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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엄의 추억

    • 김동철 저
    • 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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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68554184
    쪽수272쪽
    크기A5(148mm X 210mm, 국판)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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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마음속에 맺힌 울분을 발산할 길이 없어서,

    지나간 일을 서술하며 앞으로 다가올 일을 꿈꾼다.”

    2024 12·3 비상계엄이 성공했다면, 세상은 어떻게 되었을까? 계엄이 가져다줄 혼란스러운 상황을 떠올리면서 나는 1979~1980년 부마사태(민주화항쟁) 때 계엄군으로 다시 돌아가는 시대착오적 데자뷔에 몸서리쳤다. 부끄러운 역사의 반복을 떠올리는 자체가 당혹스러웠다. 12·3 비상계엄은 다행히 오발탄으로 끝났지만, 그 파장은 가히 핵폭탄급으로 여진은 나라 안팎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나에게 계엄은 무엇이었나?’ 2024 12 3일 그날 밤부터 나는 46년 전 계엄군 때 만났던 인연과 사건을 하나씩 떠올렸다. 나는 나를 볼모로 잡고 꼬박 1년 동안 집필에 매달렸다. 섣달그믐 엄동설한, 꽃피는 봄날, 가마솥 찜통더위에 이어 만추와 함께 초겨울이 찾아왔을 때 비로소 탈고했다.

    난데없는 사회변혁의 후폭풍! 언제나 그랬듯이 힘없고 가난한 민초들은 사회변혁의 직격탄을 맞아 대거 희생되었다. 권력의 노예가 되기를 거부한 자들 가운데는 합심하여 공동선을 이뤄 소영웅이 되기도 했다. 등장인물 중 동백, 준수, 세화, 기봉, 춘심, 민혁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또한 세상은 조금만 비켜서 보면풍운아김재학 씨 같은 인물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선량한 사람을 괴롭히는 악마! 춘발과 대박 같은 사악한 인간들도 있다.

     

    민주화의 거대한 물결이 군사정권을 물리쳤지만, 민주화 세력 또한 권력에 취해 민생을 저버린 채 사리사욕에 몰두했다.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명제를 증명이라도 하겠다는 듯이.

    탐욕이 판치는 세상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찾아보기 힘들다.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국민을 앞세우지만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전과자를 양산하는 국회, 부동산 투기, 인사 청탁 뇌물, 명품사냥 등 탐욕 과잉(greedflation)은 천민자본주의를 낳았다. 이와 동시에 사람 냄새 나는 인성은 사라졌다. 우리와 너희로 갈라진 지형에서 상대를 악마화하는 억지와 궤변은 이 땅에서 공정과 상식, 정의를 말아먹었다. 사람들에게서 동백꽃과 동박새의 상생 관계를 찾아보기란 불가능한 것인가.

     

    우리는 지금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의 사례를 똑똑히 목도하고 있다. 자칫 진부해 보이는 권선징악이 사회의 뉴 노멀이 되는 사필귀정의 정의로운 사회를 꿈꾼다.

     

    2025 12 3일 계엄 1주기에

    김동철

    목차

    [목 차]
      

    작가의 말 | 6

    프롤로그 | 11

     

    46년 만의 외출 | 12

    비상계엄, 체포령 | 22

    방위병 기봉 | 39

    수양록 사건 | 60

    삼청교육대빨간 모자’ | 84

    꽃피는 동백섬에 | 112

    사회부 기자와 민주화 | 130

    오사카 엘레지 | 148

    을지로 인쇄 골목 | 169

    ‘풍운아’ 김재학 | 204

    기봉의 죽음 | 241

     

    에필로그 | 269


    [본 문]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김 씨는 46년 전인 1979년 부마사태(부마민주항쟁)가 터졌을 때, 부산에서 계엄군으로 활동한 적이 있어 머리가 쭈뼛 섰다. 화면에 나타난 헬기와 군인들의 실시간 국회 침투 상황은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했다.

    “계엄? 분명 계엄이라고 했지.”

    12·3 비상계엄은 몇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아 국회에서 해제안이 통과되었고, 국무회의에서 없던 일로 일단 흐지부지되었다.

    “맞아, 내 예감이 맞아떨어졌어. 오발탄! 똥 볼 차기! 헛발질! 말야.”

    가족들이 모두 해외에서 살고 있어 졸지에 독거노인이 된 김 씨는 이렇게 누군가와 대화하듯이 자문자답하고 있었다. 화장실도 거른 채 잠시도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촉각을 곤두세웠던 것은 기자 출신이라는 직업병 탓도 있었다.

    -본문 13쪽에서

     

     

    ‘새 삶을 준비하는 희망과 사랑의 집.’ 삼청교육대 군용 막사의 밤 풍경은 늘 욕설과 육두문자가 날아다녔다.

    기봉은 5주 동안의 삼청교육을 다 마치고 사회로 복귀하게 되었다. 스스로 추스르기 힘든 반병신의 몸뚱어리를 끌면서 가는 모습이 고랑고랑했다. 수염은 길었고 머리는 산발, 땀에 쩐 옷에서는 고린내가 풍겼다. 찢어진 옷과 신발, 영락없는 상거지에다 나무 지팡이를 짚고 절룩거리는 모습은 차마 볼 수 없을 정도로 처연했다.

    “기봉아, 이젠 당하고만 살지 마라.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인 줄 알고 집적거리는 게 세상의 못된 인심이다. 마귀가 때리면 너도 때려, 맞고만 살면 평생 그 꼴 그 신세 못 면한다. 구만리 같은 청춘! 너도 사람답게 살아봐야 하지 않겠니? 꿈속에서만 복수 혈투를 벌이지 말고. 제발.”

    기봉이에게 하늘의 계시인 듯한 복음이 들려오는 것 같았다. 설핏한 하늘 저편으로 사그라지는 노을은 짙푸른 바다를 핏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감만동 판잣집을 향해 절쑥절쑥 걸어가는 모양이 몹시 애처로웠다.

    -본문 109

     

    “동백 씨! 오늘은 우리의 밀린 이야기나 실컷 합시다.”

    “아까 말해준 거 잊지 마세요.”

    “하므, 국제 마약범죄! 머릿속에 단디 메모해두었습니더. 걱정 마이소.”

    그날 두 사람은 도큐 호텔 방에서 여러 해 동안 쌓인 회포를 푸느라 밤을 하얗게 지새웠다. 계엄군, 부산 다방, 최애곡열애’, ‘돌아와요 부산항에’, 감만동 집, 어머니와 동생 기봉, 방위병, 헌병대, 삼청교육대, ‘빨간 모자조교, 동백섬, 동박새, 자갈치 시장 아나고회, 영도다리, 태종대, 갈매기 등 갖가지 화제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두 사람은 나란히 누워서 서로의 손을 잡고 서러운 세월만큼 꼬옥 껴안았다.

    동백과의 꿈같은도쿄 밀월 3을 즐기고 귀국한 김준수는 우선 박민혁 형사를 찾았다.

    -본문 238

    저자 소개
    저자 : 김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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