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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과 마음으로 바치는 기도 - 단식

    • 안셀름 그륀 저
    • 박국병 역
    • 분도출판사
    • 2025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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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41925194
    쪽수1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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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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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단식’은 ‘기도’, ‘자선’과 더불어 영적 수행의 길에서 검증된 수단이며, 우리가 하느님과 이웃을 올바른 태도로 대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도구다. 단식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수행과 분리해서 보는 게 아니라, 반드시 연결 지어, 특히 기도와 연결 지어 살펴봐야 한다. 이 책은 초기 교회의 체험과 고대 수도승들이 남긴 문헌을 들여다보면서, 단식을 기도의 한 방식으로, 곧 육과 영으로 바치는 기도로 새롭게 이해하도록 우리를 이끈다.

     

    우리는 단식을 통해 하느님 손으로 빚어진 피조물이라는 우리의 실존을 온전히 이루어 낸다. 우리는 오직 그분 안에서 자신의 충만함을 찾는 피조물, 자신이 받은 은총에 안주하지 않고, 은총을 주신 그분을 갈망하며 좇는 피조물이다. 단식을 통해 우리는 육과 영을 다해 우리 자신을 하느님께 힘껏 뻗으며, 또한 육과 영을 다해 하느님 앞에 엎드려 절한다. 단식은 하느님을 향한 육의 부르짖음이다. 저 깊은 곳, 저 심연으로부터 터져 나온 부르짖음이다.

    목차

    [목 차]

    들어가며

    초기 교회의 단식 관습

    육과 영의 치유제

    욕망과 악습과의 싸움

    단식과 기도

    조명(照明)의 길

    오늘날의 단식

    나오며

     

    주


    [본 문]

    모든 즐거움을 거부하여 타인에게 불쾌한 존재가 된다면, 그건 분명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단식이란 그런 것이 아닙니다. 관건은 ‘나를 붙잡아 주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저 근원에서 무엇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발견하는 일입니다. 내 귀를 막거나 내 눈을 멀게 하는 온갖 대리 만족거리들을 단식 중에 의식적으로 내려놓을 때, 비로소 나는 내 안의 속 깊은 진실을 깨닫습니다. 내 들끓는 생각과 감정 위에 놓여 있는 덮개를 나는 단식 중에 벗겨 냅니다. 이로써 내 안에 있는 모든 것이 떠오를 수 있습니다. 충족되지 못한 내 소망과 갈망, 내 욕망이 위로 떠오르며, 또한 나 자신에 대한 집착, 내 성공과 내 소유, 내 건강과 내 인정 욕구에 대한 집착이 떠오르는 것입니다.

    단식하는 동안 나는 어떤 친절한 모습 뒤에 숨어 있는 부정적인 감정, 곧 슬픔이나 분노 같은 감정을 마주합니다. 이런저런 활동을 함으로써, 이것저것 먹고 마시며 스스로를 위로함으로써 애써 덮어 놓은 상처가 터집니다. 여태 억눌러 놓은 것들이 죄다 드러납니다. 단식은 내가 누구인지 벗겨 내 보입니다. 단식은 나에게 어떤 위험이 있는지, 내가 어디서 싸워야 하는지 알려 줍니다. (49-59쪽)

     

    올바른 방식으로 단식을 실천하는 사람은 겸손해집니다. 우리는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겠습니까? 겸손은 자신의 인간 본성으로, 자신의 저 흙바닥으로 내려가는 용기를 뜻합니다. 라틴어에서 ‘겸손’(humilitas)이라는 말은 ‘흙’(humus)이란 말에서 왔습니다. 우선 단식은 우리 자신을 직면케 합니다. 곧, 우리의 소망과 욕망, 우리의 생각과 감정, 우리의 그림자를 직면시킵니다. 자신의 그림자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조금 더 겸손해집니다. 아울러 단식은 우리를 우리 한계까지 끌고 갑니다. 이 체험은 우리가 육체와 영혼을 함께 가진 인간임을, 우리가 육체를 벗어날 수 없음을 명확히 보여 줍니다. 또 우리가 육체를 버릴 수 없음을, 우리 멋대로 할 수 없음을 일깨워 줍니다. 우리는 우리 육체를 받아들여야 하며, 무엇보다 그 결핍, 그 부족함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 육체를 인정해야 합니다. 단식 중에 우리는 자신의 결핍을 직면합니다. (63-64쪽)

     

    하느님께 빛을 받아 눈을 뜨는 것, 깨달음을 얻는 것과 그저 눈이 멀어 현혹되는 것은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단식은 둘 중 어느 쪽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감각이 예리해지고 정신이 깨어 있게 되는 단식의 자연스러운 효과와 필록세누스가 말한 이 깨달음을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한 효과는 하느님을 통한 깨달음에 이르는 데 분명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자체로 목적이 되거나 하느님을 직접 보는 것, 직접 뵙는 것과 동일시될 수도 있습니다.

    단식은 우리를 무력함으로 이끌 때만 참된 깨달음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수도승들에게 단식은 자신의 무력함으로 들어가는 길일 뿐, 제힘으로 이룰 수 있는 어떤 업적이나 의도한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어떤 수단이 아닙니다.

    단식은 우리를 우리의 약함이란 심연으로 몰아넣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이 심연에서 하느님의 심연을 만납니다. 우리의 무력함이란 심연은 하느님의 심연을 향해 부르짖습니다. 이는 마치 시편에 표현되어 있는 바와 같습니다. “심연이 심연을 부르나이다”(abyssus abyssum invocat, 시편 42,8). (117-118쪽)

    출판사 서평

    단식은 하느님을 향한 육의 부르짖음이다!

     

     

    “단식은 기도를 굳세게 하고, 기도는 단식을 굳건하게 하여 주님 앞에 가져갑니다.”

    _클레르보의 베르나르두스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를 따라 걷는 영적 수행의 길에서 ‘단식’은 ‘기도’, ‘자선’과 더불어 검증된 수단이다. 교회는 처음 세워질 때부터 단식 수행을 익히 알고 실천했으며, 이미 초세기에 이에 대한 규칙도 마련해 두었다. 예컨대 그들은 예수의 붙잡히심과 십자가에 못 박히심을 기억하여, 수요일과 금요일을 단식일로 정했다. 그러나 근대에 들어서며 단식 규칙은 갈수록 축소되어 거의 무의미해졌다. 지난 수십 년간 교회는 단식이란 전통을 그저 외형적으로 유지했을 뿐, 그 의미는 점점 망각했다. 이 책은 단식이란 것이 죽은 전통이 아닌, 오늘날도 그 무엇보다 유효한 도구임을 일깨운다.

     

    단식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도와 묵상, 침묵과 노동, 자선 등 다른 수행과 분리해서 보는 게 아니라, 반드시 연결 지어, 특히 기도와 연결 지어 살펴봐야 한다. 오늘날은 기도가 하느님과의 대화이며, 순전히 영적인 행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옛사람들은 기도를 언제나 육과 영으로 함께 바치는 행위로 이해했다. 일면, 이는 기도하는 몸짓에서 드러났다. 그들은 그저 머릿속으로 기도한 게 아니라, 온몸으로 하느님께 기도했다. 두 손을 위로 쭉 뻗고 자신의 몸을 활짝 열어 기도를 올렸다. 그들에게 기도란, 곧 ‘하느님을 향해 두 손을 든다’는 의미였다.

     

    단식은 우리의 신심이 육화해야 함을 보여 준다. 하느님의 말씀이 그리스도 안에서 육체를 취하셨듯이, 우리의 신심도 육체를 취해야 한다. 기도는 단식으로 표현될 때 육화하며, 이 일은 또한 우리에게도 일어난다. 그때는 하느님과의 관계가 머릿속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때는 그분께 우리의 입으로 기도할 뿐 아니라, 우리의 온몸으로도 그분을 향한 갈망을 고백하게 된다. 그분 없이 우리는 빈껍데기임을, 그분 은총에 의지하고 있음을, 그분 사랑으로 우리가 살고 있음을, 우리의 주린 배는 결국 그분으로, 오직 “그분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마태 4,4) 충만해짐을 고백하게 된다.

     

    단식 중에 우리 인간은 자신을 하느님께 내맡긴다. 우리는 자신을 무력한 모습 그대로 전능하신 분께 내바치며, 그분을 경배한다. 단식은 경배이다. 우리는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고, 더 크신 그분 앞에 엎드릴 뿐이다. 우리는 허기에 지칠 대로 지친 몸으로 무한하신 그분 앞에 엎드린다. 오로지 그분만이 인간의 깊디깊은 허기를 달래 주실 수 있다. 단식은 하느님을 향한 육의 부르짖음이다. 저 깊은 곳, 저 심연으로부터 터져 나온 부르짖음이다. 이 심연에서 우리는 마치 시편 말씀처럼 자신의 무력함을, 자신의 상처와 결핍을 마주하며, 이로써 온전히 그분의 심연 속에 내맡겨진다.

     

    “심연이 심연을 부르나이다”(abyssus abyssum invocat, 시편 42,8).

    저자 소개
    저자 : 안셀름 그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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