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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조 사파이어 푸른 빛

    • 김헌일 저
    • 도화
    • 2025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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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24052068
    쪽수2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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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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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김헌일 작가의 신작 소설집으로 전쟁의 극한상황(「노을이 지다」 「스콜」), 비행기 사고(「수 시티를 향하여」), 병으로 죽음을 앞둔 상황(「우박이 내리던 날」 「피란민 조시형」), 자살 공모(「소풍 가는 길」), 은장도(「인조 사파이어 푸른 빛」)와 같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인물들의 시간과 공간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심층의 용광로로 표현되고 있다. 그들은 백척간두의 현장에서 혼신의 사투를 벌인다. 그러면서 가혹한 현실의 무게에 압살당하지 않기 위한 인간 행위의 정당화는 과연 무엇인가를 묻기도 한다.

    「노을이 지다」는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월남전에 참전한 군인들의 사연을 그리고 있다. 권총을 허리에 차고 부하들을 잡도리하는 사관학교 출신 중대장과 그에 따르지 못하는 소위 고문관이라 불리는 무리 가운데 한 사람인 황병태 상병의 갈등이 미묘한 파장으로 전달된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중대장을 통해서는 권위의 허울을 뒤집어쓴 권력의 속성을, 나를 비롯한 부대원들을 통해서는 집단 무의식을, 황병태를 통해서는 어리석어 보이지만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시간을 초월한 인간의 보편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특성들은 소위 전형성과는 사뭇 다른 인물 미학으로 나타난다. 그것은 삶과 죽음의 경계가 가장 뚜렷한 전쟁터에서 몸을 지닌 인간의 한계를 절감하면서도, 몸을 단순화하거나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그려내는 작가의 값진 인식에 기반한 것이다.

    「스콜」 역시 베트남 전쟁터에서 일어난 이야기이다. 스콜이 쏟아지던 날 한창수 상병은 분대장의 명령으로 박길용 병장이 서 있던 망루로 올라가 보초를 서게 된다.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전방을 응시하던 한창수 눈에 언뜻 검정색 차림의 사내 움직임이 보이고, 그 뒤로는 검정색 소 한 마리가 느릿느릿 따른다. 긴장해 소총을 치켜든 한창수는 사내의 몸놀림이 어설픈 것이 작고 마른 체격의 어린아이 같아 보인다. 하지만 중대장의 명령을 거부하지 못한 한창수는 방아쇠를 당겼고, M16 소총 탄창 안에 잠겨있던 19발의 총탄이 순식간에 허공을 날았다. 개인의 죄의식이 아니라 군대가 상징하는 ‘우리’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로 확대되고 있는 작품이다. ‘우리’는 중층적인 의미라는 것을 고려할 때 여기서 일차적으로 부대 구성원을 가리키며, 구성원인 ‘우리’는 한창수 상병의 정체성에 심각한 충격을 던진다. 황병태와 한창수는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횡행하는 폭력성을 극복하는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전쟁에서 인간의 길은 무엇인지를 뼈아프게 돌아보게 만든다.

    「수 시티를 향하여」는 비행기 사고의 위기에 처한 조종사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긴장감 넘치는 소설이다. 재난 상황의 조종실 묘사의 초점화에 집중한 결과 기장인 파커가 느낀 감정이나 반응, 생각 등이 독자에게 온전하게 전달되고 있다. 작가는 비행기 사고라는 사건 속에서 벌어지는 인물의 관점과 처지에 정서적 이입을 유도하는 작법으로 인물 내면의 깊이를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위기 속 인간의 길이 무엇인가를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박이 내리던 날」은 당뇨병으로 죽음을 눈앞에 둔 누나와 남동생의 남루하고도 아픈 삶을 다룬다. 다리를 잃고 심지어 목숨까지 잃을 처지에 놓인 누나의 말이 어떤 화해의 언어보다 더 개연적이면서도 진실한 공감으로 와 닿는다. 자본주의의 내부 모순이 몸속에 아프게 노정된 인물을 온존하게 그려내면서, 가난이 내재되어가는 과정을 형상화한 돋보이는 소설이다.

     

    「피란민 조시형」 역시 몸이 아픈 화자가 주인공인 이 작품은 죽음을 앞둔 인물의 오래된 상처가 현실 삶의 공간에서 어떻게 발현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죽음을 앞둔 인물의 심연에서 올라오는 목소리를 통해 고통 속에서도 사람만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감동적으로 들려준다. 감기에 걸리면 죽는다는 것을 알고도 아버지를 등에 업고 달리는 피란민 조시형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새삼 묻게 만드는 소설이다.

     

    「소풍 가는 길」은 자살을 공모하는 여자와 남자를 서술적 시점으로 하는 서사이다. 처음 만나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소풍을 떠나는 두 남녀의 불안한 심리를 태풍의 경로를 따라 보여주면서 인물 내면과 사건을 구체화하고 있다. 남자와 여자의 아내와 남편에게 시각을 이동시켜 관계의 부정성을 확인하고, 고통스럽게 각자의 밀실로 퇴각하는 모습을 통해 부부의 부조리를 뼈아프게 드러낸다. 남자와 여자는 그들 부부 관계가 어긋난 원인을 살피며 현재형으로 과거를, 과거형으로 현재를 넘나들면서 지난 시절의 아픔을 현재화하고 지금의 고통에 더욱 무게를 싣는다. 그러면서 소중한 것을 박탈당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항거하는 고통의 극한을 드러낸다. 하지만 손에 들고 있던 농약병을 멀리 빗속으로 던져버리면서 최소한의 안식을 얻고 있는데, 이 행위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인간의 길을 찾아가는 첫 발걸음이기 때문이다.

     

    「인조 사파이어 푸른 빛」은 자살 직전의 은수를 발견한 정우가 그녀를 사랑하게 되면서 일어난 일을 다룬다. 은수와 정우는 평범한 사랑 이야기를 평범하지 않은 것으로 만든다. 두 사람의 방향이 길항작용을 통해 우리시대의 사랑에 대한 포괄적인 은유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의 사랑은 바깥도 아니고 안도 아닌 경계의 변두리에 맞대어 있다. 그 경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은장도처럼 품고 다니던 인조 사파이어 봉투용칼을 던져버리는 행위는 뱃속 아이를 위한 어떤 제의의식으로 느껴지면서, 인조 사파이어의 그 푸른빛 자장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김헌일 작가의 소설집 󰡔인조 사파이어 푸른 빛󰡕은 전쟁(「노을이 지다」 「스콜」)과 비행기 사고(「수 시티를 향하여」)를 겪고, 병으로 죽음을 앞둔 현장(「우박이 내리던 날」 「피란민 조시형」)을 지나, 자살 포기(「소풍 가는 길」)의 순간을 거쳐 인조 사파이어 푸른 빛을 버리고(「인조 사파이어 푸른 빛」) 생명을 얻는 긴 여정의 험난한 통로를 보여준다. 소설은 극적인 순간을 따라가면서도 중요인물들 사이의 대화와 반성적 사유를 들려준다. 그렇게 생성된 언어는 경험과 지적 사유가 축적되어 이루어진 빈틈없는 정밀함과 달관의 경지에 이른다. 그 경지의 언어는 삶과 죽음, 이질적이면서도 한몸인 두 힘 사이의 극적인 충돌과 역동성을 사실적인 차원에서 포착하면서, 인간의 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묻는다. 그 인간의 길은 소설집 󰡔인조 사파이어 푸른 빛󰡕에서 보았듯이 삶과 죽음의 고통 속에서도 타인을 위하는 마음을 놓치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의 길일 것이다. 이 소설은 그런 인간들에게 보내는 헌사이다.

    목차

    [목 차]
      

    작가의 말

     

    노을이 지다 / 9

    소풍 가는 길 / 41

    수 시티를 향하여 / 79

    스콜 / 113

    우박이 내리던 날 / 141

    인조 사파이어 푸른 빛 / 165

    피란민 조시형 / 193

     

    해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만나는 인간의 길 / 215


    [본 문]
      

    중대장에게 황 상병은 군인 같지 않은 군인, 사내답지 않은 사내, 아니 인간 같지 않은 인간의 전형이 되었다. 어쩌다 좀 약삭빠르지 못하다 싶은 신병이 오면, 중대장은 병태 같은 놈 또 하나 생겼다고 투덜대었다. 지난달엔 사단 검열에서 예상 밖의 혹평을 듣게 되자 중대원을 완전군장으로 집합시켜 놓은 자리에서 이놈의 부대엔 모두 황병태 같은 놈들밖에 없느냐고 아예 노골적으로 떠들어 댄 적도 있었다. 지역 사령관인 중대장이 그러하니 자연 소대장, 분대장들도 그랬다. 그리고 급기야는 졸병들 사이에서까지 우습거나 어처구니없거나 부족하거나 불만인 상황에다 병태의 이름을 빗대어 말하는 경우가 허다하게 되었다. 야, 이 병태 같은 놈아. 그말은 우리가 그곳에서 들을 수 있는 최악의 말이었다.(「노을이 지다」 중에서)

     

    중대장의 권총은 창수를 향해 치켜세워졌다. 그의 눈에서 쏟아져 나오는 불길로 보아 금방이라도 총을 쏠 기세였다. 난감했다. 난감했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창수는 거총 자세를 취하고 그쪽을 겨냥했다. 퍼부어 내리는 빗물이 시야를 가리는 바람에 표적을 조준선 위에 얹어놓을 수가 없었다. 물의 장막은 표적은 물론 언덕 개활지, 나무, 산야의 모습을 얼룽얼룽 뭉개 놓았다. 빗줄기 사이에서 표적의 모습이 설핏 드러나자 창수는 눈을 부릅뜨고 어금니에 힘을 주었다. 그러나 어떤 힘이 방아쇠를 감아쥔 손가락에서 힘을 빼앗아 가 버렸다. 상대는 베트콩이 아닐 수 있었다. 정글 안 어느 곳으로 소를 먹이러 갔다가 갑자기 퍼부어 내리는 빗줄기에 서둘러 돌아가는 농부일 수도 있었다. 또한 어른이 아니라 어린아이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 시퍼렇게 되살아났다. 창수가 망설이는 사이 중대장의 성난 목소리가 날카롭게 올라왔다.(「스콜」 중에서)

     

    “그런데… 광식아. 내가 죽을 때가 다 되어서 그런가 요즘 느닷없이 새엄마도 불쌍한 인생이다, 그런 생각이 들어. 처녀 몸으로 하필이면 전처 자식이 셋이나 있는 집으로 시집을 왔으니, 단 하룬들 오붓하게 살았겠냐? 그때 배창시가 썩어죽을 년하고, 나한테 고함치던 소리가 귀에 쩡쩡하다가도… 그 사람도 여자다, 그런 생각이 드네.”(「우박이 내리던 날」 중에서)

     

    “…그른디 그기… 한 보름이 되았는가… 우리 영동 친정집 옆에 팔순 할머니 할아부지가 아들네하고 살고 있는디유, 한번은 그 집 아들하고 영감남이 우리 아부지를 찾아와 외장을 치고 세간살이를 뿌시고 난리를 쳤어유. 보통 때도 울 아부지가 그 집 할머니를 육이오 때 죽은 우리 엄마로 헛갈리곤 했는디, 눈이 이르케 쏟아지는디 어딜 댕겨 오냐고 고래고래 악을 쓰면서 떠메는 바람에 그 할머니가 쓰러졌는디, 엉치뼈가 부서져버린 거유. 울아부지 망령이 부쩍 심해지셨거덩요. 그리서 아부지를 당장 병원에 입원 시켜야하겠는디, 눈길이 맥혀서 차가 오지를 않으니, 우리 시형이가 아부질 업고 났던 거여유. 지는 대전에 살고 우리 집엔 아부지하고 동상 밖엔 없거덩유, 그런디 그 춥고… 시상에… 눈바람이 살가죽 찢겨갈 듯이 불어대는디, 한 시간이나 실갱이를 해서 간신히 아부질 입원을 시키기는 했는디, 우리 동상이 덜렁 감기에 걸려버린 거여유. 우리 동상은 감기 걸리면 끝장이어유. 평생 골골해서 더 이상 쓸 약도 없어유. 지 죽을 줄 모르고, 우리 시형이가 왜 그랬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유. 그렇잖아도 몸 약해서 평생 고생하면서 살았는디… 아이구, 불쌍혀라, 내 동상. 아이구 불쌍한 우리 시형이. 이를 어쩜 좋아유….”(「피란민 조시형」 중에서)

     

    차창으로 가지가 부러진 나무들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바람에 휘둘려 허리가 꺾인 이정표와 물에 잠긴 들판의 삭막한 풍경이 한 장의 기다란 목탄화처럼 스쳐 갔다. 먹물색으로 변한 산야에 검은 빗줄기가 바람에 흔들리는 거대한 장막처럼 휘어져 내렸다. 윈도우브러쉬의 파워를 최대한으로 높였으나, 유리창에 자글자글 퍼져 오르는 물살을 당해낼 수 없었다. 그 유리창 너머로 구름을 찢어내며 번개가 번득이었고 길이며 숲이며 나무들이 길길이 날뛰며 진저리를 치고 있었다. 머리에 닿을 듯 낮게 드리워진 구름 때문에 차창 밖 풍경은 거대한 터널을 연상케 하였다. 끝도 없이 뻗어 나간 터널, 그리고 어디로 이어지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아득한 굴속을 자동차는 우리에게 남아있는 짧은 생애를 싣고 달려가고 있었다.(「소풍 가는 길」) 중에서

     

    은수는 호주머니에서 그것을 꺼내 감싸 쥐었다. 금속의 완강한 감촉이 온몸에 번졌다. 먼 옛날 남편과의 짧은 추억이 그것엔 희미하게나마 남아있었다. 그보다 훨씬 긴 세월 그녀를 모질게 괴롭혔던 어두운 기억들이 새겨있는 물건이었다. 은수는 그 칼과 함께 분노했으며 복수를 꿈꿨고 죽음을 떠올렸다. 손잡이에 박힌 인조 사파이어가 가로등 불빛을 받아 반짝 빛을 내었다. 그 빛살을 한동안 음미하던 은수는 어금니에 힘을 주고 바다 먼 곳을 향해 내던졌다. 가슴 속에서 무엇인가 설렁 내려앉았지만, 이제 저런 것은 필요 없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리고 코트 호주머니 안에서 깊숙이 손을 넣어 아랫배를 가만히 만져보았다. 헤어짐 같은 것은 생각할 필요가 없는 새새명이었다.(「인조 사파이어 푸른 빛」 중에서)

    추천사

    작가의 말

    시외버스 헤드라이트가 어둠 속에 뚫어놓은 빛의 터널을 여섯 시간여 달려 새하얀 국화에 싸여있는 커다란 사진틀 속 사내를 만났다. 몹쓸 병에 걸려 짧지 않은 세월, 코에 산소 튜브를 매달고 살았던 사내. 비록 산소통을 떼어놓을 수가 없어 잠시도 바깥 구경은 못하지만, 사는 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큰소릴 떵떵 치던 그 사내. 70이란 숫자가 작은 것은 아니니까 늙었다고 할 수밖에 없는 내 동생. 잘 생긴 그 얼굴에 가득 떠오른 미소가 어쩐지 허전하다. 언젠간 나도 저렇게 사진 속에 갇히겠지. ‘언젠가 찾아올 그 날까지 열심히 사세요.’ 사진 속 동생은 넌지시 날 채근한다. 하긴 그 말이 맞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하던 대문호의 흉내만 내고 갈 순 없질 않은가.

    돌이켜보면 작가라는 허울을 쓰고 살아온 지난 세월은 기실 소설쓰기가 두려워 도망만 치다 온 세월이었다.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써야겠다.

     

    난생처음 번쩍이는 리무진 캐딜락을 타고 먼 길을 떠나는 동생을 멀끔히 바라보고 나서, 속초 시외버스 정류장으로 터덜터덜 걸어오는 길에 나는 휴대폰을 열어 손주들의 문자를 다시 한번 쓰윽 확인한다.

    할아버지 잘 갔다 와. 사랑해!

    아! 삶이란 이토록 아름다운 것인가.


    황인규 (소설가)

    ‘참신한 소재’, ‘낯선 양식’, ‘새로운 시도’. 주목받는 작품들이 등장할 때마다 언급되는 표현들이다. 요즘 소설은 ‘낯설게 하기’에 몰두한 나머지 낯섦이 낯설지 않다. 낯섦에 기대지 않고 서사의 힘으로 끌고 가는 작품에 목이 마를 즈음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김헌일의 작품은 근래에 만나기 힘든 서사의 추동으로 이야기의 활력과 몰입을 유도한다. 더불어 작품세계의 핍진성과 사연의 곡진함은 읽는 이로 하여금 쯧쯧 자주 혀를 차게 만든다.

     

    신종국 (소설가)

    작가의 이번 소설집은, 고통의 개인화와 그 극복의 공동화에서 남다른 성취를 보여준다. 초기의 극히 개별적 헤쳐나감이 이번 소설집에서는 보다 원숙한, 함께 껴안음의 드높은 차원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한 공간적인 극한이든 연대기적인 고통이든, 마침내 껴안음의 포근함이 각별하다. 진심 좋은 글들이라 유심히 읽는 자에겐 어떤 심연을 보여주는 깊은 책이다.

     

    김성달 (소설가, 문학평론가)

    김헌일 작가의 소설 인물들은 사유의 기계적 형상화에서 해방된 저나름의 부피와 무게와 질감을 지닌 채 우리 사회의 각박한 세태와 아픈 단면을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인물들의 속내는 우리가 이미 보았거나 알고 있던 광경들이 깨어지고 속살을 드러내는 파경으로 가득하다. 파경의 모습은 작가의 경험적 실체와 방법적 사색의 해석으로 창조된 세계이다.

     

    저자 소개
    저자 : 김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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