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프롤로그: 자유롭고 명랑한 삶을 위한 내밀한 기록들
1장. 명랑하고 멋진 할머니로 나이 들고 싶어
숨만 쉬고 있어도 쿨하게 보이고 싶었는데 _김옥림, 《품위 있게 나이 든다는 것》
노인이라 해서 모두 노인 홈에서 살아야 하나! _요나스 요나손,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해방된 여성들이여, 서로 연대하라 _수전 손택, 《여자에 관하여》
열심히 했던 이 모든 일이 죽음을 준비하기 위함이었음을 _미셸 드 몽테뉴, 《에세 1》
햇빛이 들도록 마음의 창문을 활짝 열고 _오키 사치코, 《50이라면 마음청소》
초고속열차를 타지 않아도 나이는 우리 앞에 도착해 있다 _김민철, 《모든 요일의 기록》
호기심으로 떠날 나의 항구는 어디에 있는가! _콜린 윌슨, 《아웃사이더》
나이 든 여성은 의존을 두려워한다 _메리 파이퍼,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
해외 문화에 적셔지기 프로젝트 _와카야마 마사코, 《나이 들수록 인생이 점점 재밌어지네요》
그러니 나도 쇼코처럼 낮술파가 되는 걸로 _하라다 히카, 《낮술 1》
이제라도 운동장과 친하게 지낼 것 _대니얼 깁스 외, 《치매에 걸린 뇌과학자》
1일 1만 5천 보 걷기. 못 채우면 말고 _다마키 야스코, 《오늘도 일이 즐거운 92세 총무과장》
회의론자는 회의에서 빠져나와 철학책을 손에 들기 _오가와 히토시, 《인생의 오후에는 철학이 필요하다》
습관에 지배당하지 말고 위세 당당하게 _한병철, 《관조하는 삶》
에이코 할머니와 왕수다를 떨고 싶었는데 _히루마 에이코, 《100세 할머니 약국》
아마도 카페에서 공부하고 있을 확률 99.999퍼센트 _맥스웰 몰츠, 《맥스웰 몰츠 성공의 법칙》
‘슈퍼에이저’가 될 수 없다면 ‘시니어벤저스’ 쪽으로 _존 스칼지, 《노인의 전쟁》
2장. 불안한 것도 외로운 것도 인생이라면
청춘과 불안은 한 몸이 아니었다 _강준만, 《무지의 세계가 우주라면》
이룬 게 하나도 없다는 엄살을 부리고 싶을 때 _심보선, 《그쪽의 풍경은 환한가》
발자취가 많을수록 걷기는 더 쉬워진다 _켄 리우 외, 《길을 찾는 책 도덕경》
허무는 허무하게 허물어 버리겠다 _김영민,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갈등의 싹이 틀 때 마음속으로 세 번 외치는 주문 _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무언가가 되어 가는 존재이기에 _김민희, 《어른의 말》
지금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나중에도 사랑하지 않는다 _모드 르안, 《파리의 심리학 카페》
아무리 오래 눌러도 삭제되지 않는 고독 애플리케이션 _사사키 후미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외부로 가는 유일한 길은 내면에 있다 _존 펜버티, 《인생》
품위는 있고 거침은 없는 칠십 대의 사랑? _켄트 하루프, 《밤에 우리 영혼은》
반성은 이제 그만두고 성찰을 해야 할 때 _아르투어 쇼펜하우어,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미래가 없고, 있는 건 희망뿐일지라도 _임이랑, 《아무튼, 식물》
내가 풀 수 없는 문제는 내 것이 아니다 _멜 로빈스, 《렛뎀 이론》
외로운 나를 잘 보듬고 챙기는 일 _다이앤 엔스, 《외로움의 책》
불안 증세가 있으면, 있는 대로 가는 수밖에 _랄리타 수글라니, 《열심히 살아도 불안한 사람들》
틀을 배우되 그 틀에 갇히지 않는 것 _프리드리히 니체, 《위버멘쉬》
살아야 한다, 인생의 남은 불운이 모두 나를 덮쳐 와도 _패트릭 브링리,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행복하기만 하면 삶이 완벽해지는 줄 알았다 _데런 브라운, 《모든 것이 괜찮아지는 기술》
불확실성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불확실하지 않아도 된다 _아리 크루글란스키, 《불확실한 걸 못 견디는 사람들》
나의 행복 열쇠는 한 뼘의 거리에 있다 _험블 더 포에트, 《나에게 보내는 101통의 러브레터》
3장. 읽고 쓰며 궁금한 게 많은 어른으로 산다는 것
호기심 많은 아이처럼 살기를 절대 멈추지 말 것 _페터 비에리, 《페터 비에리의 교양 수업》
삶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공부는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 _사이토 다카시, 《내가 공부하는 이유》
차라리 체면을 구기는 게 답이 될 때 _심혜경,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생산성에 매몰된 정신을 해방하는 가장 지적인 시간 _머리나 밴줄렌, 《창조적 영감에 관하여》
영혼이여, 진료를 받고 싶으면 도서관으로 가도록 _박소령, 《실패를 통과하는 일》
지금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세상에는 배움이라는 것이 있다’라는 사실뿐 _우치다 다쓰루, 《무지의 즐거움》
나의 유한성을 넘어서는 위대하고 장엄한 일 _최재천·안희경, 《최재천의 공부》
책 읽기라는 편집의 세계 _마쓰오카 세이고, 《독서의 신》
접속사의 역할을 하는 사람 _임자헌, 《나의 첫 한문 수업》
내 머릿속 실패와 반복으로 만들어진 원서의 기억 _이케가야 유지, 《최적의 공부 뇌》
공부에는 공부가 필요하고, 공부에는 또 공부가 필요하지 _임하영, 《학교는 하루도 다니지 않았지만》
오라, 책이여! 오지 않으면 내가 갈지니 _가엘 파유, 《나의 작은 나라》
나를 쿄토로 이끈 단 한 줄의 문장 _서경식, 《소년의 눈물》
불면의 밤을 버티게 해 준 것은 기억 속의 책들이었기에 _진은영,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
막힌 벽 저쪽으로 굴을 뚫어 나가는 일 _모티머 J. 애들러 외,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종이 위의 음식들 _정은지, 《내 식탁 위의 책들》
읽으면 잊어버리는 것이 가장 큰 힘 _오사다 히로시, 《책은 시작이다》
나를 지배하는 사람이 무엇을 상상하는지 알기 위하여 _얀 마텔, 《얀 마텔 101통의 문학편지》
종이책을 기다리며 대기 타는 사람들이 수억 명 _황정은, 《일기》
스타 작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캐내며 _기욤 뮈소,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
책을 읽는다는 건 시간을 보낸다는 것 _레진 드탕벨, 《우리의 고통을 이해하는 책들》
[본 문]
사람들은 때를 기다리며 산다. 때가 되면 하려고 미뤄 둔 일이 누구에게나 두어 가지쯤은 있지 않나. 그런데 ‘때가 되면’이라는 가정법 문장은 별로 쓸데가 없는 것 같다. 우리가 기다리는 그때는 어쩌면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하기에 적절한 나이, 혹은 완벽한 타이밍이 존재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오해는 거절하고 싶다. 그러므로 하고 싶은 일, 꿈꾸던 일이 있다면 곧바로, 하루라도 더 먼저 시작하는 게 정답이다. 삶이 계속되고 있다면 아직 우리는 꿈꿀 수 있다. 할 일이 없어질수록 꿈을 꿀 시간은 많다.
― ‘1장. 명랑하고 멋진 할머니로 나이 들고 싶어’, pp. 44-45
한 번도 불행의 간섭 없이 마냥 행복하게 어른의 시간까지 도달하는 방법이 없다는 건 이제 알겠다. 그런 방법이 있다고 믿고 싶지만, 믿는다고 해서 진실이 되지는 않는다. 그래도 나이 듦 혹은 늙음 속에서 비참과 실망의 경지를 오가며 젊음에게 플러팅하다 까이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지상 최고의 사랑을 나의 삶에 퍼부으며 살고 싶은데 그렇게 사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 ‘1장. 명랑하고 멋진 할머니로 나이 들고 싶어’, p. 56
뇌 나이를 줄이는 방법은 각자의 역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무튼 늙음 가까이에서 계속 스탠바이하고 있는 건 재미가 없다. 그러니 만일 슈퍼에이저마저 될 수 없다면 ‘시니어벤저스’ 쪽으로 전환하는 것도 타협 가능하다. 마블 코믹스에만 어벤저스가 등장할 수 있는 건 아니지 말입니다. 우리도 활동적이고 영향력 있는 강력한 시니어 집단이 될 수 있다. 심신이 초절정 안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 못 할 일이 없지 않은가. 우리가 젊음이 없지, 일을 안 했나.
― ‘1장. 명랑하고 멋진 할머니로 나이 들고 싶어’, p. 89
앞으로 다가올 허무를 어떻게 허물어 버릴지는 모르지만, 지금까지 내게 왔던 허무는 허무하게 물러갔다. 방법은 알려드릴 수 없다. 아무거나 사용해서 아무튼 허무할 틈이 없이 만들어 버렸다(?). 허무에서 나를 구원하는 사람은 나 자신이어야 한다. 허무는 허물어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 말장난에 불과한 문장이지만 내게는 힘이 된다.
― ‘2장. 불안한 것도 외로운 것도 인생이라면’, pp. 108-109
나는 에너지를 쏟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생기면 우선은 풀려고 노력은 해 본다. 특히 학창 시절 수학 문제를 풀 때 그랬는데, 노력 끝에 결국 풀 수 없다고 판단되는 지점에 도달하면 그때부터는 나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하고 끝내 버린다. 내가 풀 수 없는 문제는 내 것이 아닌 거다. 이런 허술한 논리를 도입해서 끝내는 것도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쳐주시면 안 될까요? 뭔데, 이렇게 하는 거, 뭔데?싶더라도 관대하게 넘어가 주시기를.
― ‘2장. 불안한 것도 외로운 것도 인생이라면’, pp. 143-144
사지선다四枝選多는 내게 너무 어렵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를 제외하면, ‘OX 요법’ 혹은 ‘예스 오어 노yes or no’ 등으로 양자택일兩者擇一, 즉 이분법적 형태로 만들어 버린다.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그 일을 잘할 것인가 말 것인가, 그 일이 하기 싫어지면 그만둘 것인가 계속할 것인가 등등. 햄릿의 ‘이것이냐 저것이냐To Bee or Not to Bee’ 화법에 지나치게 몰입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의 정신세계가 작동하는 과정과 그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건 중요하다.
― ‘2장. 불안한 것도 외로운 것도 인생이라면’, pp. 167-168
아인슈타인의 ‘아무리 나이 들더라도 늙지 말라’는 주문에는 응할 수 없지만, ‘우리가 태어난 위대한 신비 앞에서 늘 호기심 많은 아이처럼 서 있기를 절대 멈추지 말라’는 부탁 정도는 들어줄 수 있지 않나. 매일매일 새로운 사물에 대한 호기심으로 무장하고 돌아다니는 일이 피곤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날이면 날마다 지루함에 잠식되는 삶을 사는 건 더 곤란하다. 아니 심란하다. 호기심은 나의 모든 것이다. 나는 호기심으로 승부를 건다. 호기심 없이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으며 그 어디에도 가고 싶지 않다.
― ‘3장. 읽고 쓰며 궁금한 게 많은 어른으로 산다는 것’, p. 178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중도 포기하고 싶어질 경우, 억지로 끌고 가느니 차라리 체면을 구기는 게 답이 될 때도 있다. 기분이 좋아지는 선택을 할 것인가, 나빠지는 선택을 할 것인가. 이도 저도 안 되는 상황에서 뜻하지 아니하게 바닥을 치게 되면? 더 이상 내려갈 곳은 없으니, 바닥에 인사를 하고 재정비를 마친 다음 다시 올라오는 일만 남는다. 끝까지 내려가는 일이 너무 힘들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고 했다. 그 문은 다른 공간으로 이어진다. 우리 삶에는 열리고 닫히는 많은 문이 있다.
― ‘3장. 읽고 쓰며 궁금한 게 많은 어른으로 산다는 것’, p. 186
아무런 단서도 찾을 수 없는 책을 기다리는 일은 성미 급한 내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조급함’을 선사한다. 그래서 나는 세상의 모든 책을 다 읽어 보겠다는, 이룰 수 없는 ‘소망 있는 불행’을 끌어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페터 한트케의 산문집 《소망 없는 불행》에서 슬쩍 가져온 ‘소망 있는 나의 불행’은 소망이 있기에 불행하지 않다. 희망과 행복의 실마리를 찾는 단서가 모두 책에 들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나는 책 읽기를 멈출 수 없다. 오라, 책이여. 오지 않으면 내가 가리라.
― ‘3장. 읽고 쓰며 궁금한 게 많은 어른으로 산다는 것’, p. 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