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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이 되는 것은 무섭다(쉬는시간 청소년 시선 9)

    • 오성인 저
    • 쉬는시간
    • 2025년 10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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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98890597
    쪽수1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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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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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에세이/시 >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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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언젠가 나도 아픈 누군가에게 다가가 따뜻하게 남을 수 있을까”

    오월 광주의 슬픔을 어루만지는 오성인 시인의 청소년 시집

    고등학교를 마치면 또 무엇이 버려질까

    꼭 무언가를 버려야 어른이 되나

     

    아끼는 것들을 버리지 않으면서

    어른이 되는 방법은 없을까

     

    어른이 되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쉬는시간 청소년 시선 아홉 번째 작품으로 오성인 시인의 『어른이 되는 것은 무섭다』가 출간되었다. 시집 『푸른 눈의 목격자』 『이 차는 어디로 갑니까』를 이어, 산문집 『세상에 없는 사람』을 펴낸 오성인 시인의 첫 청소년 시집이다. 광주에서 태어나 나주에서 살고 있는 시인 오성인은 오월 광주의 슬픔을 끊임없이 직시해 왔다. 시인은 이해한 광주보다 이해하지 못한 광주가 많다고 이야기하며, 시를 쓰면서 조금씩 아버지의 슬픔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이번 신간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둘러싼 세대 간의 기억과 그 안에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개인의 서사를 청소년 화자의 시선으로 섬세하게 포착한다. 시대의 상처와 가족의 아픔을 비롯한 성장의 두려움을 정직하게 마주하며, 상흔과 희망이 공존하는 세대의 얼굴을 세밀하게 묘파하는 것이다. 시인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직접 겪지 않았음에도, 그 아픔의 흔적을 자연스레 이어받은 후세대의 목소리를 통해 한 세대의 초상을 잔잔하게 그려 낸다. 그의 시 세계에 담긴 부모 세대의 상처와 침묵, 청소년들의 불안과 갈등은 우리의 마음에 고즈넉한 파문을 일으킨다.

    이때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오성인의 시가 과거의 고통에 머무르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시인은 현재를 세심하게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으로, 지금의 시대를 성실히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다정하게 응시한다. 가령, “나중에 알고 보니 거시기가/표준어라는 사실이 더 충격”(「거시기」)이라며 일상 속 유머를 포착하거나, 담임 선생님의 “그나저나 전화 주신 분은 누구십니까”라는 질문에 “제 아버지입니다”(「제 아버지입니다」)라고 대답해 학교를 빠지려던 계획이 들통나는 장면을 보여 주면서 재치 있는 아이들의 생동감 넘치는 시선을 드러내는 것이다. 또한 “아끼는 것들을 버리지 않으면서/어른이 되는 방법은 없을까”(「어른이 되는 것은」)라는 물음을 던지며, 사춘기 청소년이 겪는 내면의 고민과 성장의 순간을 진솔하게 담아낸다. 이처럼 시인의 청소년 화자들이 가진 질문은 세대를 넘어, 결국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물음으로 확장된다.

    오성인의 청소년 시집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단지 한 사람의 일생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 시를 길어 올린 한 인간의 성장통이다. 1980년 광주를 거쳐 오늘날의 청년으로 이어지는 시간의 계보다. 세월이 지나 다시 광주로 돌아온 시인은 담장의 의미를 재확인한다. 그는 비로소 1980년 오월의 역사 속에서 깊은 상처를 입은 아버지의 고통을 이해하게 되며, 시가 자신에게 주어진 “어른이 되기 위해서 거치지 않으면 안 될 통과 의례”임을 깨닫는다. 오성인 시인은 “아버지의 슬픔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나”(「시인의 산문」)라는 질문을 시의 언어로 풀어내며, 개인의 상처와 시대의 아픔을 함께 어루만지는 문학적 여정을 청소년 독자를 위한 다채로운 목소리로 들려준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 사회에 드리운 ‘보이지 않는 담장’을 함께 성찰하게 하며 청소년들에게 살아갈 용기와 가만한 위로를 건넨다.

    목차

    [목 차]
      

    1부 어쩌지 오늘은 학교 가기가 싫다

    엄마는 아이스크림

    엄마의 마음

    성인이 엄마

    성인이 아빠

    제 아버지입니다

    낚시터

    수박이 주렁주렁

    거시기

    어른이 되는 것은

    거짓말 1

    아무 일 없었어요

    방문 전도

    웬수

     

    2부 내 교실은 학교 밖

    졸업을 앞두고

    선생님은 왜

    어째서 나에게만

    강변 옆 학교

    강의 얼굴

    만우절

    내 교실은 학교 밖

    화장실 청소

    힘내세요 선생님

    취향의 변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비행기

    홍어 맛

    풍선껌

    카페인

     

    3부 수행 평가가 영영 끝나지 않는다

    시험 기간 1

    시험 기간 2

    시험

    혼자인 건 맞지만

    끝나지 않는 수행 평가

    덥석

    우리 아빠는요

    마른 풀

    시간이 멈춘 공원

    열여덟 금희의 일기

    한밤의 비상계엄

    응원봉

    판박이

    신이 있다면 대답해 보세요

     

    4부 늦지 않았으니 그만 집으로 돌아가자

    상구마을 호랑가시나무

    나주에서 왔습니다

    자율 주행 버스

    로봇 선생님

    음 소거

    나 때에는

    삼천리 자전거

    불씨

    집으로 돌아가자

    선거철에만 잠깐

    포도시라는 말에는

    약손

    이번 역은 이 열차의 종착역입니다

     

    시인의 산문

    담장을 넘을 때마다

     

    독서활동지


    [본 문]
      

    엄마 뷔페에서 일한다고 어디 가서

    절대 입 밖에 내지 말라는 할머니의

    신신당부를 듣게 되는 날이면

     

    마음 한구석이 견딜 수 없이 시리면서도

     

    금방이라도 녹아 사라질 것 같은

    몸으로 아이스크림 통을 끌어안고

    집으로 돌아오는 엄마를

     

    밤 깊어 가는 줄도 모르고

    간절히 기다렸던 시절이었다

    -「엄마는 아이스크림」 부분

     

    더도 덜도 말고 딱 하루만 집에서

    쉬기 위해 전화를 걸어

     

    아, 저 안녕하세요 고생 많으십니다

    담임 선생님 되시죠 다름이 아니고

    오늘 성인이가 몸이 좀 안 좋아서

    학교를 못 갈 것 같습니다

     

    이러쿵저러쿵 사정을 말하자

    담임 선생님이 묻는다

     

    (…)

     

    그나저나 전화 주신 분은 누구십니까

     

    그 말에 기다렸다는 듯이

    제 아버지입니다, 라고 대답했는데

     

    추궁이 이어진다 제가 누구입니까?

     

    제는 그러니까 그게

    아차차, 계획이 들통나 버렸다

    -「제 아버지입니다」 부분

     

    아버지가 낚시를 가는 진짜 이유는

     

    잊을 만하면 검버섯처럼 번지는

    죄책감을 잊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종종 허탕을 치면서 알게 되었다

    -「낚시터」 부분

     

    나이를 먹기 위해서는

    무언가 하나씩을 버려야만 하는 걸까

     

    (…)

     

    이제는 더 버릴 것이 없을 텐데

     

    고등학교를 마치면 또 무엇이 버려질까

    꼭 무언가를 버려야 어른이 되나

     

    아끼는 것들을 버리지 않으면서

    어른이 되는 방법은 없을까

     

    어른이 되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어른이 되는 것은」 부분

     

    정훈이가 자주 들락거린 떡볶이집과

    승규가 매일 달리기를 했던 운동장 트랙

    동수의 배꼽을 쏙 빼놓았던 만화책들

     

    그 자리에 덩그러니 남겨진 것들마저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가면 어떡하지

     

    더 이상 친구들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해마다 높이가 달라지는 강둑을 바라봤다

    -「강변 옆 학교」 부분

     

    사람이 이승을 떠나면 하늘나라로

    간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던 나는

     

    창밖 풍경을 유심히 살폈다

     

    너무 갑자기 인사도 없이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외삼촌이 오메, 니 왔냐

    오랜만이다잉

     

    아빠 엄마 건강하시제

    환하게 웃으며 반겨 주실까 봐서였는데

     

    곧 제주 공항에 착륙할 것이라는

    기장의 안내 방송이 나올 때까지

    아무도 만나지 못했고

     

    허깨비에 단단히 홀렸다는 생각에

    구름만 실컷 휘저었다

    -「비행기」 부분

     

    저희 아버지는 지금으로부터 사십오 년

    전에 도청 앞에서 군인들에 맞서다가

    머리와 등허리를 다친 뒤 아직까지도

    몸이 아프다고 하세요

     

    아픔을 잊으려 거의 매일 술을 마시는

    아빠 대신 엄마가 공단에서 일해요

     

    내 말에 한껏 떠들썩하던 교실이

    흐리고 무거워졌다

    -「우리 아빠는요」 부분

     

    죽은 이름을 다시 일으킬 수는 없겠지만

     

    슬픔으로 달아오른 누군가의

    목을 잠시 축일 수는 있을 테니까

    -「열여덟 금희의 일기」 부분

     

    늦지 않았으니 그만 집으로 돌아가자

     

    금방이라도 골목 끝에서 웃는 얼굴로

    나타날 것만 같은 너희를 기다리는 집으로

    -「집으로 돌아가자」 부분

    추천사

    작가의 말

    중학교 때 받았던 수행 평가를

    마무리하는 데 이십 년 넘게 걸렸다

     

    계엄이 선포되던 밤,

     

    부디 나처럼 살지 말라던

    아버지의 말이 생각났다

     

    슬픔은 왜 잊을 만하면 반복될까

    눈물을 들키지 않으려 광장에서

    깃발과 응원봉을 힘차게 흔들었다

     

    이것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살아 낸 지난날의 이야기

     

    2025년 10월

    오성인


    이혜연 (국어 교사)

    오성인의 시를 읽으면 어두웠던 시간 어딘가를 서성이는 한 사람이 보인다. 과거의 시간은 여전히 현재와 손을 잡고 있다. 손을 놓지 않는 건 시인의 의지일까, 운명일까? “위태로워질 때마다 나를 이끌고 살게 했던” 건 “인연들의 숨결”이었다는 시인의 말처럼, 지나온 시간 속에서 함께 숨 쉬고 견뎌 왔던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는 시인의 마음이 다정하다. 그렇다고 시인의 사유가 과거에만 매몰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를 읽어 내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다가올 시간과 시대를 지키려는 시인의 용기 있는 언어들이 아름답고 고맙다.

    저자 소개
    저자 : 오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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