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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만의 방(모노 에디션)

    • 버지니아 울프 저
    • 공경희 역
    • 열린책들
    • 2026년 03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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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32925646
    쪽수208쪽
    크기B6(127mm X 188mm, 사륙판)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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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선정
    정수만을 담아 간결하고 간편하게
    열린책들 세계문학 모노 에디션 시즌 4
    열린책들 세계문학에서 꾸준히 사랑받아 온 작품들을 엄선해 선보인 모노 에디션이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세계문학 전집의 정수만을 담아 한층 간결하고 간편한 형태로 펴낸 모노 에디션은 작품 선정에서 책의 장정까지, 덜어 내고 또 덜어 내 고갱이만을 담았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이 풍성한 목록과 견고한 하드커버 장정으로 독자들과 만나 왔다면 모노 에디션은 엄선한 목록과 가벼운 장정, 8,8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좀 더 친숙하고 쉽게 고전들을 만나는 기회를 열어 준다. 최대한 덜어내되 디자인과 품질에 대한 고민은 깊게 녹여 내 최소한으로도 모자람이 없는 완결성을 추구했다. 현대 단편 문학의 초석을 놓은 체호프의 걸작부터 생의 마지막 불꽃을 그린 다자이 오사무 선집, 선구적인 페미니즘 고전을 쓴 버지니아 울프의 대표 에세이까지, 우리가 사랑하는 세계 문학으로 향하는 가벼운 발걸음, 모노 에디션을 더욱 풍성해진 목록으로 다시 만나자.

    목차

    자기만의 방

    작품 해설: 〈앎〉에 대한 고전들의 고전 (정희진)
    역자 후기: 울프가 이끄는 풍경
    버지니아 울프 연보

    [본 문]

    여성들은 수백 년간 남성을 실물의 두 배 크기로 비춰 주는 기분 좋은 마력을 가진 거울 역할을 해왔습니다. (……) 문명사회에서 어떻게 쓰이든 거울은 모든 폭력적이고 영웅적인 행위에 필수품입니다. 그게 나폴레옹과 무솔리니가 공히 여성의 열등성을 힘주어 주장하는 이유지요. 여성이 열등하지 않다면 남성을 확대해 주지 않을 테니까. 여기서 여성이 빈번하게 남성에게 필요한 이유의 일부가 설명됩니다. 남성들이 여성의 비평에 얼마나 안절부절못하는지도 설명되지요. 여성이 이 책이 나쁘다, 이 그림이 시시하다는 식으로 의견을 밝히면, 다른 남성이 똑같이 비평했을 때보다 훨씬 큰 고통을 주고 훨씬 큰 분노를 일으키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여자가 진실을 말하기 시작하면, 그 남자의 거울에 비친 형상은 작아지고 삶에 대한 적응력 또한 줄어듭니다. 그가 조식과 석식 때 실제보다 최소 두 배는 큰 자신을 볼 수 없다면, 어떻게 계속 판결하고, 원주민들을 개화시키고, 법을 제정하고, 책을 저술하고, 연회에 차려입고 가서 발언을 하겠습니까?
    - 본문 54~55쪽

    따돌림당한 마녀, 귀신 들린 여자, 약초를 파는 여성 현자에 대한 글을 읽을 때, 혹은 대단히 뛰어난 남성의 어머니에 대한 글을 읽을 때면, 어느 자취 없는 소설가나 억압받은 시인의 흔적과 만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말 없는 무명의 제인 오스틴을. 재능이 안겨 준 괴로움에 미쳐서 머리를 싸안고 황무지를 헤매거나 큰 도로 주변에서 찡그리는 에밀리 브론테를.
    - 본문 76쪽

    철저한 가부장제 사회 속에서 주눅 들지 않고 사물을 보이는 그대로 바라보는 시각을 견지하려면 얼마나 많은 천재성이, 진실성이 요구되었을까요. 오직 제인 오스틴과 에밀리 브론테만 그 일을 해냈습니다. 이것은 그들의 또 다른, 어쩌면 가장 멋진 자랑거리입니다. 그들은 남성들이 아니라 여성들이 쓰는 방식으로 썼습니다. 당시 소설을 쓴 1천 명의 여성 중에 그들만이 이걸 써라, 저걸 생각해라, 하고 끝없이 조언하는 선생질을 완전히 무시했습니다. 그들은 계속되는 잔소리에 귀를 닫았습니다. 투덜대는가 하면 선심 쓰는 체하고, 오만하게 굴다가 상심하고, 충격받았다가 화내다가 자애롭게 구는 그 잔소리는 여성들을 가만두지 못했습니다.
    - 본문 116쪽

    1828년에 여성이 그런 호통과 꾸짖음과 상에 대한 약속을 모른 척하려면 퍽 야무진 젊은 여성이어야 했을 겁니다. 자신에게 이렇게 말할 정도로 선동가 기질을 지닌 여성이어야 했을 겁니다. 그렇지만 저들이 문학을 다 사들일 수 있는 건 아니잖아. 문학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 난 당신이 교구 직원이더라도 날 잔디밭에서 내쫓도록 놔두지 않을 거야. 원한다면 도서관 문을 걸어 잠그라고. 하지만 당신은 내 자유로운 마음에 문이나 자물쇠나 빗장 같은 걸 달 수는 없어.
    - 본문 117쪽

    〈리얼리티〉란 무슨 뜻일까요? 무척 변덕스럽고 아주 믿음직스럽지 않은 것으로 보일 겁니다. 먼지 자욱한 도로에 있는가 하면, 길바닥의 신문 쪼가리에도 있고, 햇빛 속에 서 있는 수선화에도 있습니다. 그것은 방 안에서 사람들의 무리를 비추고 평이한 말을 새깁니다. 별빛 아래서 집으로 걸어가는 사람을 벅차게 하고, 고요한 세상을 연설이 판치는 세상보다 더 리얼하게 만듭니다. 그러다가 소란한 피커딜리를 달리는 승합차 위에 있기도 합니다. 때로 너무 먼 형태들 속에 머물러 있어서 우리가 그것의 특징을 분별할 수 없을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리얼리티는 무엇을 건드리든 그것을 고착시키고 영원하게 만듭니다. 하루의 껍데기가 울타리 너머로 던져져도 남아 있는 것이 그것입니다. 과거가 남긴 것, 우리의 사랑과 증오가 남긴 것이 그것입니다. 이제 작가는 다른 이들보다 더 리얼리티에 직면해서 살 기회가 많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리얼리티를 찾고, 모으고, 나머지 우리와 소통하는 것이 작가의 일입니다. (……) 그래서 내가 여러분에게 돈을 벌고 자기만의 방을 가지라고 권하는 것은, 리얼리티와 직면해서 살라는 뜻입니다. 여러분이 그것을 전할 수 있든 없든, 활기찬 삶이 나타날 겁니다.
    - 본문 170~172쪽

    그저 간단하고 평범하게 말하게 될 뿐입니다. 무엇보다 자기다워지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말이지요. 내가 고귀하게 들리도록 말할 줄 안다면, 타인에게 영향을 미칠 꿈 같은 건 꾸지 말라고 말하겠습니다. 사물을 그 자체로서 생각하십시오.
    - 본문 172쪽

    이 원고에서 셰익스피어에게 누이가 있었다고 말했지만, 시드니 리 경의 시인 일대기에서 찾아보지는 마십시오. 그 누이는 젊어서 죽었습니다. 안타깝게도 한 줄도 쓰지 못했지요. 그녀는 〈엘리펀트 앤드 캐슬〉 맞은편의 승합차 정류장이 있는 곳에 묻혀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한 줄도 못 쓰고 교차로에 묻힌 이 시인이 아직 살아 있다고 믿습니다. 그녀는 여러분 안에, 내 안에, 설거지하고 아이들을 재우느라 오늘 밤 여기 오지 못한 많은 여성들 안에 있습니다. 그녀는 살아 있습니다. 위대한 시인은 죽지 않으니까요. 그들은 계속 존재합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 가운데서 육체를 입고 거닐 기회뿐입니다.
    - 본문 176쪽

    내게 이 책은 또한 권력과 지식에 관한 텍스트이다. 남성 문화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여성이 언어를 갖는 것이다. 여성 집단에게는 전통적인 자원인 돈이나 칼이 없다. 그러나 새로운 언어, 기존의 역사를 상대화시킬 수 있는 언어는 추구할 수 있고 구사할 수 있다. (……) 새로운 언어는 자신의 억압적 포지션을 인식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조건이다. 우리는 이를 자원과 특권으로 만들어야 한다. 백인 중산층 남성(이성애자, 비장애인)의 일상과 언어는 일치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의 삶과 언어는 불일치한다. 주지하다시피, 공부는 질문하는 방식을 배우는 것이다. 지적 호기심, 질문, 문제 제기, 도전은 후자에게서 일어날 수밖에 없다.
    - 「작품 해설」, 본문 185쪽

    〈여성〉의 인생은 여성주의를 만났다고 해서, 해방되지도 명확히 정리되지도 않는다. 더 복잡해질 뿐이다. 우리는 사회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종속된 주체로서 〈그녀와 그녀 자신 사이에 끼어든 모든 가부장제〉 사이에서 괴로워한다. 우리는 그 괴로움에 대해 쓰는 것이다.
    『자기만의 방』은 타자the others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시원(始原)적 사유를, 또한 인간은 누구나 타자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인류의 보편적 상황을 일깨운다. 『자기만의 방』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인간이 자연과 신(神)의 지배에서 벗어나 지구의 주인이 된 근대에 대한, 여성의 기대와 실망을 직면하는 텍스트다.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근대적 규범, 인권 사상에도 불구하고 왜 울프의 일상은 달라지지 않았는가.
    - 「작품 해설」, 본문 189쪽


    출판사 서평




    독보적 작가이자 선구적 페미니스트
    버지니아 울프가 세상에 내놓은 강력한 목소리
    여성학자 정희진 해설 수록

    우리는 『자기만의 방』을 여러 번, 더 깊게, 더 맥락적으로 읽어야 한다. 이 작품을 서구의 여성주의 고전으로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여기의 우리 자신을 위해서. - 정희진(「작품 해설」 중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에세이 『자기만의 방』이 공경희 역자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283번째 책이다.
    『자기만의 방』은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을 이끈 독보적 작가이자 선구적 페미니스트인 버지니아 울프가 여성과 문학의 문제를 논한 대표 에세이다. 한 사람의 여성이자 작가로서,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억압당해 온 여성들의 현실, 여성 문학의 가능성을 고민한 울프의 치열한 사유가 담겨 있다. 울프는 1928년 10월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두 여성 칼리지인 뉴넘 칼리지와 거턴 칼리지에서 〈여성과 소설〉이라는 주제로 한 강연을 바탕으로 이 에세이를 집필했다. 그리고 1929년 9월 울프 부부가 경영한 호가스 출판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이후 이 작품은 페미니즘 비평과 젠더 이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으며, 오늘날 페미니즘의 가장 유명한 고전이자 강렬한 상징이 되었다.
    세상의 다른 영역들과 마찬가지로, 〈문학〉 역시 오랫동안 남성들의 전유물로 존재해 왔다. 이 책에서 울프는 여성이 자신의 사유를 표현하는 기본 수단인 〈글〉이라는 영역에서 왜 늘 주변화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만큼 이 세계가 얼마나 남성 중심적인 시각과 언어로 규정되어 온 것인지를 예리한 통찰력으로 분석해 낸다. 그리고 여성이 글을 쓰기 위해, 글로 세상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필요한 기본 조건을 명확하게 언급한다. 〈여성이 소설을 쓰려면 반드시 돈과 자기만의 방을 가져야 한다.〉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의 의지대로 삶을 선택하며 살아갈 수 있는 경제력, 그리고 문을 잠그고 마음껏 자신의 사유 속으로 빠져들 수 있는 한 칸의 자유. 수많은 남성 작가들에겐 당연하게 허락되었던 것이 여성들에겐 허락되지 않았다. 울프는 여성들에게 이제 마땅히 〈돈과 자기만의 방〉을 가지라고, 〈사물을 그 자체로서 생각〉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라고, 〈리얼리티와 직면해서 살〉라고 당부한다. 이를 통해 그동안 억눌려 왔던 여성들의 언어와 목소리를 되살려 낼 길, 여성 문학의 가능성과 비전을 모색한다.
    이 책에는 20세기 초 영국의 저작인 『자기만의 방』을 지금-여기의 시선으로 읽어 내는 길잡이가 되어 줄 여성학자 정희진의 해설을 수록했다. 예리한 통찰이 담긴 글쓰기로 남성 중심적인 통념이 지배하는 우리 사회에 끊임없는 문제 제기를 해온 필자 정희진은 『자기만의 방』을 〈앎〉과 〈글쓰기〉, 〈권력과 지식〉에 대한 텍스트로 읽어 낸다. 〈인간에게 언어란 무엇인가. 여성에게 언어란 무엇인가. 나는 『자기만의 방』이 언어와 쓰기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 글쓰기 책이라고 생각한다.〉 글은, 언어는, 지식은 세계를 정의하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이며 권력 행위다. 수천 년 동안 여성은 쓰는 주체가 아니라 대상에 불과했기에, 세계는 여성의 시각으로 구성될 수 없었다. 하지만 정희진은 그것이 오히려 여성의 자원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남성 문화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여성이 언어를 갖는 것이다. 여성 집단에게는 전통적인 자원인 돈이나 칼이 없다. 그러나 새로운 언어, 기존의 역사를 상대화시킬 수 있는 언어는 추구할 수 있고 구사할 수 있다. (……) 새로운 언어는 자신의 억압적 포지션을 인식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조건이다. 우리는 이를 자원과 특권으로 만들어야 한다.〉 여성의 언어로, 변방에서 소외되어 온 이들의 언어로 세계를 새롭게 사유하고 구성해 내는 것. 이것은 1920년대 영국에서 『자기만의 방』을 썼던 울프의 고민일 뿐 아니라, 오늘날의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과제일 것이다. 그렇기에 독자들에게 이 작품을 〈여러 번, 더 깊게, 더 맥락적으로〉 더욱 치열하게 읽기를 권하는 것이다.
    이 책을 옮긴 공경희 번역가는 울프의 예리한 사유를 보여 주는 이 작품의 문장들을 능숙한 우리말로 세심하게 옮겼다. 번역 저본으로는 Virginia Woolf, A Room of One’s Own(London: Penguin Classics, 2000)을 사용했다.


    저자 소개
    저자 : 버지니아 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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