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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용해도 좋은 - 빛으로 헤아린 하루의 풍경

    • 유재은 저
    • 책과나무
    • 2025년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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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67526977
    쪽수216쪽
    크기기타 규격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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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이 책은 쓸모없다고 여겼던 시간들조차 결국은 삶을 지탱하는 빛으로 남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에세이다. 저자는 아이들과 함께 글을 쓰며 살아온 교사로서의 경험과 개인적 기억을 우리말의 아름다운 색채어에 담아냈다. 가림빛, 연보랏빛, 무지갯빛 등 잊혀가는 고유한 색 이름을 통해 불안과 슬픔, 기다림, 사랑과 같은 감정을 기록하며 삶의 의미를 되새긴다. 무너짐 속에서도 반짝임이 있었고, 무용하다 여긴 순간조차 결국 나를 지켜준 시간이었다는 깨달음을 전한다. 이 책은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을 새로운 빛깔로 바라보게 하고, 살아온 모든 날들이 서로 다른 빛으로 나를 비추고 있었음을 일깨워주는 따뜻한 위로의 기록이다.

    목차

    [목 차]

    1장 살아내다

    가림빛: 볕뉘의 순간

    거먕빛: 불안을 살아내다

    연보랏빛: 슬픔

    먹빛: 마음을 흐리는 말

    검부잿빛: 마음과 거리 두기

    잿빛: 허물어지다

    얼음빛: 닫힌 마음

    발간빛: 매운 게 당기는 날

    반물빛: 그날이 오늘이라면

     

    2장 걷다 보면 길이 된다

    감빛: 꿈을 그리다

    제빛: 문장의 향기를 헤아리다

    살굿빛: 글 짓는 마음

    까만빛: 기다림

    쪽빛: 묵묵한

    갈빛: 책방 헤아림

    은빛: 조금 빠르거나 다만 늦게 이루어질 뿐

    파란빛: 걷다 보면 길이 된다

     

    3장 샘밑이 되다

    밤빛: 든든한 샘밑

    꼭두서닛빛: 손깍지

    하늘빛: 풍경 같은 사람

    가짓빛: 첫사랑

    별빛: 두 번의 삶

    봄빛: 봄을 닮은 아이

    무지갯빛: 무지개처럼 피어나렴

    개나릿빛: 소중한 친구

     

    4장 그리다

    갈맷빛: 고독의 시간

    모싯빛: 달리는 순간들

    약댓빛: 갈색 예찬

    눈빛: 여름에 그리는 크리스마스

    여름빛: 봄에 그리는 여름 이야기

    가을빛: 11월

    겨울빛: 12월

    감은빛: 기차를 타면

     

    5장 떠올리다

    복숭앗빛: 맑았던 시절

    푸른빛: 청춘

    흙빛: 말보다 눈물이

    연둣빛: 시작하는 마음

    수박빛: 시절 인연

    꽈릿빛: 쌀강아지 선생님

    노른빛: 고마웠어요

    구릿빛: 오랜 인연

     

    6장 동경하다

    날빛: 여행

    먼뎃불빛: 헤르만 헤세

    이슬빛: 뒷모습

    이사빛: 음악의 힘

    바닷빛: 하늘을 담는 바다

    흰빛: 새롭게 그려가는 세상

    대춧빛: 어떤 영화를 좋아하나요?

    풀빛: 어른이란

     

    7장 반짝이다

    웃음빛: 내가 웃으면 내 삶도 웃는다

    분홍빛: 순수한 마음

    달빛: 달빛 같은 사람

    금빛: 찬란했던 시절

    노을빛: 나이 듦

    새벽빛: 새해 새날들

    물빛: 샛길 여행

    귤빛: 반짝임의 순간들

    무명빛: 무용함의 여백


    [본 문]

    살아감에 있어 무용한 시간은 없습니다. 한때는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며, 그러지 못하는 스스로에 한없이 작아지기도 했어요. 허투루 보내는 시간이 불안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효용성만을 추구하는 세상의 잣대는 그것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모질게 다가오지요.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살아보니 모든 순간이 가치 있음을 알게 됩니다. 상처받은 관계와 수많은 좌절의 시간도 돌아보니 무용하지 않았습니다. 그 나름의 빛깔로 스며들어 더 깊은 생의 걸음을 걷게 했어요. (프롤로그)

     

    어린 시절 만났던 고등학생 언니를 아이도 기억하고 있을까요. 그날 내가 어떤 이유로 흔들렸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다만 텅 빈 운동장 햇살 사이 폴폴 날아다니던 흙먼지와 주변에 가득했던 맑은 웃음소리만이 아련한 색으로 남아 있지요.

    소녀와의 시간은 마음이 시릴 때면 한참을 바라보던 하늘과 함께 살아감에 위로가 되어 주었어요. 휴대폰도 없던 시절, 달랑 이름 하나만 주고받으며 헤어져야 했는데, 그 아이를 잊지 않고 싶어서 그날의 오후를 동화로 남겼습니다. 소녀의 마음과 가족을 상상해 보며 스무 살에 썼던 「하늘바라기」. 오래도록 서랍에 묻혀있던 단편 동화는 강산이 두 번 바뀐 후에야 세상의 빛을 보며 등단의 길을 열어주었네요. 그 후로 3년. 서랍 속 잠들어 있는 인물들에게 빚을 지고 있습니다. (130p)

     

    기대하고 실망하다 또다시 시작하는 나는 무모하고 잘못된 샛길을 걷고 있을까요. 비록 헛된 희망이라 해도 그 덕분에 단단해지는 마음을 쌓고 있으니 괜찮아요. 걷다가 멈추고 싶을 때가 찾아오면 또 다른 샛길 여행을 할 거예요. 여행에서 마주한 샛길이 찬탄할 만한 풍경을 선물해 주는 것처럼 삶의 샛길이 인생을 아름답게 안아주리라 믿습니다. (207p)

     

    살아내다 보니 알지 못했는데 살아감도 그러합니다. 무명빛의 무용한 시간 덕분에 나아갈 힘이 생겼습니다. 길을 잃었을 때조차 애써 나아갈 곳을 찾아 헤매는 것보다 되레 머무르는 시간 덕분에 또 하나의 문이 열립니다. 알면서도 그에 반하여 살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온전히 향유하지 못했습니다. 바쁜 일상에 치여 아픈 줄도 모르다가 쉬는 날이면 몰아서 앓게 되었어요. 그렇게 끙끙대다가도 다시 월요일이 되면 어떻게든 견디어 냈습니다. 늘 무언가를 해야 했던 삶을 이어왔던 거예요. (213p)

    출판사 서평

    “무용한 순간들이야말로,

    결국 나를 지탱한 가장 따뜻한 빛이었다.”

     

    여기 쓸모없다고 여겼던 시간들 속에서 발견한 빛의 조각들을 담은 에세이가 있다. 저자는 교사로서 26년 동안 아이들의 글쓰기를 지도하며 함께 성장해왔고, 동시에 자신이 살아낸 일상의 순간들을 성찰해왔다. 그 시간은 불안과 슬픔, 상실과 고독으로 얼룩지기도 했지만, 다시금 웃음과 기다림, 사랑과 환희로 물들며 한 사람의 삶을 지탱해 온 빛깔이 되었다. 이 책은 그 흔적을 잊히지 않도록 글로 엮어낸 기록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일상의 감정과 기억을 우리말 색채어에 담아냈다. 가림빛, 연보랏빛, 무지갯빛, 새벽빛 등 다채로운 색들은 때로는 보호색이 되고, 때로는 상실의 그림자가 되며, 때로는 다시 시작하는 용기의 은유가 된다. 언뜻 무용해 보이는 순간조차 결국은 삶을 지켜주는 빛이었음을, 그 순간들이 모여 오늘의 자신을 만들었음을 고백한다. 이러한 글쓰기는 단순한 회고를 넘어, 독자에게도 자신의 하루를 색의 언어로 바라보게 하는 통로가 된다.

     

    “무너짐과 반짝임이 공존하는 순간들,

    그 모든 결이 삶이었다.”

     

    삶을 치유하거나 특별히 꾸미려 하지 않고 오히려 허물어지고 무너졌던 날들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그 안에서 반짝였던 감정의 흔적들을 포착한다. 무너지지 않고 살아낸 감정의 색깔들처럼, 이 책은 삶의 가장 솔직한 결들을 빛으로 비춘다. 읽는 이는 저자의 고백 속에서 자신이 살아낸 불안과 슬픔, 기다림과 환희의 순간들을 발견하고, 그것이 결코 무용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게 된다.

    빛은 어둠이 있기에 더욱 선명해진다. 저자는 무용한 순간들까지 끌어안으며, 삶을 지탱한 고마운 빛들을 기록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무너짐과 반짝임이 공존하는 모든 삶을 위한 따뜻한 서사이며, 지친 하루를 살아내는 독자들에게 잔잔한 위로와 성찰을 건넨다. 무용하다고 여겼던 순간들이 결국은 나를 지켜주었음을, 그리고 당신을 지켜주고 있음을 조용히 일깨워준다.

    저자 소개
    저자 : 유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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