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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림 끝에 핀 꽃

    • 전대선 저
    • 황금알
    • 2025년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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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68151369
    쪽수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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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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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수필집 『기다림 끝에 핀 꽃』은 전대선 작가가 삶의 가장 깊은 자리에서 건져 올린 기억과 풍경, 그리고 사람과 시간의 의미를 담아낸 서정적 산문집이다. 전작 이후 오랜 시간 차분히 삶을 되짚으며 써 내려간 이번 책은, 작가가 걸어온 인생의 길목과 그 안에 스며 있는 가족·고향·사계·일상의 빛들을 따뜻하게 비춘다. 특히 노모를 돌보며 체감한 존재의 유한함과 삶의 무게, 고향 서천에서 마주하는 자연의 사계와 숨결, 가족이 주는 사랑과 울타리, 그리고 일상 속에서 피어나는 작은 기쁨들이 수필 곳곳에서 깊이 있게 드러난다.

     

    이 수필집은 크게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어디쯤 가고 있을까에서는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과 회한이 잔잔하고도 깊은 서정으로 펼쳐진다. ‘서천의 사계금강 하구언의 숨등 고향의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은 따뜻한 애착과 생명의 은유로 가득하다. 2바늘로 그리는 그림에서는 삶을 함께한 집과 가족, 그리고 일상에서 발견하는 행복의 조각들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3무보수 비서에서 어머니와 자녀 세대 사이에 이어지는 보살핌의 연대, 성장의 통로로서의 가족을 중심으로 삶의 깊이를 탐구한다.

     

    이어지는 4안식의 끈, 고향집에서는 오랜 세월을 함께한 고향집을 중심으로 근원적 향수와 기억의 풍경을 되살리며, 인간이 어디에서 힘을 얻고 다시 일어서는지를 보여 준다. 5흰 가운의 무게에서는 의료인의 삶을 살아온 작가가 경험한 환자와의 만남, 인간의 생명과 아픔에 대한 성찰이 진솔하게 기록된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예민한 감각이다. 스쳐 지나가는 풍경, 잊힌 기억, 오래된 집, 연약한 가족의 몸짓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작가의 시선은 수필이 지닌 본연의 힘-‘기록과 회상의 문학을 정점에서 보여 준다. 더불어 글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는 사랑, 감사, 기다림, 그리고 희망이다. 비극적 순간에서도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 작가의 문장은 독자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하며, 삶의 작은 순간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기다림 끝에 핀 꽃』은 독자에게 일상의 시간을 잠시 멈추고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사색의 여정을 제공한다. 조용히 읽히지만, 읽고 나면 오래 마음에 남는 울림을 가진 책이다. 삶의 본질을 묻고 싶은 이, 오래된 풍경과 기억의 온기를 되찾고 싶은 이에게 특히 깊은 위로가 되어 줄 한 권이다.

    목차

    [목 차]
      

    서문 | 지금, 이 순간이 선물이다·4

    추천사 | 사색과 성찰의 시간을 선물 받다 - 김정민·6

     

    . 어디쯤 가고 있을까

    어디쯤 가고 있을까·12

    서천의 사계·17

    내 안의 뜰·21

    금강 하구언의 숨·26

    옛길은 추억의 그리움이다·31

    기다림 그리고 시작·36

    때가 되면 피는 꽃·41

    낯선 그녀·46

     

    . 바늘로 그리는 그림

    그 자체만으로도 완벽한 집·52

    봄빛처럼 찬란한 나날·57

    뭍에 오른 조각배·62

    인생을 함께하는 집·67

    다시, 수학여행처럼·72

    이순이 손짓하는 즈음·78

    바늘로 그리는 그림·83

    어머니의 여름·88

     

    . 무보수 비서

    숲으로 간다·94

    아름다운 이별·99

    청년이 된 남자·103

    둥지를 날다·107

    어머니의 삼계죽·111

    손님에서 가족으로·115

    행복한 숙제·120

    무보수 비서·125

     

    . 안식의 끈, 고향 집

    달콤한 정원·132

    안녕, 숨터·136

    안식의 끈, 고향 집·141

    달 마중·146

    멈춘 시계·152

    해바라기 사랑·156

    어둠이 짙을수록 달은 밝다·162

    공포와 악몽이 지나간 자리·166

     

    . 흰 가운의 무게

    마당 넓은 집·172

    번개를 치다·177

    뿌리 깊은 나무·182

    삶의 경계를 넘다·187

    서림문학동인회와 나들이·191

    아름다운 사람은 언제나 아름답다·195

    흰 가운의 무게·199

    한 여름날의 미열·204

     

    서평 | 기다림 끝에 핀 꽃 - 장석영·210


    [본 문]
      

    . 어디쯤 가고 있을까

     

     

    어디쯤 가고 있을까

     

    발씨가 익은 요양병원으로 가는 길은 아프고 쓸쓸하다. 차창 밖 풍경은 온통 초록으로 물들었건만 내 마음은 검은빛이다. 낮 동안 하동지동하던 업무와 일상생활에 휘둘려 잠시 잊고 있던 기억의 시간으로 돌려주는 까닭이다. 오늘, 어머니는 어떤 모습으로 맞이해 주실까.

    무술년 2월 초입, 숙환으로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셨다. 그전까지는 작은어머니와 요양보호사의 간호를 받았다. 약간의 치매 증상과 관절의 힘이 빠지면서 자꾸 넘어지곤 하였다. 자연스레 몸에 상처가 늘어났다. 겨우 화장실을 드나들던 기운마저 점점 방안에서 해소하는 일이 잦아졌다.

    문밖까지 나와 마중하던 어머니는 병상에서 맞는다. 입원할 당시만 해도 반갑게 맞아 주었는데 가뭇없이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 눈도 마주치지 않으신다. 짧게 자른 머리, 얼굴엔 검버섯과 붉은 딱지가 사의 갈림길에서 시간을 재촉하는 것 같아 짠하니 아프다. 어떤 날은 손과 발이 퉁퉁 불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다. 수액 꽂을 혈관을 찾지 못해 장딴지와 허벅지에 주삿바늘이 꽂혀 있곤 한다.

    어머니는 꽃이슬처럼 조심스럽다. 스스로 몸을 가눌 수도 없다. 간호사가 일정 시간마다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체위를 바꿔 준다. 일반실과 집중치료실을 몇 차례 반복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집중치료실에서 좀처럼 일반실로 이동할 기미가 없다. 상태가 점점 악화하는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식사는 코를 이용한 경관영양법으로 대체한 지 오래다. 침상 옆에는 심장, 맥박, 혈압을 측정하는 기계가 여러 갈래의 전기선을 늘어뜨린 채 서 있다.

    어머니는 구순에서 세 해를 넘기면서 아기가 되었다. “어머니, 어머니…….” 한참을 애타게 불러도 대답이 없다. 손을 쥐어 봐도, 어깨를 토닥이며 흔들어도 반응이 없다. 그저 초점 없이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다. 눈물인지 눈곱인지 흘러내린 이물질을 휴지로 닦아 준다. 한마디의 말이라도, 한 번만이라도 눈 맞춤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풋심이라도 내주길 고대한다. 그렇게라도 조금만 더, 우리 곁에 오래도록 있어 주면 좋겠다.

    아기가 된 어머니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 무슨 생각에 잠겨 있을까. 외로움에 무섭지는 않을까. 그토록 꿈꿨던 곳을 서성일까. 어떤 곳을 여행하고, 누구와 소통하고 있을까. 지난 세월 만났던 인연들은 기억하고 있을까. 아름답고 소중한 시간 속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우리 아이들을 돌볼 때가 가장 행복했다는 어머니, 지금쯤 그곳에 있을까.

    누군가 인생을 소풍이라 했던가. 한순간에 가족이 되고, 주변인이 되고, 한 세상 사람으로 어우러진다. 짧게 혹은 길게 인연이 된다. 한 생을 살아내는 과정에서 순간순간 소중하지 않은 인연은 없다. 어머니와의 인연도 그렇다. 내게 주신 사랑은 가히 높고, 넓고, 크다.

    어머니의 삶은 인생의 길잡이였다. 힘에 겨워도 가족을 위한 일이라면 손톱이 갈라지고 상처가 나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항상 정갈한 매무새를 잃지 않았다. 어머니에게는 사람들이 모여들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집안은 물론 마을의 대소사를 맡아서 갈무리를 잘하셨다.

    지금쯤 어머니는 반환점을 돌아 처음 왔던 길에 다다른 것은 아닐까. 그래서 아기가 된 것일까. 꾀꾀한 얼굴로 하르르 심호흡한다. 몸은 자유롭지 않아도 정신은 자유로운 날개를 달지 않았을까. 생과 사의 잇닿은 경계를 향해, 그 끝을 향해 아주 천천히 걷고 있으리라.

    딸아이는 아무런 반응이 없는 할머니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다. 손과 얼굴 그리고 환자복 밖으로 드러난 곳을 어루만진다. 손은 물론 볼과 입에 뽀뽀한다. 코딱지를 아무렇지 않게 손으로 꺼내고 거친 피부에 보습크림을 발라준다. 할머니에게 받았던 밥물림 사랑만큼이나 눈물겹다.

    오늘은 어머니가 눈을 마주친다. 눈동자는 안개가 낀 것처럼 뿌연 막이 있다. 그 눈동자 안에서 어머니의 눈빛이 반짝인다. “어머니, 어머니!” 부르지만 메아리만 남는다. 반가운 마음에 한참을 들여다본다. 발씬 웃는 모습이 아니더라도, 그저 의미 없는 눈짓이었다 하더라도, 그렇게라도 조금 더 힘을 내주길 바라고 바란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어머니의 대문 밖 마중을 기대한다. 따뜻한 온기가 있는 어머니의 집에서 도란도란 행복한 꿈을 꾸고 싶다. 코촉상이어도 식구들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면 좋겠다.

    이슬빛 찬란한 새 아침의 햇살을 함께 맞이하길 고대한다.

     

     

    서천의 사계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듯 땅풀림 머리가 되면 살아있는 만물은 봄으로의 기지개를 켠다. 생동하는 봄의 전령사를 따라 시나브로 계절의 출발선에 선다. 하품하듯 긴 호흡은 삶의 치열함 속으로 들어간다는 신호요, 지난 계절 잉태한 새 생명을 내놓을 알맞은 희망의 시기다. 잎을 떨어냈던 나무마다 움돋이를 내보내 생동생동 짙은 초록으로 이끈다.

    서천의 사계는 아름다운 정원이요, 보금자리다. 신성리 갈대밭, 금강과 서해가 만나는 곳 금강하굿둑 철새도래지, 힐링하기 좋은 송림 해수욕장, 우리 전통 건축의 자연미를 볼 수 있는 문헌서원, 마량리 동백나무 숲과 해돋이, 해송이 아름다운 춘장대해수욕장, 우리나라 최초 성경 전래 지인 마량진….

    서천은 서해의 중심이자 충남의 최남단에 있고, 우리나라 4대강 중 하나인 금강이 있다. 이곳은 철새들의 낙원이요, 바다와 만나는 아름다운 노을이 있다. 기름진 옥토와 서해가 조화를 이루는 곳으로 풍부한 먹을거리를 아낌없이 내준다.

    서천은 성리학의 대가인 목은 이색과 독립운동가였던 월남 이상재 선생 등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곳이다. 백제의 군사 요충지였던 기벌포 문화권은 천오백 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백제의 향기가 면면히 이어진다. 저산팔읍길쌈놀이는 백제 때부터 이어온 서천 지역 고유의 대표적 생활 문화로 방문객까지 누리는 전통문화이다.

    서천은 계절의 변화가 뚜렷하다. 사계절 관광지요, 어깻바람이 이는 고향이다. 마을마다 울타리를 이루는 동산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사람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반가워 봉실거린다. 어머니의 후듯후듯한 품처럼 언제나 평화로운 곳이요, 마음껏 세상으로 내달릴 수 있는 배경이다.

    잠깐 외곽으로 나가면 만나는 서해가 있다. 얕은 바다는 올똑볼똑한 개펄로 진득하다. 개펄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생명체를 만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옹기종기 모여 햇볕을 쬐는가 하면 인기척에 놀라 순식간에 제집으로 숨바꼭질하듯 몸을 피한다. 밀물과 썰물의 조화로운 자연현상은 기다림을 알게 한다.

    바다로 나가는 길은 계절에 상관없이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이 있다. 한 계절을 살아가는 식물이 있는가 하면, 사계절 아니 수년 동안 계절의 순환 고리와 맞물려 우리와 함께 간다. 가로수는 어느 순간 갈맷빛으로 바뀌고 꽃잎을 맺는다. 꽃을 떨어낸 자리는 열매를 맺고, 잎사귀를 떨구면 동면의 시간으로 들어간다.

    어느 계절이든 쪽빛의 멀리 있는 바다와 윤슬의 일렁거림도 좋다. 물꽃이 이는 파도를 보노라면 심연의 어두운 그림자를 지워내 헝그럽다. 숨 가쁜 외줄의 인생처럼 쉬어감의 배려를 만나는 곳이요, 뒤를 돌아보는 여유에 깊은 호흡을 한다. 먼눈팔 때도, 세파에 시달릴 때도 나직이 들려오는 파도 소리는 고요의 잠 속으로 이끈다.

    숲으로 들어가면 계절과 관계없이 신선한 피톤치드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한다. 빽빽한 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의 눈부심도 좋다. 그곳에 사람의 냄새, 바람의 냄새, 숲의 냄새가 어우러져 하나가 된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서천의 풍경은 정겹기 그지없다.

    서천에서 나고, 자라고, 미래에도 아니 어쩌면 죽을 때까지 이곳에 살리라. 지천명을 지나면서도 소리 없이 스며든서천 사람이라는 것이 좋다. 눈비음하지 않아도, 먼 길을 돌아와 쉼이 필요할 때 언제고 편안한 자리를 내주는 곳이다. 그런 서천의 사계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다.

    누구나 서천 사계의 정원을 누릴 자격이 충분하기에 한 계절이 지난다 해도 자연스러운 희망으로 기다리면 된다. 언제든지 따뜻한 마음이 고플 때 바람 쐬듯 발길 닿는 곳으로 나가면 된다. 그곳에서 가만히 들려주는 위로와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용기를 느끼면 되니까.

    서천의 사계를 영원한 가치로 만나길 고대한다.

     

     

    내 안의 뜰

     

    내 고향진재를 떠올리면 막연한 그리움에 먹먹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나서기만 하면 되는 것을 발치에 두고도 쉬이 갈 수 없는 것은 왜일까. 삶의 톱니바퀴를 벗어나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두려워한 까닭일까.

    오래된 고향 집 나무 마루에 앉았다. 허름한 담장을 넘어온 새뜻한 바람이 뺨을 두드린다. 강산이 세 번은 바뀌었음에도 따뜻하고 평화로움은 온새미로 한결같다. 알 수 없는 향기, 무한한 벅찬 기운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리니 더아니 기쁜가.

    낮은 담장 주변에는 겨우내 움츠렸던 파릇한 싹들이 생동생동 기지개를 켜기라도 하듯 앞다투어 연한 연둣빛 속살을 드러낸다. 풀포기 하나하나 신비롭다. 나무의 새싹도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아 기분은 좋아진다.

    오래된 집은 등이 굽듯 기운다. 흙으로 된 벽은 금이 가고 구멍이 뚫렸다. 커튼을 드리우듯 거미줄이 한껏 바람에 한들거린다. 오랫동안 주인의 부재에 쓸쓸함이 배었나 보다. 임시방편으로 흙을 빚어 메운 자리가 그나마 흔적으로 남았다.

    덩그러니 남아 있는 들창문은 어머니 같다. 외출에서 돌아오는 나를 기다리던 어머니가 사무치게 보고 싶고 그리움에 눈물겹다. 방문마다 나무 창살에 한지를 곱게 바른 여닫이문은 금방이라도 열릴 것 같다. 가만한 미소를 지으시던 어머니는 내 안의 뜰에, 고향 집을 지키고 있었나 보다. 흐리마리한 기억들이 선명해진다.

    오빠 내외는 주말에 들러 집안닦달은 물론 푸서리가 된 밭을 일군다. 사람이 살지 않아 손품과 발품이 여간 많이 드는 것이 아니다. 뒤란의 울타리를 이루는 신우대밭을 정리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집 주변을 이루는 텃밭은 잡풀이 경쟁이라도 하듯 키 재기 한다. 쓰렁쓰렁 일했다고는 하나 여무지고 빈틈이 없이 깔끔하다.

    우리는 산림조합에서 매년 주는 나무교환권으로 이번에는왕대추나무를 골랐다. 그동안 딱히 나무 심을 곳이 없어 고향 집 주변 텃밭 빈자리에 심었다. 심을 때의 설렘과 열매를 기대하면 벌써부터 풍요로워진다. 돌아보니 여백을 채우듯 제법 여러 종의 오금드리 나무가 거기에 있다.

    오빠 내외가 고향 집에 오는 날을 골라 한달음에 달려갔다. 망중한을 틈타 갔을 때, 부모님이 그랬던 것처럼 두 팔 벌려 우리를 맞는다. 작업복, 모자, 장갑, 장화를 신은 모습에서 한참은 일하고 난 후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우리는 텃밭으로 향했다. 가져온왕대추나무를 볕이 잘 드는 최적의 장소에 심었다. 풋머리가 되려면 서너 해는 기다려야 한다. 해마다 정성껏 거름을 주노라면 탐스러운 대추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심었던 나무가 터줏대감이라도 되는 양 제법 늠름하게 가지를 뻗었다. 주인의 정성에 화답이라도 하는지 밭에는 냉이, , 도라지, 더덕, 돼지감자가 지천이다.

    남편과 나는 돼지감자를 캤다. 얼마나 알이 실하고 많던지 짧은 고랑에서 노다지가 나오듯 끝이 없다. 깨끗하게 손질한 돼지감자를 안아 들고 부자가 되었다. 혼자 먹기는 많아서 좋은 사람들과 나누기로 했다. 오빠 내외는 도라지와 더덕을 한 보따리 챙겨 준다.

    큰올케는 깨끗하게 정돈된 마루인데도 수건으로 시부적시부적 닦고는 앉기를 권했다. 고즈넉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커피 향은 더욱 진하게 다가왔다. 옛 추억의 끈을 이어 묶었다. 고향 뜰의 변화와 주변 사람들의 소식을 들음들음 들어도 반가우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한소끔 땀을 흘리고 난 후의 휴식은 내 안의 뜰만큼 고요하다. 마루에서 내다뵈는 동네 풍경이 한가롭다. 담 너머 보이는 빈집의 대나무 울타리는 경계를 잃었나 보다. 굴뚝에서는 연기가 파란 하늘에 몽게뭉게 그림을 그리듯 정겹다. 미완의 수채화처럼 봄이 이제 막 출발선에서 도움닫기 한다.

    빗장 걸린 나무 대문을 열고 나가면 새로운 세상으로의 통로였다. 마당 가 감나무 사이 원두막에 오르면 마음은 언제나 평안하다. 저 멀리 들녘을 지나오는 바람에도, 비가 내리면 초가지붕을 타고 내려오는 물방울에도 싱그러움이 있다. 꿈에서조차 마음만은 고비샅샅 그곳을 누빈다.

    내 안의 뜰에 고향의 소소한 일상을 채운다. 언제든 웅숭깊은 품으로 맞아 주는 어머니의 품이요, 내 삶의 보루다. 생각만 하여도 무한한 평안과 위로를 받는 곳이다. 생이 끝나는 날까지 아니 그 이후로도 그 뜰을 서성이리라. 눈물겹도록 그리운 내 뜰에 사랑의 나무를 심듯 정성을 다해야겠다.

    추천사

    김정민 (서울자치신문 대표)

    전대선 작가의 수필집 『기다림 끝에 핀 꽃』은 삶의 작은 순간을 따스하게 비추는 햇살과 같다.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히 지나쳐버리는 풍경과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잠시 잊고 지냈던 삶의 소중한 가치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책장冊張에서 전하는 작은 기쁨이 모여 큰 행복이 된다.”라는 구절처럼, 그의 수필은 평범한 일상에서 발견한 위로와 희망을 고스란히 담아내어, 읽는 이로 하여금 마음속 깊은 곳까지 따스함이 스며들게 한다.

     

    장석영 (맥파문학 대표)

    전대선 작가의 수필집은 화려한 문장이 아닌, 소박하고 따뜻한 이야기로 독자를 감싼다. 자연과 고향, 가족과의 관계, 기다림과 이별에 이르기까지 삶을 이루는 모든 풍경을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담아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삶이란 결국 작은 순간의 축적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하루하루 흘러가는 평범한 시간 속에도 강물처럼 잔잔히 흐르는 기억과 가족, 친구 그리고 자연과의 만남이 모여 우리의 삶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수필 속 기다림과 이별 그리고 소소한 기쁨과 위로는 조용히 마음에 스며들어 어느새 내 안에 작은 꽃처럼 피어난다. 그 꽃은 지나온 날의 의미를 속삭이고 앞으로 걸어갈 길 위에 부드러운 빛을 드리운다.

    출판사 서평

    전대선의 수필집 『기다림 끝에 핀 꽃』은 삶의 가장 깊은 자리에서 건져 올린 정서와 기억을 바탕으로 쓰인 서정적 산문이자, 현대적 감수성과 전통적 삶의 가치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보기 드문 에세이집이다. 이 책은 전작 이후 오랜 시간 축적된 경험과 성찰을 바탕으로, 작가가 다시 한번 인생의 의미를 천천히 되짚고 기록한 결과물이다. 전체적으로는삶의 회고와 현재의 충만’ ‘가족의 시간’ ‘고향과 자연의 생명성’ ‘일상의 사소한 순간에 대한 감사’ ‘돌봄과 사랑의 윤리등을 핵심 주제로 삼아 사람과 시간, 기억과 사물, 생과 사가 어떻게 인간의 내면에서 합류하는지를 세밀하게 탐구한다.

     

    전대선의 글쓰기는 일상의 사소한 움직임에서 존재의 본질을 포착해 내는 데 탁월하다. 그의 글 속 문장들은 소란스럽지 않지만 깊게 스며들며, 특별한 장치나 의도된 감정의 과장이 아니라 담담한 시선과 성찰의 호흡으로 독자를 이끈다. 이러한 문체적 특징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적 미덕이다. 그의 글은 눈에 띄는 미사여구보다는 일상적 표현의 소박함을 통해 울림을 창조하고, 작가 자신이 지나온 삶의 궤적과 그 안에서 마주한 인간의 보편적 경험을 자연스럽게 끌어올린다.

     

    이 책은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마다 주제와 정서의 흐름이 안정적으로 이동한다. 그러나 단순히 주제를 묶은 구성 이상의 의미가 있다. 다섯 개의 장은삶의 여정’, ‘돌봄과 성장’, ‘고향과 자연의 시간성’, ‘사랑의 윤리’, ‘인간적 연대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상호 반향하는 구조를 이루며, 전대선이라는 한 인간이 걸어온 시간을 관통하는 사유의 지도를 제공한다. 이 서평에서는 각 장의 문학적 특성과 이론적 의미망을 함께 분석함으로써 전대선의 수필이 지닌 가치와 현대 수필 문학에서의 위치를 조명하고자 한다.

     

    들어가며

     

    1부 존재의 근원으로 향하는 질문: ‘어디쯤 가고 있을까

     

    첫 장에서 핵심이 되는 정서는돌봄의 시간존재의 유한성에 대한 통찰이다. 작가는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니의 모습과 시들어가는 육체를 바라보며, 존재의 본질적인 유약함과 인생 후반의 덧없음을 깊은 마음으로 포착한다. 이때 그의 글은 단순한 회상을 넘어돌봄을 수행하는 자의 내면적 상태를 정직하게 드러낸다.

     

    전대선의 글이 갖는 미덕은, 노모를 돌보는 과정이의무감이나희생이 아니라존재의 순환을 긍정하는 자연적 감수성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머니가 아기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작가는 슬픔과 애틋함을 동시에 경험한다. 여기서 작가가 던지는 질문, “어디쯤 가고 있을까는 단순히 어머니의 신체적 상태를 묻는 것이 아니라 인간 존재가 삶의 끝자락에서 어디로 향하는가의 실존적 물음이다.

     

    노년의 신체에 대한 서정적 관찰

    작가가 묘사한 어머니는 더 이상과거의 어머니가 아니다. 기억을 잃어가고, 눈빛은 흐려지고, 몸은 유약해지고, 언어는 사라져 간다. 이 묘사는 현대 수필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지만, 전대선의 문장에는 분명한 사실 묘사나 슬픔의 과장 대신 존재에 대한 섬세한 윤리적 배려가 담겨 있다.

     

    어머니의 손톱이 갈라지고, 욕창을 막기 위해 체위를 바꾸고, 혈관을 찾지 못해 장딴지에 바늘이 꽂히는 장면들은 삶이 끝자락에서 얼마나 유약한 존재로 변화하는지를 보여 준다. 그러나 그는 그 유약한 모습을아름다운 퇴행으로 받아들인다. 이것은 단순한 미화가 아니라, 생로병사의 구조 속에서돌아감이라는 필연적 흐름을 인정하는 태도이며, 이는 동양적 생명관과 매우 유사한 정조다.

     

    이별의 시간과 사유의 공간

    작가는 어머니와 눈을 맞추는 잠깐의 순간을 통해 삶의 불가역적인 흐름을 실감한다. 순간의 눈빛은 희미한 빛임에도 불구하고 삶 전체를 요약하는 듯한 감정적 진동이 있다. 이 장면에서 수필은 단지 사실을 기록하는 문학이 아니라시간이 지닌 영혼의 층위를 드러내는 문학으로 확장된다.

     

    그는 어머니의 삶을 통해부모로부터 받은 사랑의 시간을 되돌아보고, 그 사랑을 다시 돌려주는 일을 인생의 자연스러운반환점으로 이해한다. 이러한 순환적 구조는 이 수필집 전체의 핵심 사유를 이루는 주제다. , 사랑이 돌고 돌아 완성되는 지점에서 인간은 비로소 자신이 살아온 삶의 구조를 깨닫는다.

     

    2부 일상의 사물과 풍경에 새겨진 의미: ‘바늘로 그리는 그림

     

    2부에서는 삶을 함께해온가족’, 그리고 일상의 순간들이 중심 주제가 된다. 전대선은 일상의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삶의 다른 층위들을 열어 보인다. 예컨대 집을 묘사할 때 그는 단순한 건축물이 아닌삶의 그릇이자세대 간의 기억을 품은 장소로 바라본다.

     

    사물에 생명을 부여하는 문체

    전대선의 문장은 때로 사물을 사람처럼 다루고, 사람을 사물처럼 다루기도 한다. 이는 바슐라르(Gaston Bachelard)의 『공간의 시학』에서 설명하는=인간 정신의 내면적 구조라는 관점과 연결된다. 전대선은 집의 마루, 창문, 바람, 햇살, 장독대 등을 묘사하면서 사물이 갖는시간성(time-ness)’을 포착한다.

     

    그에게 집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인간의 기억이 작동하는 심리적 장소이며우리를 연결하는 매개물이다. 이 관점은 작가의 수필이 단순한 회상의 글을 넘어 사물의 인문학적 의미를 탐구하는 기록문학으로 확장되는 지점을 보여 준다.

     

    가족의 시간성을 기록하는 글쓰기

    집과 가족의 이야기는 필연적으로 시간성과 얽힌다. 가족이 함께한 계절, 떠나간 사람의 흔적, 집에 남아 있는 잔향 같은 것들이 하나의기억의 서랍을 열듯 등장한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특정 사건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을 둘러싼 기억의 감정적 진동을 기록한다.

     

    이때 그의 글은기억의 문학감정의 문학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작동한다. 전대선의 문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진 것들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데 탁월하며, 이를 통해 수필이 지닌 근본적 기능-“잊혀가는 것들을 붙잡아 의미로 되살리는 힘을 증명한다.

     

    3 - 돌봄의 윤리, 가족의 윤리: ‘무보수 비서

     

    작가가 가족과 맺는 관계를 바탕으로돌봄(care)’에 대한 윤리적 사유를 전개한다. 특히 어머니와 자녀 세대를 연결하는 돌봄의 사슬은 가족과 사랑, 책임의 윤리에 관한 심층적 탐구를 가능하게 한다.

     

    돌봄의 윤리학

    현대 사회에서 가족 간 돌봄은 종종 부담과 의무로 여겨지지만, 전대선에게 돌봄은존재의 본래적 관계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행위이다. 그가무보수 비서라고 이름 붙인 글에서 드러나듯 돌봄은 경제적 보상을 상정하지 않는 순수한 행위이다.

     

    실제로 발달한 돌봄 윤리 이론(캐럴 길리건, 넬 노딩스 등)은 돌봄을 인간관계의 근본적 원리로 본다. 전대선의 글은 이러한 윤리적 전통과 맞닿아 있으며, 그는 가족을 돌보는 일을삶의 본질을 깨닫는 과정으로 바라본다.

     

    성장의 문학으로서의 수필

    전대선의 수필은 자신과 주변 인물의 성장을 기록하는성장 서사(growth narrative)’의 성격도 갖는다. 특히 자녀가 성장해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시선은 삶의 연속성과 세대 간의 관계를 사색적으로 제시한다.

     

    그의 글은 부모-자녀 관계의 역동성을 무겁지 않게, 그러나 깊은 울림으로 풀어내며, 이를 통해 수필이 가진세대 간 감수성의 문학이라는 성격이 잘 드러난다.

     

    4부 고향과 자연의 생명성: ‘안식의 끈, 고향집

     

    이 장은 전대선 수필의 중심 정서 중 하나를 구성한다. 고향 서천의 풍경과 그 자연이 지닌 생명력은 그의 글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이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 그리고 기억의 본질에 대한 탐구가 이어진다.

     

    자연을 바라보는 시적 사유

    전대선의 자연 묘사는 단순한 풍경 묘사가 아니다. 자연은 작가에게시간의 목격자이자내면의 거울이다. 예를 들어 금강 하구언의 갈대, 서해의 바람, 봄의 새싹, 숲의 피톤치드 등은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위로와 재생의 기호들이다.

     

    자연이 인간을 치유한다는 주장은 심리학적·철학적 관점에서 이미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그의 글은 이러한 관점을 문학적으로 구체화한다. 자연은 작가에게 다시 태어나는 공간이며,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를 되묻는 공간이기도 하다.

     

    고향집의 상징성

    고향집은 단순한 생활 공간이 아니라존재의 근원을 상징한다. 어머니가 있던 집, 유년의 시간, 오래된 담장, 텃밭의 나무와 풀들, 문을 여닫을 때 들리던 소리 등은 모두 작가의 기억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고향 서사가 작가의 수필을 더욱 문학적으로 만드는 요소이며, 이는장소의 정체성(place-identity)”을 강조한 현대 인문지리학이나 기억 연구와도 조응한다. 장소는 인간의 정체성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전대선의 수필은 이러한 장소성과 정체성의 관계를 문학적으로 구현한다.

     

    5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흰 가운의 무게

     

    마지막 장은 작가의 직업적 경험, 즉 의료 현장에서 마주한 인간적 고통과 생명의 무게를 바탕으로 구성된다. 여기에는 의료인의 시선에서 바라본생명의 존엄성’, ‘고통의 서사’, ‘인간적 연대의 가능성등이 촘촘히 담겨 있다.

     

    생명에 대한 통찰

    의료인으로서 작가는 생명의 탄생과 마침을 모두 목격한다. 그는 의료 현장을삶과 죽음이 동시에 존재하는 장소로 바라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의 문장은 단순한 경험담이 아니라 인간 실존에 대한 철학적 성찰로 확장된다.

     

    인간적 연대의 가능성

    의료인과 환자의 관계는 단순한 전문적 관계가 아니라, 인간 대 인간의 관계이다. 작가는 그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정서적 울림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환자의 고통, 가족의 걱정, 치료 과정의 긴장감 등은 단순한 사건으로 서술되지 않고, 인간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태도로 그려진다.

     

    나가며; 인간의 시간을 기록하는 문학

    전대선의 『기다림 끝에 핀 꽃』은 한 인간의 사적 기록을 넘어 현대 수필 문학이 지닌 근본적 가치를 재정의하는 중요한 작품이다. 이 책의 핵심 가치는기억과 사라짐의 문학으로 사라지는 것들을 붙잡아 의미의 층위로 올려놓는 능력이 탁월하다. 돌봄의 윤리를 담은 문학으로써 인간 존재의 본질적 관계를 정직하게 기록했다. 또한, 자연과 장소의 문학으로 고향과 자연은 존재의 근원을 묻는 사유의 공간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져 삶의 전체 구조를 비춰보는 통찰이 있다. 문인과 의료인의 시선으로 포착한 생명의 무게는 현대 수필에서 보기 드문 깊이를 보여 준다.’

     

    전대선의 문장은 조용하고 담백하지만, 그 속에는 지혜, 사랑, 감사, 희망이라는 거대한 정서적 힘이 흐른다. 그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인간의 삶이 얼마나 연약하면서도 단단한지를 이해하는 일이며, 인간이 서로를 이해하고 돌보는 이유를 다시 확인하는 일이다.

     

    『기다림 끝에 핀 꽃』은 독자에게 위로와 생각, 그리고 마음의 재생을 제공하는 책이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독자는 깨닫게 된다. 삶의 의미는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순간의 작은 빛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저자 소개
    저자 : 전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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