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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속인의 피

    • 김희창 저
    • 해드림출판사
    • 2026년 0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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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56346821
    쪽수311쪽
    크기기타 규격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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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타인의 아픔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한 인간의 책임과 사명

    김희창의 에세이집 『무속인의 피』는 한 인간이 타고난 운명과 어떻게 마주하고, 끝내 그것을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이게 되는지를 치열하게 기록한 자전적 서사이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병고와 가난, 그리고 ‘신들린 아이’라는 낙인 속에서 살아가야 했던 저자의 이야기는 단순한 개인의 경험을 넘어 인간 존재의 본질을 깊이 들여다보게 한다. 이 책은 무속인의 삶을 신비롭게 포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이면에 놓인 눈물과 시련,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선택의 순간들을 담담하게 풀어내며, 한 인간이 자신의 운명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을 진솔하게 그려낸다.

    또한 『무속인의 피』는 무속을 낯선 세계가 아닌, 인간의 고통과 치유가 교차하는 삶의 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굿과 기도, 신내림이라는 상징 너머에는 타인의 아픔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한 인간의 책임과 사명이 자리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삶을 통해 무속이란 결국 사람을 살리고 위로하기 위한 길임을 전하며, 독자에게도 각자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낯선 이야기 속에서 오히려 가장 인간적인 진실을 발견하게 하는 작품으로, 고통 속에서도 의미를 찾아가는 삶의 가능성을 조용히 일깨워 준다.

    목차

    [목 차] 

    펴내는 글 04
    발문(跋文) -이승훈 307

    1부 무속의 피
    무속의 피 14
    첫 번째 재수굿 46
    신을 따르는 길 50
    애동 제자에게 보내는 말 56
    수유리에서의 삶 62
    우이동 도선사에서 67
    번동 이보살과의 사연 71
    국숫집 언니 사연 77
    보따리 장사 82
    기생만신 초대 89
    기도의 길과 애동제자의 설움 93
    삶의 깨달음 95
    생선장수 신아들 96
    백일기도, 파게 101
    수락 굿당의 인연 104

    2부 대물림 무당의 통곡
    신굿의 선택 112
    대물림 무당의 통곡, 기억에 남는다 115
    가슴 아픈 신굿, 가족의 통곡 120
    무당이 된 슬픈 삶 125
    아주 별난 꿈 129
    신이라면 이럴 수가 있을까 132
    우리 어머니 한 맺힌 사연 137
    가는 것도 인연 141
    우리 신딸 살려주세요 144
    아버지가 그리워 149
    무당 된 것도 업보인가요 153
    할머니의 동토경 159

    3부 바람처럼, 물처럼 흐르는 무당의 길
    암 판정과 신의 벌전 164
    무당의 춤은 결코 뮤지컬의 댄스가 아니다 169
    애동 제자의 길, 뚝대를 몰라 헤매다 174
    굿보다 치성이 좋아 180
    신을 받고 후회한다면 184
    버려둘 수 없는 도량, 내 마지막 사명 189
    바람처럼, 물처럼 흐르는 무당의 길 192
    죽음 끝에서 피어난 기적 196
    정월 초하루 축원문 202
    관우신당, 마지막 도전의 문을 열다 206
    학도암에서 인왕산까지,신에게 올린 하루 211
    신내림 앞에서 멈춘 눈물 216
    신령님, 왜 나를 홀로 두십니까 221
    무궁화 꽃이 피면, 출판 기념회 226

    4부 기적 같은 신딸의 목소리
    비와 눈물, 그리고 기도 234
    비 내리는 감포, 대왕암 앞에서 238
    돈의 유혹, 신의 길에서 찾은 깨달음 242
    기적 같은 신딸의 목소리 249
    갑상샘암 환자의 대수대명 굿 254
    외할머니의 진적맞이 258
    천마산 기도터 263
    가난을 극복하려고 268
    아련히 떠오르는 친할머니, 유명 여법사 272
    천마산 장군당에서 진적맞이 277
    신제자의 슬픔은 여기서부터였다 284
    천마산 장군굿당, 떠나보낸 신령님의 울림 289

    에필로그 299

    [본 문]

    나는 요양원을 운영하던 시절부터 늘 소파에서 잠을 자기 시작했다. 그때부터인지 한 번도 깊고 단단한 잠을 자본 적이 없었다. 습관처럼 전등은 꺼지지 않았고, 불빛이 방안을 희미하게 물들였다. 나는 늘 불을 켜둔 채로 하루하루를 버텼다. 빛은 잠을 방해했지만, 이상하게도 어둠은 더 두려웠다. 설친 잠에 길들어 아침이면 몸은 늘 무겁게 가라앉았고, 머리는 안개처럼 흐릿했다. 남들처럼 낮잠을 청하거나, 어디서든 다리 쭉 뻗고 누워 잠시라도 쉴 줄 아는 성격은 아니었다. 늘 긴장 속에 앉아 있어야만 마음이 놓였다.
    우리 사무실은 특히 더 시끄러웠다. 길가에 자리한 상가 2층 건물이라 창문 너머로 끊임없는 차 소리가 밀려들었다. 사람들의 발걸음, 차의 경적, 상점 문 여닫는 소리까지 온종일 이어졌다. 고요라는 단어는 그곳에서 사치였다. 게다가 요즘은 펜션 일이 몰려, 앉아 쉴 틈조차 없었다. 몸은 점점 지쳐가는데도 잠시 쉬어야겠다는 생각조차 사치처럼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약통을 들여다보니 혈압·당뇨약이 떨어진 지 벌써 닷새가 넘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제야 몸이 왜 이렇게 흔들리는지 알 수 있었다. 다리가 떨리고 식은땀이 뚝뚝 흘렀다. 손끝이 차갑게 굳어갔다. 병원에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계단을 내려서는데, 갑자기 다리가 꺾이듯 힘을 잃어버렸다. 나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신음을 흘렸다.
    그 순간 선생님에게서 메시지가 와 있었지만, 확인할 힘조차 없었다. 화면을 들여다보는 것조차 눈앞이 빙빙 돌았다. 할 수 없이 친구 양선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혈 압약 좀 가져다줘.” 그 한 마디가 간신히 흘러나왔다. 약을 먹고 나서야 조금 숨이 고르게 이어졌다. 급히 약국에 들러 우황청심환을 사서 마셨다. 달콤한 약 냄새가 목을 타고 내려가자 조금 안정을 되찾았다.
    이내 택시를 불러 아산내과로 향했다. 접수를 마치자 원장이 내 얼굴을 빤히 보며 물었다.
    “왜 이렇게 창백합니까? 금식이라도 했나요?”
    나는 힘겹게 대답했다.
    “어지러워서 밥을 먹지 못했습니다.”
    의사는 즉시 간호사를 불러 세웠다. 심전도, 피 검사, 가슴 X-ray까지 서둘러 진행했다. 그 순간부터 공포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내가 정말 쓰러지는 건 아닐까. 혹시라도 오늘이 마지막이 되는 건 아닐까.’ 갑작스러운 두려 움이 밀려들었고, 머릿속은 무언가 정리해야 할 것들로 복잡해졌다. 아직 정리하지 못한 원고, 정리되지 못한 마음들, 그리고 나를 기다리는 약속들….
    의사가 다시 들어와 말했다.
    “영양 상태가 매우 좋지 않습니다. 우선 수액부터 맞으셔야 합니다.”
    차갑게 스며드는 수액 줄을 팔에 꽂고 연거푸 주사를 맞았다. 피로에 전 몸이 조금씩 진정되었고, 흐릿하던 의식이 되살아났다. 그제야 나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 하루는 너무 길었다. 눈을 감았다 떴을 뿐인데, 하루가 마치 한 달처럼 무겁게 지나갔다.
    집으로 돌아와 다시 소파에 몸을 뉘었다. 그런데 밤은 더디게 흘렀다. 불빛이 꺼지지 않은 방 안에서 나는 천장을 바라보며 이 생각, 저 생각에 잠겼다. 비약적인 생각들이 꼬리를 물었다. 아주 오래된 기억부터 오늘의 현실까지 줄줄이 흘러나왔다. ‘내가 얼마나 가난했으면, 의사에게 영양실조라는 말을 듣게 되었을까.’ 그 말이 내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다.
    그 순간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차올랐다. 만약 가족이 내 곁에 있었다면, 마주 앉아 밥 한 끼라도 함께 나누었더라면, 밥이든 죽이든 함께 먹으며 가정다운 생활을 이어왔다면 오늘 같은 일은 없었을 것이다. 식탁에 둘러앉아 웃으며 나누는 따뜻한 말 한마디, 그것이 내겐 사치였고, 그래서 지금 나는 이렇게 텅 빈 속을 안고 병원에 누워 있었다.
    _본문 ‘신령님, 왜 나를 홀로 두십니까’ 중에서

    출판사 서평

    운명을 살아낸 한 인간의 기록, 고통 속에서 피어난 무속의 진실

    김희창의 에세이집 『무속인의 피』는 한 인간의 삶을 따라가면서 동시에 한국 무속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게 하는, 고통과 운명의 기록이자 영혼의 증언이다. 이 책은 단순히 무속인의 삶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한 개인이 태어나면서부터 짊어져야 했던 피의 운명, 그리고 그 운명을 거부할 수 없었던 시간들을 치열하게 통과해 온 과정을 담아낸다. 어린 시절부터 병고와 가난, 사회적 낙인 속에서 살아가야 했던 저자의 이야기는 독자로 하여금 인간 존재의 연약함과 동시에 그 속에 깃든 강인함을 함께 마주하게 한다.

    피로 이어진 운명, 거부할 수 없는 길

    저자의 삶은 시작부터 평범한 궤도 위에 놓여 있지 않았다. 태어나자마자 아버지를 잃고 외갓집에 맡겨진 삶, 그리고 무속인의 혈맥 속에서 자라난 환경은 이미 하나의 방향을 예고하고 있었다. 새벽마다 물을 떠 올리고, 신령에게 절을 올리며,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의식과 노동을 반복해야 했던 시간들은 단순한 성장 과정이 아니라 ‘운명을 준비하는 의식’과도 같았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끊임없이 질문한다. 왜 자신이어야 하는지, 왜 이 길을 걸어야 하는지. 그러나 그 질문은 끝내 답을 얻지 못한 채, 삶 자체로 이어진다.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의 기록이며, 동시에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무속, 신비가 아닌 인간의 고통을 품는 길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무속’을 낯선 신비의 영역이 아닌, 인간의 삶과 깊이 맞닿아 있는 현실로 끌어내린 데 있다. 굿과 점이라는 외형적 행위 너머에는, 누군가의 절망과 간절함, 그리고 살아내야 하는 이유가 담겨 있음을 저자는 자신의 체험을 통해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무속인의 삶은 결코 화려하거나 신비로운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낮은 자리에서 타인의 고통을 대신 짊어지는 고된 길이다. 신을 모신다는 것은 권능을 얻는 일이 아니라, 타인의 눈물을 받아내는 일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묵직하게 증언한다. 독자는 이 과정을 통해 무속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고, 동시에 인간이 서로의 고통을 어떻게 감당하며 살아가는지를 깊이 성찰하게 된다.

    상처와 낙인 속에서 피어난 한 인간의 서사

    『무속인의 피』는 한 인간의 성장 서사로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아버지의 부재, 어머니와의 이별, 외갓집에서의 소외, 그리고 ‘신들린 아이’라는 낙인 속에서 살아가야 했던 어린 시절은 그 자체로 하나의 비극이다. 동네 사람들의 손가락질과 조롱, 반복되는 병고와 가난은 저자를 끊임없이 무너뜨린다. 그러나 저자는 그 고통을 회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있는 그대로 견디며,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조금씩 깨닫는다. 이 과정은 독자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인간이 어떻게 상처 속에서 자신을 만들어 가는지를 보여주는 강렬한 서사로 다가온다.

    운명을 살아낸다는 것, 그리고 삶에 대한 깊은 성찰

    이 책은 결국 ‘운명을 받아들이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피할 수 없는 길 앞에서 저자는 수없이 흔들리고 무너진다. 그러나 끝내 그 길을 외면하지 않고, 자신의 삶으로 끌어안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무속이라는 특별한 삶을 다루고 있지만, 그 본질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 누구나 자신만의 짐을 지고 살아가며,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고통을 겪는다. 『무속인의 피』는 그러한 삶의 본질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며, 고통 속에서도 인간이 어떻게 의미를 찾아가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낯선 세계를 통해 오히려 가장 인간적인 진실에 다가가게 하는 작품이다. 무속이라는 소재를 넘어, 인간의 삶과 고통, 그리고 치유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질문은 독자의 삶으로 이어진다. 『무속인의 피』는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고, 그 속에서 작은 위로와 새로운 시선을 발견하게 하는 깊은 사유의 기록으로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 : 김희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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