화시켜 왔듯, 우리 역시 꾸준한 노력을 통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파리의 생태 지구에서 영감을 받아, 우리 도시의 특성에 맞는 ‘한국형 생태 지구’ 모델을 개발하고 적용해 나가야 한다. 높은 밀도 속에서도 푸른 자연을 누리고 다양한 생명과 공존하며, 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를 향한 꿈. 콘크리트 숲을 푸른 도시로 바꾸는 상상은 더 이상 꿈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현실이다. 우리 도시는 분명 파리의 생태 지구처럼 푸른 도시로 변모할 수 있다고 믿는다. _p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