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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D]참선일기

    • 설지 저
    • 부크크
    • 2018년 08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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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27247164
    쪽수262쪽
    크기B6(127mm X 188mm, 사륙판)
    제품구성POD : 주문형 출판 (Publish on Demand)
    ※ 고객 주문 후 제작되는 도서로 단순변심 및 착오로 인한 취소/반품이 불가하며, 발송까지 영업일 기준 7일정도 소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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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사회에 있는 한 누구나 자신의 자리를 찾아야 한다. 그것이 사회의 법칙이다. 자신의 자리를 찾으면 계속 나아가야 한다. 계속 순응해야 한다. 모든 자리가 그렇다. 모든 직업이 그렇다. 다만 머리를 밀고 가사를 수한 승려의 삶이란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다. 선종을 표방하는 조계종의 수도승들은 한 해의 절반을 선원에서 보낸다. 8시간 이상의 좌선. 채식. 개인의 공간과 개인의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

    모종의 연유로 머리를 밀고, 먹물 옷을 입고, 가사를 수하고 하루의 절반에 가까운 시간을 좌복 위에 가만히 앉아서 보내는 라이프스타일이란 참으로 기묘한 것이다. 이 기묘한 라이프스타일 덕분에 수도승들은 삶과 사회로부터 집행유예를 받는다. 좌복 위에 앉아있을 때 이들은 완벽하다. 더 이상 보탤 것도 더 이상 덜어낼 것도 없다.

    안거철이 돌아오고, 좌복 위에 앉아있을 때면 나는 모든 것을 유예받은 채 자유로운 망상에 잠긴다. 몸통을 좌복 위에 얹은 채 하릴 없이 있노라면 나는 속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세상이 존재한다.‘

    인간은 내려치는 천둥에 더 놀라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 사람이 인류의 마지막 철학자라고 할 수 있는 비트겐슈타인이다. 나는 좌복 위에 앉아 내려치는 천둥에 더 놀라는 법을 배우고 있다. 삶과 사회의 모든 의무로부터 유예받은 채, 나는 세상이 존재한다는 이 쓸모없는 경이로움에 넋을 놓는다. 이것은 하루의 절반 이상을 좌복 위에서 하릴 없이 앉아있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허용된 아주 신비롭고 낯선 사치이다.




    책 속으로))


    이제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내 자신이 낯설어졌다. 마치 생각하는 내가 있고, 그 나를 목격하는 또 다른 나가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생각은 장황하게 흐르고 있었고, 나는 그렇게 흘러가는 생각들을 목격하고 있었다. 도대체 내 스스로가 무엇인지 참으로 기이하고 알 수 없었다. 어느 새부턴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보고 있는 자로 머물게 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생경하고 낯선 변화였다.

    ------ p.8



    주관의 영역 안에서 객관의 작용이 주관의 탈을 쓰고 일어난다. 오직 구경꾼에 머물러야한다.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도록 내버려두고 그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구경해보자. 나의 행동, 나의 생각, 나의 느낌, 나의 감정. 모든 것이 나의 영역 안에서 일어나고 있다. 영역의 꼭대기에서 모든 작용들을 구경해보자. 우리는 구경꾼이 되어야한다. (그렇다면 구경꾼은 무엇인가?)

    ------ p.55



    우리의 인식은 언어에 함몰되어있고, 언어가 창조한 ‘사건’의 세계 속에 살고 있다. 우리가 언어를 걷어낸다면 삶은 놀랍도록 명료하고 가뿐해진다. 인간사의 모든 기쁨, 슬픔, 좌절, 분노, 희열은 언어 속에서 존재할 뿐이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언어사유를 우리 스스로가 목격할 수 있을 때. 이를테면 우리가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바라볼 수 있을 때 우리는 마침내 언어가 만들어낸 사건의 세계로부터 물러날 수 있다.

    ------ p.59



    깨달음은 얻는 것이 아니라 기억해내는 것이며, 원래 있던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불교적 수도는 애초의 자아를 없애고 무아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본래부터 자아라고 할 것이 없음을 아는 것이다. 때문에 돈오가 가능하다.

    ------ p.169



    꿈 속에서 제 아무리 화두가 성성하고 꿈 속에서 제 아무리 성성하게 반조되어진다 할지라도 그것이 꿈없는 깊은 잠에 들었을 때 이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무상한 것들이다. 오매일여는 이렇게 ‘꿈없는 깊은 잠’이라는 함정을 파놓고 기다린다. 수도자들은 이 관문에 이르러 그 깊은 잠에서조차 화두를 들려하고 견문각지 하는 그 놈을 성성히 하려하지만 그 모든 노력은 결국 실패로 돌아가게 되어있다.

    ------ p.259
    목차
    머리말
    독자에게 드리는 글

    참선일기
    2017년 8월 6일
    .
    .
    .
    2018년 8월 18일

    꼬리말
    글을 마치며
    저자 소개
    저자 : 설지
    스무살, 친구가 죽었고 나는 죽음을 두려워했다. 죽음에 대한 몸부림이 나를 절로 가게 만들었다. 머리를 밀고, 먹물옷을 입고, 선원에서 좌선을 하며 때론 글을 쓰기도 한다. 저서로는 인생의 허무함에 관한 논고, 묵조선을 위한 변명, 무력한 깨달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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