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Track List 1. 새벽하늘
Track List 2. Success
Track List 3. New, Now
Track List 4. The Day Of Dream
Track List 5. 약속
Track List 6. Warm Breeze
Track List 7. Life
Track List 8. Reach For The Stars
작가의 말
[본 문]
내가 다니는 중학교는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아. 그냥 이래저래 걷다 보면 15분 만에 도착하니까 그건 진짜 장점이지. 하지만 장점은 그것뿐이야. 학교생활은 완전 재미없어. 별로야. 왜냐고? 이번에 중3 올라오면서 진짜 핵 싫은 애랑 같은 반이 되는 바람에 매일 스트레스를 받는 중이거든. 이름은 부르기 싫고, 그냥 ‘걔’라고 하자. 엄마에겐 별일 없었다고 했지만, 사실은 매우 많은 별일이 있었지.
‘걔’는 우리 학교에서 유명한 에이톱스 팬이야. 오빠들 일정에 뭐든 함께 해. 하지만 오빠들 일정에 모두 참여 못 한다고 해서 진짜 팬이 아닌 건 아니잖아. 근데도 그런 것 가지고 하나하나 자랑을 하면 짜증이 확 하고 솟아서 머릿속이 하얗게 변할 때가 있어.
-14쪽
나도 웃긴 게, ‘걔’의 릴스를 그냥 넘기면 되는데 꼭 그걸 찾아서 반복적으로 보게 된다고. 그런 걸 어려운 말로 ‘부정편향’이라고 한대. 싫은 걸 더 보게 되는 거. ‘걔’의 언니는 짧은 크롭탑에
벌룬팬츠를 입고 짙은 스모키 화장을 한 채 〈Success〉의 후렴구 안무를 똑같이 추고 있었어. 키도 크고 몸매도 좋고. 어쩌면 현이 오빠가 좋아할 수도 있겠지. 나는 큰 소리로 ‘걔’한테 소리치고 싶었어. ‘네가 직접 한 것도 아니잖아. 그만 좀 나대!’ 하고 말이야.
-20~21쪽
“쌤! 민준이랑 승우랑 싸워요!” 하고.
내가 고개를 돌렸을 때. 민준이는 승우를 운동장 바닥에 눕히고는 주먹을 높이 든 상태였어. 물론 민준이는 누군가를 때리거나 하는 애가 절대 아니야. 체육쌤이 달려와 겨우 말렸어. 애들은 놀랐지. 젠틀한 민준이가 왜 저러지 하는 표정으로 말이야. 그때 승우가 소리쳤어.
“너, 미혼모 자식이라며? 더러운 주제에 잘난 척은.”
왜, 반에 한 명쯤 양아치 같은 애들 있잖아. 승우가 그래. 같은 반 친구에게 패드립이라니. 나 같았으면 멱살 잡고 한 열 대는 때렸을 거야. 더 웃긴 게 뭔지 알아? 승우가 먼저 민준이 얼굴을 때렸다는 사실이지. 정말 노개념, 노답인 애야. 민준인 입술이 찢어진 채로 양호실에 다녀왔어.
-22쪽
맞아, 엄마가 내 패드에 있던 현이 오빠에게 보내는 편지를 본 거야. 나는 진짜 너무 싫어서 밖으로 뛰쳐나오고 싶었어. 집에 가고 싶지도 않았고, 어디론가 도망쳐서 다시는 엄마 얼굴도 보고 싶지 않았어. 나 몰래 내가 쓴 글들을 보는 거 너무 싫다고. 엄마가 예전에 내 책상 정리하다가 다이어리 한 번 봐서 몇 달 동안 말 안 한 적도 있었어. 나는 화가 너무 나서 그냥 밖으로 나와 버리려고 했어. 소진 이모에게 말하고 나가려고 했더니 소진 이모가 얄밉게 웃으면서 이렇게 말하더라고.
“이루리, 후회할 텐데?”
자신만만한 이모의 얼굴이 날 막아섰어. 소진 이모가 왠지 세상 가장 멋진 릴스를 찍어 줄 것만 같았거든. 그놈의 릴스가 뭐길래, ‘좋아요’를 받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도저히 반으로 갈라진 마음을 다스릴 수가 없었어. 그때였어. 누군가 연습실 문을 활짝 열고 들어오더라고.
-35쪽
나는 엄마가 그렇게 춤에 진심이고 춤을 좋아하는지 몰랐어. 엄마가 춤을 좋아했던 이유는 춤을 추는 그 순간만큼은 자유로워서였다고 소진 이모가 말해줬는데 난 그 말을 듣고 엄마도 나도 자유로워지고 싶어 하는 마음은 똑같다고 생각했어. 길냥이들이나 구름을 찍는 순간은 나도 자유로웠거든.
나는 엄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엄마는 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나와 엄마는 나와 현이 오빠 사이와는 비교도 안 되게 엄청 가까운 사이인데 어쩌다 현이 오빠보다 멀게 느껴진다는 감정을 자주 갖게 되었을까, 스르륵 고개를 떨구게 되었어.
-48쪽
다른 애들처럼 화장에 진심인 건 아니지만, 전에 블러셔를 새로 사면서 마스크팩 두 개를 사은품으로 받았었거든. 현이 오빠가 라방할 때, 어떤 팬이 스킨케어 루틴이 뭐냐고 질문했는데 화장 전후로 마스크팩을 하면 좋다고 했던 말이 생각났어. 그래서 엄마랑 같이 한번 해볼까 싶었지.
그러고 보니까 현이 오빠나 다른 에이톱스 오빠들에게 은근 영향받고 있는 게 많네. 오빠들이 뭐가 좋다고 하면 새롭게 하게 되는 것들이 꽤 많아. 오빠들이 요리한다고 하면 나도 하고, 책 읽는다고 하면 나도 읽고, 어린이들에게 기부하려고 조깅한다고 하면 같이 뛰고, 청소하는 걸 보면 나도 내 방 정리를 하게 되고, 매일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한다고 하면 나도 열심히 영어를 공부하게 되고. 우리 오빠들, 역시 멋있어.
-7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