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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작은 에덴동산(문학의전당 시인선 398)

    • 임미양 저
    • 문학의전당
    • 2025년 1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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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58967192
    쪽수1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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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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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인간 내면의 성찰과 시적 형상화

     

    2018년 《표현》으로 등단한 임미양 시인의 첫 시집 『나의 작은 에덴동산』이 문학의전당 시인선 398로 출간되었다. 임미양의 시집을 읽다 보면 그의 시가 인문학적 편향으로, 그리고 형이상학적 경향을 띠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의 작은 에덴동산』의 세계는 인문학적 철리(哲理)를 담지하는 동시에 어떤 사상에 접근하거나 독해하는 삶의 자세를 표상하고 있다. 그것을 시적인 서사 구조나 형상화로 구현하는 데 있어서도 소홀함이 없다. 시의 요건이나 체질 갖춤도 옹글고 바람직하여 믿음직하기 그지없다. 이 시집을 읽는 것은 임미양 시인의 자아 안에 켜켜이 쌓인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의 충돌과 융합이 어떻게 전개되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가는 일이 될 것이다.

    목차

    [목 차]

    1

    명왕성 13/14/고독 16/사랑꽃 17/별이 빛나는 밤 18/꽃샘추위 20/21/귀뚜라미 22/달과 부꾸미 24/늙음에 대하여 25/난제 26/커피 28/그땐 몰랐었네 29/그림자로 살기 30/알로에 32

     

    2

    프리다 칼로 35/고로 나는 유튜버다 36/내 뼛속의 목소리 38/카데바 1 40/카데바 2 41/세족식 42/이명 44/선미촌 46/균형의 연습 48/만신 49/용수 그리고 또 다른 용수 50/라그랑주점에서 쓴 편지 52/발효의 시간 54/끝까지 간다 56

     

    3

    잊힌 사람 59/무명씨 60/덕분에 61/코로나19 교향곡 62/도토리 64/오늘 하루만 65/오만 66/마가렛꽃 68/자몽자몽 69/우주 70/472/벚꽃과 민들레 74/응답 76

     

    4

    수니, 타투를 입다 79/, 오덕 씨 80/절규 82/소나타 83/포커페이스 84/패터슨과 불도그,/마빈 86/갈색 벽화 88/엄마, 지하철을 걷다 89/레몬 오렌지 나무 90/크림빵 92/페이스메이커 93/할머니 유모차 94/도라지나물 볶으며 96/나의 작은 에덴동산 98

     

    해설 소재호(시인·문학평론가) 99


    [본 문]

    수금지화목토천해명

     

    태양의 아홉 번째 자식

    그러나 이제는 파양 신세

     

    언젠가 가보려나 꿈꿨던

    저 먼 내 형제의 나라

     

    별지기 톰보는 뼛가루 되어

    저승의 임금을 보았던가

     

    검은 하늘 속 그 별 찾을 때

    나는 한갓 먼지일 뿐

     

    여전히 영원할

    내 마음의 행성이여

    — 「명왕성」 전문

     

     

    네 말뿐이구나

    어둠의 골짜기를 지나

    두려움에 네 목청 떨리는구나

    분한 것이니?

     

    내 얘기도 좀 들어봐

    듣는 귀는 없다고?

    어둠의 장벽을 넘어봐

     

    가끔은 정적도 필요해

    나는 네 귀가 되련다

     

    밤의 바깥을 달구는 건

    네 목청뿐이구나

     

    어둠의 둑을 넘어

    세상의 틈과 틈바구니에서

    실컷 울어라

     

    소리의 허물을 벗고

    네 가슴의 귀로 너를 들어라

    — 「귀뚜라미」 전문

     

     

    캔버스 앞에 섰다 침대에 누워

    서른다섯 번 토르티야로 말았던 몸뚱어리

    그저 붓만 홀로 그리고 있다

     

    못 박힌 나도 부활할까

    세상은 비단꽃인데 칠흑의 방에 누워 있다

    난 여기 있는데 신은 죽었다

     

    하나의 고통마다 붓질 한번

    초록 드레스에 자줏빛 달리아 꽂은 머리

    이미 이름 없는 태양 저편에 가 있다

     

    캔버스 앞에 누웠다

    꽃잎 휘날리며 걸어 나와

    파란 하늘, 파란 바다를 품는다

     

    젖무덤에 기댄

    파란 미소 한 점

    ― 「프리다 칼로」 전문

     

     

    카메라 앞에서 버거킹 포장을 천천히 벗긴다

    무감각한 혀, 흔들리는 치아가 질겅질겅 씹는다

    질긴 패티, 시큰한 통증을 삼키며 끝까지 먹는다

    콜라가 패티를 쓸어내린다

    구멍은 비데처럼 시원하다

    앤디 워홀은 먹는 걸 사랑했을까, 혐오했을까

    나는 먹는다

    고로 나는 브랜드다

     

    몸무게 사십도 안 될 것 같은 그녀다

    짜장면, 라면, 마라탕, 피자, 양념치킨, 떡볶이까지

    목에서 면발을 뽑다 보면

    언젠간 가래떡도 나올까

    홀쭉한 배엔 블랙홀이 있었고

    그곳에 들어가면 검은 연기로 사라지는 걸까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

    대리만족을 준다

    고로 나는 먹방 유튜버다

     

    TV는 온통 먹는다

    이 채널도 저 채널도 먹고 또 먹는다

    진행자도 푸짐해 보인다

    여럿이 한꺼번에 화면을 가득 채우고

    땀을 뻘뻘 흘리며

    접시 위에 또 접시를 얹는다

    오늘 밤 안으론 방송이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케첩은 영수증을 찍어 먹어도 맛있다

    식당은 나의 후원자다

    고로 나는 잘 먹어줘야 한다

    — 「고로 나는 유튜버다」 전문

     

     

    붉은 동백꽃,

    빛바랜 주홍 되어

    꽃샘바람에 날린다 아득한 벼랑으로

    툭툭 떨어지는 눈물꽃

    산새들은 한 줌씩 봄을 나르고 있는데

     

    하염없던 눈물 한 방울도 안 남아

    이젠 피가 눈물 되어 상처를 씻는다

    말라버린 산송장, 깊은 주름 할미가

    아들 손을 잡는다

    적막의 길섶, 무거운 고요

     

    가엾은 테오토코스,

    아들 곁에서 하늘은 눈을 감는다

    온몸으로 십자 기둥 붙잡고

    예전처럼 핏덩이를 닦으며

    사랑하는 아들, 나의 하느님!

     

    맞은편 어둔 산속 소쩍새 울음

    까맣게 타버린 가슴을 쫀다

    ― 「제4처」 전문

     

     

    어머니 집

    울타리 안 작은 텃밭

    배추, 열무, , 이름 모를 풀들

    함께 어울려 평화롭다

     

    내 치마폭보다 조금 넓은 밭에서

    온갖 씨앗이 싹을 틔우고

    물은 생명을 북돋는다

     

    여기 들어서려면 신을 벗어야 한다

    허울을 벗고

    깨끗한 마음으로

    무릎을 꿇어야 한다

     

    이곳은 나의 예루살렘,

    나의 작은 에덴동산

    ― 「나의 작은 에덴동산」 전문

    추천사

    시인의 말

     

    남과 같으나 조금은 다른 일상 속에서

    나는 자연과 이웃, 그리고 시간의 숨결을 통해

    내 삶의 결을 바라볼 수 있었다.

     

    사소한 바람

    지나가는 빛

    들리지 않는 마음들 속에서

    시가 태어나고

    내가 다시 태어난다.

     

    동연, 정훈, 태연

    이 시집을 그대들에게 바친다.

     

    202511

    임미양



    이소애(시인·문학평론가)
    시인 정호승은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다. 임미양 시인은 늘 외로움이 삶을 끌고 가는 사람이다. ‘한 그루의 그늘이 된 사람시인 임미양의 눈부신 하루를 사랑한다. 내가 외로움에 못 견딜 때 시인의 그늘에서 찬란한 햇살과 바람의 소리를 듣고 희망을 품는다. 허무와 절망에서 발버둥 치다가도 그저 붓만 홀로 그리고 있”(「프리다 칼로」)몸뚱어리의 고통을 파란 하늘에 그려 본다. 그늘을 아름답게 사랑하기 위하여 시인은 반짝이는 햇살로 텅 빈 가슴을 채운다. 그래서 시인으로 산다. 「고독」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디 을 열고 살기를 바란다. 내가 들어갈 통로이기 때문이다. 어디선가 울고 있을 은하수 별이 을 열고 들어올지도 모른다. 상처 많은 나무가 예쁜 무늬를 만든다는 말에 남몰래 슬피 운다고 했던가. 그런 임미양 시인이 발간한 시집이다. “한 모금에 생각은 꼬리를 물”(「커피」)며 읽고 곱씹어야 할 시집이다.

    출판사 서평

    왜 문학인가란 질문은 이미 문학인에게 참신한 물음은 아닐 터이다. 문학에의 향유는 문학인에게 체질화 또는 본질화되어버린, 그러니까 문학이 곧 인생이란 융합적 통섭(統攝)을 건너온 바이기 때문이다. 시의 상징성에 대한 논법은 임미양의 시를 평하고 설하기 위해선 필연적 해법인 셈이다. 인간 본질의 진리성, 대아(大我)로 넘어가는 자아의 확대성, ‘사람이 곧 하늘이다라는 동학적 우주관에 진입하고 있는 소위 우주화의 화법이 임미양 시인의 의식 구조 안에 가득 넘친다. 이때 교응(交應)의 미학이 언급되지 않을 수 없으며 시의 상징과 시적 철학 문제를 거론해야 마땅할 것이다.

    상징주의는 개체 대상에 대한 인식론으로부터 출발해 모든 현상적인 존재 양식에 있어서 가변적이고 가멸적인 가상에 불과한 것임을 간과하고, 인식 대상의 가상성을 극복하기 위하여 그것의 실상으로 간주되는 실체적 본질 탐구에 힘을 기울였다. 이때 실체 즉 본질은 시간성을 초월해 영원 불멸하고 절대적인 것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것이 일종의 관념에 맞닿아 있어야 함을 알게 되었다. 그 본질이 현상적 존재와 유리되어 있거나 대립되어 있으면 모든 개체가 이원론적 모순에 빠지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현상적 존재가 완전한 실상으로 존립할 수 있는 근거를 정립하고, 철학적 탐구와 시적 성찰에 부단히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존재와 본질 간의, 가상과 실상 간의, 형식과 내용 간의, 요컨대 의미하는 것과 의미되는 것 간의 조화로운 합일을 도모하고 실현해야 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상징주의는 이원론적 인식론으로부터 출발하여 변증법적 지양을 통해 존재론, 본질론을 거쳐 관념론 즉 플라톤적 이데아의 세계를 실현하게 된다. 궁극적으로 이기 합일하고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이 되는 실상론(實相論)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징주의 철학적 탐색은 시의 이론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그 결실을 맺은 바, 소위 상징교응의 이론에 접근하게 되는 것이다.

     

    뿌리를 깊숙이 내리고

    사람 냄새를 맡고 사람 소리를 듣는다

     

    바람에 흔들리며

    하늘을 노래하고 하늘 소리에 귀를 댄다

     

    하늘과 땅의 주고받는 속삭임

    그 속에 하늘과 사람과 땅을 담으니

     

    드디어

    세상을 여는 꽃이 된다

    ― 「사랑꽃」 전문

     

    사랑꽃은 한갓 한 그루의 식물이 아니라, 이미 의인화되어 있으며, 남녀 간 사랑 따위의 너스레를 떠는 화두가 아니다. 우주화로 확대되어 가는 성현의 반열에 속하는 존재자로 돌올하게 설정된 전지전능의 역량 발휘자이기도 한 것이다. 시의 메시지가 너무나 광활하고, 큰 사유에서 비롯됨으로 연유하여 그 파장은 사뭇 천 리에 뻗는다. 천지인(天地人)을 일컬어 삼재(三才)라 하거나 삼령(三靈)이라 한다. 동시에 이 삼재는 신령스러운 존재로서 만물의 근원인 것이다. 동학론에서 사람이 곧 하늘이다[人乃天]’를 이 시에서 구현하는 듯하다.

    노자는 천지의 신묘함을 가믈코 또 가믈토다. 뭇 묘함이 이 문에서 나오는도다[玄之又玄, 衆妙之門]’라고 하였다. ‘가믈타가물다라거나 검다란 말이 아니라 오묘하다, 신묘하다등의 뜻을 지닌 예스러운 말이다. ‘사랑꽃을 내세워 천지의 신비함을 또는 우주의 진리 운행을 듣고 깨치는 대각자(大覺者)로 설정함에 대하여 필자는 경이로움을 금치 못한다. ‘듣는 사람[聲人]’[聖人]에 혼돈하여 쓰는 옛 문헌이 있다. ‘듣는 자는 우주의 섭리를 듣고 보고 깨닫는 자로 이 시에서 환언한다.

    특히 4연에서 사랑꽃세상을 여는 꽃으로 상징화된다. “드디어란 부사를 비로소로 대체해 보면 더 재미있다. 지금껏 있었던 세상이 아니라 비로소 새로 여는 세상이란 의미이니 이는 천지개벽을 의미한다. 이렇듯 사랑꽃은 천지조화나 우주적 섭리를 다 터득하고서 다음 세상인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의 이상향을 연다. 시적 철리(哲理) 갖춤이 명명(明明)하다. 결국 사랑이란 어휘가 회귀하여 영명하게 의미 맺힘을 갖춘다. 대자연, 대우주, 그리고 인류를 품는 것은 결국 사랑의 힘이라는 암시를 두어 이 시의 결기를 충만케 한다.

    ― 소재호(시인·문학평론가)

    저자 소개
    저자 : 임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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