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프롤로그
첫걸음. 나만의 게임, 로그인
스물다섯, 영주 터미널
“공무원 시험 준비하겠습니다”
잿빛 성의 조용한 반란
일 잘 알려주는 옆 부서 누님
‘정시 퇴근’이라는 금기어를 깨다
승진 게임, 로그 아웃
그럼에도, 나는 세상의 무질서에 맞서는 공무원이 된다
[투자 게임 공략집 1 : 기초 훈련]
둘째 걸음. 지방에서 삶의 밀도를 높이는 법
한 줄기 빛, 그녀
지방 플렉스가 터진다
바보야, 네 잘못이 아니야
아빠 육아의 힘
파라다이스 유치원
아빠의 주말은 더 바빠졌다
경제적 자유를 꿈꾸기 시작하다
[투자 게임 공략집 2 : 지피지기 백전불패]
셋째 걸음. ‘지방 진화’의 현장에서
다름을 두려워하지 않고
조조가 날 부르고 있어
펑요(朋友)
10년 후의 우리에게
80일간, 세계를 달리다
[투자 게임 공략집 3 : 게임의 원칙]
넷째 걸음. 도약! 나의 투자 게임 승전보
1억! 부를 향한 첫 번째 임계점
2억! 투자 시스템의 설계와 맷집의 완성
3억! 폭풍 속에서 증명한 시스템의 승리
4억! 복리의 궤도에 안착하다
5억! 경제적 자유에 발을 걸치다
6억!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전직
꿈을 인출하고, 성취를 설계하다
에필로그
[부록 : 특별 레슨]
[본 문]
지방 소멸의 위기 속에서 지방의 이점을 누리며 경제적으로 단단하게 자립하는 것. 그리고 나와 가족의 삶을 행복하게 가꾸고 그 이야기를 널리 알려, 이 지방이 여전히 살 만한, 아니 오히려 더 큰 기회가 숨 쉬는 땅임을 증명해 보이는 것. 저는 이것이야말로 지방 공무원이 수행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확실한 ‘적극 행정’이자 ‘애국’이라 믿습니다.
--- p.6
스물다섯의 어린 나에게, 세상에는 딱 하나의 정답만 존재하는 것 같았다.
‘좋은 대학 나와서, 대기업에 취직해, 서울에 사는 것!’
그게 성공이고, 그 외의 모든 삶은 실패라고 믿었다. 마치 인생이 ‘정답’이 정해진 오지선다 객관식 문제인 것처럼.
그래서 나는 그 정답을 향해 달렸다. 하지만 세상은 내게 정답지를 허락하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인생은 애초에 객관식이 아니라 주관식이었을지도 모른다.
--- p.19
오후 6시 정각. 내 업무는 마무리되었지만, 사무실은 여전히 낮처럼 분주했다. 상사가 퇴근하기 전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 혹은 부족한 급여를 시간 외 수당으로 보전하는 것은 당시 공직 사회의 묵묵한 생존 전략이었다. 그것은 누군가에겐 성실함의 증표였고, 누군가에겐 가장의 무게였다.
하지만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던 건 매월 초 행정 시스템에 공개되는 ‘전 직원 초과근무 시간 현황표’였다. 마치 성적표처럼 누가 40시간, 누가 50시간을 초과근무했는지 공개되었다. 누가 더 오래 사무실에 앉아 있었는지 경쟁시켜 순위를 매기고, 그걸 ‘성실함’의 척도로 삼는 행정 편의주의적 시스템. 어느 날, 머릿속에서 반골이 꿈틀거렸다.
--- p.35
승진 게임이 타인의 평가와 감정에 의존하는 ‘인문학’이라면, 나는 오직 숫자와 논리, 그리고 나의 판단만이 결과를 결정하는 ‘수학’의 세계로 가고 싶었다. 내가 선택한 게임은 ‘투자 게임’이었다.
각종 투자 서적을 탐독했다. 워런 버핏, 피터 린치, 벤저민 그레이엄과 같은 고전부터 최신 투자서까지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러다 자산 배분 투자에 눈을 떴다. 처음에는 용돈 수준의 적은 돈으로 시작했지만, 지식이 늘어남에 따라 규모도 커졌다. 실패도 많았으나 그 과정이 나를 더 나은 투자자로 성장시켰다.
--- p.44
‘ETF(Exchange Traded Fund), 상장지수펀드’란? 그 ‘리그 올스타팀(지수)’에 소속된 모든 선수(기업)를 조금씩 다 사서, 하나의 ‘선수단 패키지’로 만들어 놓은 상품이다. 우리가 몇만 원짜리 S&P 500 ETF 한 주를 사면 미국 최고 기업 500개의 주식을 전부 조금씩 사는 것과 똑같은 효과를 낸다. 당연히 주식 배당금도 받는다.(ETF에서는 이를 ‘분배금’이라고 부른다.) 운용 수수료도 아주 저렴하다. 마치 거대한 급식소에서 대량으로 조리해 단가를 낮추는 것과 같은 원리다.
--- p.59
어쩌면 이 모든 것은 텅 빈 공원과, 밤하늘의 은하수와, 감당할 수 있는 집값을 기꺼이 내어준 ‘지방’이라는 무대가 있었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만약 대도시에 있었다면 수많은 선택지와 자극 속에서 정작 중요한 것을 놓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는 달랐다. 선택지가 적었기에 오히려 정말 소중한 것에 집중할 수 있었다. 텅 비어 있었기에 서로의 온기를 온전히 채울 수 있었다. 누군가는 “심심해서 결혼했다”고 하면 비웃겠지만, 진심이다.
--- p.84
1년의 육아휴직이 끝날 무렵, 나는 중대한 고민에 빠졌다. 육아를 공부할수록 전문가들은 아이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인 ‘천 104일의 기적(생후 3년)’을 강조했다. 하지만 딸은 이제 겨우 19개월. 이대로 복직하기엔 너무 아쉬웠다. 이중언어 교육 측면에서도 세 돌을 채우면 제대로 하나의 언어를 선물해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공무원은 육아휴직이 자녀당 3년까지 가능하고 사용이 자유롭지만, 수당이 나오지 않는 기간까지 쓰는 경우는 드물다. 나는 아내와 상의 끝에 1년 6개월의 휴직 연장을 결심했다. 총 30개월. 남자가 30개월 육아휴직이라니, 내 인생 가장 거대한 반란의 시작이었다.
--- p.104
반면 지방은 다르다. 지방의 부동산은 구조적으로 급등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만큼 합리적인 가격이기 때문에 공무원 월급으로도 무리 없이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다음이다. 서울 사람들이 월급의 40%를 대출 이자로 토해내고 자산의 80% 이상을 부동산에 올인해 노후를 망치는 동안, 지방에서는 잉여 자금으로 금융 자산에 투자하며 진짜 경제적 자유를 준비할 수 있다.
--- p.121
감독의 한마디!
“투자는‘잃어도 되는돈’으로 하는 게 아니라, ‘견딜 수 있는 고통의크기’ 만큼 하는 것이다. 자산이 커질수록 고통의 크기도 커지니, 맷집을 키우든지 욕심을 줄이든지 둘 중 하나는 해야 한다.
--- p.143
80일간 11개국. 총 4,000만 원이라는 판돈을 걸고 벌인 이 장대한 프로젝트는 내 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기록이 되었다.
여정의 시작점인 아랍에미리트. 끝없는 사막 한복판에 세워진 두바이의 마천루들은 경이로움을 넘어 기괴할 정도로 비현실적이었다. 모래 위에 인간의 의지로 박아 넣은 그 거대한 유리와 철강의 숲을 보며, 나는 이곳이 현실인지 아니면 고도로 설계된 사이버펑크 게임의 서버 속인지 헷갈렸다. 인간의 탐욕이 자본과 기술을 만났을 때 어디까지 솟구칠 수 있는지, 두바이는 그 거대한 증거 그 자체였다.
--- p.172
지수 펀드의 창시자 존 보글은 말했다. “나는 시장의 타이밍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다. 그런 사람을 안다는 사람조차 만나본 적이 없다.” 시장의 단기적인 움직임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그들의 소음은 당신의 판단력을 흐리게 할 뿐이다. 귀를 막아라. 당신이 믿어야 할 것은 당신이 선택한 드림팀뿐이다.
--- p.198
자산 배분 투자는 구조적으로 우상향한다. 적립식 투자자에게 하락장은 공포의 시간이 아니라, 더 많은 지분을 싼값에 확보할 수 있는 신나는 쇼핑 시간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 모든 심리적 함정을 이겨내고 승리하기 위한 대원칙은 무엇일까?
제1원칙 : 당신의 팀을 믿고 투자하라.
제2원칙 : 제1원칙을 절대로 잊지 마라.
---p.202
세액공제라는 국가의 선물을 설명해 주고 장기 투자의 중요성을 역설해도, 많은 이가 그저 귓등으로만 흘려들었다. 연금저축과 IRP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전설급 방어구’를 눈앞에 두고도
“나중에 여유 생기면 하겠다”며 차일피일 미루는 동료들을 보며 깊은 답답함을 느꼈다.
“왜 저 좋은 혜택을 발로 차버릴까? 몰라서 못 하는 게 아니라, 알려줘도 안 하는구나.”
이때의 답답함과 안타까움은 내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 중 하나가 되었다.
---p.223
2025년 1월, 마침내 금융 자산 5억 원을 돌파했다. 숫자가 5억이라는 고지를 밟는 순간, 나는 엑셀 창을 끄고 잠시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주 차가운 계산기를 다시 두드려 보았다. 기대수익률을 적용해 보니, 이제 내 포트폴리오가 뱉어내는 자본 소득이 우리 가족의 ‘연간 최소 생활비’를 넘어선 상태였다. 드디어 ‘경제적 자유’가 내 삶에서 수학적으로 증명된 것이다.
물론 5억 원이 재벌급 부자를 뜻하는 숫자는 아니다. 하지만 이 숫자가 내게 주는 감각은 묘했다. 세상이 아무리 나를 손가락질하고, 조직이 나를 부품 취급하며 흔들어도, 내 요새 안에서는 그 누구도 우리 가족의 평화로운 저녁 식탁을 위협할 수 없다는 확신.
---p.231
여섯 번째 1억에 도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7개월이었다. 600원 때문에 30분간 고개를
숙여야 했던 그날의 설움은, 어느새 100만 배가 불어난 6억 원이라는 자산이 되어 나에게
가장 완벽한 자유를 선물했다. 복리의 엔진은 이제 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부드럽고 강력하게 돌아가고 있다. 6억이라는 숫자는 이제 나에게 단순한 ‘돈’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세상에 던질 메시지의 ‘무게’가 되었다.
---p.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