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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살아도 서로 다른 세계를 산다면 - 마흔에 자폐를 알게 된 남편을 통해 보는 신경다양성의 세계
- 지은정 저
- 새로온봄
- 2026년 03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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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98741370 |
|---|---|
| 쪽수 | 304쪽 |
| 크기 | A5(148mm X 210mm, 국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인문/역사 > 심리학
‘왜 우리는 같은 일도 전혀 다르게 반응할까?
왜 내 (아내/남편)은 저렇게 반응하고, 생각하고, 살까?’
《같이 살아도 서로 다른 세계를 산다면》
마흔에 자폐를 알게 된 남편을 통해 보는 신경다양성의 세계
“이상한 게 아니라, 세상을 읽는 방식이 다를 뿐입니다”
능력이나 지능은 대단히 출중한데, 어떤 부분은 사회생활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상과 (가족을 포함한) 사회적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럼에도,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 책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스누피’도 그렇습니다.
저자가 아내로 같이 살며 겪은 남편 스누피는, 저자의 세계와 많이 달랐습니다. (청각, 후각, 시지각, 촉각, 압박감 등) 감각의 세계, (오른쪽 왼쪽, 보는 것과 순서 등) 인식의 세계, (루틴, 패턴, 정리, 시간표 등) 질서의 세계, (대화, 약속, 생활상의) 관계의 세계, (가족 안의) 사랑과 일상의 세계 등 다양한 면에서 달랐습니다. 서로의 세계가 다른 탓에 오해와 갈등이 관계의 기반에 깔렸습니다.
‘스누피’는 마흔이 넘어서야 자신의 세계와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 안의 특성(자폐 스펙트럼, ADHD)을 알게 되면서, 자신만의 ‘감각, 인식, 질서, 관계, 일상’의 세계를 만든 차이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 차이는 우리 곁에 분명 존재하지만 이름 붙여지지 않았던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입니다.
이 책은 아내의 시선으로 스누피를 통해 신경다양성 세계를 따뜻하고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살펴봅니다. ‘왜 우리는 같은 일도 전혀 다르게 반응할까? 왜 내 (아내/남편)은 저렇게 반응하고 생각하고, 살까?’ 이런 의문에 상대의 성격적 결함이 아니라 ‘인지 방식의 차이’로 설명합니다. 뇌가 세상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차이’ 즉, 뇌다양성으로 이해하도록 합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세상을 읽고 생각하는 방식부터’ 다르다는 것을 알면 흥미롭습니다. 누군가는 이미지로, 패턴으로, 글로 세상을 해석합니다.
세상 사람들 저마다 뇌에 (신경학적) 차이가 있다는 이해는, 우리를 (당장 배우자, 가족에서부터) 그 감정과 행동의 이유를 깊이 헤아리는 ‘의식적 공감((Empathy)’으로 이끕니다. 이렇게 신경다양성(자폐 스펙트럼, ADHD 등)이라는 관점을 통해 사람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같이 살아도 서로 다른 세계’를 공존하도록, 함께 살아가도록 이끕니다. 이 책이 나온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세계를 살지만, 서로 어울려 살아갑니다. 모든 사람이 하나의 기준에 맞춘 ‘반듯한 모양’일 필요는 없습니다. 이 책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지만, 참고 사는 관계’를 ‘어렵지만, 이해할 수 있는 관계’로 바꾸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생각의 경계’를 허물도록 하는 한 부부의 따뜻한 삶의 이야기입니다.
[목 차]
추천의 글
작가의 말
들어가며: 떨어진 두 개의 조각
1부. 그의 세계
1. 감각의 세계
예민한 청각 | 노이즈 캔슬링 | 예상치 못한 소리의 습격 | 쇼핑도 연습 이 필요해 | 약 하나 넣는 데도 준비가 필요해 | 예민한 후각 | 천둥번개 에 매료 | 내 몸을 건드리지 마 | 입안에 감기는 단어나 문장 | 기분 좋은 압박 | 피가 나도록 다리 긁기 | 밀집된 공간의 불편함
2. 인식의 세계
오른쪽 왼쪽이 헷갈려 | 보이는 것과 보는 것 | 순서대로만 하면 되는데 | 말로 표현이 어려워 | 이미지 세상
3. 질서의 세계
원래 하던 대로만 | 콜라, 커피 중독 | 알코올 중독 | 어떤 음식에 꽂히 면 | 고구마 껍질 | 새로운 건 싫어 | 패턴 패턴 패턴 | 강박 | 몸에 걸칠 수 있는 것 | 불편은 감수하는 것 | 지그재그로 일 마무리 | 어떻게 이걸 버려 | 컴퓨터 파일, 이메일 정리 | 매일 같은 것만 먹기 | 5시는 저녁 시 간 | 여행 갈 땐 베개 | 그를 움직이는 힘 | 스누피의 시간표
4. 관계의 세계
스몰토크 | 자폐를 이해하는 사람과 스몰토크 | 말을 글자 그대로 | 왜 날 항상 공격해 | 약속은 했지만 만나고 싶지는 않아 | 되돌아오는 목소 리 | 식당 자리 | 반찬 먹어보기 | 나눠 먹는 법 | 눈을 보지 마 | 임박한 마일리지 사용하기 | 혼자 앞서 걷기 | 너무 빠른 예측반응
5. 사랑과 일상의 세계
그가 머무는 장면들 | 잠들기 레이스 | 지하철 화장실 | 아빠 화났어 요? | 신경 안 써 | 숲속의 집, 기차 세트 | 죽음 앞에서 | 말이 아닌 언어 | 스누피의 도시락 | 귀여운 유치함 | 인터넷 선무당 | 알게 되면, 그다음 은? | 고목 나무와 개미
2부. 그와 닿아있는 세계
1. 어린 시절
말하지 못했다 |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해? | 숫자엔 약한 레고 천재
2. 그의 가족
허허허 시아버지 | 거기 날씨는 어때? | 이사, 그리고 술 | 악수로 인사 | 그들이 피한 세계
3. 나와 우리 가족
엄마 저 ADHD 확실해요 | 지금 제가 자폐라는 거예요?! | 내 아버지와 나
3부. 변화의 세계
1. 검사에 들어가며
커피와 도파민의 일상
2. 검사 중
정신과 상담실에서 | 설문지와 뇌 검사
3. 검사 후
갈색 무지 봉지 | 피리 부는 아저씨 | 초록 알약
4. 흔들렸기에 알게 된 것들
스누피의 정체성 | 도움과 의존의 경계 - 그는 자폐인가?
4부. 스펙트럼의 세계
1. 선 위의 점이 아니다
2. 내 안의 스누피
3. 물결에 파동을
나오며: 맞닿은 두 개의 조각
감사의 글
참고 문헌
[본 문]
남편은 영재학교를 졸업한 수재였지만, 대화는 전혀 통하지 않는 것 같았다. 결혼 전에는 ‘유일하게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결혼 후에는 벽과 이야기하는 기분이었다. 왜 모든 걸 일일이 논리로 설명해야 하는지, 왜 내 감정이 비합리적이라는 이유로 무시되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14p
나에게는 너무 당연한 것을 남편은 알지 못했고, 내가 아무리 화가 나서 길길이 날뛰어도 그런 나를 이해하지도, 같이 화를 내지도 않았다. 14p
‘그렇다면 이 사람은 자폐일까?’ 그 질문이 내 신경다양성 공부의 시작이었다. 나는 근본적으로 다른 우리의 방식과 서로의 차이를 그가 상처받지 않고 수용할 수 있게 알려주고 싶었다. 16p
나는 신경다양성 공부를 거듭하며 알게 되었다. 남편의 불안, 강박, 감정 통제의 어려움, 그 모든 것이 ‘성격’이 아니라 ‘특징’이었다는 걸. 그는 자신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해 왔고, 다른 그 누구도 그를 이해해주지 못했다. 평생 자신을 그저 감추고, 회피하고, 부인하며 살아온 것이었다. 17p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인식한다. 그것은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작동 방식의 차이다. 이 차이를 ‘신경다양성’, 또는 조금 더 직관적으로는 ‘뇌다양성’이라 부를 수 있다. 각자의 뇌가 세상을 다르게 해석하는 건 ‘이상함’이 아니라 ‘인간 다양성의 한 형태’다. 19p
우리의 세계는 너무 달랐고, 그 차이를 모른 채 서로를 힘들게 했다. 우리는 흔히 자신의 감각이 보편적이라 여기며 자신이 경험하는 세계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타인을 이해하는 출발점은 감각의 기준부터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데서 시작된다. 38p
자폐스펙트럼이 있는 사람에게 루틴과 순서, 그리고 어떤 일에서든 ‘예측 가능성’은 그가 숨 쉬는 공기와 같다. 그것이 그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그를 반쯤은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82p
ADHD와 절제력의 부족은 밀접하게 연관이 있다고 했다. 어떤 일에 몰입하면 끝을 보려는 성향 때문인지 절제가 어렵다고들 했다. 87p
실제로 많은 신경다양인들은 자폐, ADHD, 강박, 난독증, 운동협응의 어려움 등을 두 가지 이상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87p
자폐 성향이 짙은 사람에게 말은 종종 맥락이나 뉘앙스를 동반하지 않는다. 말은 말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그 결과는 때로는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쓸데없는 고집이거나 의도적인 반항은 아니다. 그저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137p
많은 신경다양인의 자전적 에세이는 있지만, 그들을 곁에서 바라본 사람의 기록은 그리 많지 않다. 그만큼 그들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이해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198p
나는 성인이 꼭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중요한 건, 자신에 대해 스스로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믿는다. 223p
그런데도 나는 스누피를 이해하려 할 때마다 ‘이건 자폐 때문이구나’ ‘이건 ADHD 때문이구나’ 하며 끊임없이 ‘단정’지었다. 그와 나를 구분하고, 이해를 가장한 ‘선 긋기’를 하고 있었다. 228p
아버지의 ‘경직된 사고’ 뒤에는 그의 불안이 짙게 깔려 있었을 것이다. 232p
그의 뇌와 신경물질이 작동하는 방식이 생각보다 훨씬 깊이 그의 삶에 관여하고 있었다. 소량의 약 한 알이 불러온 변화는 그간의 나와 그의 일상과 감정, 태도까지 크게 흔들었다. 250p
초록 알약을 먹기 시작한 이후, 스누피와 나는 정체성에 대해 몇 번 얘기한 적이 있다. 무엇이 ‘진정한 나’인가에 대해. 하지만 그건 존재에 관한 쉽지 않은 물음이었다. 세상을 보고 느끼는 방식, 삶을 대하는 방식, 사람에 대한 반응이 달라졌다면 같은 사람일까, 아니면 다른 사람일까? 259p
사회생활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는 성인이 자폐 진단을 받는 일이 반드시 큰 의미를 갖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신에게 어느 정도의 자폐 성향이 있는지를 아는 것은 오히려 자기인식을 높이는 데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265p
한 사람의 성격과 신념은 교육, 환경, 관계 속에서 형성되지만, 그 바탕에는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뇌의 고유한 리듬이 깔려 있다. 279p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른 ‘밀도’를 가진 존재들이다. 생각의 밀도, 감각의 밀도, 감정의 밀도, 이 밀도들의 조합은 사람마다 다 다르고, 그 차이가 곧 인간 스펙트럼을 만든다. 인간의 감각, 인지, 정서, 사고는 단일할 축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 여러 방향의 결이 겹겹이 포개져 만들어내는 다차원적인 구조다. 283p
겉으로는 비슷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을지라도, 그 안을 구성하는 수많은 빛의 조합은 각자 완전히 다르다. 한 사람을 그 어느 한 면만으로 평가하거나 이해해서는 결코 안 되는 이유다. 283p
이재원 (현 서울이음정신건강의학과 대표원장, 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교수)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작가의 삶 한가운데를 함께 지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 사람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정신과 의사로서의 내가 그 여정의 한 장면, 하나의 페이지가 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낯설면서도 설렘으로 다가온다.정신과 의사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DSM은 본래 정신과적인 질환에 대해 통계적 합의와 공통 언어를 위해 만들어진 진단 편람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점점 단단한 틀이 되었고, 그 진단적 틀에 잘 들어맞지 않는 많은 경험을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바꾸어버렸다. 실제로 나는 오래된 정신병리 교과서 속에 있는, ‘분명 존재하지만 이제는 그 이름을 잃어버린’ 경험들을 대할 때마다, 이 경험이 무엇인지 몰라 고민하고 있을 그 누군가에 대해 연민하곤 했다.
이 책은 바로 그 이름 없는 경험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진단명으로는 다 담기지 않는 삶의 결, 관계 속에서 생겨난 오해와 피로, 그리고 ‘이상하다’라는 말로 정리되어 온 감각들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을 건다. 신경다양성이라는 접근이 모든 답을 주지는 않지만, 적어도 자신의 어려움을 혼자만의 문제로 짊어지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숨 고를 틈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진단을 대체하지 않으면서도, 진단 바깥에 남아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놓치지 않으려는 이 책의 태도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이 독자 각자가 자신의 방식으로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게 하는, 조용한 동반자가 되기를 바란다.
최정아 (좋은나무 두뇌과학 심리연구소 대표 임상심리사, 뇌과학 기반 아동·청소년 심리전문가)
《같이 살아도 서로 다른 세계를 산다면》은 자폐, ADHD, 난독증이라는 진단명 이면에 존재하는 우리 모두가 지니고 있는 다양성, 세계를 받아들이는 느낌과 인식, 그리고 반응의 차이를 신경다양성이라는 언어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은 특정한 진단을 설명하거나 규정하기보다, 각자가 느끼는 불편함과 긴장이 삶 안에서 어떻게 조율되어 가는지를 보여준다.
진단에 따른 약물치료조차 ‘고쳐진다’를 강조하기에 앞서, 삶이 조금 더 편안해지고 일상이 감당 가능한 범위로 돌아오는 과정으로 섬세하게 그려낸 점이 인상 깊다. 이는 치료의 목적이 정상화가 아니라, 살아갈 수 있음에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나에게도, 우리에게도 저런 순간이 있다”는 느낌이 매번 먼저 찾아온다.
그 공감의 순간들이 쌓이며,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서로 닮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그 닮음 위에서, 다름을 이해하는 가장 정직한 방식으로 독자를 이끈다.
고윤주 (루돌프어린이사회성발달연구소 소장, 《루돌프 코는 정말 놀라운 코》 저자)
저자 지은정의 책을 읽는 동안 신기하게도 읽고 있는 게 아니라 듣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의 다른 책 《난독증을 읽다》에서도 그랬듯 술술 읽히는 정도를 넘어서서 마치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느낌이다. 귀 기울여 듣고 있노라면 절묘한 표현력으로 공감의 미소를 짓게 만든다. 그렇다고 그 이야기가 결코 가볍지 않다. 자폐적인 남편 스누피와 살아가며 터득한 지혜와 심지어 전문 지식까지 겸비하게 된 그녀의 이야기는 객관적 관찰자인 자폐 전문가의 이야기와는 또 다르게 인생의 동반자 시점으로 본 내밀한 이야기를 경험하게 만든다. 탁월한 이야기꾼의 책이다.
사람을 이해하는 새로운 발견!
우리 옆에 있는 신경다양성에 대해 말하다.
부부로 함께 일상을 살면서도, 마치 서로 다른 세계를 사는 것처럼 거리와 차이가 느껴진다면, 이 책 《같이 살아도 서로 다른 세계를 산다면》을 읽어야 한다.
이 책은 마흔이 되어서야 자신의 자폐스펙트럼 성향을 알게 된 남편(별칭 ‘스누피’)과 그 곁을 함께한 저자의 경험과 사색, 깨달음을 담은 기록이다. 가장 잘 통하고 사랑해서 결혼한 남편이 같이 살아가면서 어느 순간 ‘이기적이고 배려 없는 사람’으로 평가가 바뀌고, 일상생활과 관계에서 오해와 갈등이 점점 쌓여간다. 저자가 남편에 관해 느낀 ‘이기적’ ‘무심해’ ‘대화가 통하지 않아’ ‘모든 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공감이 부족해 서운한’ ‘고집스럽고’ ‘융통성 없는’ ‘자기중심적인’ 같은 여러 감정은 자칫 관계를 위협한다. 여러 감정들은 시간이 지나면 결국 그저 홀로 참아야 하는 고통스러운 관계가 되거나, 서로 미워하다 관계가 파탄 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배우자의 모습을 성격의 문제가 아닌, ‘신경학적 특징(신경다양성)’에서 비롯한 특성이라고 이해하게 되면서, 두 사람의 서로 다른 세계는 다시 연결된다. 이 과정은 우리의 다양한 관계의 문제를 해석하는 또 다른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신경다양성 관점이 필요한 이유다. 신경다양성은 흔하나, 우리는 그것을 신경다양성 관점에서 보지 않는다. 이 책은 가족, 배우자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자신을 신경다양성 관점과 특징들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해외에는 신경다양성을 다룬 대중서가 많지만, 국내에는 흔하지 않다. 우리 사회는 신경다양성에 관한 이해가 부족하지만, 성인 ADHD에 관한 책들이 많이 나오면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많은 ADHD 성인이 자신의 특성을 ADHD에 기인한 것으로 이해하게 되면서, 자신에 관한 수용성도 높아지고, 가족과 사회적 관계에서도 이해와 지지를 받게 되었다고 한다. 자폐스펙트럼, 아스퍼거 등에 관해서는 이러한 이해와 이야기가 더 많아져야 한다. 이 책은 반려자의 시선으로 남편이 가진 감각의 예민함, 이미지 중심의 사고, 규칙에 대한 집착 등을 단순한 결함이 아닌 ‘신경학적 특징’으로 재정의해 이야기한다. 이 이야기들은 자폐 또는 ADHD 성향이 있는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 감각의 예민함, 이미지적 인식과 사고로 예측 가능성과 논리적 접근의 이유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함께 사는 가족(특히 배우자)이라면, 특히 불안, 강박, 감정 통제의 어려움, 무심해 보이는 태도 등이 갈등을 촉발한다. 그 원인과 밑바탕을 이해하지 못해 쉽게 상대를 비난하게 되거나, 부부 싸움을 넘어 관계의 파탄으로 향하기도 한다. 이 책은 상대의 그런 모습이 성격이 아니라, 신경학적 특징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함께 고민해보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에서 ‘어렵지만 이해할 수 있는’ 관계로 생각의 방향을 전환시킨다. 특히, 자폐, ADHD 등의 성향이 있는 신경다양성 배우자와는 어떻게 소통하는 것이 필요한지 저자의 구체적인 사례와 경험을 통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한 사람의 성격과 신념은 교육, 환경, 관계 속에서도 형성되지만, 그 바탕에는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뇌의 고유한 리듬이 깔려 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른 ‘밀도’를 가진 존재가 된다. 우리가 서로 다른 이유를 이해할 때, 우리는 함께 살 수 있게 된다. 같이 살아도 서로 다른 세계를 이해하고 수용하게 된다.
마흔에 알게 된 남편의 자폐 스펙트럼, ‘성격 차이’가 아니라 ‘뇌의 차이’였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배우자를 보며 “도대체 왜 저럴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그 답이 ‘성격’이 아닌 ‘뇌의 작동 방식’에 있다면 어떨까? 40대에 이르러서야 자신이 자폐 스펙트럼과 ADHD 성향을 가졌음을 알게 된 남편과, 그 곁에서 10년 동안 ‘이해의 언어’를 구축해 온 아내의 기록, 《같이 살아도 서로 다른 세계를 산다면》이 출간되었다.
누구도 틀리지 않았다, 다만 뇌의 주파수가 다를 뿐
저자는 배우자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결함이 아닌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의 관점으로 재정의한다. 자폐나 ADHD를 고쳐야 할 질병이 아니라, 인간다양성의 한 형태인 ‘뇌다양성’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관계의 새로운 문이 열린다는 것이다. 책은 사람마다 세상을 선형적, 이미지형, 패턴형으로 읽어내는 방식이 다름을 인정하고, 그 간극을 ‘번역’해 나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았다.
신경다양성은 감각, 인식, 질서, 관계, 사랑과 일상의 세계 모두에 차이가
아내로 같이 살며 겪은 저자가 겪은 배우자의 세계는 많이 달랐다. (청각, 후각, 시지각, 촉각, 압박감 등) 감각의 세계, (오른쪽 왼쪽, 보는 것과 순서 등) 인식의 세계, (루틴, 패턴, 정리, 시간표 등) 질서의 세계, (대화, 약속, 생활상의) 관계의 세계, (가족 안의) 사랑과 일상의 세계 등 다양한 면에서 달랐다. 저자는 이를 신경다양성이라는 관점에서 다양한 사례와 에세이를 통해 오해와 갈등을 풀어가는 열쇠를 제공한다.
정신과 진단 너머, ‘삶의 결’을 복원하는 공감의 기술
특히 이 책은 정신과적 진단명(DSM)이 다 담아내지 못하는 이름 없는 경험들에 주목한다. 소음이 칼날처럼 느껴지는 감각 과부하, 불안을 낮추기 위한 루틴의 절실함 등 신경다양인의 내면 풍경을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또한 배우자의 공감 부족으로 고통받는 비장애인 배우자의 ‘카산드라 증후군’을 넘어, 진단이 ‘낙인’이 아닌 ‘자기 긍정과 치유의 길잡이’가 될 수 있는지 역설한다.
“이해는 안 되지만 참는 관계”에서 “어렵지만 이해할 수 있는 관계”로
저자는 관계의 핵심으로 ‘심퍼시(Sympathy, 내 입장에서의 동정)’가 아닌 ‘엠퍼시(Empathy, 상대 입장에서의 조망)’를 제시한다. 상대의 세계로 건너가 그가 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지 의식적으로 헤아리는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포용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출판사 관계자는 “이 책은 제각각의 모양으로 태어난 존재들이 서로 어울려 사는 세상을 꿈꾸는 정직한 기록”이라며, “배우자와의 갈등으로 지친 이들은 물론,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성인들에게 조용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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