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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사람은 드물다

    • 플래너리 오코너 저
    • 고정아 역
    • 현대문학
    • 2026년 0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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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67903563
    쪽수1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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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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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기만적인 평화를 깨뜨리는 섬뜩한 진실의 불꽃!

     

    인간의 위선과 교만을 냉혹한 유머와 예리한 통찰로 그려낸

    어두운 계시의 여사제 플래너리 오코너

    「좋은 사람은 드물다」를 비롯한 대표 명단편 4편 수록

     

    세계문학 거장들의 작품 가운데 가장 정제된 핵심 명단편을 엄선한 ‘세계문학 단편선 미니미’ 시리즈를 선보인다. 그동안 ‘세계문학 단편선’이 방대한 분량과 체계적인 구성으로 한 작가의 문학세계가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았다면, ‘미니미’ 시리즈는 작품 속 결정적인 순간들이 주는 문학적 감흥에 집중해 언제 어디서든 가볍게 펼쳐 읽을 수 있는 형식으로 독자들과 만난다. 손안의 문고판 크기로 완성된 이 시리즈는 삶에 대한 통찰과 문학적 영감을 선사하는, 세계문학의 가장 예리하고 인상적인 이야기를 독자의 곁으로 끌어온다.

     

    그 두 번째 권으로 기만적인 일상을 압도적인 진실과 대면하게 하는 20세기 문학사의 가장 독창적이고 예언적인 목소리, 플래너리 오코너의 『좋은 사람은 드물다』를 출간한다. 탈옥수와 마주한 한 가족의 마지막 여정을 그린 표제작 「좋은 사람은 드물다」를 비롯해 떠돌이 남자와 한 모녀의 기묘한 만남을 통해 인간의 위선과 자기기만을 드러내는 「당신이 지키는 것은 어쩌면 당신의 생명」, 합리주의적 선의를 믿는 한 아버지의 비극을 그린 「절름발이가 먼저 올 것이다」, 그리고 인종과 계급의 변화 속에서 한 청년이 자신이 경멸하던 세계와 정면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오르는 것은 모두 한데 모인다」를 수록했다. 네 작품은 서로 다른 인물과 사건을 다루지만, 인간이 스스로의 도덕성과 지성을 믿으며 살아가는 방식이 얼마나 취약한 토대 위에 놓여 있는지를 날카롭게 드러낸다는 점에서 하나의 주제의식으로 수렴한다.

     

    오코너의 작중 인물들은 대개 자신의 선함과 옮음을 믿는다.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믿는 사람, 품위와 교양을 지닌 사람이라고 자평하는 사람, 혹은 합리적이고 계몽된 지식인이라고 확신하는 사람……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들의 확신은 서서히 균열을 보이고, 마침내 예기치 못한 폭력과 파국 속에서 무너진다. 그 순간 등장인물들은 잠깐이나마 자신의 오만과 무지를 직면하게 된다. 오코너는 이러한 순간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쉽게 자기기만에 빠지는 존재인지, 우리가 믿고 있는 도덕적 확신이 얼마나 견고하지 못한지, 그리고 진실을 마주하는 일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경험인지를 우리 앞에 들추어 보인다. 

    목차

    [목 차]

    좋은 사람은 드물다
    당신이 지키는 것은 어쩌면 당신의 생명
    절름발이가 먼저 올 것이다
    오르는 것은 모두 한데 모인다
    옮긴이의 말
    플래너리 오코너 연보 

    [본 문]

    “당신은 좋은 사람이에요. 절대 평민이 아니에요!” 할머니가 필사적으로 말했다.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 부적응자가 그 말을 꼼꼼히 생각해 보는 듯 약간 뜸을 들이고는 덧붙였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나쁜 놈도 아닙니다. 우리 아빠는 내가 형제자매들과 품종이 다르다고 하셨죠.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어떤 사람은 인생에 대해 아무것도 묻지 않으면서도 평생을 살 수 있지만 어떤 사람은 그 이유를 물어야 해. 그리고 이 아이는 후자야! 이 아이는 엄청난 놈이 될 거야!’ 하고요.”

    -「32쪽, 좋은 사람은 드물다」중에서

     

    “할머니가 참 말도 많았어.” 보비 리가 말하고 요들을 부르며 도랑으로 내려갔다.

    “평생 누가 옆에서 1분에 한 번씩 총을 쏴 주었다면 좋은 사람이 됐을 거야.” 부적응자가 말했다.

    “재미있겠는걸!” 보비 리가 말했다.

    “헛소리하지 마, 보비 리. 인생에 진짜 즐거움은 없어.” 부적응자가 말했다.

    -「41쪽, 좋은 사람은 드물다」중에서

     

    시프틀릿 씨는 이따금 동승객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자동차가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고도 느껴서 혹시 히치하이커가 있을지 계속 길을 살폈다. 이따금 경고 표지판이 지나갔다. “안전 운행. 당신이 지키는 것은 어쩌면 당신의 생명.”

    -「65쪽, 당신이 지키는 것은 어쩌면 당신의 생명」중에서

     

    시프틀릿 씨는 더러운 세상이 자신을 집어삼키려 한다고 느꼈다. 그는 팔을 들었다가 가슴에 털썩 떨어뜨리고 기도했다. “오 하느님! 폭우를 퍼부어서 지상의 모든 더러움을 씻어 주소서!

    -「67쪽, 당신이 지키는 것은 어쩌면 당신의 생명」중에서

     

    “하늘 어딘가 있어.” 존슨이 말했다. “하지만 거기는 죽은 사람만 갈 수 있어. 우주선을 타고는 못 가.” 소년의 눈에 과녁을 비추는 빛처럼 예리한 섬광이 떠올랐다.

    “사람은 달에 갈 거야.” 셰퍼드가 엄격하게 말했다. “수십억 년 전에 처음 물고기가 육지로 나온 것하고 아주 비슷해. 그 물고기는 육지용 복장이 없어서 내부에 적응 장치를 만들었어. 그게 폐야.”

    “내가 죽으면 지옥에 갈까? 아니 엄마는 어디 있지?” 노턴이 물었다.

    “지금 죽으면 네 엄마가 있는 데로 갈 거야. 하지만 오래 살면 지옥에 갈 거야.” 존슨이 말했다.

    -「108쪽, 절름발이가 먼저 올 것이다」중에서

     

    존슨은 입에 든 것을 삼켰다. 그리고 눈앞에 화려한 광경이 펼쳐지는 듯 눈을 크게 뜨고 나직하게 말했다. “먹었어요! 내가 에제키엘처럼 성경을 먹었어요. 꿀처럼 달콤해요!”

    -「138쪽, 절름발이가 먼저 올 것이다」중에서

     

    존슨이 몸을 앞으로 던지며 소리쳤다. “무슨 헛소리예요! 내가 거짓말하고 도둑질하는 건 그걸 잘하기 때문이에요! 발은 아무 상관없어요! 절름발이가 먼저 오는 법이에요! 절름발이가 다 모일 거예요. 내가 구원받을 준비가 되면 예수님이 날 구원해 주실 거예요. 저 더러운 무신론자가 아니라……”

    -「145쪽, 절름발이가 먼저 올 것이다」중에서

     

    그는 넓은 툇마루에 서서 참나무 이파리가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들었고, 그런 뒤 천장 높은 홀을 지나서 문이 열린 응접실로 들어가 낡은 깔개와 색 바랜 커튼을 바라보았다. 그것의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은 어머니가 아니라 자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그 집의 낡은 우아함을 그 무엇보다 더 좋아했고, 그 때문에 그들이 거쳐 온 동네들은 모두 그에게 고통이 되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 차이를 몰랐다.

    -「159쪽, 오르는 것은 모두 한데 모인다」중에서

     

    이 모든 일의 깊은 아이러니는 그가 그런 어머니 밑에서도 잘 자랐다는 사실이었다. 삼류 대학에 갔지만, 스스로 노력해서 일류 교육을 받았다. 협량한 정신에 지배받으며 자랐지만 관대한 정신을 품었다. 어머니의 온갖 어리석은 견해에 노출되었지만, 편견 없이 대담하게 진실을 마주했다. 그중에 가장 큰 기적은 자신에 대한 사랑으로 눈이 먼 어머니와 달리 어머니에 대한 사랑으로 눈이 멀지 않고 어머니에게서 정서적으로 분리되어 어머니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어머니에게 지배되지 않았다.

    -「166 쪽, 오르는 것은 모두 한데 모인다」중에서

     

    “이런 일이 의미하는 건 이제 옛 세상은 사라졌다는 거예요. 옛 습관도 폐물이 되고, 어머니의 친절은 아무 가치가 없어요.” 그는 자신이 잃어버린 집을 씁쓸하게 떠올리며 말을 이었다. “어머니의 위치는 어머니가 생각하는 것과 달라요.”

    -「182쪽, 오르는 것은 모두 한데 모인다」중에서 

    추천사

    “그녀의 작품은 내게 마법이자 재치이며, 동시에 신비 그 자체다. 오코너는 남부 백인의 허위 의식을 부수는 데 타협하지 않는 정직함을 가졌고, 나는 그녀의 그 견고한 문장을 영원히 사랑할 것이다.”

    - 앨리스 워커

    “플래너리 오코너는 분명 대단히 뛰어난 초자연적인 재능을 가졌다. 그녀의 작품이 주는 충격이 너무나 강렬해서 내 신경이 그 혼란을 견뎌내기에 부족할 정도다.”

    - T. S. 엘리엇 (시인, 문학비평가)

    “우리는 내면을 향한 시선의 질과 깊이, 성취의 규모로 예술가를 판단한다. 그리고 이러한 기준에 의거하여 플래너리 오코너는 가장 훌륭한 작가 가운데 한 명이다.”

    - 조이스 캐럴 오츠 (작가)

    “오코너는 확실히 글 쓰는 법을 알고 있다.”

    - 윌리엄 포크너 (소설가)

    “플래너리 오코너를 읽을 때 나는 헤밍웨이나 캐서린 앤 포터, 사르트르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소포클레스 같은 이를 생각하게 된다. 인간의 몰락과 불명예를 보여 주는 그녀의 모든 진실과 기교에, 나는 예를 다해 그녀의 이름을 쓴다.”

    - 토머스 머튼 (가톨릭 작가)

    출판사 서평

    “귀가 먹은 사람에게는 크게 소리쳐야 하고…”

    충격적 경험이 몰고 오는 계시의 순간

     

    오코너의 작품에는 흔히 뒤틀린 성품을 지닌 인물들이 나타나서 보이는 세계만을 아는 피상적인 사람들을 좌절 또는 파멸시킨다. 「좋은 사람은 드물다」의 부적응자, 「당신이 지키는 것은 어쩌면 당신의 생명」의 시프틀릿 씨, 「절름발이가 먼저 올 것이다」의 루퍼스 존슨, 「오르는 것은 모두 한데 모인다」의 줄리언이 모두 그런 사람들이다. 여기에 살인, 배신, 죽음 같은 충격적인 사건이 갑작스럽게 터져 나오면서 이야기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이러한 요소들은 단순히 기괴함이나 자극을 위한 장치가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만든 도덕적 환상과 자기기만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을 극적으로 드러내고 궁극적으로는 일상 속에서 신의 신비를 밝히기 위한 장치로써 등장한다. 그도 그럴 것이 오코너는 생전 한 인터뷰에서 “귀가 먹은 사람에게는 크게 소리쳐야 하고 거의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크고 충격적인 형상을 그려 보여야 한다”라며 인간이 자기 본연의 모습과 현실을 직시하게 되는 순간은 종종 충격적인 경험을 통해 찾아온다고 언급했다.

     

    교묘하고 간결하며 예리한 관찰로 빚어진 이 네 편의 작품들에서 오코너는 그야말로 세계를 바라보는 독자적인 새로운 시각을 정교하게 펼쳐 보인다. 서던 고딕Southern Gothic이라는 독특한 프리즘을 통해 또렷하게 그려진 인물들을 뒤틀어 배치하면서 악과 연민, 신앙과 회의, 유머와 폭력이 뒤섞인 복잡한 인간 세계를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시야로 그려낸다. 이 이야기들을 함께 읽어 나가다 보면 오코너가 지닌 변함없는 통찰력과 예언자적인 재능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동시에 등장인물과 독자들로 하여금 강렬한 구원의 순간을 체험하게 한다. 오코너가 여전히 대중들에게도 사랑받고, 진지한 독자들에게도 “두 겹의 소설”을 쓴 현대 문학사상 유례없는 작가로 호명되는 이유다.

    저자 소개
    저자 : 플래너리 오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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