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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념과 미덕(불멸의 연애 4)

    • 귀스타브 플로베르 저
    • 윤미연 역
    • 니케북스
    • 2025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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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94706236
    쪽수212쪽
    크기기타 규격
    제품구성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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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세상과 인간에 대한 비범한 통찰, 다각적인 연애 감정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

     

    “이 책에는 슬프고, 씁쓸하고, 어둡고, 회의적인 생각들이 담겨 있다. 직접 찾아보시길.” - 〈시향용 향기 혹은 떠돌이 광대들〉 에필로그 中 -

     

    《마담 보바리》로 사실주의 문학이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한 작가 플로베르는 이미 열 살 무렵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의 10대 시절 작품들을 묶어, 사후 《젊은 날의 글들Oeuvres de jeunesse》이 출간되었다. 여기에 수록된 작품들 중 〈정념과 미덕〉은 그가 열여섯 살, 〈시향용 향기 혹은 떠돌이 광대들〉은 열다섯 살에 쓴 작품이다. 성인 플로베르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어린 플로베르의 작품에서도 사실주의에 입각한 분석적 시각이 생생하게 작용하여, 독자는 등장인물 중 누구에게도 감정이입을 하지 못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관찰자적 시점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런 냉엄한 사실주의적 문체는 사람들이 흔히 ‘달콤함’이라는 일차원적인 시각으로 정의하는 연애 감정을 다양한 시각을 총동원하여 바라보게 하는 장치가 된다. 어린 플로베르가 바라보던 연애관 역시 성인 플로베르가 바라보던 연애관과 마찬가지로 비범한 통찰력을 반영한 무시무시하고 비관적인 세계관을 투영한다.

    표제작 〈정념과 미덕〉은 남편에게 충실하고 자녀들을 극진히 아끼며 유복한 가정을 꾸려나가던 귀부인 마짜가 무도회장에서 만난 바람둥이 에르네스트를 사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그린다. 마짜는 에르네스트와의 연애로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지만 결국 에르네스트에게 버림받고 그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광기에 가까운 욕망과 집착으로 스스로 파멸해 간다. 이 얼개는 약 20년 후에 탄생할 대작 《마담 보바리》의 밑그림처럼 보인다.

    〈시향용 향기 혹은 떠돌이 광대들〉은 극도로 추한 외모의 마르그리트와 요정처럼 아름답고 요염한 미녀 이자벨라다가 같은 남자를 사이에 두고 벌이게 되는 또 하나의 파멸적 비극이다. 부부인 페드리요와 마르그리트는 세 아이와 함께 곡예단을 꾸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 가족들만의 조악한 잔재주로는 지독한 추위와 가난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결국 다른 도시로 돈 벌 기회를 얻기 위해 이동하던 중, 또 다른 곡예사 가족 이장바르와 이자벨라다를 만나 서로 합동 곡예단을 꾸리게 된다. 너무도 젊고 아름다운 이자벨라다 덕분에 이 조합은 금세 호황을 누리게 되고 돈을 벌게 되지만, 페드리요와 이자벨라다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마르그리트는 파괴적인 광기와 분노, 질투에 휩싸이게 된다.

    플로베르는 이 두 이야기에서 정념을 잘 다스리고 미덕과 도덕성을 지키며 사는 것이 바람직한 연애관이자 참인생이라는 도덕적 교훈을 설파하려고 한다거나, 사랑 앞에서 온몸을 불사른 인물들을 애틋해하거나 찬양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는 극단적인 형태의 연애 이야기 두 편을 예로 들어 복잡한 연애 감정이라는 영역을 집중적으로 뜯어보면서 인간이라는 존재의 근원적인 감정들이 인간의 삶에 어떻게 작용하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 감정들에 죄의식을 느끼거나 고통과 불안에 시달리는 것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인가의 철학적 질문까지 독자 스스로 사유하기를 유도한다.

    “이 책의 철학적 사상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에는 슬프고, 씁쓸하고, 어둡고, 회의적인 생각들이 담겨 있다. 직접 찾아보시길.”(이 책에 수록된 〈시향용 향기 혹은 떠돌이 광대들〉의 에필로그 中)

     

    왜 지금 플로베르인가?

    플로베르는 근대 사실주의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로 문학사의 걸작으로 남은 《마담 보바리》 외에도 《살람보》, 《감정 교육》 등 사실주의 문학의 교과서적인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했다. 그의 작품 세계는 19세기 사실주의의 정점에 있으면서도, 사실주의라는 틀 안에 갇히지 않고 꾸준히 인간의 심리와 언어적 예술의 완결성을 동시에 추구하여 상징주의와 현대 소설의 길을 열어주었다. 플로베르를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한 작가의 문장을 음미하는 일이 아니라, 문학이 어떻게 예술로서 스스로를 정립했는지를 목격하는 일과 같다.

    목차

    [목 차]

    작가 소개

    정념과 미덕

    시향용 향기 혹은 떠돌이 광대들

    옮긴이의 글


    [본 문]

    그는 책이나 연극에 나올 법한 그런 대단한 사람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감정이 메마르긴 했지만 사리 판단이 분명한 남자였고, 무엇보다 화학자였다. 한편으로 그는 유혹의 이론, 그 원칙과 규칙들을 속속들이 꿰고 있었다. 정확하지만 속된 말로 표현하자면 그 방면에 재주가 아주 뛰어났다. 소위 유혹에 능한 남자는 그런 기술들로 자신의 목적을 이루는 법이다.

    p.11 <정념과 미덕>

     

    가련한 마짜!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음을 느꼈다. 하지만 그것이 곧 욕망이 되고, 집착으로 이어지다가 마침내는 분노로 변하게 되리라는 것을 그녀는 직감했다. 그러나 어리석고 무지했던 그녀는 얼른 그런 예감을 떨쳐버리고, 행복한 미래, 평온한 삶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정념이 환희를 안겨주고 쾌락이 행복을 가져다주리라고 생각했다.

    p.25 <정념과 미덕>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자신이 아주 오래 떠나 있었던 것처럼 느꼈다. 그만큼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고통과 슬픔을 겪었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 그날 여정에서 보고 들었던 전부를 끊임없이 다시 떠올리며 온밤을 지새웠다. 자신이 거쳐온 마을들, 자기가 지나온 그 모든 길이 눈앞에 보였다. 그녀는 자신이 여전히 방파제 위에서 바다와 멀어져가는 돛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사람들이 축제 의상을 입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던 결혼식도 떠올랐다. 포석이 깔린 도로 위를 굴러가던 자신의 마차 소리도 들렸고, 자신의 발아래 우르릉거리며 튀어 오르던 파도 소리도 들렸다.

    p.56~57 <정념과 미덕>

     

    아! 여자들! 여자들! 그녀는 마음 깊이 여자들을 증오했다. 특히 젊고 아름다운 여자들을. 어떤 공연장이나 무도회에서 샹들리에와 촛불의 불빛 아래 물결처럼 흔들리는 목선, 레이스와 다이아몬드가 박힌 목걸이를 드러낸 여자들. 남자들은 서둘러 그녀들의 미소에 미소로 화답하고 아첨하며 찬사를 보낸다. 그녀는 그런 여자들의 옷과 자수 놓인 하늘거리는 천들을 구겨버리고 싶었고, 그 사랑스러운 얼굴들에 침을 뱉고 싶었으며, 그렇게 차갑고 그렇게 자긍심 넘치는 낯짝들을 진흙탕 속에 처박고 싶었다.

    p.63 <정념과 미덕>

     

    인간과 함께 태어나 ‘존재하지 않음’에도 계속 존재하며, 철학과 인간들이 그의 존재를 부정하기 위해 온갖 궤변으로 열변을 토하는 모습을 보며 잔인한 웃음을 짓는 한편, 마치 말라붙은 두개골로 저글링을 하는 거인처럼 그들 모두를 강철 같은 손아귀로 주무르면서 모든 시대와 모든 제국 앞에 사라지지 않고 당당히 맞서왔던 신, 잘못은 바로 그에게 있다!

    p.98 <시향용 향기 혹은 떠돌이 광대들>

     

    아! 제발, 제발 날 좀 도와줘, 페드리요!”

    그녀는 붉고 앙상한 두 팔로 그를 감쌌다. 누더기를 걸친 추한 여자가 마치 본능처럼 자신을 밀어내는 그 남자를 그토록 사랑스럽게 끌어안는 모습, 그 비참함과 다정함, 그것은 참으로 흉측하면서도 숭고한 광경이었다.

    “자,” 페드리요가 말했다. “내일 아이들을 데리고 광장으로 가. 갈 때 내 바이올린도 가져가고. 그리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빵을 구해와.”

    p.114 <시향용 향기 혹은 떠돌이 광대들>

     

    광장의 돌바닥 위에 펼쳐놓은 양탄자와 다름없어 보이는 그녀의 괴상한 옷차림, 구멍 난 외투에 분홍색 스타킹, 그녀의 빨간 머리카락과 머리에 꽂힌 시든 꽃들은 기이하고 우스꽝스러웠다. 누군가 던지는 말이 들려왔다. “정말 못생겼군!” 그리고 그들은 웃으며 지나가 버렸다.

    p.122 <시향용 향기 혹은 떠돌이 광대들>

     

    아! 문제는 젊고 아름다운 이자벨라다였다. 그녀는 스무 살이었다. 그녀는 이가 하얗고, 눈은 초롱초롱하고, 머리칼은 흑단처럼 까맣고, 허리는 잘록하고, 발은 앙증맞았다. 반면에 마르그리트는 못생긴 데다 나이는 마흔 살이었고, 잿빛 눈에 빨강머리, 절구통처럼 두루뭉술한 허리에 발은 넙데데했다. 둘 중 하나는 아내였고, 다른 하나는 연인이었다.

    p.148 <시향용 향기 혹은 떠돌이 광대들>

     

    “나한테 뭘 어떻게 해서가 아니야, 그냥 난 당신이 싫어. 아까 당신이 곡예하는 모습을 보면서 난 당신의 그 파란 드레스에 진흙을 집어 던지고 싶었어, 머리끄덩이를 잡아당기고, 가슴을 때려서 멍이 들게 하고 싶었다고! 나도 알아, 당신은 나한테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고, 어쩌면 다른 누구보다 나

    은 여자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어쨌든 난 당신이 마음에 안 들어. 당신한테 불행이 닥쳤으면 좋겠어. 다른 이유는 없어, 그냥 내 마음이 그래.”

    p.164~165 <시향용 향기 혹은 떠돌이 광대들>

     

    “왜 이러냐고? 난 질투하고 있어! 아! 당신은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지, 당신은! 내가 왜 이러냐고? 어쩌면 난 미쳐버린 건지도 몰라, 난 아무것도 모르겠어, 하지만 난 그 여자가 미워, 그리고 당신을 사랑해!”

    p.177 <시향용 향기 혹은 떠돌이 광대들>

    출판사 서평

    니케북스의 ‘불멸의 연애’ 시리즈

    이룰 수 없었기에 시공을 초월해 살아남은 얻은 100년 전 사랑 이야기

     

    연애는 시대마다 다른 얼굴을 하고 나타나지만, 인간의 가장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경험으로서 문학 속에서 늘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니케북스 ‘불멸의 연애 시리즈’는 고전과 근대문학에 담긴 사랑의 모습들을 현대의 독자와 다시 마주하게 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이 시리즈는 연애를 단순한 낭만이나 감정의 발현으로 한정하지 않고, 사회적 제약, 개인의 욕망, 자유와 억압, 행복과 상처가 교차하는 장으로서 조명한다. 19~20세기의 작가들이 남긴 사랑의 서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그 속에서 사랑의 빛과 그림자, 그리고 연애를 둘러싼 인간 존재의 복합성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특히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문학 속 불멸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의 감정과 관계를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저자 소개
    저자 : 귀스타브 플로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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