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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수도 없이 헤어졌다(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69)

    • 피천득 저
    • 민음사
    • 2025년 1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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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37464690
    쪽수3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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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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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피천득 수필집 『악수도 없이 헤어졌다』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기존의 수필집 『인연』을 바탕으로 자식에게 보낸 미공개 편지들을 새롭게 더했다. 해당 편지들은 수영이에게라는 파트로 묶였으며, 서영이에 대한 극진한 사랑으로 널리 알려진 피천득의 또 다른 얼굴, 아들을 향한 담담하고 절제된 애정을 처음으로 보여 준다. 새롭게 수록된 이 편지들은 피천득 문학을 이루는 정서의 지평을 한층 넓혀 준다.

    작품 해설은 한국을 대표하는 인터뷰어 김지수 작가가 맡았다. 국내외 석학들의 사유가 집결하는 인문학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를 비롯해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위대한 대화』, 『지켜야 할 마음이 있습니다』 등의 저서로 시대의 사유를 인물의 얼굴과 말의 결을 통해 길어 올려 온 김지수는, 사람의 삶에서 책임과 태도를 발견해 온 인터뷰어다. 이번 『악수도 없이 헤어졌다』에서는 딸에 가려져 있던 아들과의 관계를 통해 피천득의 또 다른 매력을 조명하며 한국 근대 수필의 정수가 세계문학전집이라는 좌표 안에서 다시 읽힐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준다.

    제목 악수도 없이 헤어졌다는 피천득의 대표 수필 「인연」에 등장하는 한 구절이다. 피천득은 그 글에서 어떤 만남들은 애초에 스쳐 지나갔어야 했고, 어떤 관계들은 조용히 물러났어야 했다고 말한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했을 인연이라는 고백 뒤에 이어지는 이 담담한 문장은, 인연의 빛이 아니라 그 본질에 깃든 그림자를 드러낸다. 우리가 인연이라 부르는 것들 가운데 많은 경우는 이렇듯 악수조차 나누지 못한 채 끝나 버리는 미완의 문장이다. 이 제목은 지금껏 피천득 읽기에 있어 대중화되지 않은 비창감(悲愴感)과 함께 그의 문학이 지닌 사랑과 윤리의 이면을 조용히 비춘다.

    목차

    [목 차]

    서문 13

     

    인생은 작은 인연들로 아름답다

    수필 17

    신춘 20

    조춘 23

    종달새 25

    28

    파리에 부친 편지 31

    오월 34

    가든파티 36

    장미 40

    여성의 미 42

    모시 45

    수상 스키 48

    50

    선물 52

    플루트 플레이어 56

    너무 많다 58

    보기에 따라서는 60

    여성의 편지 62

    장난감 64

    가구 66

    눈물 68

    맛과 멋 71

    호이트 컬렉션 73

    전화 75

    시골 한약국 77

    장수 79

    황포탄의 추석 81

    기다리는 편지 83

    용돈 85

    금반지 88

    이사 90

    보스턴 심포니 94

     

    서영이

    엄마 99

    그날 105

    찬란한 시절 109

    서영이에게 111

    어느 날 114

    서영이 116

    서영이 대학에 가다 120

    딸에게 124

    서영이와 난영이 127

    외삼촌 할아버지 131

    인연 134

    유순이 138

    도산 143

    도산 선생께 146

    춘원 148

    셰익스피어 151

    도연명 153

    로버트 프로스트 Ⅰ 157

    로버트 프로스트 Ⅱ 160

    찰스 램 163

    브룩의 애국시 166

    여심 169

    치옹 172

    어느 학자의 초상 177

    아인슈타인 180

     

    나의 사랑하는 생활

    나의 사랑하는 생활185

    189

    반사적 광영 192

    피가지변 196

    이야기 200

    204

    구원의 여상 208

    낙서 212

    은전 한 닢 215

    218

    순례 224

    비원 230

    기행소품 233

    토요일 237

    여린 마음 240

    초대 243

    여름밤의 나그네 245

    기도 248

    우정 250

    1945815253

    콩코드 찬가 255

    시집가는 친구 딸에게 258

    유머의 기능 262

    문화재 보존 264

    송년 266

    만년 269

     

    수영이에게

    날짜 없음 272

    1976319274

    1977515276

    197743278

    198043280

    198094282

    카드. 날짜 없음 283

     

    작품 해설

     

    겸손의 심연을 만나다 _김지수(기자/작가)

     

    작가 연보


    [본 문]

    산호와 진주는 나의 소원이었다. 그러나 산호와 진주는 바닷속 깊이깊이 거기에 있다. 파도는 언제나 거세고 바다 밑은 무섭다. 나는 수평선 멀리 나가지도 못하고, 잠수복을 입는다는 것은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다. 나는 고작 양복바지를 말아 올리고 거닐면서 젖은 모래 위에 있는 조가비와 조약돌 들을 줍는다. 주웠다가도 헤뜨려 버릴 것들이기에, 때로는 가엾은 생각이 나고 때로는 고운 빛을 발하는 것들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13)

     

    내게 기다려지는 것이 있다면 계절이 바뀌는 것이요, 희망이 있다면 봄을 다시 보는 것이다. 내게 효과가 있는 다만 하나의 강장제는 다스한 햇볕이요, ‘토닉이 되는 것은 흙냄새다. (23)

     

    그러나 종달새는 갇혀 있다 하더라도 그렇지 않다. 종달새는 푸른 숲, 파란 하늘, 여름 보리를 기억하고 있다. 그가 꿈을 꿀 때면, 그 배경은 새장이 아니라 언제나 넓은 들판이다. (26)

     

    근년에는 여름이면 바다로 가고 싶다. 나 자신 파도를 타기에는 이미 늦었으나, 바다에는 파도를 타는 젊은이가 있을 것 같다. 모터보트가 속력을 내기 시작하면 로프 잡은 팔을 내뻗고 무릎을 약간 굽힌 채 가슴과 허리를 펴고 앞이 들린 스키로 파도를 달리는 스키어가 보고 싶다. 물보라, 물보라가 보고 싶다. 수상 스키를 못 보더라도 바다에 가고 싶다. (49)

     

    나이를 먹으면 젊었을 때의 초조와 번뇌를 해탈하고 마음이 가라앉는다고 한다. 마음의 안정이라는 것은 무기력으로부터 오는 모든 사물에 대한 무관심을 말하는 것이다. 무디어진 지성과 둔해진 감수성에 대한 슬픈 위안의 말이다. 늙으면 플라톤도 허수아비가 되는 것이다. 아무리 높은 지혜도 젊음만은 못하다. (29)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35)

     

    예전을 추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의 생애가 찬란하였다 하더라도 감추어 둔 보물의 세목(細目)과 장소를 잊어버린 사람과 같다. 그리고 기계와 같이 하루하루를 살아온 사람은 그가 팔순을 살았다고 하더라도 단명한 사람이다. 우리가 제한된 생리적 수명을 가지고 오래 살고 부유하게 사는 방법은 아름다운 인연을 많이 맺으며, 나날이 작고 착한 일을 하고, 때로 살아온 자기 과거를 다시 사는 데 있는가 한다. (80)

    출판사 서평

    개인을 알았고, ‘개인으로 살았으며, ‘개인을 원했던 작가

    피천득은 한국의 시인이자 수필가, 영문학자이자 번역가다. 1910년에 태어나 2007년에 생을 마감한 그는 20세기를 온전히 경험한 지식인이기도 하다. 식민지와 전쟁, 분단과 산업화를 거친 격동의 시대 속에서도 그는 시대의 구호보다 개인의 감정과 일상을 신뢰했다. 20세기 지식인으로서 그가 남긴 글은 근대적 개인으로 살아간 한 인간의 태도와 윤리를 고요하게 증언한다. 그의 글은 마음을 위로하는 소박한 문학일 뿐만 아니라, 근대 문학의 핵심인 개인의 탄생이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사유되고 체현되었는지를 보여 주는 드문 기록이다.


    ■ 한국 수필 문학의 미학적 기준

    격동의 시대를 살았으되, 그가 남긴 단정하고 절제된 문장들은 투명한 서정을 빚어내며 한국 수필의 미학적 기준이 되었다. 순수한 동심, 맑고 고매한 정서, 고결하고 담백한 정신이 결합된 그의 글은 한국 근대 수필을 교양의 문학으로 끌어올린 이정표이자 한국인들에게 영원한 정신의 안식처가 되어 준다. 「인연」, 「나의 사랑하는 생활」, 「오월」, 「은전 한 잎」 등 수필의 대명사로 각인된 작품들은 일찍이 작고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했던 피천득의 수필 정신을 우아하고 산뜻하게 전한다. 『악수도 없이 헤어졌다』는 그 미학의 정점을 이루는 작품들을 다시 묶어, 한국 수필이 도달한 한 기준을 오늘의 독자 앞에 또렷이 제시한다.

     

    ■ 사랑을 하다 간 사람

    피천득 문학의 핵심은 사랑이다. 그의 사랑은 감정의 고백이나 열정의 분출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이자 세계를 바라보는 윤리다. 그의 사랑은 타인을 소유하거나 변화시키려는 욕망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끝까지 존중하려는 인내의 형식에 가깝다. 문학적으로 그것은 극적인 사건이나 서사의 고조 대신 사소하고 미미한 순간들을 조심스레 붙드는 문장으로 나타난다. 작고 연약한 것들, 쉽게 스쳐 가는 일상과 관계를 끝내 외면하지 않고 기록하려는 태도, 말해지지 않은 감정 앞에서 한 걸음 물러서는 절제는 그의 사랑이 지닌 미학적 성격을 이룬다. 피천득에게 사랑이란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지켜 내는 것이며, 확신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 바라보는 일이었다. 그것이 그가 평생의 글을 통해 보여 준 사랑의 가장 조용하고도 단단한 실체였다.

     

    ■ 젊음을 예찬하는 감각

    청신하고 파릇한 피천득의 글은 유난히 늙지 않는 글이다. 많은 글에서 피천득은 한결같이 젊음을 예찬한다. 그가 이 글들을 쓴 것이 청춘이 지난 중년 무렵이어서이기도 할 것이다. 돌아갈 수 없는 시절에 대한 그리움은 그를 과거에 머물게 하기보다, 오히려 현재와 현실 속에서 만족과 절제의 태도로 행복의 실체를 발견하게 한다. 이 속에서 우리 독자들은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태도, 나이 들어간다는 것의 품위를 함께 사유하게 된다. 이 책은 삶의 끝자락에서조차 삶을 사랑하는 법을 잃지 않았던 한 지식인의 기록이다.

     

    ■ 아들에게 보낸 편지 추가 수록

    피천득의 독자들에게 그는 딸 서영이를 극진히 사랑하고 그리워한 아버지로 기억된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는 아들의 아버지이기도 했으며, 작고 후 작품을 정리하고 관리하는 실질적인 역할 역시 줄곧 아들 피수영이 맡아 왔다. 피수영은 아산병원에서 국내 최초로 신생아 의료 체계를 정착시킨 명의로, 여든 살에 하나로의료재단 고문직에서 은퇴하기까지 평생을 의료 현장에서 보낸 인물이다. 이 책에 수록된 편지들은 피수영 박사가 미국 미네소타주 덜루스 클리닉에서 신생아 전문의로 일하던 시절, 피천득이 아들에게 보낸 것들이다. 편지에는 아들을 향한 걱정과 염려, 자식들을 모두 멀리 두고 지내야 했던 노년의 적적한 생활, 그리고 절제된 말 속에 숨은 깊은 애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는 피천득 문학에서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던 아버지로서의 얼굴을 조용히 비추는 기록이기도 하다.

     

    ■ 김지수의 인터뷰 해설수록

    이번 책에 수록된 해설은 인터뷰를 겸한 확장된 비평이다. 김지수의 인터뷰 해설은 피천득의 문학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읽게 만든다. 그는 텍스트 바깥에서 인물을 소환해 한 인간의 삶과 글을 입체적으로 엮어 내며, 『악수도 없이 헤어졌다』를 단순한 수필 선집이 아닌 지금 이 시대에 다시 묻는 삶의 태도에 관한 책으로 확장시킨다.

    피천득을 읽는 독자의 시선에서 출발해, 오랫동안 많은 독자들이 궁금해했을 딸에 대한 아버지의 마음, 아들에게는 어떤 아버지였는지, 어떤 사람들과 즐겨 어울렸는지, 작가의 가족으로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까지 차분히 묻고 따라간다. 이 인터뷰 해설은 피천득의 글을 다르게 읽고, 더 깊이 읽는 길들을 독자 앞에 펼쳐 보인다.

    저자 소개
    저자 : 피천득 (Pi Cheon-deuk / 皮千得)

    한국의 시인이자 수필가, 영문학자이자 번역가다. 1910년에 태어나 2007년에 생을 마감했으니 20세기를 온전히 경험한 지식인이기도 하다. 격동의 시대를 살았으되, 그가 남긴 단정하고 절제된 문장들은 투명한 서정을 빚어내며 한국 수필의 미학적 기준이 되었다. 순수한 동심, 맑고 고매한 정서, 고결하고 담백한 정신이 결합된 그의 글은 한국 근대 수필을 교양의 문학으로 끌어올린 이정표이자 한국인들에게 영원한 정신의 안식처가 되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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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woo1***
    • 2026.04.08

    피천득님의 글을 읽노라면 마음이 깨끗히 정화되는 기분이 듭니다!

      사용자 평점
      5
      구매
      • hpol0***
      • 2026.06.21

      수필 문학의 정석 수필은 이렇게 써야 한다는 방법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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