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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물 초침 소리(가슴에내리는시163)

    • 홍덕기 저
    • 책펴냄열린시
    • 2026년 04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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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94939085
    쪽수1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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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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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홍덕기 시인은 2021년 계간지 《부산시단》의 신인상을 수상하여 문단에 등단하였으며 2023년 첫 시집 『서랍 속 시간』을 상재한 바 있다.
    홍덕기 시인은 사진작가로서 원로에 속하는 분이지만 사진으로서는 다하지 못한 말의 여백을 시를 통하여 드러내고자 하여 시단에 입문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 연유로 홍덕기 시인의 작품을 들여다보면 사진기 뷰파인더 속 풍경들을 만나게 된다. 사물들에 쏟아붓는 무한 애정이다.
    시인이 사진작가라는 선입견이 작용한 점도 있겠지만 시인이 순수한 시각으로 맞이하는 그곳에 있는 사물들의 존재 즉 타자 인식은 홍덕기 시인의 작품들이 지닌 특성이라고 본다.

    목차

    [목 차]

    목차…6

    자서…5

     

    1

     

    새벽바다…13

    해바라기…14

    운문사 은행나무…15

    섬 하나…16

    깃발을 세우다…17

    몰운대…18

    눈에 가시…19

    해국…20

    이름을 세우다…21

    구름을 타고…22

    막다른 은행나무…23

    꽃에 스미다…24

    맹종죽 뿌리…25

    노량 덤…26

    운수납자…27

    비백…28

    서리태 떨이…29

    남은 시간…30

    슈퍼 사랑방…31

    화엄 보시…32

    슬픈 조화…34

    먼지를 털며…35

    봄빛에 눈을 감고…36

     

    2

     

    바람 잘 날 없던 때…39

    집으로 가는 길…40

    수조속 낙지…41

    도솔천 감나무…42

    편지 봉투…43

    떡 한 조각…44

    검은 하늘…45

    백지 속으로…46

    고봉밥…47

    지붕 위에 말…48

    소쇄원 댓바람 소리…50

    수탁이 품은 장서…51

    입사 동기…52

    배달 사고…53

    필통…54

    은행나무 사이 하늘이 높다…56

    나이아가라 폭포…57

    목화를 품다…58

    의상대…59

    아우슈비츠…60

    아침 창을 열고…62

    해바라기를 따라가다…63

    모바일 족보…64

     

    3

     

    승천…67

    청간정…68

    주산지 물안개…70

    주산지 불구경…71

    붉은 파도…72

    가을 수묵화…73

    가자미잡이…74

    낙엽 명상…76

    붉은 사과…78

    수채화…79

    미완성 교향곡…80

    나의 발자국…81

    낯선 얼굴…82

    출구는 어디 있는가?…84

    추암 촛대바위…86

    벚나무 주변…87

    가창오리…88

    부곡 하와이 망초꽃…89

    내가 가는 길…90

    섬진강 봄맛…92

    광안리 봄빛…93

    진하 해수욕장…94

     

    4

     

    봄빛…97

    안부를 묻다…98

    벚꽃동창회…100

    노을에 빠지다…102

    수증기…104

    강물 초침 소리…105

    미끄러지다…106

    벚꽃 강물…107

    밤이 온다…108

    낡은 구두를 보내다…109

    물에 대한 기도…110

    둥글어 진다…112

    오래된 날개…114

    불청객…115

    돌아본 길…116

    단맛을 껴안다…118

    수국 필 때…119

    나뭇잎 연서…120

    숲길에서…121

    오백원 동전…122

    물을 마시다…124

    지근거리…125

     

    해설/뷰파인더 속의 타자인식-강영환…126

    부록/심와공 홍재일 시…147 

    [본 문]

    새벽바다

     

    먹물 번진 수평선이

    쏜살같이 달려온다

     

    파도에 오른 까치는

    짠내로 봉한 편지를

    모래밭에 내려놓는다

    발신인은 없다

     

    누가 보낸 아침일까 깜빡이는

    별빛 몇 점 봉투 속에 담겨있을까

    바람도 열지 못한 사연은

    모래알 속에 스며든다

     

    졸음에 깃든 별을 세며

    포말 젖은 해변을 걷는다

    느린 걸음과 아침을 다툴 때

    누운 바람이 발끝에 섞인다

     

     

    해바라기

     

     

    빛을 보고 싶어 태어난 듯

    자궁에서부터

    하늘 가까이 닿으려

    멀쑥이 키를 세운다

    햇살 받아 번지는 노란 미소가

    뺨을 스치고

    귓불 간지럽히는 나비 속삼임에도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뭉게구름 숨결에 시선 고정한 채

    햇볕에 까맣게 속을 익힐 뿐

    눈감은 고개 무거운 시간

    노을에 잠긴 속내는

    태곳적 어둠으로 영글어 간다

     

     

    운문사 은행나무

     

    낯선 발자국 반기지 않는

    불이문 경내

    사라쌍수沙羅雙樹 참선을 한다

    목어소리에 눈뜨고

    오가는 발걸음 눈 맞추기 사백년

    밤이면 비구니 독경 소리에

    잠 못 이룬 나이테

    경전을 수 만권 담지 않았을까

     

    황금빛 손바닥에서

    천수천안관세음보살 자비가

    운문산에 퍼지고

    옷 벗은 나뭇가지에 소슬바람 불어오면

    시간을 불러 동안거에 든다

    노란 합죽선 접은 그늘에서

    나무의 평생을 잎맥으로 본다

     

    부처가 입적했을 때 동서남북에 한 쌍씩 서 있었다는 나무

     

     

    섬 하나

     

    마른 가슴에 섬 하나 만든다

     

    된바람 머무는 언덕에 정자를 세우고

    늑골 사이마다 바람이 머물며

    깊이 잠긴 응어리들

    포말로 흩어지는 파도소리로 씻어낸다

     

    갯바위에서 해초를 따고

    입 벌린 조개껍질 빈속

    스며든 햇살 다독이며 갯내음 손끝에 새긴다

     

    괭이갈매기 울음소리 저녁을 물들이면

    잊지 못할 뱃사람에게 편지를 쓰고

    쏟아지는 별빛을 손에 담아 바람결에 띄운다

     

    빈 가슴 깊이 스며드는 물결 따라

    섬은 내 안에서 자란다

     

     

    깃발을 세우다

     

    근육을 다진 국가대표선수가

    항저우에 발을 디뎠다

    국기가 다른 이들과 땀 흘려 쟁취한 메달

    백 구십 번

    휘날린 태극기는 쉴 줄 모른다

    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애국가에

    대한의 얼이 숨 쉬고

    국민들 눈높이를 치켜세운다

     

    사관왕 삼관왕 메달 색이 달라도

    선수들 모두 보배다

     

    어찌 그뿐이랴!

    밤낮으로 갈고닦은 손과 발이

    깃발을 세울 때면

    내 심장도 함께 깃대를 붙잡고

    땀을 불끈 쥔다

     

    금메달 42 은메달 59 동메달 89

     

     

    몰운대

     

    꼬리 맞댄 거북 한 쌍

    여명에 눈 뜨고 석양에 뺨을 붉힌다

    강물이 밀고 온 모래톱 위엔

    지난 시간 서사를 흩어놓은 몰운도가

    몰운대로 서 있다

    몰운대 앞에서는 숨 가쁜 구름도

    짐시 누워 쉬어 간다

    밤이면 별빛이 내려와

    낮에 다람쥐가 뛰놀다 잊힌

    발자국을 밟는다

    임진년 흰옷 함성

    굽은 등 무늬에 새겨지고

    샛별이 희미해질 즈음

    입 다문 거북은

    먼 바다로 항해할 꿈을 품는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

     

    바닷물이 마를 때가 있을지

    수평선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호기심이 출렁이지만 속내가 맑아진다

    허공을 가르며 떨어진 폭우와

    멀리 돌아온 강물까지 끌어안는 어머니

     

    갯물 먹고 자라는 미역과 곤피

    헤엄치고 놀다 잠드는 새우와 고래

    숨 고르는 모든 바다 숨결 들의

    아늑한 집이다

     

    항공모함이나 유조선이 지나갈 길을 내주고

    육지가 다가온다 해도

    두 팔 벌려 안아줄 넉넉한 바다

    내가슴 한 구석에 들여놓고

    마를때까지 기다린다

     

     

    해국

     

    추암 촛대바위

    견고한 벼랑에 해국이 뿌리내린다

    키 작은 연두는 갯내 머금은 햇살 품고

    하늘 가장자리 북두성과 눈 맞추며

    파랗게 물오른 꽃잎을 세운다

    태풍이 온다

    카눈*은 파도를 거칠게 몰아부쳐

    절벽을 쓸어내리고

    포말로 해국을 위협한다

    온 밤을 바위를 붙들고 있던 꽃잎

    볼에 멍자국이다

     

    태풍 이름 

     

    출판사 서평

    [추천사]

    탄금대 가는 길

    진눈깨비 내린 박물관 주차장 웅덩이

    하늘 담은 호수다

    물속에 잠겨있는 솜구름 딛고 선

    붉은 목도리 여인

    그림자 앞세운 발걸음에

    빨간 파문이 인다

    녹지 않는 눈에

    어깨 무거운 박물관 지붕은

    햇살만 올려다보고

    눈雪으로 분칠한 채 물구나무선 소나무

    붉은 여인이 품고 가버리고

    노을 가르는 기러기 떼

    비백에 선하나 남기고 간다

     

    -비백」 전문

     

    충주 박물관 주차장 뜨락에 물웅덩이가 있고 그 물웅덩이는 마치 호수처럼 구름낀 하늘을 반사하고 있다. 물에 비친 빨간 목도리를 착용한 여인이 그 물을 건너가니 호수에 파문이 인다. 지붕 위에 내린 눈은 아직 녹지 않고 박물관 묵중한 지붕은 햇살만 바라본다.

    언제 이 무게를 녹여 없애 줄까 해서다. 가지에 내린 눈이 소복한 소나무가 물구나무서서 붉은 목도리 여인을 품고 가버려서 하늘을 지나가는 기러기 떼가 비백에 선 하나 남기고 간다는 이 시의 풍경 묘사다. 이 시에는 각 사물들이 서로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고 있음을 발견한다. 눈과 물과 소나무와 붉은 목도리를 한 여인과 기러기 떼와 노을, 이들은 서로 선명한 색상 대비를 통하여 각자가 지닌 존재의 위치를 선명하게 그려낸다. 눈 오는 날이지만 눈은 그치고 사물들은 각기 특유의 본색을 지니고 풍경 속에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고 있는 중에 백설 풍경이 아닌 색들에게 선 하나를 남기고 가는 기러기 떼를 발견한다. 정적인 풍경 속에 동적인 이미지를 갖다 둠으로써 역동적인 눈 쌓인 겨울 풍경을 살아나게 한다. 이 작품에서 중심 구조는 붉은 목도리를 감은 여인이다. 모든 사물은 이 여인을 향해 수렴되고 있다. 눈 덮인 구부러진 소나무는 물웅덩이에 제 몸을 거꾸로 선 모습이 반영되어 있다. 이 소나무를 여인이 품고 가버려서 물웅덩이는 백색이 아닌 비어버린 풍경이 된 것이다. 이로써 눈 내린 풍경 속에서 발견한 비백은 곁가지에서 우뚝 솟아난 중심 가지가 된다. 비백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역발상이 이 작품에 생명력을 주었고 소외를 자신의 세계 중심에다 끌어다 놓은 사진 작가다운 발상이 문자로 전이됨을 발견할 수 있음은 즐거운 일이다.

    홍덕기 시인이 마주하는 타자 인식의 폭은 인간에게로 넓혀진다. 지나온 삶에서 만났던 발자국 즉 사람에 대한 회상이다. 시인이 만났던 사람은 한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게 남아 있던 가장 가까이 있었던 발자국을 기억해 낸다.

     

    ---------

    홍덕기 시인의 작품은 세상과 세상의 사물들에 대한 지극한 관심과 사랑을 드러낸다. 그들의 존재와 그 의미에 대하여 관심을 쏟고 작품으로 다시 형상화하기 위하여서는 그들의 본성을 인식하고 그들과의 대화를 통하여 그들이 지닌 존재의 의미를 발견하고 존재가치와 인간과의 관계를 드러내야 하기 때문이다.

    홍덕기 시인의 시각에는 어떤 트릭이나 기망 같은 것은 없다. 언제나 정직하고 진솔하다. ‘악마는 시를 쓸 수 없다는 의미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그것이 시 정신에도 합치된다. 사술과 같은 것은 시에 개입될 여지가 없는 것이다. 시 정신은 조선 시대의 양반들이 지켜온 선비정신과 같은 것이며 영국이 내세우는 신사도와 같은 궤를 이룬다. 불의를 참지 못하고 약한 것들에 응원을 더하는 모습을 가진다. 홍덕기 시인의 시는 사랑하는 모든 사물들과 함께 이룬 하모니다. 타자 인식을 통한 흔들리지 않는 사물과 장소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는 서정시다. 홍덕기 시인의 작품이 깊은 성찰과 오랜 사색의 결과물임을 의심치 않는다.

    저자 소개
    저자 : 홍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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