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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수문전 자룡검 날랜 칼로 천자를 겨누다

    • 작자 미상 저
    • 주수민 역
    • 지만지한국문학
    • 2025년 1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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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43015754
    쪽수600쪽
    크기B6(127mm X 188mm, 사륙판)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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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무도한 황제에게 칼끝을 겨눈 영웅, 고전소설의 문법을 뒤엎다

     

    “천하는 한 사람의 천하가 아니요, 만인의 천하라. 그런데 폐제는 천위에 만족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위왕의 은혜를 저버리고 타국을 도모하다가 하루아침에 천하를 잃었다. 그러니 어찌 구차하게 살기를 바라는가?” 송나라를 구한 영웅 현수문. 그러나 무도한 황제는 간신의 말을 듣고 그의 아들을 죽여 젓을 담가 보낸다. 이에 격분한 현수문은 흉노의 침입 앞에서도 황제를 외면하고, 결국 송나라는 멸망의 길을 걷는다. 그의 아들 현첨은 몽골의 칸 홀필렬을 도와 원나라를 건국하는 주역이 된다. 충(忠)이란 무엇인가 묻는 조선 후기의 역작. 《현수문전》을 소개한다.

    목차

    [목 차]

    현수문전

     

    제1권

    제2권

    제3권

    제4권

     

    원문

    현슈문젼(玄壽文傳) 권지일(卷之一)

    현슈문젼(玄壽文傳) 권지이(卷之二)

    현슈문젼(玄壽文傳) 권지삼(卷之三)

    현슈문젼(玄壽文傳) 권지사(卷之四)

     

    해설

    옮긴이에 대해


    [본 문]

    천자는 즉시 대신들을 소집해 대책을 의논하며 물었다.

    “누가 토번을 물리쳐 짐의 근심을 덜겠는가?”

    말이 끝나자마자 한 사람이 앞으로 나와 말했다.

    “신이 비록 재주는 없사오나 적을 물리쳐 폐하의 근심을 덜겠나이다.”

    이 사람은 바로 문연각 태학사 현수문이었다. 신하들은 나이 어린 현수문의 등장에 어찌할 바를 몰랐는데, 이때 우승상 경필이 말했다.

    “현수문이 비록 나이는 어리오나 지략과 무용을 겸비했으니, 성상께서는 현수문을 병마도총독 겸 북토대원수(北討大元帥)로 봉하시고 진동장군 유기를 부원수로 삼으소서.”

    - 제1권 중에서

     

    약대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즉시 말에 올라 진문 밖으로 달려가 큰 소리로 꾸짖으며 말했다.

    “송나라 어린아이야! 어제 너를 죽이려다 어린것을 불쌍히 여겨 살려 주었더니 네가 스스로 죽음을 재촉하는구나! 어찌 딱하지 않으리오?”

    그러고는 곧장 수문에게 달려들었다.

    그러자 수문이 말했다.

    “미친 오랑캐가 천시를 알지 못하고 감히 천조를 범해 죽음을 재촉하느냐?”

    말이 채 끝나기 전에 두 사람은 달라붙어 50여 합을 겨루었으나 좀처럼 승부를 보지 못했다. 이때 약대가 방천극을 들어 수문의 갑옷을 찔렀다. 그러나 수문은 아무런 타격이 없는 듯 재빨리 몸을 굽혀 피했고 두 사람은 다시 70여 합을 싸웠으나 여전히 승부는 나지 않았다. 수문이 자룡검을 날렸으나 약대 또한 몸을 기울여 피하기를 반복하니 두 사람의 모습은 마치 태산에서 맹호가 밥을 다투거나 쌍룡이 벽해(碧海)에서 여의주를 다투는 것만 같았다. 그럴 때마다 양진에서는 고각함성이 일어 천지를 흔들었다.

    - 제2권 중에서

     

    용골대가 무기를 들고 병사들을 호령해 폐제를 공격했다. 그리고 당황하는 폐제를 향해 큰 소리로 말했다.

    “천하는 한 사람의 천하가 아니요, 만인의 천하라. 그런데 폐제는 천위에 만족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위왕의 은혜를 저버리고 타국을 도모하다가 하루아침에 천하를 잃었다. 그러니 어찌 구차하게 살기를 바라는가?”

    그러고는 바로 폐제를 향해 달려들었다.

    폐제는 깜짝 놀라 급히 말을 몰아 달아났으나 용강이 길을 막았고, 여진의 군사들이 사방에서 협공하자 결국 누군가의 칼날 아래 외로운 영혼이 되었다.

    멀리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계양춘 또한 칼을 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폐제가 타던 말은 북쪽을 향해 울부짖다가 동서남북을 돌아보고 강물에 뛰어들었다. 그러자 폐제의 신하들 또한 슬퍼하며 모두 물에 빠져 익사했다.

    천하를 통일한 원 천자는 사람을 보내 기국에 있는 가족들을 황성으로 데려왔다. 그리고 전장에서 수고한 장졸들의 공을 치하하며 차례로 상을 내렸고, 천하 통일에 대공을 세운 현첨을 특별히 기국왕에 봉했다.

    - 제4권 중에서

    출판사 서평

    전형적인 영웅소설의 문법을 과감히 뒤집은 19세기의 파격작

    무도한 황제를 버리고 천명(天命)을 선택한 영웅 현수문의 이야기

    한족 왕조의 멸망과 이민족 국가의 건국을 주도한 두 부자의 대서사시

     

    《현수문전(玄壽文傳)》은 19세기에 창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표적인 영웅소설로, 전통적인 영웅소설의 서사 문법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전개와 독창적인 창작 방식으로 주목받는 작품이다. 보통의 영웅소설이 주인공의 활약으로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고 부귀영화를 누리는 내용이라면, 《현수문전》은 주인공 현수문은 나라의 멸망을 방관하고 오히려 이민족 국가의 건국을 돕는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현수문전》의 파격적인 색채는 주인공 현수문과 그의 아들 현첨의 행보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초반부의 현수문은 여타 영웅소설의 주인공처럼 도술과 무예를 익혀 송나라를 위협하는 오랑캐를 물리치고 위왕에 봉해진다. 그러나 선제가 죽고 새로 즉위한 신천자가 간신배들의 모함을 믿고 현수문을 의심, 급기야 그의 아들을 죽여 젓갈을 담가 보내는 만행을 저지른다. 상황은 반전된다. 현수문은 격분해 송나라에 대한 충심을 거둔다. 그리고 흉노와 여진의 침입 앞에서 황제의 구원 요청에 응하지 않음으로써 송나라의 멸망을 방관한다. 이야기는 현수문의 아들 현첨으로 이어진다. 송나라가 멸망한 후, 현첨은 몽골의 칸 홀필렬(쿠빌라이)을 도와 여진족이 세운 나라를 무너뜨리고 원나라를 건국하는 주역이 된다. 당시 오랑캐로 여겨지던 이민족 국가의 건국을 주인공이 주도한다는 설정은, 중화사상이 지배하던 당시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전개다. 여타의 영웅소설이 끝까지 기존 왕조를 수호하며 충성을 바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이러한 서사는 19세기 조선의 독자들이 지녔던, 명나라의 멸망과 청나라의 부상이라는 역사적 현실에 대한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독해되기도 한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군담과 흥미진진한 결연담으로 수많은 독자를 사로잡으면서도, 군주가 덕을 잃으면 천명도 떠난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현수문전》은 ‘충(忠)’이라는 유교적 이념의 절대성을 흔든 문제작이라 할 것이다.

    《현수문전》의 급진적 서사는 당대 독자들에게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원작의 결말에 거부감을 가진 일부 독자들은 현수문이 끝까지 송나라에 충성하는 내용으로 결말을 바꾼 이본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는 이 작품이 단순한 오락물을 넘어, 당대의 역사 인식과 가치관이 치열하게 충돌하고 논의되던 공론장으로서 기능했음을 보여준다. 《현수문전》은 한글 고소설 독자들이 필사라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역사 인식과 가치관을 적극적으로 표출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번역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주수민 교수가 필사본과 방각본, 세책본, 활자본 등 현전하는 16종 이상의 다양한 이본을 면밀히 검토한 끝에 이루어졌다. 그중에서도 서사적 유기성이 탁월하고 원작의 서사에 가장 가까운 최선본 홍윤표 소장 필사본을 저본으로 삼았다. 해설에서는 작품 전반에 흐르는 미묘한 정치성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당대 독자들의 수용 양상까지 폭넓게 짚어 낸다.

    저자 소개
    저자 : 작자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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